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아직 자신이 이씨 가문의 대표라는 정체가 밝힐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었다.“그래요. 만약에 그런 거였다면, 이도진이 배 씨 가문을 그렇게 공격하지 않았을 거예요”지연이 말했다.이도진은 도윤의 아빠 이름이었다.아빠의 이름이 언급되자 도윤의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지연의 이야기만 조용히 들었다.“그 일 이후로 다른 일이 벌어졌거든요…”“그리고 나서, 이 씨 가문 대표, 이도진이 창헌 씨를 집 안에 가두었어요. 창헌 씨는 저와 딸을 미치도록 걱정을 했죠. 그래서, 어느 날 밤, 저와 함께 도망치자고 하더군요. 선미는 이미 태어난 상태였고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고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는 곳에 신분을 감춘 채 살아야 했어요.”지연이 말했다…지연이 하녀를 데리고 온 날은 밤이었다. 세아와 서둘러 나가서 호텔을 찾았다.그녀가 스스로 집을 나온 것은 배씨 가문과 연관이 없었지만, 배씨 가문은 사람을 고용해서 그녀를 감시하게 했다.그날 밤 비가 심하게 왔다. 지연은 딸을 안고 있었고 그들이 계획한 대로 창헌을 만나러 갔다.어쨌든, 배 씨 가문으로부터 숨어야 했다.그들은 서둘러 떠났다. 그때 지연은 현금이 없었기 때문에 호텔에 머물기 위해 옥 펜던트를 담보로 두고 온 것이었다.그리고 다음날 돈을 건넨 사람은 창헌이 보낸 개인 기사였다.처음에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갔다. 다음 계획은 성남시에서 서로 만나는 것이었다.하지만 예기치 못하게, 그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창헌한테 벌어진 일이었다.알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고, 그는 자취를 감추었다.운전 기사가 창헌이 성남시에 도착한 것까지 확인을 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연은 그와 연락이 닿을 수 없었다.창헌은 그렇게 사라졌다.도진은 남동생의 갑작스러운 실종에 배씨 가문이 배후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배씨 가문에 복수를 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
“잠시만요!”갑자기, 지연이 말했다.“도윤 씨, 저 지금 속이 너무 울렁거려요. 내가 말도 없이 선미를 만나러 가면 선미가 겁먹지 않을 까요? 그리고, 몇 십년 동안 옆에 있어주지도 못했는데… 내가 버렸어요.. 그 애가 날 싫어할까요? 이렇게 못생긴 엄마라서 꺼릴까요?”지연의 목소리는 누가 봐도 겁에 질려 있었다.“내가 잔인하고 못생긴 엄마라서 나를 엄마로 안 받아줄 거예요!”“그리고, 너무 갑작스러워요. 선미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지연이 말하면서 얼굴을 매만졌다.도윤은 머리를 긁었다. “만약에 제가 선미한테 당신이 엄마라고 말을 한다면, 정말로 좋아할 거예요. 제가 보기엔 선미를 잘 몰라서 그러시는 거예요. 선미는 정말 착한 아이예요!”“아닐 것 같아요. 이건 어때요? 내가 선미의 보조 비서가 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까요? 내가 보조 비서라고 해서 나를 무시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선미에게 뭔가를 해 주고 싶어요! 정말 뭐든 해 줄 수 있어요! 뭐든!”지연이 말했다.“그래요, 제가 그럼 준비해 볼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선미에게만큼은 진실을 말해야 해요”지금 도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채라는 민지와 함께 이미 떠났고 찬우와 나머지는 차에서 도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도윤은 그들에게 집 뒤에서 기다리지 말라고 했기에 그들은 감히 그럴 수 없었다.지연이 그들과 같이 간다면 정말 부담스러웠을 것이기에 그는 휘연에게 부탁해서 찬우와 나머지를 데리고 먼저 가라고 말을 했다.그리고나서, 도윤은 다른 차를 가져와 지연을 현재 머물고 있는 저택으로 데리고 갔다.“가요, 이…..모. 저기예요!”저택의 문 앞에 왔을 때, 도윤은 지연이 완전히 언 상태로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아, 그래!”문이 열렸다.“선미야! 선미야?”도윤이 두 번 불렀다.집에 아무도 없었다.그는 선미가 뭐를 잠시 사러 나간 것 같다고 생각했다.“지금 없네요. 이모, 잠시만 기다리
