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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Author: 종이워치
“지금 누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말이야? 내가 보기에는 네가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임완유는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예천우의 뻔뻔함은 그녀의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였다…

“내가 이미 몇 번이나 경고하지 않았니? 허풍 떨지 말라고.그러니, 제발 조용 좀 해!”

“유걸 씨 좀 본받아! 유걸 씨는 예의도 바른 데다가, 줄곧 우리 가문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서서 도와주셨어. 남의 공을 가로채는 건 옳지 않아! 이젠 남의 공을 가로채려는 것도 모자라, 헐뜯기까지 하다니…정말 내가 너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

“맞아, 예천우. 능력도 없으면서, 허풍 좀 그만 떨어. 한번만 더 집에서 소란을 피우면, 확 쫓아낼 줄 알아!”

임강도 맞장구를 치며 소리쳤다.

“다들 그만하세요. 천우 동생은 시골에서 왔으니, 세상 물정을 잘 모를 법도 하죠. 뭐, 잘 나가는 제가 부러웠을 수도 있고요.” 유걸은 뻔뻔하게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 더욱 고개를 숙여야 하는 법이지. 이게 세상의 도리야!” 임완유가 소리쳤다.

예천우는 가족들과 유걸의 말이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의 이어지는 비난에 예천우는 더 이상 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였는지 입을 굳게 닫았다.

“천우야, 사람이 자고로 능력이 없다면, 허풍도 떨어선 안 되는 법이야…”

임 씨 할아버지도 예천우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유걸에게 눈을 돌렸다. “참, 걸아…이번 일은 정말 고맙구나…정말 어떻게 보답을 해야 될 지 모르겠어.”

“어르신, 괜찮습니다.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예요…” 유걸이 말했다.

임 씨 할아버지은 유걸의 겸손함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완유의 짝은 이런 겸손하고, 능력있는 사람이었어야 해…’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예천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유걸은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참, 여러분! 여러분들께 가져온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좋은 소식?”

가족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유신을 바라보았다.

“이거 좀 보세요!”

유걸은 빨간색 봉투를 꺼내며 소리쳤다.

“아니…이것은!”

“용…등상회 만찬 초대장?” 임 씨 할아버지가 읊조리며 말했다.

“맞아요!”

“사실 만찬은 진작에 열렸어야 했는데, 양 회장이 몸이 좋지 않으셔서, 며칠 연기됐어요…”

“저번에 말씀드렸던 대로 용등상회 만찬 초대장을 몇 장 구해왔어요. 저는 누구와는 다르게 허풍은 떨지 않거든요.” 유걸이 말했다.

이 말은 분명히 예천우를 겨냥한 조롱임이 분명했다. 임완유는 유걸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매섭게 예천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래서 사람은 늘 겸손해야 한다니깐!”

임 씨 할아버지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걸아, 고맙구나. 이렇게 우릴 생각해주다니…“

“완유야, 이렇게 걸이가 만찬회 초대장까지 준비해주었으니, 열심히 준비해서 가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으마.”

“네, 알겠어요. 최선을 다할게요.” 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회에 가입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소란을 피우십니까? 그저 전화 한통이면 될 걸…”

예천우가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만찬회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예천우! 그 입 닥치지 못해?” 임완유는 계속되는 예천우의 허풍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

“사업적인 일을 네가 알 리가 없지. 걸이 좀 보고 배우렴.”

“하긴…시골에서 갓 상경한 네가 세상 물정을 알 리가 없지…”

“자고로 사람이 무식하면, 겸손하기라도 해야지…쯧…”

임 씨 할아버지는 유걸같이 완벽한 남자를 사위로 들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유걸이야 말로 그가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사윗감이었다!

유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언젠간 천우 동생도 세상 물정을 알 날이 오겠죠.”

“저에게 남은 만찬 초대장은 단 두 장 밖에 없어요. 아니면, 천우 동생을 데리고 만찬에 가는 건 어떨까요? 견식도 넓힐 겸 말이죠.”

“아…” 임완유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유걸이 이토록 마음이 넓은 사람인 줄은 몰랐다. ‘뭐? 예천우를 데리고 만찬회에 참석한다고?’

유걸의 목적은 분명했다.

