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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종이워치
“아이씨,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신의 라면서요.”

양운철은 자기가 큰일을 해결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니 화가 치밀었다.

만약 양체은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정말 끝장이다.

양체은은 점점 힘이 빠져 떨지도 못하고 있었다.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양운철의 얼굴도 점점 더 굳어졌다. 방금 예천우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가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말할 줄 몰랐다. 순간, 자신이 진짜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후회할 것이란는 예천우의 말이 생각났다.

그의 말이 맞았다. 그는 지금 정말 후회하고 있다.

이때 양대복이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예천우를 보며 다급히 물었다.

“예 선생님, 우리 체은이는 좀 어떤가요?”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양운철을 쳐다보았다.

“저 사람한테 물어봐!”

양대복은 다들 왜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는지 의아했다. 그러다 옆에 침을 들고 있는 이신의를 보고, 대략 짐작한 듯 위압적인 태도로 말했다.

“양운철, 어떻게 된 거야!”

양대복의 분노에 찬 호통에, 양운철은 그대로 멍해졌다.

이 신의는 창백한 얼굴로 씁쓸해하며 말했다.

“양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용서하세요. 따님은 이미 저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

“뭐야!”

양대복은 창백해진 얼굴로 휘청거렸다.

아!

지연수는 결국 못 참고 통곡했다. 그녀도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만약 예천우가 손을 썼다면, 양체은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양운철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너, 너, 멍청한 놈!”

양대복은 화가 나서 양운철을 발로 걷어차고는 애걸하는 눈빛으로 예천우를 쳐다봤다.

“걱정 마, 아직 살아있으니까.”

예천우가 말했다.

“네?”

양대복은 황급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용왕께서 손 쓰셔서 우리 체은이를 살려주세요!”

조급해서, 호칭을 바꿔 부르는 것도 잊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

다들 그저 어이가 없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예천우가 여전히 헛소리를 지껄일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특히 이 신의는 더 그랬다.

그가 보기엔, 양체은은 이미 가망이 없었다. 틀림없이 죽을 거라 생각했다.

신이 온대도 그녀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 그런 말을 하는 건 완전히 자신을 괴롭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예천우는 걸어가며 말했다.

“양대복, 오늘 네가 아니라면, 난 절대로 손을 쓰지 않았을 거야.”

“네, 고맙습니다.”

양대복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예천우는 자리에 앉으며 오른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무려 9개의 은침이 상자에서 튀어나와 각각 양체은의 중요한 혈 자리에 꽂혔다.

이 한 수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 멍해졌다.

이 신의는 살짝 멈칫하더니, 이어서 깜짝 놀라 소리쳤다.

“설마, 이것이 전설의 건곤구침인가?”

소문의 건곤구침은 건곤을 되돌릴 수 있는, 신기하기 짝이 없는 침술이다.

그러나 이 신기한 침술은 전설 속에만 존재할 뿐, 아무도 본 적이 없었다.

그 또한 고서에서 그것에 대해 조금 배웠고 몇 가지 경혈은 평소에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중요한 점이었다. 이는 전곤구침과 완전히 일치했다.

예천우는 살짝 놀랐다. 건곤구침을 알다니, 아주 쓸모없는 영감은 아니라 생각했다.

예천우의 동작과, 눈에 띄게 안색이 좋아진 양체은의 모습에, 이 신의의 눈에는 빛이 났다. 이것이 바로 전설의 건곤구침이다!

15분 뒤, 예천우가 다시 오른손을 휘두르자, 은침이 다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는 이마의 땀을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양대복은 여전히 의식이 없는 양체은을 바라보며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예 선생님, 체은이는 어떻게 됐어요?”

“나았어.”

“나았다고요?”

양대복은 충격을 받았다.

“그럼, 한 시간 후면 일어날 거야. 그때가 되면, 평범한 사람처럼 다 나아 있을거야.”

예천우가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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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강호가 곧 도착한다는 생각이 들자 두 남자는 한층 더 자신감을 얻고는 크게 소리쳤다.“이 자식아,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너희가 서라고 하지 않았냐?”“그, 그야... 맞긴 한데 그냥 거기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지. 네가 가까이 오라는 건 아니었어.”“...”예천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무심하게 말했다.“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생각 없거든.”그 말을 남긴 채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두 남자는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로 눈을 맞추고는 동시에 움직였다.한 명은 왼쪽에서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서 기습하듯 덮쳐왔다.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은 예천우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는 걸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이거 제대로 먹히는 거 아냐? 이대로면 한 방에 끝낼 수 있을지도?’그러나 곧 그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강력한 힘이 몸을 덮쳤고 두 사람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튕겨 나가 버렸다.그들은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나뒹군 뒤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그러자 가슴이 타들어 갈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분명 상대에게 닿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된 걸 보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기분이었다.그들을 가볍게 처리한 예천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음...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조금 더 지체해도 되겠군.’어차피 경찰서에 너무 일찍 가도 사람도 없을 테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바로 그때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자식, 당장 멈춰!”돌아보니 김희자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예천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기세였다.자신에게 치욕을 안긴 남자한테 어떻게든 원한을 갚아주고 싶다는 눈빛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유롭게 차에 기대어 임완유에게 조용히 있으라고 손짓한 뒤 김희자를 향해 웃으

