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었다. 비록 2억 원이 아깝지만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죽으면 아무것도 없어진다.칼자국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가인의 카드에는 12억의 철거 대금이 들어왔다. 이를 보고 진가인은 놀라 하며 말했다. “그 사람들 정말 돈을 이체해 줬어요!”“당연하지!”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 이제 부자가 됐네!”“다 천우 오빠 덕분이에요.”“그래. 이번에 다 천우 덕분이야! 너가 없었다면 12억은커녕 1억 2000만 원도 못 받았을 거야. 이렇게 하지. 우리가 4억 받고, 나머지 8억은 천우가 가져.”“아닙니다. 아주머니, 제가 그렇게 염치없는 놈 같으세요?” 예천우는 마지못해 말했다.“아니, 난 그런 뜻이 아니고…”“아주머니,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저 돈 많아요. 저한테 8억을 줘도 별 소용이 없어요. 그런데 이 8억 두 분에게는 중요하잖아요.”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 분이 지금 생각해야 할 문제는 어디에다 편안한 집을 사서 살 것인가입니다.”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활짝 웃었다. 이 12억이 있으면 그들은 예전처럼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빚진 돈까지 갚을 수 있었다.세 사람이 함께 아침을 먹은 후 예천우는 그들에게 데려다줄 수 있다며 어디로 갈 거냐고 물었다. 그들을 데려다주고 예천우는 바로 볼일이 보러 가야 했다.진민과 진가인은 둘 다 별일 없다고 하였다. 그동안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그들은 호텔에서 하루 푹 쉬기로 했다.예천우 혼자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돌아갔다.임완유는 틀림없이 유걸의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예천우가 돌아가면 그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문 앞에 도착했을 때 장모 유은수와 마주쳤다.예천우를 보자 유은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 “예천우, 임씨 가문에서 쫓겨난 놈이 여긴 왜 와?”“완유가 저를 불러서 왔습니다.” 예천우가 담담히 말했다.“그래도 오지 마! 빨리 꺼져! 너 같은 재수 없는 놈 꼴 보기도 싫어!”이때 임강도 나타나
예천우의 이런 모습을 본 임완유는 괜히 마음이 아팠다. “예천우, 잠깐만! 들어와 봐. 물어볼 게 있어.”“아니,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히 예천우가 먼저 바람을 피웠는데 오히려 임완유를 탓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됐어!”“그래!”예천우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돌아서서 떠났다.어쩌면 그가 떠나야 할 때가 된 것도 같았다.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이상 반드시 더 깊이 조사해야 했다.그렇게 되면 점점 더 많은 위험에 부딪칠 것이다.스승님은 그의 원수는 아주 강하다고 했었다.지금 떠나는 것도 임완유에 대한 보호라고 할 수 있다.임완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욕설을 퍼부었다. “예천우, 이 나쁜 놈아! 개자식! 네가 먼저 바람을 피웠으면서 왜 그렇게 당당한데!”임완유는 예천우를 쫓아가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었다. 예천우가 어떻게 자신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는지 몰랐다.하지만 임완유는 결국 참았다. 마음속으로 화를 내면서 예천우에게 잘해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임완유의 울먹거리는 목소리에서 그녀가 억울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유은수는 딸이 남자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래서 예천우에게 욕설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예천우가 돌아서서 다가와 휴지를 꺼내 임완유의 눈물을 닦아주며 설명했다.“오해야. 나 바람을 피운 적이 없어. 진가인을 그냥 여동생으로 생각할 뿐이야.”임완유는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들어 물었다. “진가인? 호텔에 있었던 그 여자의 이름이야?”“응.”“가인이 집에 가스가 폭발했는데 내가 구해줬어. 그리고 호텔에 데려다줬는데 가인이가 그들을 해치려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있었어. 가인이가 나에게 보호해 달라고 해서…”“남자와 여자가 호텔에 갔는데 나보고 오해하지 말라고?”“가인이 엄마도 같이 있었어.”“모녀 둘에 너까지 같이?”“응, 근데 따로 잤어
