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왕녀의 귀환
왕녀의 귀환
Penulis: 유승안

1 화

Penulis: 유승안
충경 6년, 겨울.

선왕부 세자 강준이 요국과의 전쟁에서 대승리를 거두고 개선하였다.

궁에서 봉상을 마치고 돌아오니, 이미 한밤중이었다.

소은은 잠자리에 든 참이었으나, 낮은 목소리로 시녀에게 목욕물을 준비하라 명하는 그의 기척 소리에 무심결 몸을 일으켰다.

강준은 그녀를 곁눈질로 힐끗 보고는 아무런 말 없이 목욕실로 들어갔다.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훤칠한 기럭지, 날렵하게 뻗어있는 관자 머리, 그야말로 빼어난 용모를 자랑하는 그가 무표정일 때면 주위가 서늘할 정도였다.

이제는 군공을 떨치고 지위까지 높아져 그와의 거리가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그는 손을 뻗어 소은의 턱을 가볍게 치겨올리고는 한동안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그의 손이 그녀의 옷깃 안으로 파고들었다.

"—쾅!"

천둥이 요란하게 울리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촉촉이 젖은 복숭아꽃은 매혹적이었고 버드나무 가지는 바람에 흔들리며 애달프게 몸을 떨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이부자리 속에도, 소나기가 지나간 흔적만이 남았다.

보통 부부라면 이즈음 서로를 끌어안고 그리웠던 마음을 나눴을 테지만 그들은 일 년 만에 재회하고도 그저 낯설기만 하였다.

강준은 문무를 겸비한 인물로 불과 열일곱부터 선왕을 따라 출정하여 공을 세웠다.

그 준수한 외모와 출중한 능력으로 인해 경성의 여인들이 가장 흠모하는 사내이기도 했다.

소은과 그의 혼사는 부모님의 뜻에 중매인의 손으로 정해진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강준이 원했던 배필은 따로 있었다. 바로 경국공부의 둘째 여식, 즉 지금의 사황자비였다.

둘은 깊이 연정을 나누었으니 사황자가 끼어들지만 않았다면 이미 혼인했을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소은의 마음이 쓰라렸다.

소은 또한 결코 그녀에게 뒤지는 미모는 아니건만 금슬이 좋은 그들 부부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사흘 후 북지로 돌아가오."

결국 강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언제나처럼 짧고 담담한 통보였다.

매번 돌아오면 기껏해야 이틀에서 사흘 정도 머물기 일쑤였고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후로 강준은 바쁜 나날을 보내며 늘 서재에서 머물렀기에 그녀의 침소에 오지 않았다.

그리고, 떠나는 전날 밤. 소은은 그를 다시 마주하였다.

그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겹쳐오는 강준을 보며 그녀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저도 북지로 데려가 주세요."

강준은 하던 것을 멈췄다.

"…북지는 혹독한 땅이오. 당신처럼 여린 여인이 버틸 곳이 아니니 여기 남아 있도록 하오. 지루하거든 장모님을 자주 초대해도 좋소."

소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등을 보이며 잠을 청하려 했다.

강준이 다시 그녀를 품으려 했으나, 소은은 몸을 피해버렸다.

"제 몸을 조금만이라도 헤아려 주시지요."

강준은 한참이나 그녀의 등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거두고는 흥미를 잃은 듯 조용히 자리를 정리했다.

소은은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고 눈물만이 베개를 적시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강준이 그녀를 데려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단 하나. 그가 원치 않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손을 뻗어 눈물을 닦으려는 순간, 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따스한 체온이 그녀의 몸에 닿았다.

"… 어째서 북지에 가고 싶다는 것이오?"

강준의 한껏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벌겋게 달아오른 눈과는 상반되게 소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니 궁금했습니다. 허나 춥다 하니 마음을 접겠습니다."

"알았소."

그는 그녀가 더 이상 고집하지 않자, 어딘가 안도한 듯했다.

그러나 소은은 그 후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든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옆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때 방에 들어선 시녀가 조용히 인사를 올렸다.

"세자께서는 이른 새벽 북지로 떠나셨습니다. 부인께서 주무시고 계시니 깨우지 말라 하셨습니다."

소은은 이미 이러한 생활에 익숙해진 듯했다.

그가 언제나 그녀에게 말 한마디 없이 조용히 떠났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덤덤히 일어나 시녀에게 머리를 맡겼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삼 년 전과 다를 바 없었다.

단 하나, 눈빛만은 달라져 있었다. 마치 모든 것에 무뎌진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평생을 독수공방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세상은 그녀와 강준과의 혼인을 두고 ‘천상의 배필’이라 하였다.

그러나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녀는 결코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남들에게 자랑스러울 만한 지아비가 아니라 그저 자신을 외면하지 않는 지아비였다.

