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우의 이런 모습을 본 임완유는 괜히 마음이 아팠다. “예천우, 잠깐만! 들어와 봐. 물어볼 게 있어.”“아니,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히 예천우가 먼저 바람을 피웠는데 오히려 임완유를 탓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됐어!”“그래!”예천우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돌아서서 떠났다.어쩌면 그가 떠나야 할 때가 된 것도 같았다.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이상 반드시 더 깊이 조사해야 했다.그렇게 되면 점점 더 많은 위험에 부딪칠 것이다.스승님은 그의 원수는 아주 강하다고 했었다.지금 떠나는 것도 임완유에 대한 보호라고 할 수 있다.임완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욕설을 퍼부었다. “예천우, 이 나쁜 놈아! 개자식! 네가 먼저 바람을 피웠으면서 왜 그렇게 당당한데!”임완유는 예천우를 쫓아가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었다. 예천우가 어떻게 자신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는지 몰랐다.하지만 임완유는 결국 참았다. 마음속으로 화를 내면서 예천우에게 잘해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임완유의 울먹거리는 목소리에서 그녀가 억울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유은수는 딸이 남자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래서 예천우에게 욕설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예천우가 돌아서서 다가와 휴지를 꺼내 임완유의 눈물을 닦아주며 설명했다.“오해야. 나 바람을 피운 적이 없어. 진가인을 그냥 여동생으로 생각할 뿐이야.”임완유는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들어 물었다. “진가인? 호텔에 있었던 그 여자의 이름이야?”“응.”“가인이 집에 가스가 폭발했는데 내가 구해줬어. 그리고 호텔에 데려다줬는데 가인이가 그들을 해치려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있었어. 가인이가 나에게 보호해 달라고 해서…”“남자와 여자가 호텔에 갔는데 나보고 오해하지 말라고?”“가인이 엄마도 같이 있었어.”“모녀 둘에 너까지 같이?”“응, 근데 따로 잤어
“진가인에 대해 물어본 거 아니야? 이 얘기가 갑자기 왜 나와?”예천우는 대답하며 한편으로 임완유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려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러면 임완유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었다. "말 돌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네가 채 의원의 손자를 구해 준거 때문에 채의원이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자진해서 사가 쪽 움직임을 마무리 지은 거야?”임완유는 이 이유 외에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당연하지. 내 말이 맞지?"임완유는 말을 이어갔다. "채 의원이 네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이렇게 큰 일을 벌일 줄은 몰랐네. 심지어 사태수를 직접 만나 3일의 시간을 달라고 부탁할 줄이야.”"만약 그렇지 않았으면 넌 사태수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을 거야. 어찌 되었든 채 의원은 지금 너에게 호의적이야. 나중에 네가 제대로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어." “음…”예천우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믿고 있으니 굳이 더 설명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현재의 자신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았고,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말하다 보니 뻔뻔한 유걸이 생각나네. 우리 임씨 가문의 많던 재산을 사기 치고 전부터 계속 그 사람을 도왔었잖아.”임완유가 화를 내며 말했다. “임씨 가문도 지금 꽤나 힘들지?”예천우는 상황을 틈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었다."괜찮아.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들을 겪었는데, 이 정도는 상관없어. 아, 그리고 병원에 가서 김혜정을 때린 것도 네가 그런 거야?”“응!”예천우가 이번엔 솔직하게 인정했다.예천우가 인정하는 모습을 본 임완유는 마음이 동했지만 그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 말이야, 아무리 네가 채 의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겁 없이 굴면 안돼.”"그게 겁이 없는 건가? 난 그때 그 노인네들이 감히 너를 때렸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짐을 싸서 돌아가고 싶었어. 다른 건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이 말은 사실 예천우의
