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용등 블랙카드입니다. 한도는 2000억이예요. 천해 시 용등상회소속 모든 매장에서 쓸 수 있어요!”“그리고 처음 오셨으니, 아직 지낼 곳 없으시죠? 이것은 천궐1호 별장 출입문 카드에요. 부디 받아주십시오.”“이렇게 큰돈을, 무슨 일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예천우는 그 깊은 눈으로 모든 걸 꿰뚤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용왕님, 제 딸 양체은이 최근 반년 동안 온몸에 오한이 와서, 많은 명의를 찾아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양대복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별 일 아니네. 내가 내일 짬을 내서 해결해 줄게.”“정말요? 감사드립니다. 용왕님!”양대복이 흥분하며 말했다. 여러 방법을 수소문한 끝에도 마침내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셈이다.새로운 젊은 용왕이 자신이 고된 노력 끝에 찾아내지 못한, 신룡처럼 신비하고 의로운 의사였다니.정말 믿을 수 없었다. 전설의 의선이 이렇게 젊은 데다 용문용왕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의 대답에 양대복은 매우 기뻐했다.“용왕님, 무슨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해주십시오. 천해 시에 제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을 겁니다.”“어린 여자애 한 명 찾아 줘.”예천우는 양대복에게 대략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네, 제가 최선을 다해 찾아드리겠습니다!”“아, 참! 그리고 제가 오늘 저녁 많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 예정이니, 용왕님도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난 그런 자리는 싫어. 파티는 그만둬.”“하지만 이미 다 초대장을 보냈어요.”“취소해.”“알겠습니다.”“더 볼 일 없으면 나 먼저 내릴게. 그리고, 앞으로 용왕이라고 부르지 말고 예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돼.”예천우는 너무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네!”양대복은 예천우가 조용히 있기를 원한다는 뜻을 알아듣고 즉시 공손히 알겠다고 했다.비록 짧은 시간의 교류였지만, 그가 상위에 오른 이후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긴장감과 압박감을 준 적이 없었다.예천우는 차에서 내린
“천우야, 노신의의 전화를 받은 뒤, 줄곧 널 기다리고 있었어.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구나... 헌데 문 앞에서 뭐 하는 거냐?”임 씨 어르신은 그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참을 기다려도 그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입구로 나온 것이다.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웃으며 외쳤다.“할아버지!”“둘이 아는 사이야?” 임 씨 할아버지는 옆에 서 있는 손녀를 쳐다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임완유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낮에 만난 적이 있어요.”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둘러대며 말했다.“그래, 정말 우연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좋은 인연일지도 모르겠구나! 마침 오늘 결혼하기에도 알맞은 날이니, 점심 먹고 바로 가서 혼인신고를 하거라.”임 씨 할아버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노신의의 의술이 신통하니, 그의 제자도 우수한 인물일거라 생각했다.예천우는 어리둥절했다. 이 여자가 자신의 약혼녀 임완유였다니.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특히 중요 부위를 말이다.임완유 역시 예천우의 굶주린 늑대 같은 눈빛을 알아차린 듯, 머릿속에 어젯밤 일이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이 자식, 어젯밤 일만으로도 역겨운데. 이런 놈이 미래의 약혼자라니.그녀는 언제가 꼭 어젯밤 일과 오늘 일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임 씨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했지만, 할아버지 옆에 서 있는 중년 남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들은 임완유의 아빠, 엄마다. 그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외모에, 회사 대표이기도 한데다 수많은 재벌의 사랑을 받는 자기 딸을, 이런 촌놈에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임완유의 엄마 유은수가 나서서 말했다.“아버님, 정말 완유를 이런 놈한테 시집보낼 생각은 아니시죠?”“이 옷차림을 봐요, 촌뜨기가 따로 없잖아요.”“우리 딸이 이런 놈에게 시집가면, 제가 얼굴을 들고 나가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그러게요. 이건 우리 임씨 집안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라고요.”그녀의