소은의 나날들은 다를 바 없이 흘러갔다.

아침 식사를 마치면, 어김없이 선왕비께 문안을 드리러 가야 했다.

오늘은 가까운 길로 가려 하다 보니, 연못 뒤편의 가산을 돌아가게 되었다.

그때, 근처에서 나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알아? 왕비마마께서도 세자께 세자비와 함께 가라 권하셨다던데, 세자께서는 혼자 떠나셨대."

"세자비께서 어찌 북지에 가실 수 있겠어? 그 소문 못 들었어? 북지에는 세자께서 흠모하는 여인이 계신다잖니… 그자가 사황비를 빼닮았대."

옥순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금방이라도 나서서 꾸짖으려 하였으나, 소은이 가볍게 손을 들어 그녀를 막아섰다.

"그만두어라. 가자."

옥순은 분을 삭이지 못했지만, 소은은 이상하리만치 차분했다.

오히려 그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것 같았다.

북지는 본디 미인이 많은 곳이었다. 더구나, 강준은 혈기 왕성한 젊은 나이기에 유혹을 쉬이 뿌리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녀가 함께 가는 것을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하인들조차 이 소문을 알고 있을 정도라면, 아마 왕부안에서도 꽤 많은 이들이 눈치채고 있을 터. 어머니께서 줄곧 자식를 보라고 다그치던 것도 그녀가 안주인 자리를 빼앗길까 염려해서였다.

그녀는 정실임에도 불구하고 여직 자식을 보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그녀를 더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갈라서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소은이 생각에 잠겨 있던 그 순간, 발을 헛디뎌 그만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퍽!

머리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코끝을 자극하는 피비린내가 그녀를 감쌌다.

이상하게도 아픔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의식은 흐릿해져만 갔다.

설마… 죽는 건가?

그 순간, 강준이 첩을 몇이나 들이든, 이제는 상관없을 것도 같았다.

제발 살아만 있게 해 준다면 강준이 후궁을 백 명 들이더라도 한마디 불평조차 하지 않으리라!

"부인!"

옥순이 놀라 소리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소은의 가슴이 저릿해졌다.

옥순뿐만이 아니었다. 지아비를 제외하고도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는 이들이 많았다.

만약 그녀가 이대로 죽는다면, 그들은 또 얼마나 슬퍼할까?

그러나 그 생각도 끝맺지 못한 채 깊은 어둠이 모든 감각을 집어삼켰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ait

  • 왕녀의 귀환   2 화

    가을비의 찬 기운에 아침 서리가 온 땅에 가득했다.며칠 전 물에 빠져 혼수상태에 빠졌던 소씨 가문의 넷째 소은이 방금 전 마침내 깨어났다. 이른 새벽이건만 이미 소국공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듣자 하니, 소은을 물에 빠뜨린 자가 붙잡혀서 어제 소대감께서 밤새 취조하셨다더군. 허나 가죽이 찢어지도록 매를 맞아도 끝내 배후를 실토하지 않았다 하네." "매를 맞아 죽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겠나? 소은에게 천운이 따라 살아남았으니 망정이지… 심성이 악독한 자라니, 천벌을 받아야 마땅하네!" 문밖에서는 이런저런 수군

  • 왕녀의 귀환   3 화

    이후 이어진 화주령에서도 소은은 전생에서처럼 돋보이려 하지 않았다.그땐 그저 누군가의 시선을 조금 더 받고 싶어 나섰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이번 연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는 임씨 가문의 아씨 임미진이었다. 심지연은 늘 그랬듯 남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이번에도 그저 잔잔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미진 아씨의 글재주가 실로 뛰어나군요.""언니께서 양보해 주신 덕분이지요."임미진이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양보라니, 그런 말씀은 사양하지요. 그런데 소은 님은 오늘따라 어찌 이리 조용하신지

  • 왕녀의 귀환   4 화

    그 뒤로 며칠 동안 소은은 밖에 나가지 않았고 책방에 틀어박혀 밀린 학업을 보충하는 데 매진하였다. 학당에 돌아가기 며칠 전이 되어서야, 장명희를 따라 심원으로 가 할머니께 문안을 드리게 되었다.진원은 고금란의 처소로 양옆으로 계수나무가 늘어서 있었고 비록 계수꽃은 이미 시들었으나 은은한 향기는 여전히 마음을 맑게 해주어 ‘심원’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할머니." 소은은 문턱을 넘기도 전에 인사를 올렸다. "아이고, 우리 소은이 왔구나. 어서 이리 와서 앉거라." 소은이 다가가 자리에 앉

