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은 점점 커졌고, 예천우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두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었으며 존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뒤, 두 사람은 아마 이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아마도 불이 나기 전에 끌려갔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곧장 불바다에서 뛰쳐나왔다. 주변 사람들은 안에서 튀어나오는 형체를 보자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그 모습이 뚜렷이 눈에 들어오기도 전에 그 형체는 재빨리 차에 올라타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예천우가 나온 후 멀리서 사람들을 차에 태우고 있는 듯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 포착되었고, 그는 자연스럽게 곧장 뒤를 따랐다. 알고 보니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고도 칼자국 일행은 곧바로 떠나지 않고 그곳에 서서 한동안 지켜보고 있었다."에이, 재수 없게."칼자국이 화를 내며 말했다."칼자국 형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부하가 서둘러 물었다. "문제가 이 지경까지 왔으니 우리는 이 사람들을 놓아줄 수는 없어.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우리가 했다고 생각할 테니까. 일이 이렇게 커졌으니 일단 밝혀지면 우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거라고."칼자국의 표정은 매우 흉악했고, 특히나 진가인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자 그는 더욱 마음을 굳게 먹고 두 사람을 잡기로 결심했다."그래, 이 여자가 이렇게 예쁜데 무슨 일이 생겨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거야." 한 부하는 심지어 눈에 불을 켜고 감옥에 들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 부하들의 도움으로 칼자국은 즉시 두 사람을 차에 태우고 떠났고, 예천우가 밖에 나와 이 사실을 눈치 챈 것이다. 차는 빠르게 현장을 떠나갔고, 칼자국은 작은 차 한 대가 매우 빠른 속도로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불과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차량이 무서운 속도로 그들을 지나치더니 우회전을 하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끼이익!!부하는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너무 세게 밟은 탓에 타이어에서 연기가 나며 차가 좌우로 흔들렸다.다행히
다른 부하들도 즉시 예천우의 공격에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고, 이 순간 칼자국은 마침내 자신이 매우 강한 상대를 만났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상대방은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의 실력으로는 자신들을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예천우는 칼자국과 그의 부하들을 물리친 뒤 즉시 앞으로 나아가 차 문을 열고 진민과 진가인을 확인했다.다행히 그냥 평범한 수면제였고, 잠시 후에 깨어날 것이었다.그는 두 사람을 직접 자신의 차 안으로 옮겼다. 사실 그는 상대를 마비시키고 모두를 차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곧바로 강한 수단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이렇게 해야만 그는 아무런 사고 없이 진가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 순간, 그의 과거 기억이 회복되었고 진가인과 진민 두 사람은 그의 마음속에서 지위가 급상승했다."너, 너 함부로 행동하지 마!" "나는 흑룡회 출신이고, 날 건드리면 흑룡회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두 여자를 구출하고 다시 그들 앞에 나타난 예천우를 보자 칼자국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방금 전 이 자식의 빠르고 정확한 행동으로 봐서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예천우는 흑룡회라는 말을 듣고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당신이 흑룡회 출신이라고?""그래!" 상대방의 모습을 보자, 분명히 겁을 먹었다고 생각한 칼자국은 즉시 말을 이어갔다."내 큰 형님도 흑룡회 출신의 디 형님이라고. 그러니 두 여자를 우리에게 돌려보내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흑룡회를 건드리는 꼴이 될 테고, 어떤 권위 있는 사람이 와도 널 구하지 못할 테니까." "네 형님이라는 거지?" 그러자 예천우는 휴대폰을 꺼내 양대복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이전에 있었던 일로 인해 양대복은 예천우의 전화를 받자 즉시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용왕님!" "양대복, 당신 흑룡회 사람들은 업무량이 많은가 보지? 겸직으로 강제로 돈을 뜯어내는 걸 보니?"이 말이 나오자마자 양대복은 놀라며 걱
이 말을 들은 양대복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붉어졌고, 비록 폭발이 칼자국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그 행동은 안하무인이었다. 게다가 관건은 용왕님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회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걸 잘 알고 있고, 제가 잠시 정신이 어떻게 되어서 무모하게 행동했습니다……""닥쳐, 넌 사과할 사람을 잘못 찾았어. 예 선생님께서 널 용서하지 않는 한, 직접 바다에 뛰어들 준비나 해."양대복이 화를 내며 대답했다. "예 선생님에게 휴대폰을 넘겨!" 칼자국은 충격과 공포로 가득 찬 눈으로 떨면서 예천우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그는 자신 앞에 있는 이토록 무서운 존재일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양대복도 그를 굉장히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듯했다. 예천우는 휴대폰을 건네받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용왕님, 이번에도 제 잘못입니다. 부하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용왕님에게 폐를 끼쳤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부하들을 호되게 처벌하고, 가능한 한 빠르게 정상적인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요, 위로금으로 10%를 더 드리도록 할 겁니다. 또한 협박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전액 보상해 드릴 겁니다."양대복이 재빨리 말했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양대복이 매번 일을 적절하게 잘 처리한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먼저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지 않고 곧장 인정했으며, 그 뒤로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포함하여 즉시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예천우는 매우 만족해하며 대답했다."그래, 이 문제는 당신 탓만은 아니지.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거야." "용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겠습니다."양대복이 말했다."그래!" 예천우가 전화를 끊었고, 칼자국은 이 광경을 보자마자 예천우 앞에 무릎을 꿇고 콧물과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예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는 짐승이고, 죽어야 마땅합니다.