“꿈도 꾸지 마! 내가 돼지 한 마리를 좋아해도 널 좋아할 일은 없어!”임완유는 어이가 없었다. 너보다 잘나고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널 좋아하겠어?“완유야!”그때, 화끈한 옷차림의 아름다운 여자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숏팬츠, 타이트한 크롭티, 가녀린 다리, 날씬한 허리를 그대로 드러낸, 눈에 띄는 차림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그녀의 눈에 예천우는 평범한 옷차림에, 얼굴은 꽤 봐줄 만한, 산속에서 온, 완유와 어울리지도 않는 촌놈이었다. 그야말로 두꺼비가 백조고기를 먹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라 생각했다.헛된 망상에 빠진 놈이라 생각했다.“왔어?”임완유는 가볍게 인사하고, 예천우에게 소개해 주며 말했다.“여긴 내 절친 소정이야.”그러자 예천우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그러나 소정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임완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가자, 유걸이랑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천우에게 손짓하며 말했다.“너도 따라 와!”소정을 부른 이유도 그를 한바탕 정신 차리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스스로 어려움을 알고 물러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다시는 곁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세 사람은 임완유의 차에 앉아 금방 목적지에 도착했다.이곳은 펜싱 클럽이다. 시설이 호화로워서 많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놀러 오기를 좋아한다.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그녀들에게 인사했다.“오~ 이쁜이들 드디어 왔네. 유걸은 이미 경기하러 올라갔어.”그들은 옆에 있는 예천우는 아예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예천우는 그거에 대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한 느낌이었다.경기를 하고 있는 유걸의 동작은 멋지고 자유로워 보였다. 검을 다루는 그의 모습이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멋있어. 동작이 너무 완벽해!”소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러게, 말이야, 펜싱은 유걸을 절대 못 따라가.”그녀들이 말하는 사
그가 정말로 올라가자, 모든 사람이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하하, 웃겨 죽겠네. 당신 같은 촌놈이 뭘 믿고 큰소리야.”“......”예천우는 그들을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아무 검이나 들고 재촉했다.“빨리 안 합니까?”유걸은 어리둥절했다.“마스크 안 써요?”“필요 없어요.”그러자 유걸이 비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이따가 다치면 내 탓하지 마요.”유걸은 심지어 이 기회에 제대로 그를 혼내주고 싶었다.“쓸데없는 소리가 정말 많네요.”예천우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의 태도에 유걸은 제대로 화가 났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도 예천우를 어이없게 생각했다.검을 든 자세만 봐도 아마추어임이 완전히 드러났다. 그러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아주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 아닌가.임완유도 덩달아 긴장됐다. 비록 예천우가 너무 싫고, 그를 당장이라도 내쳐버리고 싶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를 다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소정이 그런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완유야, 걱정하지 마. 괜찮아. 유걸은 프로야. 알아서 잘할 거니까 큰일 안 날 거야.”임완유도 그렇게 생각했다.순간, 유걸은 이미 발을 들고 빠른 속도로 예천우를 향해 돌진해, 그를 향해 찔렀다.“멋있어, 아주 깔끔한 동작이었어. 진짜 프로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근데 저 촌뜨기 자세 좀 봐, 완전 힘이 하나도 없어 보여.”“계속 이 방법으로 하면, 쟤는 끝이야.”“하하, 저런 주제에 큰소리는, 어떻게 당하나 지켜나 보자....”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걸의 비참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손에 쥐었던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어?이럴 수가!이 상황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모두 멍해졌다.눈앞에 일어난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 쳐다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임완유는 경악하며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웠다.사실 좀 전에 예천우가 다친 줄 알고 깜짝 놀란 거지만.예천우는 손에 든 장검을 내려놓고 담담히 걸어 내려왔다.“말도 안 돼. 분명히 무슨 꼼