“진가인에 대해 물어본 거 아니야? 이 얘기가 갑자기 왜 나와?”예천우는 대답하며 한편으로 임완유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려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러면 임완유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었다. "말 돌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네가 채 의원의 손자를 구해 준거 때문에 채의원이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자진해서 사가 쪽 움직임을 마무리 지은 거야?”임완유는 이 이유 외에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당연하지. 내 말이 맞지?"임완유는 말을 이어갔다. "채 의원이 네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이렇게 큰 일을 벌일 줄은 몰랐네. 심지어 사태수를 직접 만나 3일의 시간을 달라고 부탁할 줄이야.”"만약 그렇지 않았으면 넌 사태수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을 거야. 어찌 되었든 채 의원은 지금 너에게 호의적이야. 나중에 네가 제대로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어." “음…”예천우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믿고 있으니 굳이 더 설명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현재의 자신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았고,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말하다 보니 뻔뻔한 유걸이 생각나네. 우리 임씨 가문의 많던 재산을 사기 치고 전부터 계속 그 사람을 도왔었잖아.”임완유가 화를 내며 말했다. “임씨 가문도 지금 꽤나 힘들지?”예천우는 상황을 틈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었다."괜찮아.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들을 겪었는데, 이 정도는 상관없어. 아, 그리고 병원에 가서 김혜정을 때린 것도 네가 그런 거야?”“응!”예천우가 이번엔 솔직하게 인정했다.예천우가 인정하는 모습을 본 임완유는 마음이 동했지만 그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 말이야, 아무리 네가 채 의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겁 없이 굴면 안돼.”"그게 겁이 없는 건가? 난 그때 그 노인네들이 감히 너를 때렸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짐을 싸서 돌아가고 싶었어. 다른 건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이 말은 사실 예천우의
너 외에는 누구도 나를 해할 수 없어!간단한 문장이지만 그 말이 임완유의 마음 깊은 곳까지 후벼 팠고, 온몸이 살짝 떨렸다.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임씨 가문에 온 뒤로 예천우는 가끔 허풍을 떤 것 외에는 항상 좋은 사람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녀를 지켜주었다는 것이다.상대가 부잣집 도련님이든, 밑바닥 불량배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제일앞자리에서 그녀를 지켜주었다.때로는 지나치게 충동적이어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그의 감정은 매우 분명했고, 그녀가 그를 무시하고 심지어 몇 번이고 비난해도 변하지 않았다.이 생각을 하니 임완유는 또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바로 유걸이 그 당시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이었다. 만약 유걸이 한 짓이 아니었다면 그전에 몇 번이고 위기에서 벗어난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임완유는 고개를 저었다. 진실은 유걸을 찾아야만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심지어 유걸이 일부러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려고 그랬을 수도 있다.하지만 지금 유걸을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 그가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그는 최소 10년은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소정의 전화였다. 그녀는 전화를 받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바로 밖으로 나갔다.왜냐하면 소정이 전화로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큰 프로젝트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사장님이 나타났다고 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예천우는 임완유와 헤어진 뒤 별장 입구로 나와 차에 시동을 건 뒤 떠났다.임완유… 그는 자신이 언제부터 마음속에 그녀를 품게 되었고, 그녀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몰랐다.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을 오해했지만 끝에서는 항상 용서를 선택했었다.그런데 차가 단지를 떠나기 전, 두건을 쓰고 한쪽 눈만 보인 채 쇠막대를 들고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이 차 앞을 가로막았다.우두머리의 얼굴이