너 외에는 누구도 나를 해할 수 없어!간단한 문장이지만 그 말이 임완유의 마음 깊은 곳까지 후벼 팠고, 온몸이 살짝 떨렸다.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임씨 가문에 온 뒤로 예천우는 가끔 허풍을 떤 것 외에는 항상 좋은 사람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녀를 지켜주었다는 것이다.상대가 부잣집 도련님이든, 밑바닥 불량배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항상 제일앞자리에서 그녀를 지켜주었다.때로는 지나치게 충동적이어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그의 감정은 매우 분명했고, 그녀가 그를 무시하고 심지어 몇 번이고 비난해도 변하지 않았다.이 생각을 하니 임완유는 또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바로 유걸이 그 당시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이었다. 만약 유걸이 한 짓이 아니었다면 그전에 몇 번이고 위기에서 벗어난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임완유는 고개를 저었다. 진실은 유걸을 찾아야만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심지어 유걸이 일부러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려고 그랬을 수도 있다.하지만 지금 유걸을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 그가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그는 최소 10년은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소정의 전화였다. 그녀는 전화를 받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바로 밖으로 나갔다.왜냐하면 소정이 전화로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큰 프로젝트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사장님이 나타났다고 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예천우는 임완유와 헤어진 뒤 별장 입구로 나와 차에 시동을 건 뒤 떠났다.임완유… 그는 자신이 언제부터 마음속에 그녀를 품게 되었고, 그녀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몰랐다.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을 오해했지만 끝에서는 항상 용서를 선택했었다.그런데 차가 단지를 떠나기 전, 두건을 쓰고 한쪽 눈만 보인 채 쇠막대를 들고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이 차 앞을 가로막았다.우두머리의 얼굴이
예천우는 깔끔하게 오른손을 들더니 철봉을 빼앗아 살짝 흔들어 상대방의 가슴을 때렸다. “윽!” 남자는 그의 공격에 공중으로 날아가 쾅하고 떨어졌다. 이어서 살짝 움직이더니 간단한 동작에 엄청난 위력이 실렸다. “아!” “아이고!” 몇 초 만에 나머지 3명은 모두 공격을 받아 바닥에 떨어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했다. 그들은 연기하는 게 아니었다. 적어도 갈비뼈가 몇 대나 끊어졌을 것이었다. 순간, 임선호만 남아서 외롭게 서있었다. 그는 어리둥절해졌다. 처음에 이 사람들의 실력을 테스트할 땐 아주 대단해 보였는데. 그래서 2억이나 썼는데 이렇게 쓸모없을 줄은 몰랐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2억은 큰돈이었다. 부모의 노후자금까지 유걸에게 뜯겼다. “이제 너 차례야.”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오늘 기분이 안 좋아 강도를 조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 사람이 이렇게 큰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었다. 네 사람이 통곡을 하는 모습을 본 임선호는 다리를 떨며 말했다. “너…… 너 오지 마. 너 나 건드리면 우리 누나가 화낼 거야.” “너희 누나? 이제야 누나가 생각난 거야? 방금 내 다리를 부러트리려고 할 땐 왜 누나가 생각나지 않았을까?” “그리고, 네가 가면을 쓰고 있어서 난 네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때려도 내 탓은 아니지 않나?”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아…… 안 돼!” 임선호는 놀라서 말하며 가면을 벗고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이제 됐지? 내가 가면을 벗었고, 너도 날 알아봤으니 날 때리면 안 돼.” “그래. 네가 가면을 벗었으니 이젠 네가 사람을 매수해서 날 해치려고 했다는 게 증명이 되겠지? 이제 혼자 경찰서에 갈래? 아니면 경찰이 잡으러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뭐? 아니! 너 방금 가면을 벗으면 날 건드리지 않겠다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닥쳐.”이때 뒤에 있던 차 문이 열리더니 임완유가 내려왔다. 그녀는 잠깐 보더니 분노해서 말했다.“임선호, 너 사람까지 찾아서 예천우를 공격하다니. 왜 그러는 거야?”