“응?”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다.“너희들 모르지? 오늘 밤 용등상회 양 회장이 직접 파티를 열어 거물급 인사를 대접할 거야.” “그래? 어떤 인물이길래 양 회장이 직접 나서?”“당연히 고위층 인물이지. 아마 상회에 가입한 명문 가문들만 초대받았을거야.”유걸이 웃으며 말했다.“완유야, 너희 집안에서 그동안 계속 용등상회 가입을 신청하고 있었잖아. 오늘 밤이 그 기회야.”“뭐라고?”임완유는 마음이 흔들렸다.비록 이미 지원해서 명단에 오르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인원수가 3개 정도로 제한적이어서,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다.“간단해. 오늘 나랑 같이 그 파티에 가. 나랑 같이 들어가면 내가 상회 고위층들 소개해 줄게. 그러면 상회에 가입하는 건 시간문제지.”“그렇긴 하네, 그러면, 단단히 준비하고 가야겠어.”임완유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한참 얘기를 듣고 있던 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준비할 필요 없어. 오늘, 이 파티는 개최되지 않을 거야.”그의 말에 모든 사람이 그를 쳐다봤다. 임완유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예천우,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는 알기나 해?”“정말이야. 양대복이 오늘 환영회를 열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예천우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피식.....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다.하나같이 바보를 쳐다보는 눈으로 예천우를 쳐다봤다. 자기가 승낙하지 않았다고?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임완유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창피한 말을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양대복의 이름 석 자를 당당히 입에 올리다니, 만일 소문이라도 나면 무슨 봉변을 당할 줄 알고.양대복이 어떤 인물인데, 그에 비하면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개미에 불과했다.그러니, 지금 예천우의 모습이 정말 무지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유걸은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봐, 당신이 무슨 마음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충격을 받았다.임완유도 놀라서 멍해졌다. 설마 이 촌스러운 놈이, 그 어마어마한 인물이라고?그런데 이때, 유걸이 또 다른 소식을 받았다.“양씨 가문 딸이 갑자기 심각한 병에 걸렸대.”“뭐야, 이거 큰일이야!”“그래, 양 회장이 손녀를 그렇게 아끼는데, 심지어 친척이나 친구들 외에는 그 손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른다잖아.”“그러니까. 난 진짜 엄청 아름답다는 얘기밖에 못 들었어.”“아, 알겠다!”이때, 유걸이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이번 파티를 취소한 건 분명히 손녀 때문일 거야.”“맞아, 맞아. 양 회장이 손녀를 그렇게 아끼는데, 틀림없이 그래서일 거야!’“그러니까, 이 놈이 어떻게 양 회장의 파티를 취소해.”“그러게, 말이야, 우연일 뿐이야. 하마터면 속을 뻔했네.”“정말 뻔뻔하네.”예천우도 이때 전화를 받았는데, 양대복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였다.그는 주소를 물어보고는 바로 갈 준비를 했다.임완유는 예천우같은 사람이 어떻게 양대복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지 의아했다가, 유걸의 말을 듣고서야 모든 퍼즐이 맞혀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자신이 하마터면 그의 허튼소리를 믿을 뻔했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예천우를 노려보았다.“남자는 능력이 조금 떨어져도 괜찮아. 하지만 현실적이어야 해. 그러니까 거짓말이나 하고, 허풍이나 불면서 살지 마.”예천우는 그녀를 상대할 틈도 없었다.“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가긴 어딜가, 한마디 했다고 그걸 못 견뎌? 완유가 뭐 틀린 말 했어?”소정이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정말 일이 있어서 그래.”“거짓말, 이제 막 천해 시에 왔으면서 무슨 볼일이 있다는 거야. 괜히 창피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창피한 거 알면 완유한테서 떨어져.”“됐어, 혼자 놀러 가게 내버려둬.”임완유는 말하면서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냈다.“이 카드에 한 200만 원 정도 있을 거야. 놀고먹고, 지낼 데를 찾는 데는 충분할 거야.”“필요 없어. 나 지낼 곳 있어.”예천우도
“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자를 꺼내 앉아 침술을 시행할 준비를 했다.“잠깐만요, 뭐 하는 겁니까?”양운철이 호통을 쳤다.“치료요!”“누가 당신더러 치료하라고 했어?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미 경성의 명의인 이대선 신의를 청했어. 그분이 곧 도착할 거니까. 빨리 비켜.”양운철이 호통을 치다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버지가 착각하셨나? 이런 애송이를 신의라고 데려오다니, 사기꾼같이 생겼구만.”지연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들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이었다.예천우의 얼굴이 찌푸려졌다.그때 문 앞에 두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중 한 명은 희끗희끗하고 약상자를 들고 있는 노인이었다.양운철은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이 신의 맞으시죠? 드디어 오셨군요. 빨리 제 여동생 좀 봐주세요.”“그래!”이 신의가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빨리 비키지 않고 뭐해? 내 여동생의 치료를 방해한다면, 너 같은 놈 10명의 목숨으로도 보상할 수 없어!”