예천우는 깔끔하게 오른손을 들더니 철봉을 빼앗아 살짝 흔들어 상대방의 가슴을 때렸다. “윽!” 남자는 그의 공격에 공중으로 날아가 쾅하고 떨어졌다. 이어서 살짝 움직이더니 간단한 동작에 엄청난 위력이 실렸다. “아!” “아이고!” 몇 초 만에 나머지 3명은 모두 공격을 받아 바닥에 떨어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했다. 그들은 연기하는 게 아니었다. 적어도 갈비뼈가 몇 대나 끊어졌을 것이었다. 순간, 임선호만 남아서 외롭게 서있었다. 그는 어리둥절해졌다. 처음에 이 사람들의 실력을 테스트할 땐 아주 대단해 보였는데. 그래서 2억이나 썼는데 이렇게 쓸모없을 줄은 몰랐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2억은 큰돈이었다. 부모의 노후자금까지 유걸에게 뜯겼다. “이제 너 차례야.”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오늘 기분이 안 좋아 강도를 조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 사람이 이렇게 큰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었다. 네 사람이 통곡을 하는 모습을 본 임선호는 다리를 떨며 말했다. “너…… 너 오지 마. 너 나 건드리면 우리 누나가 화낼 거야.” “너희 누나? 이제야 누나가 생각난 거야? 방금 내 다리를 부러트리려고 할 땐 왜 누나가 생각나지 않았을까?” “그리고, 네가 가면을 쓰고 있어서 난 네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때려도 내 탓은 아니지 않나?”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아…… 안 돼!” 임선호는 놀라서 말하며 가면을 벗고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이제 됐지? 내가 가면을 벗었고, 너도 날 알아봤으니 날 때리면 안 돼.” “그래. 네가 가면을 벗었으니 이젠 네가 사람을 매수해서 날 해치려고 했다는 게 증명이 되겠지? 이제 혼자 경찰서에 갈래? 아니면 경찰이 잡으러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뭐? 아니! 너 방금 가면을 벗으면 날 건드리지 않겠다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닥쳐.”이때 뒤에 있던 차 문이 열리더니 임완유가 내려왔다. 그녀는 잠깐 보더니 분노해서 말했다.“임선호, 너 사람까지 찾아서 예천우를 공격하다니. 왜 그러는 거야?”
“허세는, 네가 방법이 있다면 매일 거지같이 입고 다니지 않았겠지.” 임선호는 옆에서 비웃으며 말했다. “임선호!” 임완유가 분노해서 말했다. 임선호는 움찔하더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알았어. 난 말하지 않을 테니 계속해.” 임완유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궁금해서 물었다. “무슨 방법이 있는데?” “그게…….” 예천우는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용문에 셀 수도 없을 만큼 산업이 있으니까 조금 가져다 쓴다고 티도 나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 “너 정말…….” 임완유는 그가 허세를 부린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참았다. “됐어. 내가 해결할 수 있어.” “정말 할 수 있어?” “당연하지!” 임완유는 단호하게 대답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해결할 수 없다고 해도 넌 방법이 없잖아.’ “그래. 그럼 해결 못할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전화해.” 임완유가 필요 없다고 하니 예천우도 강박하지 않았다. “응!” 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속으론 그에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청하는 건 일시적인 해결방법일 뿐,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실력이니까. “갈게!” 예천우는 차에 올라타서 떠났다. 임완유도 뒤따라 차에 올랐다. 하지만 떠나는 방향이 달랐다. 임선호는 화가 났다. 이번에 예천우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에게 당하고 누나에게까지 혼나다니.돌아간 후 유은수는 흥분해서 예천우의 다리를 부러뜨리진 않았는지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임선호는 화가 났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자세한 상황을 안 유은수는 기분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특히 딸이 예천우의 편을 들어 아들을 꾸짖었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화가 나서 언젠가 예천우가 후회하게 만들 거라고 결심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최종 방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어.’ 예천우는 임씨 별장을 떠나 한 시간 정도 운전해서 호텔에 도착했다. 서로 관계를 인정하진 않았지만 진민과 진가인은 이미 그에게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임완유에게 아무 일