“허세는, 네가 방법이 있다면 매일 거지같이 입고 다니지 않았겠지.” 임선호는 옆에서 비웃으며 말했다. “임선호!” 임완유가 분노해서 말했다. 임선호는 움찔하더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알았어. 난 말하지 않을 테니 계속해.” 임완유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궁금해서 물었다. “무슨 방법이 있는데?” “그게…….” 예천우는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용문에 셀 수도 없을 만큼 산업이 있으니까 조금 가져다 쓴다고 티도 나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 “너 정말…….” 임완유는 그가 허세를 부린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참았다. “됐어. 내가 해결할 수 있어.” “정말 할 수 있어?” “당연하지!” 임완유는 단호하게 대답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해결할 수 없다고 해도 넌 방법이 없잖아.’ “그래. 그럼 해결 못할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전화해.” 임완유가 필요 없다고 하니 예천우도 강박하지 않았다. “응!” 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속으론 그에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청하는 건 일시적인 해결방법일 뿐,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실력이니까. “갈게!” 예천우는 차에 올라타서 떠났다. 임완유도 뒤따라 차에 올랐다. 하지만 떠나는 방향이 달랐다. 임선호는 화가 났다. 이번에 예천우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에게 당하고 누나에게까지 혼나다니.돌아간 후 유은수는 흥분해서 예천우의 다리를 부러뜨리진 않았는지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임선호는 화가 났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자세한 상황을 안 유은수는 기분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특히 딸이 예천우의 편을 들어 아들을 꾸짖었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화가 나서 언젠가 예천우가 후회하게 만들 거라고 결심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최종 방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어.’ 예천우는 임씨 별장을 떠나 한 시간 정도 운전해서 호텔에 도착했다. 서로 관계를 인정하진 않았지만 진민과 진가인은 이미 그에게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임완유에게 아무 일
용왕 어르신은 패기 있게 말했다. “알았어요. 사부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네요.”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 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사부님, 혹시 뭐 하세요?” “당…… 당연히 수련 중이지. 윽, 좀 더 깊게…….” “…….” 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사부님이 수련하는 게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 전화를 끊은 그는 다시 예전의 침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방탕스러운 느낌까지 들게 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진가인이 신나서 물었다. “천우 오빠. 볼 일 다 봤어요?” “응! 할 일도 없고 해서 너희들 데리고 가서 집 사려고.” 예천우가 말했다. “알겠어요.” 진가인은 즐겁게 대답했다. 방금 2억 원을 받아 지금 총 14억이나 있어서 괜찮은 집을 사 엄마와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민도 의견이 없었다. “어차피 집을 사도 가인이 이름으로 할 텐데 둘이 가면 되지 않나?” 진민의 요구 하에 예천우는 할 수 없이 진가인을 데리고 출발했다. 차에 타자마자 예천우는 진가인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 옆에 차를 세웠다. 들어가니 부동산 직원 몇 명이 앉아서 얘기 중이었다. 그들은 예천우와 진가인을 훑어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고 얘기했다. 예천우는 눈썹을 찌푸리고 매물 주위를 한 바퀴 돌았지만 아무도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이렇게 사람을 업신여기다니.’ 그가 짜증 나서 나가려고 할 때 화장실 방향에서 외모가 정교하고 몸집이 자그마한 여자가 다가와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집 보려는 건가요?” 하지만 여자는 말하자마자 놀라운 말투로 말했다. “진가인?” “예천우 교수님?” 예천우도 멍해졌다. ‘제일병원 간호사 이영 아니야? 왜 여기서 집 팔고 있는 거지?’ “예천우 교수님, 집 사려는 거예요?” 이영이 물었다. “응, 가인이랑 집 사려고.” “뭐예요? 둘이 사귀는 사이예요?” 진가인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 예천우가 그렇게 말할 때부터 그녀의 마음
예천우는 이영이 말이 없자 눈을 찡그리며 물었다.“없어요?”그는 이 동네가 고급스럽기도 하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구입해서 바로 인테리어 후 입주할 생각이었다.“있어요, 있습니다. 이쪽으로 보실까요?”이영은 그들을 건축 모형 앞으로 안내하여 설명하기 시작했다.사실 이 동네 아파트는 거의 다 팔리고 가격이 특별히 높거나, 층수 혹은 위치가 상대적으로 안 좋은 호들만 남아있었다. 이때 옆에서 몇몇 직원들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이영과 예천우와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그러다 별장을 사겠다는 말을 듣자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하하하, 이영이 큰 물고기를 낚았나 보다. 별장을 보고 있어. ”“쟤네들이 별장을 산다고? 너무 웃겨서 눈물 나. 저 색 바랜 옷은 몇 년이나 입었을까?”“그러게. 옆에 남자도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깔끔하긴 하다만... 딱 봐도 노점상에서 산 게 틀림없어. 만약 내 남자가 저따위 옷을 입고 다니면 내가 다 창피해 죽었을 거야. ”다른 한 명도 거들었다.“그러게 말이야. 내가 봐서는 이영 이번에도 헛수고야. 걔 여기 와서 계약 하나도 못따냈지?”“계약 못 하는 게 정상이지. 쟤는 눈치가 너무 없어. 찐 고객, 가짜 고객도 분별 못하면서 계약을 어떻게 따내냐? 몸으로 따내려고? ”그들은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낮춰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못 들었겠지만,예천우가 어디 일반인인가? 그녀들의 대화를 낱낱이 듣고 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했다. 내가 뭐 재벌 2세가 서민 여자를 구해주는 그런 드라마 주인공도 아니고... 왜 매번 이런 인간들을 만나지?다만 여기 직원들은 진가인 때처럼 대놓고 비아냥거리지는 않았다.예천우는 집은 어차피 사야 하니 오늘 반드시 그녀들에게 혼 좀 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영의 소개를 한참 들었는데 전부 타운하우스여서 물었다.“단독주택은 없나요?”“그게... 한발 늦었어요. 단독주택은 어제 다 팔리고 없습니다. 그리고 단독주택은 가격이 많이 높아요. 일부는 200억 가