선미의 일기장이었다.오랜 시간동안, 그녀는 항상 일기를 써왔다.지연이 첫 페이지를 넘기자, 도윤과 처음 만난 날이었다.“오늘 유치원 선생님으로 첫 근무를 했다. 매일매일 행복하고 즐거운 아이들을 볼 수 있기에 나는 정말 행복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만난적이 없다. 아마도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보면서 외로움을 안 느낄 수 있지 않을까”“오늘은 동료들이 뒤에서 내 얘기를 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내가 고아원에서 자랐고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려졌다고 한다. 나는 그저 못들은 척했지만 너무 슬프고 속상하다. 언젠가 부모님을 만나기를 빈다. 그리고 왜 나를 버렸냐고 묻고 싶다. 왜 나한테 아름답고 행복한 어린시절을 주지 못하셨던 걸까? 왜?”“…”“지금은 식당에서 일한다. 실수를 좀 했더니 선배한테 혼났다. 어떤 젊은 부자 남자 애가 나를 도와줬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 남자 애를 보자마자 착한 영혼이 깃들여 잇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 애를 다시 만났고 또 나를 도와줬다. 그런데 그 애를 볼때마다 나는 마음이 불안하다. 아마도 걔는 부자고 나는 가난해서 그런 듯하다. 하지만, 그 애가 말하길 자기도 나와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착하고 다정한 애한테 마음이 간다. 이 애 옆에 있을 때마다 안정감이 든다!”“그 애가 너무나도 보고싶다. 다시 만나고 싶다. 오늘, 그 애를 다시 만났다. 그 애 옆에 남아서 챙겨주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챙겨주고 싶다. 하지만 그 애는 좋아하는 여자 애가 있다는 걸 잘 안다. 여자 애는 정말 이쁘고 착하다. 도윤은 아마 나 같은 애를 좋아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난 도윤이에게 모든지 다 해 주고 싶다.”“나도 내 가족이 있었으면, 도윤한테 좋아한다고 말 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지금 아무 것도 없다. 나는 고아다. 가족도 없다. 나는 사랑할 자격이 없다.”…지연은 안쓰러운 딸이 써 왔던 일기를 휙휙 넘겨보았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일기장 한 장
“내가 말하지. 내 차 벤츠야. 니 그 멍청한 MPV 보다 훨씬, 훨씬 더 비싸다고! 내 차를 고치는데 6000만 원을 주지 않는다면 이번 사고,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6000만 원은 그냥 내 차 수리비용이야. 너가 나한테 가한 정신적 피해 보상도 줘야 해! 오늘 나 중요한 모임에 가는 중이었어. 이제 못 가게 되었으니, 내가 얼마나 손해를 입은지 알기나 해? 무려 4000만 원의 가치가 있는 거였다고. 하!” 그 여자는 찬우와 나머지 애들만큼이나 나이가 어려 보였다.그녀는 자신이 돈 좀 있다는 이유로 오바스럽게 행동했다.찬우와 나머지는 그녀의 말에 속수무책이었다.“그냥 간단한 사고잖아요. 정말로 그렇게나 많은 보상을 받고 싶으시다고요? 저희가 어떻게 그런 금액을 마련해요?”휘연이 초조하게 물었다.1억이라는 금액은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휘연은 운전할 때 예민한 편이었다. 그녀는 더 큰 차를 피하려다가 실수로 차를 들이받았다.“하! 너한테 돈 달라고 안 한다고. 차주가 따로 있다고 하지 않았어? 너는 돈이 없어도 그 차주는 돈이 있을 거 아니야! 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러기 전까지, 너네 아무도 못 가!”여자가 으름장을 놓았다.그 때, 비슷한 또래인 여자의 친구가 차에서 나왔다. “그냥 가자. 우리 오늘 재밌게 놀러 나온 거잖아. 쟤네들이 보상금 좀 주면 그냥 넘어가는 거 어때?”“그냥 가자고? 절대 안돼! 내가 지난 이틀 동안 얼마나 재수가 없었는데. 절대 그냥 안 넘어갈 거야! 내가 지금 멍청한 물주를 만났는데 내가 쉽게 보내줄 것 같아? 엄청난 보상금을 받아낼 거야!”여자가 친구에게 귓속말을 했다.그리고 나서, 그녀는 길 한 쪽에 서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찬우야, 도윤이한테 전화 걸었어?”휘연이 찬우에게 물었다.“응 했어. 도윤이 집이랑 가까이 있어서 금방 오겠다고 하네. 아오 이 여자야!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냐? 거의 다 왔다니까, 조용히 있어, 알겠지