용왕 어르신은 패기 있게 말했다. “알았어요. 사부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네요.”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 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사부님, 혹시 뭐 하세요?” “당…… 당연히 수련 중이지. 윽, 좀 더 깊게…….” “…….” 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사부님이 수련하는 게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 전화를 끊은 그는 다시 예전의 침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방탕스러운 느낌까지 들게 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진가인이 신나서 물었다. “천우 오빠. 볼 일 다 봤어요?” “응! 할 일도 없고 해서 너희들 데리고 가서 집 사려고.” 예천우가 말했다. “알겠어요.” 진가인은 즐겁게 대답했다. 방금 2억 원을 받아 지금 총 14억이나 있어서 괜찮은 집을 사 엄마와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민도 의견이 없었다. “어차피 집을 사도 가인이 이름으로 할 텐데 둘이 가면 되지 않나?” 진민의 요구 하에 예천우는 할 수 없이 진가인을 데리고 출발했다. 차에 타자마자 예천우는 진가인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 옆에 차를 세웠다. 들어가니 부동산 직원 몇 명이 앉아서 얘기 중이었다. 그들은 예천우와 진가인을 훑어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고 얘기했다. 예천우는 눈썹을 찌푸리고 매물 주위를 한 바퀴 돌았지만 아무도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이렇게 사람을 업신여기다니.’ 그가 짜증 나서 나가려고 할 때 화장실 방향에서 외모가 정교하고 몸집이 자그마한 여자가 다가와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집 보려는 건가요?” 하지만 여자는 말하자마자 놀라운 말투로 말했다. “진가인?” “예천우 교수님?” 예천우도 멍해졌다. ‘제일병원 간호사 이영 아니야? 왜 여기서 집 팔고 있는 거지?’ “예천우 교수님, 집 사려는 거예요?” 이영이 물었다. “응, 가인이랑 집 사려고.” “뭐예요? 둘이 사귀는 사이예요?” 진가인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 예천우가 그렇게 말할 때부터 그녀의 마음
예천우는 이영이 말이 없자 눈을 찡그리며 물었다.“없어요?”그는 이 동네가 고급스럽기도 하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구입해서 바로 인테리어 후 입주할 생각이었다.“있어요, 있습니다. 이쪽으로 보실까요?”이영은 그들을 건축 모형 앞으로 안내하여 설명하기 시작했다.사실 이 동네 아파트는 거의 다 팔리고 가격이 특별히 높거나, 층수 혹은 위치가 상대적으로 안 좋은 호들만 남아있었다. 이때 옆에서 몇몇 직원들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이영과 예천우와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그러다 별장을 사겠다는 말을 듣자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하하하, 이영이 큰 물고기를 낚았나 보다. 별장을 보고 있어. ”“쟤네들이 별장을 산다고? 너무 웃겨서 눈물 나. 저 색 바랜 옷은 몇 년이나 입었을까?”“그러게. 옆에 남자도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깔끔하긴 하다만... 딱 봐도 노점상에서 산 게 틀림없어. 만약 내 남자가 저따위 옷을 입고 다니면 내가 다 창피해 죽었을 거야. ”다른 한 명도 거들었다.“그러게 말이야. 내가 봐서는 이영 이번에도 헛수고야. 걔 여기 와서 계약 하나도 못따냈지?”“계약 못 하는 게 정상이지. 쟤는 눈치가 너무 없어. 찐 고객, 가짜 고객도 분별 못하면서 계약을 어떻게 따내냐? 몸으로 따내려고? ”그들은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낮춰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못 들었겠지만,예천우가 어디 일반인인가? 그녀들의 대화를 낱낱이 듣고 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했다. 내가 뭐 재벌 2세가 서민 여자를 구해주는 그런 드라마 주인공도 아니고... 왜 매번 이런 인간들을 만나지?다만 여기 직원들은 진가인 때처럼 대놓고 비아냥거리지는 않았다.예천우는 집은 어차피 사야 하니 오늘 반드시 그녀들에게 혼 좀 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영의 소개를 한참 들었는데 전부 타운하우스여서 물었다.“단독주택은 없나요?”“그게... 한발 늦었어요. 단독주택은 어제 다 팔리고 없습니다. 그리고 단독주택은 가격이 많이 높아요. 일부는 200억 가
중립적인 관객들은 임완유와 예천우의 편에 서기 시작했지만 박우형의 사생팬들은 여전히 그의 편을 들며 억지로 상황을 변호하려 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혼란스러워졌고 거대한 논쟁으로 발전하면서 사건은 더욱 확산하기 시작했다.매니저는 이 모든 상황을 보고 급히 박우형에게 보고했다. “우형 님, 큰일 났어요!”“또 뭐야?”박우형은 짜증스럽게 말했다.“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매니저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건네주었다.박우형은 화면을 확인하더니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이 녹음과 영상으로 똑똑히 담겨 있는 걸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젠장, 어떻게 된 거야? 이렇게 선명한 녹음이랑 영상이 나올 수가 있단 말이야?”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댓글들을 보며 당황하고 분노했다.“당장 여론을 뒤집을 방법을 찾아! 프로 악플러를 고용해서 상황을 반전시키라고! 그리고 플랫폼에도 연락해. 얼마나 들든 돈을 주고서라도 이걸 막아야 해!”매니저는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제 와서 여론을 막는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박우형이 명령을 내렸으니 어쩔 수 없이 임무를 완수해야 했다.