연회에 가서 예천우를 망신시키려는 것.

이것이 그가 예천우를 만찬에 데리고 가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가 이러한 유걸의 검은 속내를 알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그녀는 유걸의 넓은 아량에 또다시 크게 감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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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8화

    “역시 명문가의 자제다워. 동생을 챙길 줄도 알고…이렇게 각박한 세상에 저런 넓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이런 유걸 씨를 보고 좀 배워야할 텐데 말이야. 하루 종일 허풍을 떨게 아니라…쯧.” 유은수가 말했다.임 씨 할아버지도 유은수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생각해도 확실히 유걸은 그가 마음 속으로 그려왔던 사윗감이다. “확실히 걸이는 유 씨 가문 후계자 답구나…그러면 걸이 말대로 천우는 이번 만찬회에 같이 참석하렴. 아린이가 옆에서 잘 챙겨주렴.”임완유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임 씨 할아버지까지 동조한 마당에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이틑날 아침, 예천우는 양대복이 보낸 사진 한 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이는 자신이 양대복에게 찾아오라고 지시했던 여자 아이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대복으로부터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예 선생님, 사진은 잘 받으셨나요?” 양대복이 말했다.“응. 잘 받았어. 내가 찾으려고 했던 여자아이가 맞아.”예천우는 양대복이 이렇게 빨리 자신이 찾던 여자 아이를 찾아줄 줄 몰랐다. 그는 다시금 양대복의 능력에 깊이 탄복하였다.“공교롭게도 예 선생님이 찾던 여자 아이는 예 선생님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양대복이 말했다.“가까운 곳? 대체 그게 누구지?”예천우가 말했다.“임완유 대표님이십니다.”“뭐?”예천우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그 당시 그는 겨우 여덟 살이었는 데다가, 몸도 허약했던 터라 외진 정원에 숨어 살면서 겨우 목숨을 부지했었다. 그는 당시 외진 정원에서 우연히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다.그 소녀는 그의 지저분한 거지꼴을 꺼려하기는커녕 때때로 먹을 것과 옷들을 가져다주며 그를 진심으로 대해주었다.그는 아련한 눈빛으로 휴대폰 속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맞아…그 당시의 나는 이 사진 속 여자아이와 함께 참 많은 추억들을 쌓았었지…”그는 당시 그 소녀에게 자신이 나중에 근사한 사람이 되어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나겠다고 약속했었다. 또한, 그

  • 용왕 귀환   제19화

    오전 11시 반, 임완유는 예천우를 데리고 소정이 기다리고 있는 도원주가로 향했다.소정은 예천우를 보자 마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예천우, 너 정말 천궐1호 별장에서 지내고 있어?”예천우는 소정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크게 당황하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그럼, 너 용등 상회 양 회장님을 알아?” 소정이 물었다.임완유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 같은 촌 놈이 어떻게 양 회장님을 알겠어? 정말 말도 안 돼. 설마 예천우가 천궐1호 별장에 산다는 걸 믿는 건 아니겠지? 쟤 머리가 정말 어떻게 된 거 아니야?’하지만, 곧 들려온 예천우의 답변은 그녀의 머리를 세게 쥐어박고 말았다. “아는 사이야.”“정말로?” 소정이 물었다.“응, 양대복은 내 수하에 있는 사람이야.”예천우가 덧붙여 말했다.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니, 어이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그들은 살면서 허풍을 떠는 사람을 수도없이 많이 만나왔지만, 이토록 터무니없이 허풍을 떠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임완유는 당장이라도 예천우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소정도 임완유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양 회장님이 네 수하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방금까지는 네가 정말 천궐 1호 별장에서 지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네 행색을 보아하니, 내가 잠깐 크게 오해한 것 같네.”그녀는 그저 자신이 어제 헛것을 본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바로 그때 한 젊은 남자가 나타나 웃으며 말을 걸었다. “임 대표님, 오셨군요!”그 남자는 자연스럽게 소정의 곁으로 향했다.“너희들 설마…”이 젊은 남자는 정 씨 가문의 손자 정휘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줄곧 소정에게 구애를 해왔다.“다시 정식으로 소개할게. 내 남자친구 정휘라고 해. 집안 대대로 제약회사를 하고 있고, 자산은 수백 억 정도 돼.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배워온 터라 싸움도 참 잘해.” 소정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용왕 귀환   제20화