“하하하! 미친! 쟤 좀 봐라! 글로리어스 저택은 모천시에서 가장 비싼 곳이에요. 거기가 160억이에요. 그런 미친듯이 돈 많은 사람이 저 멍청한 벤츠를 끈다고!”“하, 이제 알겠네. 아가씨, 제가 보기엔, 얘네들이 그냥 겁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쨌든, 글로리어스 저택에 산다고 그러면 우습게 볼 수 없거든요!”몇 명 행인들이 빵 터져 웃었다.물론 그 여자도 글로리어스 저택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향해 화를 내며 몰아세웠다. “너네 미쳤어? 내가 하나 말해주는데. 내 시간을 낭비하면 할수록 내 정신적 피해 보상금이 더 늘어날 거야. 감히 나를 겁줄 생각을 해? 내 남자친구가 글로리어스 저택에 사는 사람들 몇 명 알고 있어. 니 차주 이름이 뭔데? 내가 전화 몇 번하면 누군지 찾아낼 수 있어!”찬우는 그녀의 말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하지만, 갑자기 찬우는 신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어떤 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이고는 말했다. “저기 왔네요”여자와 오지랖 넓은 행인들은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다.“거짓말하는 거야? 어디 있다는 거야?”여자가 화를 내며 물었다.“저기 모자 쓰고 전기 자전거 탄 사람이요!”찬우는 얼굴에 잔뜩 인상을 쓴 채 말했다.그는 마음속으로 크게 욕을 했다. “도윤이는 왜 저기서 세발자전거를 탄 거야?”“미친! 저 사람이 차주라고? 너네 나 가지고 논 거지?”여자가 벌컥 화를 냈다.주변 사람들이 빵 터졌다.멍청하고 작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윤은 그 현장에 다가왔다. 그는 배에 손을 얹고 웃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가 보기엔 분위기가 다소 활기차 보였다.도윤이도 어쩔 수 없었다.그는 이 곳에서 차를 직접 몰지 않았다. 위협을 무릎 쓰고 나가야 할 때마다 항상 차를 대기시켰었다.하지만, 지금 일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게다가 ‘사고’로 추정되는 현장은 그의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그는 이렇게 가까운 장소에 기사를 부르기엔 좀 미안한 생각이
“안녕하세요 이대표님. 저 조상화입니다!”조상화는 조대표였다. 도윤은 그 전에 호원시 마운틴 탑 빌라 마케팅 파티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둘은 그때 잠깐 대화를 나누며 전화번호를 교환했다.“아, 네 조 대표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도윤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아, 네 그게요. 의논 드릴 일이 있어서요. 저희가 연회를 기획 중에 있는데 다양한 지역에서 상위계층 사람들을 초대하려고 합니다. 먼저, 대표님은 참석하시기에 바쁘신 거 뻔히 알기 때문에 대표님은 저희가 초대 드리지 못하는 거 잘 압니다. 그런데 저희가 놀라운 회신을 받았습니다. 성남시 지역 사회에 있는 유능한 사업가들과 유명인사 몇몇 분이 오신다고 하셔서요. 말하기를 대표님 부하직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저희 연회에 참석해 주실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여쭈어 보려고 전화를 했습니다.”상화가 말했다.사업 시장에서 조대표 정도 경지에 이르면, 실제로 돈을 벌고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그런 사람들은 인맥이 사업만큼 중요했다.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것 보다 인맥을 넓히고 유지하는 게 훨씬 더 현명한 길이었다.그래서 이름이 잘 알려진 사업가들끼리 만날 수 있는 연회를 즐겨 열었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다른 회사의 대표들끼리 알고 지냈다. 그 곳에서, 그들은 새로운 인맥을 찾기도 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기도 한다. 도윤이도 정기적으로 그런 연회에 참석하곤 했다.도윤은 상화의 호의를 거절하기가 어려웠다.하지만, 지금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에서 그럴 시간이 정말 없었다.그는 마지못해 조대표의 초대를 거절했다.그리고 전화를 끊었다.도윤의 전화 내용을 수빈이 열심히 엿듣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하! 이번엔 누가 너를 초대한대? 어떤 조대표야? 그때 그 조대표인가 보지?”수빈이 궁금한 듯 물었다.어쨌든 수빈은 도윤이 조대표와 가까이 지내는 게 싫었다.“아무도 아니야”도윤은 썩소를 지었다. “방금 너 차에
