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희는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사촌이요?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여기서 누굴 찾으라고 했나요?”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수행원은 좋은 인상을 풍겼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특별한 훈련을 받은 걸로 보였다. 그녀는 대기실에 있는 모두에게, 심지어 평범하게 차려 입은 세희에게도 깍듯하게 대했다.“이름은 이도윤이에요. 저한테 여기 와서 주규석 씨를 만나라고 했어요!”수행원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안타까운 미소를 지으며 세희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저희 주규석이라는 분은 안 계세요. 그리고 이도윤이라는 분도 처음 듣습니다. 착오가 있으신 건 아닌가요?”“뭐라고요?”수행원의 말을 듣자 세희는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특히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녀는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세상에! 내가 지금 뭘 본거야? 세상에, 너무 창피해! 바보 같이 여기 왜 온 거야!”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할 말을 잃은 사배가 얼굴을 가렸다.“지금 말한 인맥이 누구야? 이도윤? 세희 쟤 진짜 정신 나간 거 아니니? 도윤이가 여기 오라고 한 거야? 하하하! 수행원도 지금 한 번도 못 들어본 이름이라고 하잖아!” 유경이 비웃었다.세희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무엇을 할지 막막해서 주먹을 꽉 쥐었다.“준열아! 유범 삼촌! 다 끝났어요. 허창준 매니저가 잠시 뒤에 올 거예요. 먼저 뭐 좀 마시고 계세요!”젊은 남자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왔다.다름아닌 준열의 동창 같았다.“이수 씨, 무슨 일이에요?”준열의 동창이 안내데스크를 힐끔 보고 이번엔 더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안내데스크 수행원이 대답했다. “김세희 씨가 사촌분의 추천으로 오셨다고 해요. 주규석이라는 사람을 찾는데.. 태영 씨, 여기서 일하는 주규석이라는 사람 들어본 적 없죠?”“네, 저 처음 들어요!” 태영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좀더 단호하게 세희에게 말했다. “회사 잘 찾아온 게 맞는지 사촌분께 다시 물어보는 거 어떠세요?
“도대체 어떤 분일까?”모두가 충격을 받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쉬고 있던 허창준 매니저가 VIP 대기실로 들어왔다. 유범은 그를 보자 마자,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허창준 매니저님!”“오늘 신경 못 써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김사장님.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창준이 대답했다.그 말을 듣자, 유범이 말했다. “그렇게 격식 갖추실 필요 없습니다. 트윈 그룹이 항상 바쁘다는 거 잘 알고 있는 걸요! 그래도 그런 와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대답으로, 창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말이 나온 김에요, 김 사장님, 그때 말씀하셨던 일에 대해서 제가 여기 저기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입찰 제안 건에 대해서는 제 상사인 주규석 부장님이 지금 그걸 알아볼 시간이 없으세요! 아마 그 일을 들여다보시려면 좀 기다리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괜찮습니다, 허창준 매니저님! 다 알아서 잘 해주실 거라고 믿어요!” 유범이 다소 비굴한 태도로 대답했다.그 말을 듣고 나서 창준은 시계를 힐끔 보더니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그나저나 이상하네요. 주규석 부장님이 그 분이 오셨을 거라고 하셨는데… 왜 아직 안 오신 거지…”‘혹시 벌써 오신 건가..?’ 창준은 속으로 생각했다.그의 시선은 문 쪽으로 떨어졌다. 여자 수행원 이수가 물었다. “어떤 분을 기다리시는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매니저님?”“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이수 씨 찾고 있었어요! 김세희씨가 왔는지 확인 좀 해줄래요?”“김세희 님이요?” 이수가 다시 물었다. 그녀는 한쪽 편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세희를 쳐다보며 놀랬다.유범과 유경도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허창준 매니저가 왜 세희를 찾아?’“허, 허창준 매니저님… 이 분이 김세희 님이세요!” 이수가 세희를 가리키며 대답했다.그 말을 듣자, 창준의 표정은 바로 바뀌며 세희에게로 달려오더니 물었다. “김세희 씨 맞으세요? 부장님 만나러 오신