    “장혁, 네가 왜 여기에 있지? 감히 임 씨 가문에게 20억 원을 빚지고 갚지도 않다니! 배짱 한 번 두둑하구나!” 임완유는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회장님께 빌려간 20억 원은 제 집에 있으니, 직접 오셔서 가져가시죠.”“그리고 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회장님께 약을 먹였다고 하시는 겁니까?”“허튼 소리하지 마세요! 매우 불쾌하네요.”장혁이 소리쳤다.“허튼 소리?” 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내가 지금 허튼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예. 그러합니다. 언제 한번 제 집에 또 놀러오세요. 제가 아주 환상적인 밤을 선물해드릴 게요.”장혁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임완유를 바라보았다.“너…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임완유는 그만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쳐오르고 말았다.그는 임완유와 같은 부류의 여자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약을 먹인 후, 그녀들을 찍은 동영상을 가지고 협박한다면, 보통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다…그랬기에 임완유도 지난번 일을 감히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더 두려울 게 없었다. 그는 더욱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임완유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바로 그때 정휘가 나서서 물었다. 지금 자신의 재력과 힘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임 대표님, 저 사람들은 대체 누구죠?”“술집 주인이예요. 저 사람 밑에 수십 명의 부하 직원들이 있죠. 저희 집안에 20억원이라는 큰 빚을 지고도 갚지 않았어요.”“듣기로는 집에 경비원이 수십 명이 될 정도로 돈이 많다고 해요.”그 말을 들은 정휘는 참지 못하고 책상을 탁 치고 일어섰다. 기껏해야 가게 직원일 뿐인데, 천하의 정 씨 가문 손자가 이런 평범한 가게 직원을 두려워할 리 없다!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가게 직원을 한껏 내려다보았다.“감히 제 친구를 건드리다니…세상 두려울 게 없나 보군요. “이어서 옆에 있던 소정은 경멸의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 지금 네 아내가 위험에 처해있는데 나서지 않

  • 용왕 귀환   제21화

    임완유를 포함하여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말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였다.특히, 임완유는 결정적인 순간에 정말 예천우가 나설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여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또 있구나!”“너 같은 놈은 내 상대가 될 수 없어!”장혁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닥쳐!” 예천우가 소리쳤다.“뭐라고?” 장혁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바로 그때, 예천우가 장혁에게 주먹을 날렸다.장혁은 예천우의 강대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퍽!장혁은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심지어는 얼굴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한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아…”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장혁의 뒤에 있던 직원들은 서둘러 장혁에게 달려가 그의 상태를 확인하였다.“형님, 괜찮으세요?” 한 직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장혁을 바라보았다.특히 임완유는 그간 예천우에게서 보지못한 모습에 크게 당황한 듯 보였다.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혁은 얼굴이 반쯤 붓기 시작하였다. 그는 충격에 가득 찬 표정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너…너 대체 정체가 뭐야?”예천우는 차가운 얼굴로 장혁을 바라보았다.“나는…임완유 남편되는 사람이야.”예천우가 소리쳤다. 이어서 그는 책상 위에 놓인 나이프를 들고 장혁에게 다가갔다.“너…너 대체 그걸로 뭘 하려는 거야!”그는 공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장혁을 바라보았다. 장혁을 바라보는 예천우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내가 뭘 할 것 같은데?”장혁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제서야 죽음이 두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안 돼! 멈춰!” 임완유가 소리쳤다.임완유는 예천우의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그러나, 법치 국가인 이 사회에서 살인이란 있을