“고객?”“저런 것도 고객이니? 똑똑히 봐봐. 그냥 에어컨 바람 쐬러 들어왔다가 고급 주택의 편안함을 한번 체험해 보려는 거야.”방금 옆에서 수다 떨던 직원도 다가와서 한마디 했다.“하지만 전 이미 대답했는걸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그분이 진심으로 사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진심?”“이영, 저 사람들 꼴로 주택? 그것도 그 별장을? 너 계약 따내고 싶어서 미쳤구나. ”다른 한 명도 말했다.“그래, 이영. 넌 저 사람들 어딜 봐서 200억짜리 별장을 구매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 별장 200억도 부족해. ”“그래도...”“됐어, 그만해! 이영, 정 보고 싶으면 키 줄테니 데리고 가서 봐. 단, 보고 나서 꼭 깨끗이 닦아놔! ”오미희가 쌀쌀맞게 말했다.그 별장은 평수가 커서 닦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미희가 말한 대로 별장 전체를 다 닦으려면 반나절을 닦아도 끝내지 못할 것이다.“좋아요. 저분이 안 사면 제가 닦을게요!”이영이 어금니를 악물고 말했다.“너 진짜... 생각해 주는 줄도 모르고...”오미희는 화가 나서 키를 이영에게 던지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다. 좀 이따 내가 검사할 거니까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놔. 알겠지? ”어차피 미움을 산 이영은 하는 수 없이 키를 받아서 돌아섰다. 하지만 다른 직원들이 불만을 품고 수군거렸다. “말을 더럽게도 안 들으니 어쩌겠어. 걔 맘대로 하라지 뭐. 곧 후회하게 될 거야.”“걔는 자업자득이야. 그렇게도 눈치 없는 애 처음 봐. 그러니까 계약 하나도 못하지.”“우린 구경이나 하자고.”그녀들은 키득키득 웃으며 험담을 했다.이영의 안내하에 예천우네는 가운데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이 집은 엄청나게 컸다. 전체 면적이 삼백 평은 되는 것 같았다. 이미 인테리어를 마친 상태라 피트니스룸, 홈시어터, 노천수영장, 지하주차장 등 시설들이 즐비하게 갖춰져 있었다.말 그대로 없는 게 없었다.마당에도 꽃과 잔디가 정성스레 가꿔져 있었다.예천우는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눈짓을 보고 일어나며 말했다.“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먼 길 오신 분들이 많으니 잠시 여기서 쉬거나 둘러보시길 바랍니다.”“내일은 우리 5대 문파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여러 종주는 차례로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했다.모든 이들이 자리를 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찬은 정우환을 데리고 돌아왔다. 정우환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지만 절정종의 깊은 내공 덕분에 적어도 정신은 온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정우환은 형의 상태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형이 말하는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었다.그중에서도 절정 노조와 정우찬이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 것을 듣고는 이 모든 것이 뒤집어진 현실 같았다.만약 절정 노조가 직접 이 사실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면 정우환은 여전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절정 노조는 정우환을 타일렀다.“우환아, 주인님이라고 불러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주인님이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인지 생각해 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너도 알겠지?”“내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있다고 해도 주인님은 손가락만 까딱하시면 우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주인님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 주인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몇 년을 들여서 힘을 회복한다고 해도 너는 더 이상 진보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야. 하지만 주인님을 따르게 되면 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인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야. 주인님이 이루어낼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실력으로는 주인님을 섬기는 것조차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절정 노조도 정우환을 설득하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사실, 형의 말을 듣고 이미 정우환은 마음이 움직였고 절정 노조의 설득이 더해지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길이 열려 있으니 이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예천우의 신기한 손놀림을 보며 모두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거두었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우아하고 바람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마치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 듯했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주인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모두가 이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놀랐다. 