"참, 아주머니는 아직 의식이 없으시니 먼저 들어가서 얘기하자." 오늘 밤 일어난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는 곤란하겠지만, 진가인 가족에 대한 보상금은 분명 매우 높을 것이다. "네!" 진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룸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기에 하나만 잡았다. 세 사람은 서둘러 호텔 방 앞에 도착했고, 예천우는 그들을 들여보낸 뒤 말했다."날이 늦었으니 일찍 쉬도록 해. 내일 아침에 찾아올게.""안 돼요!" 진가인은 이 말을 듣고 즉시 말했다."왜 그래?" "저 혼자이고, 엄마도 아직 안 깨어나서 무서워요." "아무 일도 없을 거야.""하지만 정말 무서워요. 천우 오빠, 오늘 밤에는 가지 않으면 안 돼요?"진가인의 얼굴은 창백했다. 방금 전 일이 있은 후, 그녀는 칼자국 무리들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확실히 조금 겁이 났다."하지만 그러기에는 좀 불편한걸."예천우가 마지못해 말했다. "여기 침대가 두 개가 있잖아요. 나랑 엄마는 한 침대에서 자고, 오빠는 다른 한 침대에서 자면 돼요. 어차피 우리도 모두 옷을 입고 자니까 괜찮아요."진가인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그래."예천우는 오늘 밤 그녀를 달래기로 마음을 먹었고, 진민에게 전할 말도 있었다.하지만 진민의 몸은 좋지 않았기에 곧장 깨어나지는 못할 것이었고, 그녀의 몸을 보살펴야 했기에 내일 아침에나 깨어날 것이다. "천우 오빠, 왜 이렇게 몸이 더럽고 얼굴이 까매진 거예요? 혹시 화재 현장에 들어갔다 온 거예요?""응, 두 사람이 안에 있는 줄 알고 들어갔었어. 한참을 찾다가 두 사람이 칼자국 무리에게 끌려간 걸 알게 된 거야." "샤워를 해야겠어.""그래요!"진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천우가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녀는 매우 감격에 겨워 있었다. 예천우를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번 자신을 도와주었다. 그는 자신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알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면서까지 자신을 구해주려 한 것이다.‘하지만, 천우 오빠는 왜 나에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임완유는 옛날에 자신에게 칼 모양의 옥 목걸이를 선물해 준 꼬마 거지가 생각났다. 그 꼬마 거지는 예천우 이 나쁜 놈보다 만 배는 나았다.그 꼬마 거지는 무엇이든 임완가 하자는 데로 다 해줬다. 부드럽게 임완유를 돌봐줬고 또 그녀와 함께 놀아줬다.이때 휴대폰이 울렸다. 예천우의 전화였다.‘흥!’‘나쁜 놈!’‘네 전화는 받지 않을 거야!’임완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예천우는 샤워를 하고 나와 진가인의 말을 듣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임완유가 전화를 했었다. 그래서 바로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천우는 전화가 바로 끊길 줄 몰랐다.예천우는 임완유가 자려고 하거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서 전화를 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유걸의 사건 때문에 임씨 가문에 많은 문제가 있다.예천우는 내일 연락하기로 하고 더 이상 전화를 걸지 않았다.하지만 임완유는 예천우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천우가 전화로 해명하기를 바랐는데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침대를 때려 부술 뻔했다.두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예천우는 조금 불편했다. 딴 생각 하고 있는 진가인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천우 오빠, 나쁜 놈들 그렇게 많았는데 어떻게 저희를 구해냈어요?” 진가인이 물었다.“사람은 많지만 다 쓸모없는 놈들이어서 이 오빠가 눈 깜짝할 사이에 다 해결해 버렸지!”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그들 이제 감히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 앞으로 이 오빠가 있으니 누구도 감히 너희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네.”왠지 모르게 예천우의 말에 믿음이 갔다. 진가인이 물었다. “천우 오빠, 왜 저희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이 말을 듣은 예천우는 잠시 망설였다. 예천우는 원래 자신이 유치원 때의 천이 오빠라고 알려주려고 했었다. 진가인이 그토록 애써 찾던 천이 오빠라고 직접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그 무섭고 악랄한 배후 세력을 생각해서 예천우는 마음을 바꿨다.그때도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연루되었다. 적의 상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한밤중이 되어서야 진가인은 잠이 들었다.