그러나 매니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플랫폼 측은 아예 우리 말을 듣지 않아요. 게다가 프로 악플러들도 모두 경고를 받아 움직이지 않습니다.”바로 그때, 예천우는 또 하나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박우형이 예천우를 건방진 자식이라고 부르며 자신을 뛰어난 음악 천재이자 현대의 위인으로 칭했던 부분이었다.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폭발했다.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심지어 일부 언론사들마저 박우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나섰다. 이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로 발전했다.사람들은 사건이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예천우가 이런 문구를 남겼다.“여러분,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겠죠? 이건 단지 맛보기일 뿐입니다. 내일 밤 8시, 황금 시간대에 박우형의 진짜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이 문장이
이 상황에서 팬들은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했다.지켜만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젠장. 내가 눈이 멀었나 봐. 이런 쓰레기를 지지하다니!” “이렇게 뻔뻔한 여자도 있어. 내가 현장에 있었어도 저런 말을 들으면 참지 못하고 호되게 두들겨 팼을 거야.”“내가 잘못했어요. 예천우 형님, 전에 형님을 욕한 건 제 실수였어요.”“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지? 박우형은 진짜 역겹네.”“봐라, 내가 뭐랬어. 분명히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 그렇지!”“저게 무슨 연예인들의 롤모델이야. 그냥 쓰레기일 뿐이지.”“죄송합니다. 임 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임 대표님, 우리가 오해했어요. 여기서 사과드립니다.”사람들은 예천우의 이름은 몰라도 임완유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한순간에 분위기가 확 바뀌어져 버렸다. 네티즌들은 너도나도 임완유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댓글 창에는 죄송하다는 말들이 가득했고 특히 임완유의 완벽한 외모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그녀를 다시 본 사람들은 이런 완벽한 여신한테 어떻게 그런 욕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후회했다.남성 네티즌 중 일부는 심지어 직접 나서서 저 개념 없는 여성 팬을 혼내주고 싶다며 분노를 쏟아냈다.한편, 사람들은 박우형의 행동에 대한 혐오감도 급격히 커졌다. 분명히 박우형이 먼저 임완유를 건드렸고 거절당하자 그녀를 모욕했고 이후 팬들을 동원해 그녀를 집단으로 조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나도 저 상황이었다면 참을 수 없었을 거야.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을지도 몰라.”예천우한테 맞았던 여자는 이 상황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심각해질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래도 우형 오빠는 나를 지켜주겠지.”그 여성 팬은 지금 박우형한테 기대를 걸고 있었다.하지만 박우형의 팬들은 분열되기 시작했다. 팬 중 일부는 박우형이 조금 지나쳤다고 인정했지만, 여전히
밤 10시가 되자마자 예천우는 임완유의 계정을 통해 첫 번째 영상을 게시했다.이 영상은 사건 초기부터 시작해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하던 모습, 그리고 예천우가 폭행을 가하던 순간과 경호원들과의 충돌까지 모든 과정을 완전히 담고 있었다.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내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상에는 음성이 없어서 대화 내용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그런데도 영상을 본 사람들은 박우형이 먼저 임완유에게 다가가 말을 건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건의 발단이 임완유의 선제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했다.그러나 이러한 점이 예천우의 폭행을 정당화하지는 못했다.매니저는 영상을 보고 깜짝 놀라며 박우형에게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이 영상은 분명히 매니저가 돈 주고 삭제했지만, 삭제했던 CCTV 영상이 그대로 올라왔다.박우형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영상을 확인한 뒤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어쩌라고? 소리가 없잖아. 결국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해. 중요한 건 저 자식내 팬을 때렸다는 사실이고 그다음에 주먹을 휘두른 것도 명백한 잘못이라는 거야.”그는 여유로운 태도로 댓글을 확인하며 비웃었다.