절정 노조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세계적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이렇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이제 예천우는 양박군에 이어 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까지 부하로 받아들인 셈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이 두 사람보고 꼭 조심하라고 해. 만약 누군가 나한테 해가 될 일을 한다면 난 가차 없이 행동할 것입니다.”예천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첫 번째로 두 사람을 처리하겠습니다.”절정 노조는 재빠르게 대답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일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해주세요. 어떤 일도 외부에 누설되면 안 됩니다.”“모두 들었지? 만약 누군가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반드시 처리할 거야.”절정 노조는 즉시 말하며 경고했다. 예천우가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만큼 충성스럽게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뭔 소리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너희 절정종의 사람들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서 절정종과 화간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야. 화간종은 총 네 명뿐이니 내가 잘 말해두면 문제없을 것이다. 문제는 절정종 사람들이지.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절정종은 이미 무너졌으니 남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네.”하지만 절정 노조는 즉시 대답했다.“주인님,
절정 노조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수였다. 예천우를 주인님으로 인정한 후 그는 바로 예천우의 생각을 깨닫고 급히 말했다.“정우찬, 왜 멍하니 서 있어? 빨리 무릎 꿇어.”정우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했고 그는 얼굴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절정종은 이제 예천우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라니. 이건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이었는데 이를 얻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굳어졌다.정우찬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여 전주님께서 우리 두 형제를 도와주실 수 있다면 그 후로 우리의 목숨도 오직 전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명령만 하시면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모두가 예천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만약 여 전주의 말대로라면 정우찬과 정우환은 불행 중 다행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잠시 정우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유롭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성종에게 복귀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야. 일단 너희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너희 생명은 내 손에 달리지. 내가 무엇을 시키든 반드시 실행해야 해. 만약 배신한다면 너희는 비참한 끝을 맞을 것이야. 너희도 내 능력을 알고 있겠지?”정우찬은 당연히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여 전주에게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기에 정우찬은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네. 확실히 알겠습니다. 여 전주님, 저와 제 형제를 받아주십시오.”“좋아.”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희의 충성심을 받아들일게. 정우환은 원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면 돼.”“알겠습니다. 주인님!”정우찬은 존경의 말을 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정 노조가 예천우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자 자신도 그에 맞춰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
모두가 하나씩 존경의 태도로 남궁은서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며 정우찬의 얼굴은 매우 침울해졌다.자신의 계획대로라면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돌아와야 했지만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가 나왔다.그러나 남궁은서의 자세를 보면서 남궁은서가 지금 자신의 전성기 때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는 남궁은서는 신분과 지위 모두에서 성종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았다.여 전주가 그렇게 강력한 실력을 갖추고도 자리를 내어주기로 결심한 걸 보니 자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걸까.이런 생각에 정우찬은 마음을 조금 놓게 되었다.그러나 그 순간 정우찬은 절정 노조로부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주인님?’그 말을 듣고 정우찬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뒤에 나온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주인님이라는 단어가 그냥 나올 수 있는 게 아닌데... 정우찬의 얼굴에는 수치심이 스쳤다.남궁은서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절정 노조가 그처럼 말하는 걸 보고 그가 이미 완전히 복종한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예천우한테 완전하게 복종하면서 주인님이라 부를 줄은 몰랐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놀란 표정과 다른 사람들의 이질적인 반응을 느꼈다.