이튿날, 진민은 아침 일찍 일어나 비명부터 질렀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진가인은 급히 일어나 상황을 설명했다.진민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천우야, 이번에 다 네 덕분이야. 안 그러면 우리 모녀 둘 죽기만도 못했을 거야.”딸이 훌륭하고 예뻐서 그놈들의 손에 넘어가면 처참하게 농락당했을 것이다.“별말씀을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제가 내려가서 물건을 사지 않았더라면 두 분도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그게 어찌 너 탓이야. 너가 이번에 이기기는 했지만 그들의 배후 세력이 만만치 않아. 그들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진민은 걱정이 돼서 말했다. “우리 이제 어떡하면 좋아? 특히 천우. 이 일 원래는 너랑 상관없었는데… 아줌마가 널 해쳤어.”“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걱정 마세요. 제가 있으면 그들도 두 분을 어찌할 수 없을 겁니다.”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 먼저 씻을게요. 그리고 같이 아침 식사를 해요.”이렇게 말하면서 예천우는 화장실에 가서 씻기 시작했다.이때 초인종이 울렸다.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진가인은 호텔 종업원인 줄 알고 가서 문을 열었다. 칼자국이 문 앞에 있었다.그의 뒤에는 남자가 몇 명의 더 있었다. 어젯밤의 그놈들이었다.진가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저도 모르게 뒤로 도망쳤다. “천우 오빠, 그놈들 또 왔어요!”칼자국은 이 말을 듣고 무릎을 꿇을 뻔했다. “진가인 씨, 소리 지르지 마세요. 저희 사과하러 온 겁니다.”이렇게 말하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와 애원하는 표정으로 진가인을 쳐다보았다.진민은 딸의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 달려와서 진가인의 앞을 막아섰다. “그만해! 우리 집을 원하는 거잖아. 너희들에게 주면 되잖아!”“아닙니다. 집 필요 없었습니다. 저희 정말 사과하러 온 겁니다.”칼자국은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울 뻔했다.이때 예천우가 급히 화장실에
“응.”“말했잖아. 내가 있으면 아무도 널 건드릴 수 없다고. 이런 쓰레기 같은 놈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네! 네! 저희 다 쓰레기입니다. 예 선생님이 저희를 죽이는 것은 벌레 죽이 듯 쉬울 겁니다.” 칼자국이 맞장구를 쳤다.“닥쳐!”예천우는 호통을 치고 고개를 돌렸다. “가인아, 이놈들에게 복수해도 좋아.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진가인이 칼자국의 목숨을 원한다면 예천우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칼자국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여기 오기 전에 양 회장이 이미 오늘 이 일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그들을 죽인다고 했었다.예천우가 직접 나서면 그들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을 것이다.“아니요, 싫어요.”진가인은 사람을 죽인다는 말을 듣고 긴장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사람들이 집값만 제대로 주면 됩니다.”“네, 무조건 합리적인 가격으로 드리겠습니다.”칼자국은 이 말을 듣고 흥분해서 말했다.“저희가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봤는데, 그 집이 좀 특별해서 가격이 10억 정도 됩니다. 그리고 정신적 피해까지 더해서 총 12억 드릴 생각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네? 얼마요?”진가인과 진민은 이 말을 듣고 듣고 깜짝 놀랐다.그들의 집은 30평도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2억 정도이다. 비슷한 집으로 바꿀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지금 이 사람들이 12억을 준다고 했다.“너무 적어서 그러는 건가요?”칼자국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속으로는 여자들이 독하다고 생각했다. 칼자국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돈까지 내놓기로 결심했다. “부족하다면 제가 개인적으로 2억을 더 보태드릴게요. 저의 보상이라고 생각하세요.”“충분합니다.”이 말을 들은 진가인은 바로 대답했다. “12억이면 됩니다. 그런데 저희를 속이는 건 아니죠?”칼자국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진가인 씨, 저희가 속이고 싶어도 그럴 배짱이 있어야죠.”“속이려고?” 예천우가 물었다.“아니요, 절대로!”칼자국은 흠칫 놀랐다. “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었다. 비록 2억 원이 아깝지만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죽으면 아무것도 없어진다.