  • 왕녀의 귀환   5 화

    사내에게 따로 정해진 혼약이 있다면 소국공부에서도 선왕부와의 혼사를 바란다 하여도 물러설 줄 알아야 하는 법.더구나 장안의 수많은 귀한 집 따님들 가운데 심지연은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사내들이 너도나도 사모하는 여인이라 쓸데없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혼약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강민은 생각했던 것이다.“궁중의 형세가 아직 분명치 않으니, 혼담을 나누기엔 시기가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아.” 황제의 의심이란, 머리 위에 드리운 칼날 같아, 혹여 성상께서 이 혼사를 권세의 결탁으로 오해하실까 두려웠다.태자는 아직 책봉되지

  • 왕녀의 귀환   6 화

    소은은 강준이 방금 한 말의 속뜻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어 잠시 머뭇거렸다.“그대 위해 과일을 따드리면 아씨는 어떤 답례를 할 것입니까?” 강준의 차가운 말투 속엔 어딘가 모르게 의미심장한 뉘앙스가 깃들어 있었다.이것은 분명 경고였다.만약 그녀가 관례도 치르지 않은 어린 여인이었다면 이 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소은은 이미 한 차례 혼인을 치른 적 있었고 강준과는 부부로 동침했던 사이였으니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소은이 '감사의 뜻'이란 명목으로 강민을 유혹하려 든다 생각한 것이

  • 왕녀의 귀환   7 화

    강민은 그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남녀 간 농을 들어본 적이 없던 터라 그런 대화엔 도무지 익숙하지 않았다.허나 여전히 굳은 얼굴이었기에 겉으론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내 어찌 미색에 이끌려 정사를 그르칠 사람이겠느냐. 그런 일은 없으니 염려 마라.” 그는 꼿꼿이 앉아 정색한 채로 대답하였다.강미는 너무나 진지한 그의 태도에 장난칠 맛이 떨어졌다. 하지만 속으로는 ‘정말 재미 없는 사람’이라며 그를 나무랐다.한편 강준은 그가 방금 전에 소은과 마주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여인의 수작이

  • 왕녀의 귀환   8 화

    “내 부주의였군. 형은 저런 무희들 따위엔 흥미가 없으신 분이지요. 우리 가문의 호희들조차도 그의 눈엔 들지 못하였으니 말이지.” 육황자가 보기에 강민은 남녀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고 강준은 모든 것을 꿰뚫고는 있으나 여색에는 그다지 흥이 없는 자였다.그의 뜻은 오로지 권세에만 있었고 다른 것은 관심 밖이었다.헌데 선왕부는 그의 모후인 운귀비의 친정이었고, 그 세력이 날로 창대하여 천자까지도 그 움직임을 살핀다 하였으니, 택문은 그 권세의 팽창을 오히려 반기고 있었다.“내 그대에게 호희들을 들여보낸 것은 즐기라 하여

  • 왕녀의 귀환   9 화

    이곳은 지형이 평탄하고 탁 트여 있어 숨을 만한 데가 없었다.소은은 그저 강준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체념한 듯 눈을 감아버렸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으나 그녀의 가슴속 싸늘한 냉기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이제는 강준이 이를 캐묻느냐 마느냐에 달렸다.만약 그가 이 일을 추궁한다면, 선왕부는 어렵지 않게 처리할 것이다.그가 무희에 관한 일을 알아채기만 하면 소문 몇 줄 흘리는 것만으로도 소은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를 것이다.그리되면 그녀는 곧장 선왕부의 측실로 들어가게 될 터였다.

Bab terbaru

  • 왕녀의 귀환   109 화

    “지금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맡길 수밖에요.”혹시나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면 혼사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할까 봐 소은은 짐짓 골치 아픈 척 말했다.소윤도 더는 뭐라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두 사람은 위씨 가문 웃어른들을 만나 뵈었다.소윤의 시어머니는 막내아들과 놀아주고 있었다. 아직 네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는 연을 날리고 싶다고 떼를 부리고 있었다.“제가 갈게요.”마침 바람을 쐬고 싶었던 소은이 말했다.“그럼 부탁 좀 할게.”소윤의 시어머니가 부드럽게 말했다.“고마워요, 누나. 어서 가요.”위림이 소은을 이끌었다.