  • 용왕 귀환   제1215화

    백도훈은 이번에야말로 철저히 마음을 접었다.그는 이제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 어떻게든 백씨 가문을 점차 지옥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었다.그리고 백강호가 반드시 죽을 거라 확신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그가 알게 된 소식 때문이었다.그건 예천우의 정체가 바로 용문의 용왕이라는 사실이었다.그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 순간 백도훈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그는 병원으로 가는 길 내내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지만 머릿속에서 이번 싸움을 되돌려 보며 문득 깨달았다.‘혹시 내가 완전히 잘못 판단한 거 아닐까?’예천우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은 그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결정적인 단서는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그가 친하게 지내던 경찰관 한 명이 황급히 전화를 걸어왔다.그는 경찰서 서장과 황인수의 대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고 엄청난 사실을 전해 주었다.“예천우는 용문의 용왕이라고 해.”이 말을 듣자마자 백도훈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아무리 생각해도 백씨 가문 따위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용문.그곳은 무림 강자들이 모인 조직이고 실력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었다.그리고 그 용문에서 최정상에 선 자가 바로 용왕이었다.그런 곳에서 용왕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예천우라니.그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백도훈은 고민했다.만약 백강호가 끝까지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했다면 이 사실을 알려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도 없었다.백강호는 이미 자신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고 그가 살아 있는 한 자신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니 차라리 그를 부추겨 직접 예천우에게 덤비게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그리고 백도훈의 예상대로 김희자가 백강호를 부추기며 예천우를 죽이자고 설득했다.백강호는 처음에는 신중해지려 했으나 아내의 끊임없이 조르는 소리에 결국 움직이기로 했다.그렇게 되어 새벽 5시 반에 백강호는 아내 김희자와 여러 명의 무술 고수들을

  • 용왕 귀환   제1214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 녀석은 내 상대가 될 수 없었겠지. 하지만 그 녀석의 몸놀림은 정말 기이했어. 굉장히 특이한 신법이었어. 엄청난 속도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움직였단 말이야.”백도훈은 깊은 한숨을 쉬며 설명했다.“우리는 그 자식을 너무 얕봤어. 그저 손쉽게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공격해 왔고 결국 당해버렸어.”“그래, 그거야!”백강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처음엔 네가 그 녀석을 압도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당했다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지.”“흑호도 마찬가지였어요. 자기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그 녀석의 기습에 당해버렸어요.”백도훈의 말을 듣던 김희자가 서둘러 덧붙였다.그녀는 흑호까지 같은 방식으로 당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천우가 강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운과 비겁한 수를 써서 이겼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백강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 역시 그럴 리가 없었지. 겨우 스무 살짜리 젊은 녀석이 그렇게 강할 리가 있나.'그야말로 아무리 천재라도 종사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백강호는 이미 화경 절정의 경지였다.‘그 녀석 따위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겠군. 게다가 사용하는 신법이 그렇게 신기한 것이라면 내가 직접 그걸 익혀 전투력을 더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어?’그런 생각을 하자 백강호의 눈빛은 더 날카로워졌다.이때 김희자가 거칠게 말했다.“오빠, 그럼 더 기다릴 것도 없잖아요. 당장 가서 그 자식을 박살 내고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죠!”김희자는 원래 백강호를 오빠라고 불렀다.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비록 아들까지 폐인으로 만들어진 상황이었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건 위험했다.“서두를 필요 없어.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야. 내일 아침에 흑호가 깨어난 후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그럼 그 녀석의 신원은 알아냈어?”백강호는 백도훈에게 물었다.“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어.

  • 용왕 귀환   제1213화

    백도훈은 붉어진 눈으로 김희자를 노려보았다.혼자 119를 불러 병원에 온 후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그 눈빛에 김희자는 순간 움찔하며 기가 죽은 듯한 태도로 말했다.“너, 너 왜 그렇게 날 노려보는 거야?”백강호 역시 얼굴이 굳어졌고 그도 아내의 말이 100%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동생이 패배했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반응할 필요가 있나 싶어 단호하게 말했다.“백도훈, 그게 무슨 태도야?”그러자 백도훈이 참았던 감정을 터뜨리듯 소리쳤다.“형, 이 모든 게 다 형수 때문이야! 형수가 아니었다면 난 그놈과 싸울 일도 없었고 이렇게 폐인이 될 일도 없었어!”그러나 백강호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크게 화를 내며 꾸짖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싸울지 말지는 네가 결정할 수 있었던 일이잖아. 네가 원하지 않았다면 굳이 싸울 필요도 없었을 거야.”백도훈은 형의 반응에 얼이 빠졌다. 평소 형이 김희자를 감싸는 건 알았지만 설마 자신이 이렇게 된 상황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일 줄은 몰랐다.그러자 김희자가 재빨리 끼어들었다.“맞아! 난 네가 싸우길 원하긴 했지만 그것도 네가 직접 동의했잖아? 게다가 처음에는 네가 상대를 우습게 보고 비웃었잖아?”백강호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사실이냐?”그러자 백도훈은 입을 꾹 다물었고 자신이 더 이상 설명해 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형의 눈에서 실망과 냉담함이 깃든 걸 느꼈다.‘결국 우리는 핏줄이 아니니까... 난 결국 남일 뿐이었어.’그의 침묵을 본 백강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도훈아, 넌 너무 자만했어. 겨우 어린놈 하나 상대하는 걸 우습게 보고 방심한 거야. 그러니 이번 일은 교훈으로 삼아.”“형도 이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백도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그러자 백강호는 불쾌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아무도 네가 100%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어. 하지만 네 형수를 탓하는 건 옳지 않아.”백도훈은 그 말에