칼자국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가인의 카드에는 12억의 철거 대금이 들어왔다. 이를 보고 진가인은 놀라 하며 말했다. “그 사람들 정말 돈을 이체해 줬어요!”“당연하지!”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 이제 부자가 됐네!”“다 천우 오빠 덕분이에요.”“그래. 이번에 다 천우 덕분이야! 너가 없었다면 12억은커녕 1억 2000만 원도 못 받았을 거야. 이렇게 하지. 우리가 4억 받고, 나머지 8억은 천우가 가져.”“아닙니다. 아주머니, 제가 그렇게 염치없는 놈 같으세요?” 예천우는 마지못해 말했다.“아니, 난 그런 뜻이 아니고…”“아주머니,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저 돈 많아요. 저한테 8억을 줘도 별 소용이 없어요. 그런데 이 8억 두 분에게는 중요하잖아요.”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 분이 지금 생각해야 할 문제는 어디에다 편안한 집을 사서 살 것인가입니다.”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활짝 웃었다. 이 12억이 있으면 그들은 예전처럼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빚진 돈까지 갚을 수 있었다.세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은 후 예천우는 그들에게 데려다줄 수 있다며 어디로 갈 거냐고 물었다. 그들을 데려다주고 예천우는 바로 볼일이 보러 가야 했다.진민과 진가인은 둘 다 별일 없다고 하였다. 그동안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그들은 호텔에서 하루 푹 쉬기로 했다.예천우 혼자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임완유는 틀림없이 유걸의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예천우가 돌아가면 그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문 앞에 도착했을 때 장모 유은수와 마주쳤다.예천우를 보자 유은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 “예천우, 임씨 가문에서 쫓겨난 놈이 여긴 왜 와?”“완유가 저를 불러서 왔습니다.” 예천우가 담담히 말했다.“그래도 오지 마! 빨리 꺼져! 너 같은 재수 없는 놈 꼴 보기도 싫어!”이때 임강도 나타나
김희자의 눈에는 진나비가 예천우의 여자인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진나비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는가.설령 애인이 아니더라도 관계는 분명 깊을 것이며 그녀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자신의 복수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옆에 있던 흑호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사모님이 상황을 완전히 오해하셨네. 방금도 말했는데 난 이 사람을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말이야. 지금 나보고 저 자식을 폐인으로 만들어버리라고? 그런데 목숨만 살려두라고?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흑호가 전혀 미동도 없자 김희자가 흑호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흑호, 왜 가만히 서 있어? 네가 이 어린놈 하나 제대로 상대하지 못할 만큼 겁쟁이가 된 거야?”흑호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이건 무서운 게 아니라 상대가 너무 강한 거라고!’“좋아. 넌 이제 내 명령도 무시하려 드는군. 정말 못 써먹겠어!”김희자는 흑호를 향해 노골적으로 화를 냈다. 가장 원망하는 원수가 코앞에 있는데 부하가 자기 명령을 거역하자 김희자는 자신의 체면이 깎인 것 같아서 몹시 화를 냈다.“사모님, 제가 손을 쓰지 않은 게 아니라 정말로...”“내가 마지막 기회를 줄게. 당장 저놈을 쓰러뜨려. 그렇지 않으면 너도 그 후과를 잘 알겠지.”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하는 김희자의 말에 흑호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었다.‘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그냥 저 자식의 실력이 생각보다 약했으면 좋겠어. 그럴 수도 있겠지.’그는 희미한 기대를 품고 예천우를 향해 몸을 날렸다.하지만 예천우는 더 이상 기다릴 마음이 없었고 흑호가 움직이기도 전에 예천우의 발길질이 먼저 날아들었다.김희자를 보호하던 흑호도 사실 수련자였기에 즉시 내공을 운행하며 예천우한테 맞섰다.쾅!예천우의 한 번의 발차기는 흑호의 방어를 순식간에 뚫었고 흑호는 신음과 함께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그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비틀다가