양운철은 예천우에게 대놓고 욕을 퍼부었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옆으로 걸어갔다.한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바로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이 신의가 앞으로 나와 그녀의 맥을 짚어 보더니 바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단지 한독이 침입했을 뿐이야. 침 몇 번 맞고, 약 몇 번 바르면 반드시 나을 거야.”양운철은 자기가 무슨 큰 공이라도 세운 듯 기뻐하며 말했다. “봤어? 이게 진정한 신의야!”이 신의의 은침이 그녀의 손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예천우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이 이 바늘로 찌르면, 목숨을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목숨을 앗아갈 겁니다.”그의 말에 이 신의가 살짝 멈칫했다, 도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자신의 실력에 의문을 품는 건지, 기분이 언짢아졌다.그러자 또다시 양운철이 나서서 말했다.“이봐, 이 신의가 계신데,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너도 이 신의가 어떤 사람인지 알 거야. 의사협회의 부회장님이라고!”더 이상 헛소리하
“아이씨,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신의 라면서요.”양운철은 자기가 큰일을 해결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니 화가 치밀었다.만약 양체은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정말 끝장이다.양체은은 점점 힘이 빠져 떨지도 못하고 있었다.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양운철의 얼굴도 점점 더 굳어졌다. 방금 예천우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가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말할 줄 몰랐다. 순간, 자신이 진짜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바로 후회할 것이란는 예천우의 말이 생각났다.그의 말이 맞았다. 그는 지금 정말 후회하고 있다.이때 양대복이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예천우를 보며 다급히 물었다.“예 선생님, 우리 체은이는 좀 어떤가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양운철을 쳐다보았다.“저 사람한테 물어봐!”양대복은 다들 왜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는지 의아했다. 그러다 옆에 침을 들고 있는 이신의를 보고, 대략 짐작한 듯 위압적인 태도로 말했다.“양운철, 어떻게 된 거야!”양대복의 분노에 찬 호통에, 양운철은 그대로 멍해졌다.이 신의는 창백한 얼굴로 씁쓸해하며 말했다.“양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용서하세요. 따님은 이미 저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뭐야!”양대복은 창백해진 얼굴로 휘청거렸다.아!지연수는 결국 못 참고 통곡했다. 그녀도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만약 예천우가 손을 썼다면, 양체은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운철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너, 너, 멍청한 놈!”양대복은 화가 나서 양운철을 발로 걷어차고는 애걸하는 눈빛으로 예천우를 쳐다봤다.“걱정 마, 아직 살아있으니까.”예천우가 말했다.“네?”양대복은 황급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용왕께서 손 쓰셔서 우리 체은이를 살려주세요!”조급해서, 호칭을 바꿔 부르는 것도 잊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다들 그저 어이가 없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예천우가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
유은수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어차피 아무리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일단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고 딱 잡아뗄 생각이었다.유은수의 조급하고 합리적인 변명에 임완유는 조금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엄마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전혀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더 헷갈렸다.그러자 임완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예천우는 유은수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바로 말했다.“아줌마, 마지막으로 기회 드릴게요. 이 사건에 관해서 다 사실대로 설명해 주시고 왜 완유를 해쳤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시면 바로 그 재료의 비법을 드릴게요.”“정말 내가 아니야. 천우야, 네가 날 오해하는 거야!”유은수는 억울하고 답답한 듯 말하며 말했다.“난 네가 나를 오해하는 걸 알아. 내가 예전에 했던 일 때문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그때 나는 정말 완유를 위해서 했던 거야. 완유가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고 싶었을 뿐이지. 