그러나 그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 모든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며 차분히 말했다.“주인님의 능력은 천지를 넘어서시니 내가 이렇게 부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그 말을 들은 모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 뭐 정상이라고 하면 정상이겠지.’예천우는 웃으며 답했다.“절정 노조, 말해봐. 무슨 일이야?”절정 노조가 이렇게 예의 있게 말해주는 이상 도울 수 있으면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절정 노조는 급히 대답했다.“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에 대한 일이에요. 두 사람이 예전에 잘못해서 주인님을 모욕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재능이 뛰어나고 수련 능력도 매우 높습니다. 만약 몸이 회복된다면, 훗날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 보니 예천우의 성격상 이런 큰일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었다.원래는 양박군이 괜찮은 후보였는데 그의 실력은 충분하지만 이렇게 큰 종파를 다루는 경험이 부족해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었다.남궁은서는 남궁청휘가 임종 때 유언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기회가 오면 성종을 발전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라는 부탁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이젠 예천우가 그 자리에 앉을 때까지 자신이 대신해야 할 것 같았다.“어쩔 수 없군. 네가 원할 때까지 내가 대신 맡을게.”남궁은서는 속으로 결심을 다지며 말했고 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말을 이었다.“다들 궁금할 수 있겠지만 영종의 종주는 사실 이전 성종 종주님의 딸이었습니다. 영종 종주님의 실력은 다들 보셨죠? 분명히 종사 절정의 경지를 찍은 실력자입니다. 신분과 실력 모두 이번 성종 종주 자리에 적합한 분이시죠. 이의가 없으시죠?”그러자 모두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예천우라는 대단한 존재가 이렇게 말하는 이상 누구도 반대할 수 없었다.양박군은 예천우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말했다.“귀왕종은 아무 이의 없이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오늘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가 가진 자존심과 자신감을 완전히 깨버렸고 이제 그는 아무 힘도 없는 듯 한없이 무기력해졌다.“정우찬, 왜 이렇게 멍하니 서 있어?”정우찬이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것을 본 절정 노조는 바로 큰 소리로 말했다.“절정종도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쓰라린 마음을 느꼈다.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절정종도 이미 예천우에게 복종해 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수라전, 귀왕종, 절정종, 영종은 이미 모두 지지 선언을 마쳤고 이제 남은 건 화간종이었다.원현주는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음을 느꼈고 남궁은서와 예천우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확신이 들었다.“화
모든 일이 해결되었음을 확인한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자. 오늘 우리가 나눈 대화는 절대 외부에 누설되지 않게 해. 알겠나?”“예. 주인님.”절정 노조는 고개를 숙여 존경을 담아 대답했지만 대답을 마친 후 잠시 머뭇거렸다. ‘주인님? 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지만 곧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며 생각했다.‘내 목숨이 저 사람의 손에 달려 있는데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지.’예천우 역시 잠시 깜짝 놀랐다가 다른 사람의 말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었다. 일이 해결되었으니 그는 오른손을 휘둘러 주변의 장벽을 제거했다.예천우와 절정 노조가 사라진 뒤 약 20분 정도가 흘렀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기다림에 지쳐 조금 초조해졌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이상이 없자 그들은 또다시 혹시나 변수가 생길까 두려워해서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사모님,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겠죠?”선우서림이 걱정스레 속삭였다.“그럴 리 없을 거야.”남궁은서도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느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예천우의 실력은 절정 노조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그런데도 절정 노조는 그처럼 오랜 시간을 살아온 괴물이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5분만 더 기다리자. 안 되면 우리가 직접 들어가 봐야겠어.”선우서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원현주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남궁 종주님, 여 전주님은 당신과 어떤 관계인가요?”남궁은서는 잠시 멈칫했다가 그제야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물론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 행동은 전부 여 전주가 설계한 거니까요.”원현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지만 남궁은서는 의도적으로 대답을 회피한 것 같았다.‘이런... 또 뭐가 숨겨져 있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 세상에 정말 사람의 모습을 바꿀 방법이 있을까?변장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신체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