비록 어떤 사람들은 박우형이 심한 말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대부분의 댓글은 예천우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이딴 걸 증거라고 올린 거야? 아무것도 설명 못 하는데?”“맞아.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알았다고 해도 뭐가 달라지겠어?”“그냥 시간 끌기지 뭐. 증거가 있었으면 진작에 공개했겠지. 어찌 됐든 주먹을 휘두른 건 잘못된 일이지. 특히 여자를 때린 건 더더욱 잘못했고.”“맞아. 이건 오히려 예천우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때렸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야. 처벌은 당연히 받아야지.”“...”한편, 천해시의 많은 사람들도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었다. 사건 당사자들이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천우를 아는 사람들은 속으로 이렇게 단순한 일이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그 시각 유은수는 이번 일을 지켜보며
“뻔하지. 별거 아니야. 지금 딱 보면 시간이나 끌고 도망갈 궁리나 하는 거겠지. 두고 봐. 내가 장담하는데 밤 9시가 되어도 아무것도 공개하지 못할걸.”황금 시간대인 저녁 8시를 넘어서 9시까지 증거를 공개하지 못하면 이는 곧 아무런 증거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확신했다.그의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특히 그의 옆에 있던 여자는 박우형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우형 오빠는 정말 모든 걸 잘하시네. 비록 잠자리에서는 약간의 약물이 필요할 뿐이지.’그때 매니저가 급히 뛰어 들어와 말했다.“우형 님! 저 자식들이 틱톡에 계정을 만들어서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했어요!”“그래? 그럼 공개했어?”“아니요. 아직요.”“그거 봐봐. 거짓말이잖아. 누구나 말은 할 수 있지. 플랫폼 공식 계정에서도 아무 말 없잖아.”“그렇네요. 그건 맞아요.”사실 예천우는 이미 틱톡 플랫폼과 협상을 마친 상태였고 임완유의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어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었다.초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혹시나하는 마음에 임완유의 개인 계정을 팔로우하기 시작했다.특히 플랫폼의 공식 계정이 이를 인증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팔로워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였다.이 상황은 박우형의 팬들을 화나게 했다. 그들은 왜 많은 사람이 흉악한 범죄자의 계정을 이렇게 많이 팔로우하는지 이해가 안 됐고 심지어 심하게 예천우와 임완유 두 사람을 욕하고 싶었다.그러나 그들의 분노와는 달리 계정의 팔로워는 수백만을 넘어서며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었다.지금의 상황을 놓고 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속도로 천만 명을 넘을 것 같았다.하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빨리 증거 영상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증거 영상을 가장 빨리 보려면 임완유의 계정을 팔로우해야 했다.시간은 어느덧 저녁 9시가 되었고 임완유의 개인 계정의 팔로워 수는 이미 2천만 명을 돌파하며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하지만 여
예천우와 함께 방으로 돌아오자 임완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천우야, 정말로 모든 증거를 준비해 둔 거야?”“당연하지.”예천우는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그는 임완유를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약간의 시간을 끌었을 뿐이지 사실 모든 것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이번 기회에 임연 그룹의 화장품까지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계산도 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유은수가 이득을 보는 게 별로 탐탁지 않았다.‘유은수의 성격상 이런 일이 있으면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완유와 나를 비웃겠지.’임완유 때문이 아니라면 예천우는 유은수를 상대하기조차 싫었다.한편 유은수의 첫 출근 날은 쉽지 않았다. 회사 사람들은 대체로 그녀에게 전혀 호감을 느끼지 못했고 그녀는 일을 시작하자마자 본인이 모든 것을 잘 안다는 듯이 행동하며 각종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유은수는 지출 통제에 강하게 나서며 불필요한 보상을 줄이고 심지어 직원들 월급을 낮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물론, 월급을 바로 깎는 건 쉽지 않으니 대신 직원들이 받는 보너스와 인센티브를 줄여 회사 비용을 절감하려고 했다.돈을 덜 쓰면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유은수의 단순한 논리였다. 