  • 용왕 귀환   제22화

    “그럼 됐어.” 임완유가 말했다.두 사람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소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일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많이 호전되었다. 이는 그녀가 원했던 그림이 아니다.유걸이야 말로 임완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이다. 예천우 같은 남자는 절대 임완유와 함께 할 수 없다!“이봐, 예천우. 법치국가인 이 곳에서 함부로 싸웠다가는 징역이야! 알아? 그러니 너무 우쭐대지 마.” 소정이 소리쳤다.“맞아!”“그깟 싸움 좀 잘한다고 해서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너무 우쭐대지 마.”“내가 가진 강대한 권력에 비하면 그깟 싸움을 좀 잘하는 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어!”정휘도 소정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다행히 임완유가 제때에 장혁을 막은 탓에 정휘가 입은 부상은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그래. 하지만, 자기 여자 하나 정도는 지킬 줄 알아야 사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그리고 네가 가진 패물과 권세가 과연 영원할 것 같아?” 예천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소리쳤다.“네…네가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그깟 놈은 나 혼자서 처리할 수 있었어!”정휘가 소리쳤다.“하하…”예천우는 차갑게 웃으며 정휘의 말에 굳이 반박하려 하지 않았다.“참, 정휘 씨. 절 지키기 위해 대신 나서준 거 고맙게 생각해요. 상처는 좀 어때요? 괜찮나요?”임완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정휘를 바라보았다.“괜찮아요. 그 놈이 기습만 하지 않았다면, 제가 혼자서 잘 처리했을텐데… 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이에요.”정휘는 여전히 자신을 뽐내는 데 바빴다.계속되는 정휘의 잘난체에 임완유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자, 슬슬 배가 고픈 것 같은데, 이제 음식을 시켜볼까요?” 임완유가 말했다.그렇게 네 사람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쇼핑을 하기 위해서 백화점으로 향했다.그러나 여러 가게를 돌아다녀도 임완유의 마음에 드는 옷은 없었다.“어? 저 원피스 괜찮은 것 같아.”이때, 임완유는 한 가게에 걸려있는 검은색 원피스가 마음에 든

  • 용왕 귀환   제23화

    그 말을 들은 소정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본래 그 여자가 사려고 했던 원피스는 자신들이 먼저 구매하려고 하였다. 먼저 무례하게 행동한 건 자신들이 아니라 송강의 여자친구이다! 하지만, 정휘의 이어진 말은 그녀를 더욱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소정아, 어서 사과드려.” 정휘는 조심스럽게 소정에게 속삭이며 말했다.“뭐라고? 지금 나보고 사과하라고 한 거야?”소정은 정휘를 보고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자신이 만난 남자가 이토록 찌질하고 비겁한 남자라니… 그녀는 정휘의 태세전환에 그만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어쩔 수 없어…이 분은 내가 아까도 말 했다시피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소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어떻게 예천우보다 더 찌질한 남자가 자신의 남자친구일 수 있다는 말인가!이때, 임완유가 나서며 말했다. “미안해요. 사과의 의미로 옷 값은 저희가 계산하는 걸로 할게요.”하지만, 그 여자는 쉽사리 물러날 것 같지 않았다. “지금 내가 돈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아? 어서 빨리 무릎꿇고 사과해!”“소정아, 확실히 이번 일은 네가 잘못했어. 어서 무릎꿇고 사과드려… 이 분은 절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분이 아니야…”“그리고, 송강 형님의 여자친구에게 무릎 꿇을 수 있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야…” 정휘가 말했다.정휘의 마지막 말은 소정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남자가 이토록 뻔뻔한 물건일 줄은 몰랐다.‘내가 미쳤지… 저런 남자가 내 남자친구라니…’ 그녀는 그 순간 예천우가 정휘보다 만 배는 더 좋은 남자라고 생각이 들었다.“소정아, 이만 가자.” 임완유는 소정의 친구로서 자신의 친구에게 이런 큰 모욕감을 안겨다 줄 수는 없었다.“이대로 가겠다고?”“이대로 가버리면, 나중에 우리 오빠가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텐데?”바로 그때, 뒤에 서 있던 송강은 임완유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게 그는 임완유의 아름다운 외모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무릎 한 번 꿇는다고 무릎이 닳는 것도 아닐텐데,