근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 이제 너도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된 거 알아. 그리고 완유가 너와 함께라면 행복할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겠어? 내 딸한테 해를 끼칠 수 있겠냐고! 만약 정말 내가 한 짓이라면 지금 당장 이 일에 대해 맹세 할게. 지금 내가 한 말이 조금이라도 거짓이라면 난 천벌을...”“알겠어요.”예천우는 임완유를 보고 빠르게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맹세할 필요는 없어요!”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했다. ‘쳇. 너희들 둘이서 나를 속이려고 한다고? 어림도 없지. 난 얼마나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그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유은수는 곧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재료 비법을 얻는 게 더 중요하고 임완유라는 딸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천우가 자신을 싫어할지라도 어차피 자신에게 도와주지 않을 거니 일단 재료 비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예천우가 정말 자신이 해쳤다고 확신한다면 그가 재료 비법을 자신
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예천우는 좀 힘들겠지만 유은수는 임완유 정도는 손쉽게 속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사실은 루루 화장품이 최근에 판매가 엄청나게 잘 되고 있어. 그런데 그 원료 중 하나의 배합 비법이 예천우의 손에 있거든. 이 화장품은 정말 좋긴 해.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말이야. 예전엔 문제없었어. 왜냐하면 너희가 회사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희가 떠났잖아 그래서 일이 참 까다롭게 되었어. 혹시 예천우가 그 재료 비법을 회사에 넘겨줄 수 없을까?”유은수는 자기가 가지고 싶다는 게 아니라 회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임연 그룹을 위해 임씨 가문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고 점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기가 사과를 받을 줄 알았는데 유은수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다른 얘기는 없어요?”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그게 무슨 말이지? 화제를 돌리려는 건가?’화가 치밀어 오른 유은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다른 얘기를 말하는 거야? 지금 설마 그 재료 비법이 아까워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옆에 서 있던 예천우도 이 말을 듣고 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재료 비법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아줌마가 완유를 음해한 사건에 대해 먼저 설명해 줄 수 있어요?”유은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예천우가 옆에 있었던 거네.’임완유에게는 막대해도 괜찮았으나 예천우는 그나마 안 되었다. 그녀는 급히 말투를 고치며 말했다.“천우야, 너도 여기 있었구나. 내가 아까는 네가 있는지 몰랐어. 나한테 화내지 말아라. 그런데 임완유를 음해했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악성 루머를 만들라고 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야?”이 말에 예천우와 임완유는 모두 놀랐다. 유은수는 인터넷에서 이미 진실이 공개된 걸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임
양서은은 임완유의 표정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사실 진실이 밝혀졌으니 이건 기쁜 일 아닌가?그런데 임완유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 것 같았다.양서은은 다시 한번 발표된 내용을 확인하며 유은수의 소개를 보자 그 이유를 알았다.‘배후에 있던 사람이 바로 임 대표님의 어머니라니.’“먼저 나가 주세요.”예천우가 손을 내저으며 양서은에게 나가라고 하자 양서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나갔다.그녀는 자신도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면 임완유에게 이렇게 급하게 알려주는 게 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서은이 나가자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다가가 조용히 그녀를 안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완유야.”임완유는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번 일은 정말 너무 슬펐고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큰 상처였다.그때 임완유가 중얼거리듯 말했다.“천우야, 넌 미리 알고 있었던 거지?”양서은이 이 이야기를 꺼낼 때도 예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놀라는 기색도 없었으며 그저 침묵만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게다가 예전에 전화 통화에서 예천우는 두루뭉술한 말만 했었다.“예상은 했지만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 그냥 너보다 조금 일찍 알았을 뿐이지.”