준열은 믿지 못하여서 물었다. “그러니까! 이도윤 인맥으로 이렇게 할 수 있다고…? 걔가 이런 높은 사람들을 어떻게 알아? 이게 가능하긴 해?” 사배가 질투에 눈이 멀어 씩씩거렸다.이렇게 망신을 당하니,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이 두 가족을 비웃으며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유경은 이제서야 도윤이 엊그제 수십억 원을 결제한 게 생각이 났다. 그녀는 준열이 도윤이 입었던 옷에 대해 말해준 것도 떠올랐다.지금 그녀의 두 눈으로 본 도윤은 트윈 그룹에 인맥이 있다는 거까지 합치면,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유경은 확신할 수 있었다. “잠깐만!” 사배와 사배 엄마가 짜증을 내매 질투심을 내비치고 있을 때 유경이 말했다.“우리 이도윤 집안을 철저하게 조사하진 않았잖아? 쟤 진짜 가난한 게 아닌 거 아니야? 어떻게 이렇게 부유해진 거지? 그리고 왜 이렇게 높은 사람들을 다 알고 있는 건데!” 유경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을 듣자, 모두가 조용해졌다. 어쨌든, 모두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을 외면하면 할 수록, 더 선명해졌다.“…나… 안 믿을래! 그냥 불가능해!” 둘째 이모가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맞아요! 저희도 인정 못해요!” 준열과 사배가 동시에 대답했다.그러자, 유경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녀는 약은 편이었기에 표정을 잘 숨겼고 그렇기에 그 누구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하지만, 결국 유경은 뭔가 끔찍한 것을 깨달은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그녀의 반응을 보자, 유범과 준열도 겁을 먹었다.“엄, 엄마? 왜 그래?” 준열이 바로 물었다.“언니, 그렇게 겁먹을 필요 없어! 아마도 이도윤이 전에 주부장님 도운 적이 있었을 거야! 그랬다면, 주부장님이 도윤한테 호의에 보답하는 거일 수도 있지! 이것도 제법 있을 법하잖아, 안 그래?” 둘째 이모가 말했다.그 말을 듣자, 유경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오
“저도 몰라요. 직접 물어보시는 건 어때요?” 세희는 말을 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이제 다 끝났어. 이번에 김세희가 가문에 엄청나게 큰 기여를 한 거라고!” 준열이 소리쳤다.“왜 그렇게 불안해하니? 세희는 이것 말고 다른 큰 일들을 할 수 없을 거야! 그런데, 지금 세희가 문제가 아니야. 진짜 우리가 걱정해야 될 사람은, 그 개새끼, 이도윤이야! 어떻게 이렇게 권력을 가졌는지 알아내야 해!” 유경이 단호히 말했다.그렇게 말하고,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가문 전체 채팅방에서 문자 하나를 받았다. 비서가 가문 회의를 소집했고 그들은 한시간 만에 김씨 가문 회의실로 모여들었다.“봤어요? 세희가 바로 보고했어요! 이번 회의는 분명 프로젝트와 관련되어 있는 걸 거예요!” 둘째 이모가 소리쳤다.그러자 유경은 팔짱을 끼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일단 집에 돌아가자고… 김세희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싶네!”시간이 다 되자, 가문 구성원들은 다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어쨌든 김여사가 기획한 회의는 참석이 필수였다.김여사는 이미 주석에 앉아 있었고 기쁨에 겨워 웃고 있는 듯 보였다.“다들 내가 왜 가문 회의를 소집한 지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 세희를 칭찬해 주려고 다들 불렀다! 내가 오늘 아침에 말한 일을 오후에 다 처리해 버리다니! 정말 애썼다! 임무를 완수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문에 새 프로젝트 다섯개를 따왔어! 트윈 그룹이 오늘부터 세희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세희는 정말 김씨 가문에 큰 기여를 한 게 맞아!” 김여사는 주름살까지 활짝 웃으며 공공연히 발표했다.이를 듣자,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세희를 쳐다볼 뿐이었다.“자, 그 다음에, 또 발표할 게 있는데. 세희가 이번 다섯 개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할 뿐만 아니라 김씨 가문 건설 회사에 부회장으로, 그리고 개발 부서에 팀장으로 임명할 거다!” 김여사가 선언했다.“뭐라고요?!”그 말을 듣자, 귀청이 찢어질 듯한 소란이 방을 덮쳤다.