  • 용왕 귀환   제24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예천우의 당당함에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예천우는 또 아내 임완유를 지키기 위해 나서서 맞서 싸우려 하였다. 심지어는 송 씨 가문의 장손 송강을 분노케 만들고 말았다! 예천우의 당당함에 송강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감히 내 말에 토를 달아? 죽고싶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송강은 곧바로 예천우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이 장면을 본 임완유는 크게 겁을 먹고 말았다. 그녀는 송강의 대단한 무술 실력을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겁을 먹은 그녀들과는 다르게 예천우의 얼굴은 여전히 여유로워보였다.그때, 예천우는 주먹으로 송강의 얼굴을 세게 내려쳤다.퍽!송강은 갑작스러운 예천우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당황한 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송강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송강의 붉게 부은 얼굴을 본 임완유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임완유의 뒤에 서 있던 소정과 정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이것은 그들이 예상했던 전개가 아니었다.송강은 자신이 방심했다고 생각하고, 마치 독수리처럼 뛰어올라 빠른 속도로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송강의 뛰어난 무술 자태에 정휘는 그만 넋을 놓고 말았다.그러나, 그 순간 정휘와 모든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지고 말았다…예천우는 송강의 공격에 당황하기는 커녕 의기양양한 기세로 송강과 맞붙었다!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매서운 기세를 가지고 송강의 두 다리를 걷어찼다!퍽!송강은 예천우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뒤로 멀리 날아가 떨어지고 말았다.이어서 그는 두 모금의 선혈을 내뿜었다.그 즉시 매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지기 시작하였다.그 침묵을 가장 먼저 깬 것은 바로 송강의 여자친구였다.“가…감히 우리 오빠를 때리다니! 넌 죽었어!”송강의 여자친구는 곧바로 송강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이 장면을 본 임완유는 그만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말았다.예천우가 건들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씨 가문의 장손 송강이다!이 사실을

  • 용왕 귀환   제25화

    점원은 큰 충격에서 벗어나 서둘러 카드를 집어 들었다.이어서 가게 점원은 예천우가 준 카드로 결제를 한 뒤, 공손하게 카드를 돌려주었다. “고객님, 결제 완료되셨습니다. 저희 매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예천우는 곧바로 카드와 옷을 집어 들었다.그가 건넨 용등 상회의 블랙 카드가 진짜인 것을 확인한 송강은 그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그는 빠른 사실 확인을 위해 곧바로 그의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반드시 똑똑히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만약 정말 자신이 건드린 사람이 양 회장이 모시는 절대 미문의 남자라면, 양 회장이 결코 자기 자신과 송 씨 가문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임완유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너 정말 건들이면 안되는 분을 건드리고 말았어…”“괜찮아.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 예천우는 오히려 여유로운 기색이 역력하였다.“네가 무슨 힘이 있는데? 네가 대체 무슨 수로 송 씨 가문을 이길 수 있냐는 말이야! 너 때문에 지금 우리 가문이 큰 위기에 빠지고 말았어…” 임완유가 말했다. 그녀는 절망에 가득 찬 기색이 역력하였다.“그런 뜻이 아니야…” 예천우가 얼버부리며 말했다.“이 일은 네 까짓 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이번에 너 정말 큰 실수한 거야…알아?”“아무도 너를 도와줄 수 없어…”“그러나 어쨌든 날 위해 발 벗고 나서준 건 고마워…하지만, 앞으로 이런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임완유가 말했다.이 말을 들은 예천우는 과거의 따뜻했던 감정이 들었다.이 감정은 틀림없이 과거에 자신이 그 어린 소녀로부터 느낀 감정이었다.“완유야, 어서 송강 씨한테 가봐야 하지 않을까? 이 일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이후 임 씨 가문은 큰 위기에 처하게 될 지도 몰라…”소정이 소리쳤다.하지만, 옆에 있던 정휘가 소정을 저지하며 말했다. “가만히 있어. 이대로 그냥 넘어갈 형님이 아니야… 저 놈은 결국 죽음을 면치 못할 거야…”“너…그 입 안 닥쳐? 더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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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 용왕 귀환   제1395화