예천우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어.”그는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던 이유가 바로 임완유를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키려는 의도였다.“알았어. 하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전혀 말이 안 돼.” 임완유는 여전히 충격이 가득했다.“아마도 예전에 네가 임연 그룹에 공헌한 것이 네 어머니를 자극한 것 같아. 네 엄마는 네가 임연 그룹에 남긴 흔적을 지우고 싶었을 거야.”예천우는 이렇게 추측했다.“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내가 예전에 뭐 했든지 간에 이제 와서 나랑 상관없잖아. 그냥 지금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임완유는 어머니가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게다가 유은수와는 가족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게 당연한 거고 자녀가
“정말 패기 있어!”임완유는 중얼거렸지만 속으로는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특히 눈앞에 놓인 정갈한 음식들을 보며 하나하나가 여전히 접시에서 그 모양을 유지하며 정교하게 차려져 있는 걸 보니 배달 음식처럼 대충 준비된 게 절대 아니었다.게다가 전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라서 더 기뻤다.양서은은 옆에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임 대표님, 예천우 씨는 정말 대표님한테 잘 대해주네요.”“그럼 당연하죠. 자기 아내는 자기가 아껴야죠.”예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하, 넌 정말!”임완유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서은 씨, 같이 앉아서 먹어요.”“괜찮아요. 이건 예천우 씨가 특별히 대표님을 위해 사 오신 거잖아요.”양서은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 둘은 이렇게 많은 음식을 다 못 먹어요.”“이 채들이 너무 비싸보이는데...”“괜찮아요. 서은 씨도 앉아서 함께 먹어요.”예천우가 말을 꺼냈다.예천우의 말에 양서은은 마침내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 음식들이 모두 대형 호텔에서 준비한 것이라는 걸 알았고 크고 화려하게 생긴 랍스터를 보니 그녀는 평소에는 그런 걸 먹어본 적이 없었다.채를 먹기 너무 부끄러워하는 양서은을 보고 임완유는 몇 가지 음식을 그녀에게 직접 집어주었다.예천우는 함께 앉아 음식을 먹으며 간단하게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일이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유은수의 일에 관해서 지금 말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임완유가 알게 될 거 같았다.양서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밥을 다 먹고는 조금은 어색한 듯한 표정으로 나갔다가 곧 다시 들어왔다.“임 대표님, 뉴스 좀 봐요!”그녀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고 동료들이 얘기하는 걸 듣고 급히 들어와서 말했다.‘정말 사실이었던 거야.’아까 반 시간 전에 홍보부에서 많은 수의 수군 업체 책임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고 가장 중요한 건 임완유가 괴롭힘을 당한 사건의 배후 인물이 공개되었다.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니 양서은은 구체
“왜 아직도 서 있어? 정말 내가 널 자르지 못할 것 같아?”유은수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아닙니다!”그러자 하문은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이 재료는 살 수가 없어요.”“살 수 없다고? 그럼 이전엔 어디서 난 거야?”유은수가 물었다.“예 대표님께서 제공해 주셨어요.”“예 대표? 누구 말이야?”유은수는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임연 그룹에서 예씨 성을 가진 대표는 없었기 때문이다.“예천우요.”“뭐? 예천우라고?”유은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왜 반드시 천우가 그 재료를 제공해야 하는 거야? 우리가 직접 구매하면 안 되는 거야?”“불가능합니다. 이건 예천우 씨가 직접 조합한 물질이에요. 당시 누군가가 모방하거나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천우 씨 외에는 누구도 방법을 알 수 없도록 했거든요.” 하문이 설명했다.“뭐? 이런 일이 있다고? 빌어먹을 자식, 예천우가 정말로 다른 사람이 훔치는 걸 걱정했다기보단 일부러 우리를 골탕 먹이려는 거 아니야?”유은수는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그동안 너희는 대체 뭐 한 거야? 대체 방법을 찾으라고 했을 거 아니야? 아니면 연구팀을 동원해서라도 만들 방법을 찾아야지. 비용이 얼마나 들든 상관없으니까.”하문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연구팀장에게 물어봤는데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최소한 지금의 우리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지금 당장 필요한데 연구할 시간도 없어요.”“젠장! 딸이야 그렇다 쳐도 사위까지 이렇게 골탕 먹이다니. 정말 염치없는 자식들!”유은수는 속이 뒤집힌 듯 욕설을 내뱉었다.하문은 마음이 상했지만 외부 사람으로서 반박할 수도 없었다.“아무튼 너희가 일 처리를 못 해서 그래. 중요한 일은 결국 내가 나서야 한단 말이지. 내가 한마디만 하면 예천우와 임완유가 아무리 날 골탕 먹이려 해도 즉시 물건을 가지고 달려 올 거야. 회사에 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나 없었으면 어쩔 뻔했겠어.”유은수는 뿌듯하다는