가장 중요한 건 예천우가 부하들을 손쉽게 처리하면서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즉, 예천우의 실력은 자신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이걸 어쩌지!’흑호는 긴장하며 황급히 김희자의 앞으로 나서서 그녀를 보호하려 했고 자신도 섣불리 나서서 예천우를 자극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그 순간, 진나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조금 전까지 그녀는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공포와 분노로 가득 찬 채 하지원과 장미나가 필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무력감과 절망 속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그때 예천우가 나타났다. 그의 모습에 진나비는 간신히 일어나 눈물을 쏟으며 외쳤다.“천우 오빠!”“흑흑, 드디어 오셨군요!”“어서요. 어서 언니랑 미나를 좀 봐줘요!”진나비는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녀는 본래 강인한 사람이 아니었고 단지 의지할 곳이 없었기에 강한 척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예천우가 나타나자 억눌렸던 연약함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걱정하지 마. 괜찮아질 거야.”예천우는 진나비에게 다가가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의 눈에는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는 그녀를 조용히 안아주며 자신의 진기를 그녀의 몸속으로 흘려보냈다. 그녀의 몸에 남은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마음이었다.비록 예천우는 진나비에게 자기 여자가 되겠다는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만은 확고했다.그가 2조 원이라는 거금을 그녀를 위해 투자한 이유도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하지원과 장미나 역시 심각한 상처를 입었지만 예천우는 이미 그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둘은 얼굴에 멍이 들고 몇 군데 내상을 입었지만 예천우의 실력으로는 간단히 회복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원 씨와 미나는 두세 번 정도 침을 놓으면 바로 몸이 완전하게 회복될 수 있겠지.’하지원과 장미나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녀들은 평범한 여성이
“쾅!”김희자는 날카로운 굽의 하이힐로 하지원의 몸을 세게 걷어차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네년이 뭔데 감히 진나비 저년을 대신해 막아? 너를 죽여버릴 거야!”그녀는 그렇게 소리치며 다시 한번 발길질했다.진나비가 필사적으로 저항하자 그 대가로 그녀와 함께 있던 이들은 무차별적인 폭력을 당하고 있었다.하지원은 이 광경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고 진나비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 위에 몸을 덮어 공격을 대신 막아냈다.흑호는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김희자는 젊었을 때부터 이렇게나 무자비하고 포악했는데, 나이를 먹고 더 악랄해졌네. 같은 편이라서 다행이야.’그는 속으로 안도했지만 진나비 일행이 김희자를 건드린 것이 얼마나 끔찍한 결말을 초래할지 깨닫고 있었다.‘차라리 다른 사람을 건드리지. 하필 백씨 가문을 건드리다니. 이 여자들도 정말 끝장이겠군.’김희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의 아들 백지훈은 어릴 적부터 그녀의 극진한 사랑을 받아왔고 아들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사주고 잘못을 저질러도 절대 나무라지 않았고 대신 이렇게 말하곤 했다.“괜찮아. 네가 무슨 일을 해도 엄마가 다 해결해 줄게.”김희자는 지금까지 아들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든 그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었기에 항상 자신만만했다.그녀는 항상 이렇게 생각했다.‘아직 지훈이는 어리니까 지금은 그냥 아낌없이 사랑해 주면 돼.’무슨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건 백지훈이 크면 자연히 알게 될 거라고 여겼다.그녀는 설령 알지 못한다고 해도 어른이 된 후에 차근차근 대화하며 가르치면 늦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그러나 지금 그녀의 아들은 한쪽 다리가 완전히 부러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앞으로 지팡이 없으면 안 되는 삶을 살아야 했기에 그 생각을 하면 김희자는 화가 나서 치가 떨렸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진나비 탓이라 확신하며 분노로 치를 떨었다.김희자는 세 여성을 자기 아들 앞에 무릎 꿇게 하려고 끝없는 분노를 참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바로 이곳에서 세 명의