  • 용왕 귀환   제1212화

    예천우는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겼다.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만으로도 백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특히 백씨 가문과 흑호파의 밀접한 관계와 원래부터 불법적인 일들을 저지르던 백씨 가문의 행적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그래서 그는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지금 당장은 성종대회 참가가 우선이었으니까.그런데도 김희자는 계속해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었다.이 정도면 그냥 놔두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었다.“좋아. 원한다면 끝까지 가보자.”김희자는 예천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갈았고 옆에 있던 백도훈을 향해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도훈아, 너 대체 뭐 하는 거야? 고작 풋내기 하나도 못 이기고 이 꼴이 돼? 정말 쓸모없는 놈이네.”‘쓸모없는 놈? 내가?’평소라면 백도훈은 그 말에 참았을 것이지만 지금 그는 평생 쌓아온 무공을 잃고 인생이 무너지는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다.‘이 모든 게 누구 때문이었는데? 신중한 성격대로 움직였다면 이런 꼴을 당하지도 않았을 텐데.’그런데 그걸 다 무시하고 억지로 싸움을 붙인 건 바로 김희자였다.백도훈의 눈에 분노가 서렸다.그러나 김희자는 그것조차 신경 쓰지 않은 채 쏘아붙였다.“뭘 봐? 너 때문에 백씨 가문이 얼마나 큰 손해를 봤는지 알아? 이제 넌 쓸모도 없으니 네 몸은 네가 책임져. 스스로 119나 불러. 난 널 신경 쓸 시간도 없어.”그녀는 그렇게 냉정한 말을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백도훈이 알아서 하든 말든 더 이상 관심도 없는 듯했다.“하...”백도훈은 분노와 모멸감에 치를 떨면서 천천히 휴대폰을 들어 올려 전화를 걸었다.“형...”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낮고 무거웠다.“단전이 완전히 파괴됐어. 지금 당장 돌아와 줘.”백강호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동생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절박함과 절망을 듣자마자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뭐라고?”그는 즉시 전화를 끊고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이미 아들 백지훈이 폐인이 된 상태였고 아내

  • 용왕 귀환   제1211화

    예천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에게는 처음부터 명확했던 일이었기에 다시 한번 확인하듯 물었다.“경찰에서 전화 온 거야?”그러자 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전화 왔어.”“오늘 오후에 경찰이 엄마를 데려갔어.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모든 걸 하나하나 다 자백했대.”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이전까지 엄마가 그렇게 확신에 차서 아니라고 했던 말을 믿고 싶었고 차마 의심할 이유도 없었다.하지만 결국 유은수는 줄곧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사실 유은수도 속수무책이었다.경찰서로 끌려갔을 때부터 다리가 후들거렸고 경찰이 사실대로 자백하고 피해자의 용서를 받아 합의서를 작성하면 바로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하자 더욱 혼란스러워졌다.경찰은 유은수에게 만약 거짓말을 하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실형을 피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결국 그녀는 가장 믿고 있는 딸이 자신을 감옥에 보내진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졌고 망설임 없이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유은수는 두려워서 심지어 너무 자세하고 완벽하게 자백했다.그런데도 임완유는 직접 유은수에게 전화해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그러기도 전에 오히려 먼저 유은수가 전화를 걸어와 내일 오전에 천해시 경찰서로 와서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그리고 유은수는 모든 것을 인정했다.유은수의 말을 들은 임완유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희망이 완전히 무너지는 기분이었다.예천우는 한숨을 쉬며 임완유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너무 힘들어하지 마. 어쩌면 네 어머니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어.”“사정?”임완유는 허탈한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이제 보니 처음부터 네 말이 맞았어. 그냥 엄마는 나를 밀어내고 싶었던 거야. 임연 그룹에서 유일한 주인이 되고 싶어서 내 성과를 절대 인정할 수 없었겠지.”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난 엄마의 딸이잖아. 딸의 성공을 축하해 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던 걸까? 이게 정말 어머니가 할 행동이었을까?”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 용왕 귀환   제1210화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 용왕 귀환   제1209화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 용왕 귀환   제1208화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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