그녀는 임완유가 직원들에게 과도한 보상을 줬다고 생각하며 이런 방식으로는 회사가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완유가 도대체 뭐한 거야. 어쩐지 회사가 큰 발전이 없다 했더니.’그러나 이러한 조치에 대해 회사의 중급 관리자인 이신향은 강하게 반대했다.그녀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직원들을 위해 나서서 반박했지만 이는 곧 유은수의 심기를 거슬렀다.결국 임 어머니는 그녀를 회사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해고해 버렸다.이에 따라 직원들의 불만은 커졌지만 누구도 감히 더는 반박하지 못했다. 해고를 피하려면 입을 다물어야 했기 때문이다.예천우가 여유 있는 태도로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임완유는 조금 안심했다.하지만 양서은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사람이 지금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지
“젠장, 부모 욕까지도 참아줄 수 있는데 우형 오빠 욕은 도저히 못 참아! 너 죽었어!”한 열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한 아이가 이런 개념이 없는 말을 큰 소리로 입 밖에 내뱉었다. 황 형사는 식은땀이 비 오듯 흐르며 난감해졌다. 현재 배치된 형사들로는 이 많은 사람을 막아내기가 역부족이었다. 상황은 곧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것처럼 보였다.그 순간, 예천우가 낮은 목소리로 코웃음을 치더니 갑자기 큰소리로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무서운 천둥처럼 사람들 귀에 울려 퍼졌다.“내 말을 안 믿는다고? 좋아. 오늘 밤 내가 모든 증거를 공개해서 진실을 보여주겠어.”팬들은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누군가가 달갑지 않은 말투로 소리쳤다.“증거는 무슨 개뿔? 말도 안 돼. 그냥 시간 끌려는 속셈이지. 도망가려는 거 아니야?” 그러자 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 “도망? 너희 같은 바보들 때문에 내가 도망을 간다고? 너희가 나를 감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예천우의 당당한 태도에 사람들은 더욱 분노했다. 격분한 팬들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예천우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기세였다.황 형사는 무력감에 머리를 싸쥐며 중얼거렸다.‘이 친구 미쳤나... 정말 작정하고 큰 사고를 치려고 하는 거야?’그때 추가 경찰 병력이 도착했다. 특히 특수부대가 현장에 합류하면서 사람들은 총을 든 특수 경찰을 보며 조금씩 몸을 움츠렸다.예천우는 팬들이 잠시 얌전해진 틈을 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너희들이 걱정하는 걸 내가 직접 알려줄게.” 그는 주변 경찰들을 가리키며 말했다.“황 형사니, 여기 있는 형사 중 몇 명을 배치해 저를 따라다니게 해주세요. 오늘 밤까지 제가 증거를 공개할 때까지 저를 감시하게 하면 되지 않겠어요?”그러자 황 형사는 즉시 확성기를 잡고 사람들에게 말했다.“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예천우 씨를 끝까지 감시할 것입니다. 만약 예천우 씨의 결백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즉시 체포하겠습니다.”그러나 군중 중 누군가가 외쳤다.“믿을 수
엄청난 규모의 소동은 라이브 스트리머들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현장에 도착한 스트리머들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며 조회수를 올렸고, 현장에 오지 못한 이들은 영상을 편집해 빠르게 퍼뜨렸다.그뿐만 아니라 주요 TV 방송국과 신문사, 각종 언론사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려 몰려들었다.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공개된 영상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예천우의 행동을 비난하는 여론이 급격히 확산하었다.박우형의 많은 사생팬들은 이 모든 상황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몹시 흥분했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우상인 박우형을 지켜냈다고 생각하면서 큰 자존감을 느꼈다.용국의 고위층 사람들은 이 일어 더 커질까 봐 반드시 범죄자를 잡아내라는 지시를 내렸다.아니나 다를까 경찰서의 서장이 나타나기도 전에 황 형사는 확성기를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저희는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법을 어긴 자를 반드시 처벌하겠습니다.”하지만 군중은 여전히 분노를 멈추지 않았다.“지금 당장 범인을 체포해 처벌하라!” 그 모습에 황 형사도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이 정도 상황에서 예천우한테 죄가 있든 없든 그냥 두는 건 불가능해. 차라리 데려가서 조사하는 게 낫겠군. 빨리 들어가서 예천우를 경찰서로 데려가야겠어.’황 형사도 어쩔 수 없는 건 이런 상황에서 뭐라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 소동이 일어날 것 같았고 소동 때문에 누군가가 목숨을 잃는 사고라도 발생하면 황 형사는 그 책임을 져야 했다.그가 마음을 정리하던 순간 그의 옆에서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 형사님, 확성기 좀 빌려주시죠.”황 경관은 순간 멍해졌고 고개를 돌리자 정말 예천우가 서 있었다.‘지금 이 상황에 직접 나타나다니. 이 친구 제정신인가? 정체가 들키면 더 큰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하지만 예천우가 이미 나섰으니 그보고 숨으라는 말도 할 수 없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먼저 예천우를 잡는 방법밖에 없겠네. 그러면 사람들의 화가