모든 걸 설명하는 세희의 목소리는 분명 분노로 가득 찼다. “걔가 같이 하게 됐건 아니건 간에, 이 프로젝트에서는 너가 주도권이 있다는 거 잊지 마. 트윈 그룹은 김준열이 아니라 너랑 협력할 거야.” 도윤이 다시 한번 일러주었다.“…맞아. 이제 더 신경 안 쓸래! 말이 나온 김에, 도윤아, 너 저기에 선물 상자 준비해 놨던데. 누구 거야?” 세희가 도윤을 쳐다보며 소파에 앉아 물었다.그녀의 물음을 듣자, 도윤은 손을 깨끗이 씻고 선물 상자를 가져오더니 말했다. “너네 가문회의 끝나자마자 할머니 뵈러 가려 했어.”원래 도윤은 좀 전에 할머니를 뵙고 오려 했지만 가문 회의를 연다는 사실을 알자, 잠시 계획을 미루었다. 어쨌든, 첫째 이모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이게 왜 궁금했을까. 너 생일 선물인 줄 알았어?” 도윤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그는 이틀 뒤에 세희 생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대답으로 세희는 혀를 내밀며 말했다. “아니거든!”“그나저나, 회의도 끝났으니, 나 지금 할머니 뵈러 가봐야겠다. 요즘 일찍 주무신다고 들었거든!”도윤의 목소리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솔직히 심정으로 엄청나게 불안했다. 어쨌거나 아직 무서운 할머니와 화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하지만, 할머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처음부터 산책을 하고 있던 준열과 유경을 마주쳤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시점에 그 둘은 도윤을 꽤나 경계했다. “이도윤, 이 늦은 시간에 너가 왠일이야?” 준열이 물었다.“할머니 뵈러 왔어!” 도윤이 대답했다.“하! 할머니는 벌써 주무시러 가셨어! 일이 있으면, 나랑 먼저 상의해!” 유경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도윤은 차갑게 대답하며 그 둘을 돌아섰다.“잠깐만! 그 어투는 뭐야?” 자신의 부하직원 앞에서 도윤이 예를 갖추지 않는 모습을 보자 유경이 극도로 화를 내며 말했다.“뭐 문제 있어요?” 도윤은 몸을 돌려 그녀를 다시 쳐다보며 대답했다.유경이 그
“최근에 기력이 없으신 것 같아서 제가 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가져왔습니다, 할머니!” 도윤이 방에 들어서면서 선물을 한 쪽에다 놓았다.“하! 이렇게 사려 깊은 네 모습을 보니 낯설구나!” 김여사가 근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쨌거나 도윤은 생일 연회 당일 빈손으로 왔었다.김여사는 유리와 인연을 끊은 건 사실이지만, 모녀 사이의 유대관계를 완벽하게 끊어버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도윤과 도희 모두 생물학적으로 친손주였다.할머니로서, 그녀는 솔직한 심정으로 항상 적어도 도윤과 연락을 하며 지내고 싶었다.하지만, 도윤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보자, 김여사는 바로 이도진이 떠올랐다. 아들과 아빠는 닮아 있었다… 성격 또한 비슷했다.그 둘은 심지어 맞거나 비난을 받더라도 다른 사람과 맞서 싸우거나 비방하는 걸 절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김여사가 물었다. “…요 몇 년간 네 엄마는 잘 지내고 있는 거니, 도윤아?”“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엄마는 할머니를 자주 보고싶어 하세요!” 도윤이 똑바로 고쳐 앉으며 말했다. “하! 네 아빠 같은 사람이랑 살면서 잘 살아 왔대냐? 도윤아, 너가 여기 왜 온지 잘 안다. 그리고 우리 김씨 가문의 전통에 따라 가문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는 절대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 다는 점 꼭 말해주고 싶구나. 그건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어쨌거나, 이제 20년이 넘게 흘렀고 네 엄마에 대한 소식은 하나도 듣지 못했어. 오래 전에 내가 죽은 걸로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김여사가 화를 내며 대답했다.그러자,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 말씀 마세요, 할머니. 저 진짜 김씨 가문 재산이 탐나서 온 거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엄마랑 할머니 사이 원한을 푸는데 도와드리고 싶어서예요.”“원한을 푸는데 도와? 이제 더 오래 살지도 못할 텐데, 그런 게 무슨 소용이야? 그리고, 이 모든 일은 그 해에 네 엄마가 결혼식에서 도망가서 시작된 일