예천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어쨌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돼. 아까는 너무 위험했어. 이렇게 하자. 내가 너희를 보호할 사람을 한 명 배치할게.” 그는 진나비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배치하기로 결심했다. 예천우는 그녀들이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는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예천우와 친한 사람 중에는 진가인처럼 이미 강력한 경호원을 배치한 경우가 많았다. 양채은나 선우서림 같은 경우는 이미 스스로 종사 급의 고수여서 보호가 필요 없었고 임완유 주변에는 최정상급 여성 고수들이 여럿 있었는데 정작 임완유 본인은 이를 알지 못했다.‘아내를 지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모든 일을 계획대로 정리한 뒤에야 예천우는 자리를 떠났다.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예천우는 임완유의 비서 양서은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완유가 점심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했어?”“네, 맞아요.”예천우는 배달 음식을 취소하라고 하고 호텔에 미리 좋은 요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호텔 측에서는 대접에 소홀할 수 없었고 호주산 랍스터와 일본산 와규 등 최고급 요리를 준비했다.“다른 요리 중단하고 먼저 이 요리부터 만들어.”호텔 주방 직원들은 예천우의 이름을 듣자 그가 김희자를 그토록 처참하게 만든 후에도 아무 문제 없이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하며 손을 떨었다. 예천우는 세 가지 요리와 수프 하나를 골라 차에 싣고 직접 천상 그룹의 총재실로 배달하기 위해서였다.예천우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도련님, 우리 홍보부에서 여러 프로 악플러 업체의 주요 인물을 체포했고 관련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그중에는 임 대표님을 공격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누가 한 짓이야?”“임씨 가문의 유은수입니다.”예천우는 한숨을 쉬며 쓴웃음을 지었다.‘완유가 이 사실을 알면 분명 상처받겠지.’같은 시각, 하문은 대표 사무실을 찾아왔다. 최근 임완유가 논란에 휘말리며 천상 화장품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그로 인해 예천
방으로 돌아오자 하지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예천우 씨, 저는 천우 씨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병원에 한 번 가보는 게 어떨까요?”“왜 그러시죠?”예천우가 물었다.“일단 우리가 입은 상처를 확인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한테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증명할 수 있어요. 그래야 예천우 씨가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위해 나섰다는 걸 경찰에 설명할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서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하지원이 설명하자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상처가 있다고 해도 경찰서에 가면 우리가 여전히 불리하죠. 저는 다만 그 자식들이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을 뿐이죠.”“하지만...”“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손을 쓴 이상 그 결과가 어떻게 되어도 전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그렇다면... 김희자가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백씨 가문은 예천우 씨처럼 강하진 않지만 결국 동성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가문이죠. 여전히 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하지원은 백씨 가문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고 백씨 가문의 위세는 대단했고 특히 백씨 가문의 가주인 백강호는 동성에서 으뜸가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고 동성 지하 세력의 황제라고 불릴 정도였다.하지원은 예천우가 강한 실력을 갖췄지만 동성에 있는 만큼 백씨 가문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마 그런 말을 입 밖에 꺼내지는 못했다.“들어보니 일리가 있네요. 전화 한 통 해볼게요.”하지원의 경험은 진나비와 장미나보다 확실히 뛰어났고 사람을 다루는 일에 더 능숙했다. 예천우는 진나비가 회사를 운영하려면 이런 인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하지원은 예천우가 자신의 말을 듣자 속으로 엄청 기뻤다. 하지만 전화가 통하자마자 예천우가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백씨 가문에 관한 모든 자료를 줘. 특히 불법 증거들 말이야. 백씨 가문 사람들이 다시 나를 건드린다면 백씨 가문을 하루 만에 완전히 망하게 만들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