    예천우가 잠시 말이 없자 한지연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물론 그녀 입장에선 아들을 위해 이신향이 조신우 같은 사람과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천우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그녀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서둘러 나섰다.“조신우 씨, 농담이죠? 여긴 그냥 평범한 식당인데 그런 최고급 술이 있을 리가 있나요.”하지만 조신우는 턱을 치켜들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그럼 딴 데 가시죠. 이딴 데선 도저히 못 먹겠네요.”그 말에는 노골적인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풋, 네가 나한테 밥 한번 사보겠다고? 한참 멀었어. 이 정도 식당에서 몇십만 원 쓰는 것만으로도 네 눈은 휘둥그레지겠지.’조신우는 속으로 그렇게 예천우를 조롱하고 있었다.그런데 예천우는 그를 슬쩍 쳐다볼 뿐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애초에 난 널 초대한 적도 없어.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그 말에 조신우의 얼굴빛이 확 어두워졌고 이제동은 깜짝 놀라 급히 끼어들었다.“천우야, 너 지금 무슨 말버릇이니. 조신우 씨가 어떤 분인데? 이런 분께 음식 대접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에겐 큰 영광이야.”예천우는 살짝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고 그러자 이신향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아빠, 그런 말은 너무하시잖아요. 오늘은 천우 씨가 초대한 자리예요. 뭐가 나와도 그걸로 먹는 거죠. 손님이 무슨 메뉴까지 고르고 술까지 따져요?”그러고는 예천우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천우 씨, 제가 가서 식당에 무슨 술 있는지 보고 올게요. 적당한 거 가져다드리면 되죠.”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막았다.“괜찮아요. 제가 준비해 왔어요. 굳이 여기 술 안 써도 됩니다.”사실 그가 가져온 술은 모두 공간 반지 안에 들어 있었기에 언제든 꺼낼 수 있었지만 굳이 이목을 끌고 싶진 않아 자연스럽게 옆 가방에서 꺼내는 척을 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잠시 멈칫했다.방금까지 분명 손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어느새 술병이 나타난 것이다.하지만 누구

  • 용왕 귀환   제1394화

    “흥, 그건 당연하지.”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쟤는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거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알아서 무릎 꿇게 될걸요?”“그럼요. 조신우 씨,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죠.”이제동은 말하면서도 속으론 걱정이 가득했다.이신향이 갑자기 남자 친구를 데려왔다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예천우가 무턱대고 나서서 조신우를 자극할까 봐 더 불안했다.특히나 예천우라는 사람은 뭘 좀 안다고 착각하는 무모함까지 있으니 더 위험했다.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먼저 안으로 향했다.그런 모습에 이제동과 한지연은 눈살을 찌푸렸고 이신향은 난감한 마음에 얼른 뒤따랐다.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괜히 예천우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졌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괜히 그가 모욕당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조신우도 마지못해 따라 들어왔고 일행은 함께 식당 안으로 향했다.내부는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전통적이고 소박한 농가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는데 이런 분위기는 오히려 대도시 고위층들이 선호하는 콘셉트 중 하나였다.하지만 조신우는 들어서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내저으며 투덜댔다. “뭐야, 이런 촌스러운 데를? 딱 봐도 저질이네. 대도시에서 인당 2만 원도 안 되는 데면 분명 어디서 쿠폰이라도 긁어온 거겠지.”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히려 잘 됐네. 이따가 제대로 면박 줄 수 있겠다.”사실 오늘 조신우는 아버지에게서 활동 자금으로 4억 원을 통 크게 받아온 상태였다.그 돈으로 오늘 제대로 부자의 삶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이번 자리는 급하게 잡긴 했지만 예천우에겐 아무런 어려움도 아니었다.왜냐하면 이 동강루의 최대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바로 천상 그룹이었고 결국 이 식당도 그의 사업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그러니 예약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사실 식당 대표는 그에게 가장 최고급 방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예천우는 일부러 거절했다.너무 티 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의 안내로 모