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이 사람들 미쳤나? 용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항의하는 일은 정말 드문 일인데.’이번 일은 분명 용국의 고위층 사람들까지 화를 내게 할 것이다. 그러지 진실을 철저히 조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증거가 없다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사건이면 모든 것을 하나하나 들춰내야 했다.‘팬들의 이런 정신 나간 짓거리는 박우형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박우형을 완전히 망하게 만드는 거야. 박우형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이런 힘을 감당할 수는 없겠지.’실제로도 일이 그렇게 흘러갔다. 이번 사건은 빠르게 용국의 고위층 사람들에게 보고되었고 그들은 이 일을 듣고 벌컥 화를 내며 즉각 조사를 시작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진실이 무엇이든 책임자에게 반드시 처벌을 내리겠다는 뜻이었다.한편, 양서은의 말을 듣고 임완유는 급히 예천우에게 물었다.“천우야, 어쩌지? 아무래도 네가 먼저 피하는 게 좋겠어. 내가 대신 나가볼게.”임완유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험한 말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직접 주먹을 휘두른 건 예천우였고 그가 위험해질지 걱정되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가 해결할 거야.”그러자 양서은은 조바심이 나서 계속 말했다.“그래도 제발 한 번만 피하세요. 너무 많은 팬이 모여 있고 완전히 미친 사람들 같아요!”하지만 예천우는 냉정히 대꾸했다.“그들이 미쳤든 말든 그건 제가 알 바 아니죠. 이왕 죽을 각오를 한 거라면 제가 오늘 제대로 끝을 봐주겠어요.”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일이 이 정도로 커졌으면 이미 정부가 개입했을 것이 분명했고 지금 상황이면 충분히 모든 것이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한편, 박우형은 이 소식을 듣고 소리 내어 웃으며 말했다.“그 멍청한 자식인 주제에 내 상대가 되겠다고? 이번엔 어떻게 죽는지 두고 보자고.”옆에 있던 매니저가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우형 님, 여긴 용국이에요. 이런 대규모 시위는 드문 일이라 윗선에서 화내지 않을까요?”
예천우는 임완유의 이상한 기색을 알아차리고 급히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임완유는 예천우의 질문에 사실을 숨기지 않고 마지못해 말했다.“그 천상 그룹 대표 자리는 아마도… 아마도 내가 못 할 것 같아...”“왜?”예천우가 묻자 임완유는 사실대로 상황을 전했다.임완유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예천우는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분노를 터뜨렸다.“젠장!”다른 사람들은 몰랐어도 예천우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임완유가 걱정하는 건 어머니의 자산이 피해를 보고 그로 인해 어머니가 싫어하실까 봐 두려웠다.‘어쩐지 완유가 아직 대표 부임식에 참가하지도 않고 심지어 부임에 관해 아무런 정보도 흘리지 않았는데 인터넷에 갑자기 천상 그룹의 소식이 인터넷에서 나타나다니... 설마 아까 양서은이라는 비서일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결국 예천우는 부대표인 장희준이 벌인 일이라고 확신했다.‘대표 자리를 원한다고? 네가 바로 퇴직하고 평생 침대에 누워 있게 해줄게.”“천우야, 미안해. 내가 또 잘못한 걸까?”임완유는 예전에는 자기가 잘난 줄 알았다. 학창 시절에도, 임연 그룹의 대표가 된 후에도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이 며칠 사이에 그녀는 자기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예천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어.” 예천우는 부드럽게 말하면서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자 남궁은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예천우는 먼저 장희준을 건드리지 말고 자기가 직접 나설 테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직접 처리해서 임완유의 위신을 높여주고 싶었다.예천우는 임완유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분사 하나쯤이야 사라지거나 망해도 괜찮지만 임완유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남궁은서는 전화를 끊고 바로 고위층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결과 고위층은 장희준에게 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