식당 밖에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놀란 눈빛으로 속삭였다.“저 여자는... 가수 진나비 아냐?”하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자신에게 불똥이 튈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호텔 로비 매니저도 진나비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전날 밤에도 진나비가 묵던 방에 문제가 생겼던 것을 기억하며 그는 속으로 탄식했다.‘왜 이렇게 시끄러운 일이 끊이지 않는 거야.’진나비는 김희자의 말을 듣자 화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거짓말하지 마세요. 난 당신 아들이 누군지도 몰라요.”김희자는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네가 내 아들을 모른다고? 네가 아니었다면 내 아들이 다리 두 개가 부러지고 지금 혼수상태에 빠질 일이 있었겠어?”그녀는 진나비를 향해 매섭게 외쳤다.“여봐라. 당장 이 년을 끌고 가서 내 아들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게 만들어!”김희자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부하들은 진나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잠깐만요!”하지원이 다급히 외쳤다.‘나비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예천우 씨가 엄청 화를 내실 거야.’“당신들은 이 여자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 감히 우리 나비한테 왜 이러시는 거죠?”김희자는 하지원을 비웃으며 말했다.“누군데? 그냥 연예인일 뿐이잖아. 우리 백씨 가문 안중에는 연예인의 신분은 단지 벌레일 뿐이야.”그러자 하지원은 단호하게 말했다.“나비는 용왕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고요. 용왕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용문의 용왕이에요!”잔뜩 화가 난 김희자는 비웃으며 말했다.“난 용왕이고 뭐고 관심 없어. 내 아들을 다치게 했다면 누구든 죽여버릴 거야. 그놈이 용왕이라도 마찬가지야!”하지만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흑호는 잠시 표정이 굳어졌다.흑호는 김희자와 달리 용왕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레 말했다.“사모님, 용왕이라면...”“용왕이 뭐가 어때서? 너까지 겁먹는 거야? 용왕이라는 사람이 정말로 대단하다면 이런 사람들과 엮일 리 없잖아!”김희자는 차가운
김희자가 일행과 함께 식당에 도착했을 때 진나비 일행은 이미 그들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희자의 말을 들은 순간 세 사람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그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 위압감 넘치는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공포를 느꼈다.하지원은 급히 말했다.“나비야, 빨리 예천우 씨한테 연락해!”“근데 바로 천우 오빠 이름을 먼저 말해볼까? 괜히 오빠를 귀찮게 하는 건 아닌지...”진나비는 예천우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안 돼! 빨리 전화해. 저 여자를 좀 봐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이잖아. 단순히 이름만으로 안 통할 수도 있어. 게다가 만약 저 사람들이 용왕이라는 이름을 모른다면 어떻게 할 거야? 저 정도로 흉악한 사람들이라면 큰일 날 수도 있다고.”하지원은 서둘러 말했고 진나비도 그 말에 동의했다. 예천우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진나비는 곧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 순간 예천우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를 듣지 못했다.왜냐하면 임완유가 아침에 어제와 같은 면 요리를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예천우는 임완유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재빨리 요리를 하고 있었다.임완유는 서재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식당 근처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했다.예천우가 면 요리를 완성하고 나서야 전화가 울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전화를 확인한 그는 바로 받았다.“천우 오빠, 지금 호텔 3층 식당에 있어요! 갑자기 험악하게 생긴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식당을 비우고 우리만 남겨두고 있어요. 뭔가 위험할 것 같아요.”진나비는 다급히 말했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짝하고 뺨을 치는 소리가 식당 안에 울렸다.김희자는 거칠게 진나비의 뺨을 내리치자 진나비는 순간 멍해졌고 얼굴 한쪽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그녀가 들고 있던 휴대폰은 바닥으로 떨어졌다.