“1000년 된 인…..인삼?” 김여사가 당황하여 선물을 계속 쳐다보며 대답했다.“어떻게 이도윤 씨가 이런 비싸고 귀한 물건을 가져온 걸까요…?”비서도 그저 고개를 숙였다. 잠시 생각하더니, 그가 말했다. “…하나 생각난 게 있는데요. 이 말씀을 드려도 될진 모르겠지만 대표님..”“어서 말해봐!”“제가 쭉 관찰해보니, 이대표님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아닌 듯해요. 오히려, 귀티가 나는 느낌이랄까요. 뭔가 풍기는 느낌이 있어요… 믿기 힘드시겠지만 한 번 생각해보실 만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도윤 씨가 그 미스터리한 이대…”“…지금 이 씨 가문 이대표를 말하려는 거니?” 김여사가 시연의 추측을 듣자 크게 놀라며 대답했다.대답 대신 시연은 그저 인삼을 다시 한번 가리켰다. 그것만으로도 김여사의 심장 박동은 빨라졌다.“그게…그게 어떻게 말이 돼? 너도 그때 이도진이가 어떤지 봤잖니? 그럴 리 없어!” 김여사가 믿기 힘들어하며 말했다.“대표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김 씨 가문은 지난 몇 년간 쉽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저희 사업이 잘 안 풀린다는 데에만 있지 않아요. 가문 내 갈등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만 되었고 가문 내 사람들 몇 명은 대표님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더 큰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아마 김유범 사장님이 그동안 가문 내에 일으킨 사고만 봐도 아실 수 있을 테지요.”“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김 씨 가문 사업이 안 망한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몇 년 전에 누군가 저희 가문을 비밀리에 돕고 있다는 사실을 제가 알았습니다. 어쨌든, 저희가 처한 위기는 누군가에 의해 빠르게 극복되었고 만약에 저희가 직접 나서서 다루어야 하는 거면, 보통 사소한 사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임 씨 가문에게 일어난 일을 기억하시는 지요? 저희의 가장 큰 적이었고 그 당시에 어마어마한 파워를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그 가문이 붕괴되었어요. 그뿐 아니라, 임 씨 가문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잠시 생각을 하더니, 도윤은 끝내 세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중에 말해줄게. 그나저나, 너 내일 생일이잖아! 내가 널 위해서 뭐 좀 준비할 건데 선물 받고 놀라지나 마!”“어? 선물이 뭔데?” 세희가 장난스럽게 메롱을 하며 물었다.“내가 대답해주면 깜짝 선물이 아니지. 안 그래? 내일까지 기다려!” 도윤은 슬며시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다.그는 나오면서 웃고 있었지만 세희는 씁쓸해 보이는 도윤이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게 처음은 아니었다.도윤은 항상 마치 성숙한 오빠처럼 행동했지만 세희는 항상 도윤이 무언가에 짓눌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세희는 도윤과 미래의 새언니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도윤이가 말하기를 꺼려하니, 세희는 예의상 계속 물어볼 수 없었다.사촌으로서, 세희는 자연스레 그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가장 쉽게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윤의 주의를 다른 데로 끌어 생각을 환기시키는 것뿐이었다. 문제는 적어도 세희가 보기엔 도윤은 인천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지 않아했다는 것이었다. 세희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을 찰나 세희의 생일이 다가왔다.그녀는 원래 아침 일찍 레스토랑을 예약하려 했으나, 예약 전화를 하기도 전에 가문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가문 사람들은 프로젝트 시행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집안의 모든 구성원들이 참석해야 했다. 어쨌거나, 이런 계약 체결에 관한 파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세희의 기억에 따르면, 이런 류의 파티는 12년 전에 마지막으로 열렸었다. 그래서 이번 파티는 유달리 웅장했다. 사실, 그렇게 웅장했던 김여사의 80번째 생일연회도 이와 비할 데가 못됐다.알 만한 사람들은 다 초대를 했기 때문에, 세희는 감히 핑계를 대며 불참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세희와 미영은 바로 준비를 하고 파티 장소로 떠났다.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