보험사 직원들이 말했다.“무슨 소리예요? 이거 외제차예요. 제 남자친구 아버지가 친구분들께 부탁해서 산 차예요. 보험 처리가 안 된다니, 무슨 소리예요?”“저희 말을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제 말은 이 차량은 저희가 보상해 드릴 수 있는 차 목록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서부 지역에서도 판매되면 안되는 차량입니다. 일부만 생산되었는데, 그 마저도 오래 전에 중단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시장에서 위조품이 나돌고 있습니다. 이제 무슨 말인지 더 말씀 안 드려도 아실 것 같네요” 보험사 직원이 말했다.“무슨 소리예요! 지금 저희가 밀수라도 했다는 거예요? 무슨 헛소리예요!”수빈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멘붕 상태였다.보험사 직원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본사에서 받은 공식 서명서만 보여줄 뿐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위조 차량과 관련된 보고서와 관련 파일도 가지고 있었다.“가세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견적 내달라고 했지 다른 거 물어봤어요?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세요? 이제 견적 내주실 필요 없어요.”수빈은 공식 문서를 한번 훑어보고는 불안해졌다.어쨌든, 이건 그녀의 남자친구 차였지 그녀의 차가 아니었다.그녀는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게 눈치가 보였다.“아가씨, 제가 말씀드리는데 이 차는 이제 저희가 기록했습니다. 저희 팀이 와서 잠시 견인하겠습니다. 추후 조사에 협조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혹시 차주가 아니시라면, 차주분을 불러 주시겠어요?”보험사 직원들 중 한 명이 폰을 들었다.“아니! 뭐하시는 거예요?”수빈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도윤이에게 더 이상 보상금을 요구할 처지가 아니었다.그녀는 너무 무서워서 바로 남자친구 석호에게 전화를 했다.도윤이는 일이 이렇게 진행되리라곤 생각치 못했다.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서 도윤은 그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다 지 업보지.그때 자신이 곤경에 빠진 모습을 보고 웃는 도윤이를 수빈이가 보았다.그녀는
“그렇게 말하지 마, 수빈아! 도윤이 앞에 있잖아!”비니가 말했다. 비니도 다른 것도 아니고 전자 세발자전거로 도착하는 게 살짝 창피하게 느껴졌지만, 도윤이가 당당하게 타는 모습을 보고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도윤이 조차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데, 왜 내가 부끄러워야 하는 걸까?한편 수빈이는 완전 반대였다. “너 술 취했니? 타고 싶다면, 너나 가서 타! 그래도 난 너랑 같이 들어가야 하니까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리고 너! 오늘 있었던 일 잊으면 안돼, 이도윤!”그러고 나서, 수빈이는 택시를 잡고 서둘러 모임 장소로 갔다. 어쨌거나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능한 한 빨리 가야 했다.“내가 보기엔 넌 안 가는 게 좋겠어. 이건 어때? 내 사촌 동생이 지금 저녁 준비하고 있거든. 같이 우리 집 가서 저녁 먹을래? 내가 대접하는 거야!” 도윤이 물었다.어찌 됐던 도윤과 비니는 동창으로서 좋은 친구 사이였다.“아니야,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나는 수빈이랑 같이 가야 돼 도윤아. 수빈이 혼자 보내면 아마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몰라!”자신의 친구가 얼마나 비겁한지 알면서도 비니는 여전히 마음이 따뜻했다.하지만 비니는 도윤이의 작은 세발 자전거로 모임 장소에 도착하는 장면을 상상하니 살짝 부끄러워졌다.비니는 착한 심성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었지만, 모든 여자들이 그러하듯 드러내 보이기 좋아한다는 점은 비니도 마찬가지였다.만약 그녀가 지금 도윤이의 호의를 거절한다면, 도윤이의 자존심이 상할지도 모른다.그녀는 어찌할 줄 몰랐다.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말했다. “그래, 도윤아. 나 정문 앞으로 데려다 줘!”“그럼! 이 전기 세발 자전거가 얼마나 튼튼한데! 내가 빠르게 데려다 줄게!”그는 말하면서 자전거에 올라탔다.빵! 빵!경적을 두 번 울리고는 비니에게 타라는 신호를 보냈다.비니는 머리를 올려 묶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자, 비니는 볼이 더 빨개졌다.하지만 그녀는 결국 도윤이의 자전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