“당신 뭐 하는 거예요! 왜 사람을 때려요!”장미나와 하지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들어보니 어떤 여자 연예인 때문이라고 했다.‘비록 무슨 상황인지 잘 몰라도 이 진나비라하는 년은 이제 죽었어. 아무리 인기 있는 스타라도 우리 백가의 몇십조 자산 앞에서는 먼지에 불과해.’화가 난 김희자는 이를 악물며 휴대폰을 꺼내 들고 명령을 내렸다.“흑호야, 지금 바로 조사에 들어가. 내일 아침까지 진나비가 어디에 사는지 알아내지 못하면 네 놈들도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이어 김희자는 영상을 하나 전송하며 말했다.“그리고 이 영상을 확인해. 반드시 범인을 잡아내야 해. 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진나비의 위치를 알아내는 거야!”‘진나비를 찾아내야만 우리 지훈이를 해친 그 자식을 잡을 수 있겠지.’흑호는 명령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 김희자가 이렇게 화가 치밀어 올라서 이렇게 사람을 찾는 건 드문 일이었기에 그는 즉시 명령을 실행에 옮겼다.흑호는 동성에서 악명 높은 흑호파의 두목이었다. 흑호파가 동성 지하세력 중에서 막강한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그들의 뒤에서 백씨 가문이라는 대단한 세력이 받쳐줬기 때문이었다.진나비라는 이름까지 알았기에 그녀가 사는 곳을 찾는 건 흑호파에게 있어서 식은죽 먹기였다.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진나비가 묵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 번호까지 알아냈다.다음 날 아침, 김희자는 흑호와 그의 부하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호텔로 향했다. 그녀의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내 아들을 다치게 한 자들을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겠다.”이때 진나비, 하지원, 장미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회사 설립을 위해 일찍 일어나 있었다.특히 하지원은 회사 설립에 대한 모든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동분서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세 사람은 아침 7시쯤 호텔 레스토랑에 도착해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며 일정을 논의했다.“나비야, 넌 밖에 잘 나다니지 말고 회사에 대한 비전 같은 걸 준비하는 데 집중해.” “알겠어.”하지만 이때, 레스토랑 문이 열리며 김희자와 흑호 일당이 들어섰다. 김희자는 화려한
“왜 그래? 맛없어?”임완유의 이상한 반응에 예천우가 살짝 당황했다. ‘설마 내 요리 실력이 이렇게 퇴보했을 리는 없는데... 울 정도로 맛이 없는 거야?’“아니야! 맛있어. 너무 맛있어서 그래.”임완유가 울먹이며 말하자 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웃으며 말했다.“맛있으면 천천히 먹어. 그렇게 급하게 먹을 필요 없어. 난 네가 맛없어서 우는 줄 알았잖아.”그 말에 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웃기지 마. 먹다가 뿜을 뻔했잖아.”임완유가 웃자 마치 방 안에 꽃이 만개하는 듯 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예천우는 그 모습에 잠시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봤다.“왜 멍하니 보고 있어?”“널 보고 있지.”“쳇. 거짓말쟁이.”임완유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다시 몇 가닥 국수를 집어 먹다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예전에도 자주 면 요리했어?”“자주까진 아니야. 다른 요리도 했지.”“다른 요리도 할 줄 알아?”“당연하지. 난 요리뿐만 아니라 레이싱, 서예, 점술도 할 줄 알아.”“진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다 배웠어?”예전 같으면 임완유는 절대 그의 말을 믿지 않겠지만 지금은 아예 달랐다.“하하. 농담이야.”비록 사실이었지만 예천우는 자신이 너무 완벽해 보이면 임완유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일부러 가볍게 넘겼다.“또 날 속이는 거야? 정말 못됐어.”임완유는 살짝 토라진 표정을 지었지만 면 요리를 먹으며 입가에는 달콤한 미소가 떠올랐다.식사를 마친 후 예천우는 웃으며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배도 채웠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일을 해볼까?”임완유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았지만 이번에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말했다.“오늘 밤에는... 뭐든 다 네가 하자는 대로 해줄게.” “뭐든 다 해준다고? 정말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되는 거야?”예천우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들은 아직 다른 많은 자세를 시도해 보지 못했다.“왜 알면서도 묻는 거야. 싫으면 관둬.”임완유는 그의 품을 살짝 벗어