  • 용왕 귀환   제1393화

    차는 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한참을 달린 끝에 곧바로 예동구 동강루 주차장에 도착했다.동강루는 동성에서 손꼽히는 고급 식당 중 하나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부자들과 고위 인사들이 주로 회식이나 접대를 위해 찾는 곳이었고 일반인들이라면 예약 잡기도 어려웠다.비록 이신향의 부모는 세상 물정에 밝진 않지만 식당 외관만 봐도 그 수준이 꽤 남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어머니는 감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천우야, 여기 꽤 괜찮아 보이네. 혹시너무 비싼 데는 아니겠지?”예천우는 혹시라도 부담스러워할까 싶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냥 평범한 집밥 수준이에요. 1인당 2만 원도 안 돼요.”이신향의 부모님이 괜히 위축될까 싶어 대충 둘러댄 말이었다.“그래? 다행이네. 옷차림도 단정하고 검소해 보여서 걱정했는데... 근데 너 옷이 참 잘 어울린다. 보통 옷 같은데도 은근히 멋스럽네?”식당 앞에 내린 뒤 한지연은 그제야 예천우를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전엔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이제서야 그의 차림새를 눈여겨본 것이다.“하하. 그냥 대충 산 거예요.”예천우는 웃으며 답했다.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옷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가 입은 건 평범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다만 보는 눈이 없으면 모를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이런 스타일을 더 선호했고 편하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가끔 무시당하는 걸 제외하면 괜찮은 선택이었다.“그럼 이제 안으로 들어갈까요?”예천우가 말했다.하지만 그때 이제동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잠깐만. 조금 있으면 조신우가 올 텐데 여기서 기다리자.”조금 전 조신우에게 실례를 한 것도 있고 괜히 먼저 들어갔다가 또 기분 상하면 어쩌나 걱정되는 눈치였다.이신향은 상황이 불편해질까 봐 급히 말했다.“우선 안으로 들어가요. 천우 씨가 여기 남아서 기다리게 하면 되잖아요. 게다가 조신우도 아마 엄마 아빠 전화번호는 알고 있을 텐데 도착하면 어느 방인지 물어보면 되죠.”하지만 이제동은 단호했다.“안 돼. 꼭

  • 용왕 귀환   제1392화

    “그래... 예천우란 사람은 내가 잘 모르긴 해도 조신우 같은 남자를 두고 굳이 다른 사람을 택하겠다는 건... 솔직히 이해가 안 돼.”한지연이 조심스레 말을 보탰다. 예천우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조시욱 정도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라 생각했던 것이다.“조신우랑 결혼하면 적어도 네가 남은 인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 아니야. 이렇게 고생하지 않고 말이야.”그 말을 덧붙인 뒤 그녀는 예천우를 향해 부드럽게 설명했다.“천우야, 오해하지 마. 아줌마가 너를 싫어해서가 아니야. 그냥... 조신우가 너무 뛰어나서 그래. 신향이한테도 잘 어울리고. 너도 성격이 괜찮은 것 같긴 해. 근데 아무래도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것 같더라. 네가 신향이랑 안 어울린다는 게 아니라... 조신우랑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크잖아.”예천우는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그냥 잠깐 가짜 남자 친구 행세를 하겠다고 했을 뿐인데 이 집에선 벌써 그를 깎아내리기 바빴다.그는 곁눈질로 이신향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그러자 이신향이 급히 나섰다.“누가 그래요? 천우 씨가 조신우보다 못하다는 건 말도 안 돼요. 엄마 아빠는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어디인지 아세요? 바로 천우 씨 회사예요!”“무슨 헛소리야! 신향아, 넌 원래 거짓말 같은 거 안 하던 애였잖아. 근데 지금은 왜 자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아빠가 그렇게 쉽게 속을 사람인 줄 알아?”이제동은 곧장 나무라듯 말했다.“진짜라니까요!”“진짜는 무슨... 너 며칠 전에 뭐라고 했어? 지금 백성 그룹 다닌다며?”“맞아요!”“그럼 됐지. 네가 그날 뭐랬는지 기억나? 백성그룹은 백씨 가문 거라며? 백씨 가문은 동성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 있는 집안인지 아빠도 다 아는데. 근데 지금 네 남자 친구가 백씨 가문 사람이야?”“아니에요.”“그럼 됐잖아. 백성 그룹이 예천우의 회사라니... 그건 완전 말도 안 되는 소리지.”“그건... 그게... 사실은...”“무슨 사실? 엄마 아빠도 네가 천우랑 사