  • 왕녀의 귀환   108 화

    장명희에게 돈이 없었더라면 소철수도 인맥을 모으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도 없었다.소철주가 부인을 아껴 분가를 요구한 뒤로 장명희의 생활은 점점 평온하고 순조로워지고 있었다. 큰집도 그렇고 시어머니도 그렇고 어쨌거나 그녀의 앞에서는 말을 조심하는 편이었다.“그래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장명희는 차 한 잔만 마시고 바로 심원을 나섰다.위씨는 소은을 보며 한마디 했다.“소윤이가 많이 심심한가 보더라. 너 불러서 얘기라도 하고 싶은데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얘기를 안 꺼냈다네.”소은은 잠시 고민

  • 왕녀의 귀환   107 화

    진명우가 산적을 토벌하러 가서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강준은 이 산적들을 이용해서 량주 지방 세력을 견제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에게 불리한 세력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이상, 그는 산적들을 토벌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진명우는 강준의 사람이니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게 분명했다.소은은 강준의 이름으로 서신을 써서 량주의 평화를 위한 일이라고 적었다. 이 정도라면 아버지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소철주가 유배를 떠난지도 반달이 지났다. 소국공 소철수는 정사품 태상에서 종삼품 태수로 승진했다. 큰 집은 경사

  • 왕녀의 귀환   106 화

    “어찌 자신을 어리석다 말합니까. 낭자의 재능은 대연을 통틀어도 따라올 자가 몇 없는걸요. 낭자가 어리석으면 이 천하에 똑똑한 여인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낭자에게 선왕부 살림을 맡겨도 잘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강준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손을 내밀었다.“잔재주일 뿐이고 어디 내놓을 정도는 아닙니다.”소은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말했다. 그가 비록 선왕부에 대해 말했지만 그녀는 그 말을 그대로 믿을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강준은 그녀의 걱정을 알아보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꿇고 있으면 편합니까?”

  • 왕녀의 귀환   105 화

    강준은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개를 들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서책을 탁하고 내려놓았다. 강압적인 분위기에 소은은 괜히 가슴이 철렁했다.그녀는 자신의 말이 예의가 없었던 점이 있는지 짚어본 뒤에 조심스레 말을 덧붙였다.“급한 일이 있다면 제게 사람을 보내셔도 됩니다. 제 능력이 닿는 한, 어떻게든 세자께 도움은 드릴 테니까요.”그와 안전하게 거래하고 싶었기에 더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그녀는 딱히 거부감이 없었다. 그래서 먼저 만남을 청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그런데 지금 강준의

  • 왕녀의 귀환   104 화

    소은은 경계를 세우고 고개를 돌려 윤비를 빤히 바라보았다.가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볼 수 없지만 눈동자에 맺힌 장난기와 느긋함은 거짓이 아니었다.그녀는 피식 웃고는 답했다.“세상 일은 모르는 법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부군이라고 하더라도 꼭 잠자리를 했다고 볼 수는 없지 않나? 어쩌면 그 방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윤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올렸다. 그를 잘 아는 신변의 부장군이 그 모습을 봤더라면 그가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북부에서 오랑캐 놈들과 밀서를 주고받은

  • 왕녀의 귀환   103 화

    “가자.”소은은 부채를 챙기며 말했다.두 사람은 익숙하게 영롱대로 찾아갔다. 마중을 나온 여인은 소은을 보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하인에게 말했다.“어서 가서 모시는 공자님이 오셨다고 윤비를 불러와.”잠시 후, 윤비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저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자.”윤비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지난번의 싸늘했던 인상에 비해 눈앞의 이 사람은 한결 인상이 부드러웠다. 소은은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어쩌면 윤비가 인기가 많아 영롱대에 많은 돈을 벌어다주니 수많은 ‘윤비’

  • 왕녀의 귀환   102 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책들을 전부 읽어보았습니다. 역사 서적에서 읽었던 이야기들이 지금 상황과 겹쳐 보이더군요.”소은이 웃으며 말했다.소은의 이런 제안은 전생의 경험에서부터 온 것이었다. 아버지께서 유배를 갔을 시에 그 지역에서 꽤 큰 공을 세웠고 그래서 경문제도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그들 일가족이 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전생에서는 공로로 죄를 사면 받은 경우지만 이번 생은 확실히 공로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떠나는 게 좋은 선택일 수도 있었다.소철수의 예상대로 다음 날, 형부 사람들이 소국공부로 들이닥쳐 수색

  • 왕녀의 귀환   101 화

    그녀는 그 일은 일단 제쳐두기로 했다. 송 각로 뇌물수수 사건의 조사가 빠르게 진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준이 경성을 나갔다면 아마 이 일 때문에 갔을 가능성이 컸다.6개월만에 드디어 이 사건이 끝나가고 있었다.그날 밤, 저택으로 돌아온 소철수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소은에게 일찍 들어가서 쉬라고 했다.그날 밤, 저택의 편전에 불이 나서 송 각로와의 밀서가 전부 불에 탔다. 소철수는 이미 재가 된 서신들을 호수에 버렸다.“오늘 일을 외부에 발설하는 자가 있다면 혀를 잘라낼 것이다!”소철수는 싸늘한 얼굴로 하인들에게 으름장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