“늦게까지 일했는데... 배고프지 않아?”예천우가 물었다. “괜찮아. 아직 별로 배고프지 않아.”하지만 임완유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고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안 배고프다니. 거짓말 하지 마. 자, 나랑 야식 먹으러 가자.”“너무 늦었어. 그냥 배달 음식을 시켜 먹자.”임완유는 이 근처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음식을 먹으려면 멀리 가야 하거나 차를 타야 하는데 그러면 내일 일하는 데 지장이 생길까 봐 신경이 쓰였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배달 음식도 괜찮긴 하지만 자주 먹는 건 별로야. 밖에 나가기 시끄럽다면 잠시만 기다려. 내가 금방 다녀올게.”예천우는 말하면서 바로 집을 나섰다.집 근처에 작은 마트가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거기서 면 같은 걸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빠르게 움직인 덕에 얼마 지나지 않아 마트에 도착했고 예천우는 필요한 것들을 금방 골랐다.계란, 면, 조미료, 간장만 샀다. 하지만 마트 주인은 예천우의 잘생긴 외모에 눈이 반짝였고 서비스로 신선한 채소를 조금 건네줬다.임완유는 예천우가 물건을 들고 집에 돌아오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뭐야? 설마 직접 요리하겠다는 거야?”“맞아. 내 요리 실력을 한번 보여줄게.”예천우는 싱크대를 살펴봤고 낮에 가스가 연결된 걸 확인한 기억이 났다.“너 요리할 줄도 알아?”임완유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면 요리 정도는 간단하니까 별로 어려울 건 없겠지. 설령 맛이 없어도 참고 맛있게 먹어야겠네.’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예천우 지금의 신분으로 직접 면을 끓여주겠다는 것 만으로도 임완유는 몹시 행복했다.“조금만 기다려 보면 알거야.”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요리를 시작했고 그의 동작은 매끄럽고 능숙했다. 계란를 손쉽게 풀어 면발에 고르게 섞고 빠르게 준비한 재료를 넣어 조리했다.그가 만든 건 채소와 계란을 넣은 간단한 국수였다.시작부터 요리를 마칠 때까지 걸린 시간
장미나는 얼굴 가득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앞으로는 더 이상 누구도 나비 언니를 괴롭힐 수 없어. 우리도 이제 다른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돈도 이미 계좌로 입금되었으니 이제 모든 일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좋은 회사 이름을 짓는 것이었다.하지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말했다. “좋은 이름이 떠올랐어. 비천 엔터테인먼트 어때?”“비천?”진나비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왜 하필 비천이에요?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뜻이야?”하지원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하늘로 날아오르겠다는 뜻도 있지. 하지만 다른 더 중요한 뜻도 있어.”진나비는 살짝 멍해졌지만 즉시 하지원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웃음을 지었다.“이제 알겠네요. 비는 나비 언니 이름 중의 비자네요. 천은 예천우 씨의 천에서 따온 거네요. 언니와 예천우 씨 두 사람의 이름을 합친 거네요. 게다가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뜻도 담겨 있어서 의미가 두 배로 좋네요!”진나비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을 반짝였다.“와, 정말 멋진 이름이네! 우리 이름이 합쳐졌다는 게 너무 좋아! 이 이름으로 회사를 만드는 일은 지원 언니한테 맡길게요.”“걱정하지 마. 이런 시끄러운 일은 내가 다 처리할 테니 신경 쓰지 안아도 돼. 미나야, 네가 도와줘야 할 일도 좀 있을 거야.”하지원은 진나비의 믿음을 느꼈고 속으로 다짐했다. ‘나비가 이렇게 날 믿고 있으니 난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야.’만약 흑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바로 이 돈을 가지고 사라졌을 것이지만 하지원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원은 진나비와 장미나와 각별한 사이였기에 절대 그녀들을 배신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예천우의 위엄을 직접 목격한 그녀는 그가 자신의 투자금을 걱정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예천우 씨는 내가 감히 돈을 손대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비가 돈을 나에게 맡길 거라는 것도 이미 예상했을 테지.’하지원은 마음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