  • 용왕 귀환   제1391화

    “부구청장?”예천우가 잠시 멈칫했다. 일반 사람들 눈에는 높은 자리로 보일 수 있겠지만 예천우에게 그 정도는 아무 의미도 없는 직위였다.용도에 있는 예씨 가문 사람들만 해도 대부분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었고 용문 수하들은 권세가 하늘을 찔렀다. 성종의 인물들까지 따지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중에서도 남강성의 총독, 왕 총독 한 사람만 해도 충분했다.그 왕 총독은 남강성의 최고 권력자이자 왕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예천우와는 원래부터 인연이 깊은 데다 예천우가 왕 어르신을 직접 구해준 일이 있어 더욱 각별한 사이다.그런 배경을 가진 예천우가 멈칫한 걸 보고 이제동은 그가 겁먹은 줄 알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러니까 너도 조심 좀 해. 행여나 실수라도 하지 말고.”그리고 곧 덧붙였다.“잠시 후 식사 자리에 도착하면 술 몇 잔 올리면서 제대로 사과하는 게 좋아.”“그럴 필요까진 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맞아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 씨는 절대 그런 걸로 문제 생기는 사람 아니에요.” 이신향도 재빨리 거들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말도 안 되게 대단했고 너무도 강력했다.예천우가 어떤 인맥을 가진 지는 자세히 몰랐지만 그가 직접 운영하는 백성 그룹 하나만 봐도 이미 지역 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었기에 시장님조차 그 앞에서는 공손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예천우 말에 따르면 백성 그룹 같은 건 그에게 그저 별것도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가.하지만 이제동은 고개를 내저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너희 둘은 아직 어려. 아마 회사 생활만 해봐서 그럴 거야. 세상 돌아가는 일... 특히 관직 사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그는 비록 지금은 평범한 노동자였지만 예전엔 고등학교도 나왔고 지방 정부와 관련된 일을 해본 경험도 있었다.하지만 이신향이 어렸을 때 큰 병을 앓았고 아내도 건강이 좋지 않아 병치레가 잦다 보니 집안 형편은 점점 나빠졌고 그렇게 지금의 삶이 된 것이다.그렇게까지 말하는데

  • 용왕 귀환   제1390화

    예천우는 빠르고 쉽게 이 일을 처리하고 싶었다.“그렇게 말장난할 필요 없잖아요.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거죠. 비슷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죠?”조신우는 비웃음을 흘리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설마... 아예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일부러 허세 부리는 건 아니겠지?”그 말에 이신향이 벌컥 화를 냈다.“신우 씨야말로 허세 작작 부려요. 천우 씨 실력은 신우 씨 상상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고요.”“그래요? 그럼 어디 한번 보자고요. 도대체 뭘 믿고 나보다 나은지.”조신우는 이신향이 예천우 편을 드는 걸 보자 눈에 불이 일었다.설날에 처음 본 이후부터 그녀는 조신우에겐 그야말로 운명의 여자였다. ‘이런 여잔 내 거야. 감히 다른 남자랑? 말도 안 돼.’긴장된 공기를 눈치챈 이신향 아버지 이제동이 급히 나섰다.“자자, 다들 괜한 말로 기분 상하지 말고... 다 배고프지 않아요? 일단 밥부터 먹어요.”조신우는 속으론 이를 갈았지만 겉으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 급해할 거 없어. 식사 자리에서 확실히 보여주지. 나랑 저놈 사이의 차이를 말이야.’예천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무표정했다.‘이 자식을 죽이든 어찌하든 일단 밥은 먹은 먹어야겠지... 아무리 불편한 식사자리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 차라리 빨리 식사를 끝내고 상황 정리하는 게 낫겠네.’이제동이 겨우 분위기를 정리하고 모두가 이동하려는데 문제는 차량이었다.예천우의 차는 다섯 명이 정원이었다.조신우가 당당히 차에 타려 하자 예천우는 문 앞에서 가볍게 말했다. “미안한데 제 차는 다섯 명밖에 못 타요. 신우 씨를 위한 자리는 없으니까 택시 타세요.”“뭐라고요? 너!”조신우의 얼굴이 벌게졌고 분노가 치밀었다.‘고작 아우디 A6 주제에 뭘 잘났다고 지랄이야.’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이게 고향인 장산군이었다면 내가 전화 한 통이면 벤츠 S클래스 열 대는 바로 오는데. 줄지은 차들 문 열리는 소리만 들어도 이딴 놈은 바로 무릎 꿇었을걸.’그러자 이제동이 급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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