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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장

그 여자는 최라리였다.

솔직히 도윤은 라리를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라리보다는 라리 부모님이 더 짜증이 났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라리가 못 알아 보기를 바랬다.

그 순간, 도윤은 7,8살 때의 기억을 회상했다. 아버지가 도윤을 데리고 나갔고 그 때 라리를 처음 만났다.

그 당시, 그는 라리가 정말 예뻤고 나중에 크면 라리랑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윤은 이를 떠올리며 어렸을 적 자신을 탓할 순 없었다. 결국, 어렸을 때 라리는 항상 좋은 옷만 입으며 깔끔하고 예뻤었다.

하지만, 그녀의 무시가 시작되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녀는 도윤이 도시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싫어했다.

어린 도윤은 끊임없이 다가가며 그녀와 친해지려고 했지만 그녀는 항상 그를 거부했었다.

라리가 조금 무서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녀를 와이프로 삼으려 했다니, 자신이 얼마나 낙관적이었나를 생각했다.

다행히도 중학생이 될 무렵 그녀에 대한 감정은 서서히 흐려졌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만났고 도윤은 만약 진짜 정체를 그녀에게 알려준다면, 라리가 자기에게 푹 빠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그녀 쪽을 돌아보았다.

이제 상황은 꽤나 달라졌다.

그녀를 맹목적으로 쫓아다니기 보다는, 도윤은 완전히 라리를 피하려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속담에도 있듯이, 사람은 무언가 피하려 하면 할수록 그것은 다가온다!

“왜 나 못 본 척 지나가는 거야? 너 나 봤잖아? 나는 심지어 너 자전거 타고 내려가는 거 보고 택시에서 내린 거였는데!” 라리가 화가 난 억양으로 물었다. 그녀는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았다.

“아, 라리야! 미안, 내가 널 못 봤어!” 도윤이 어색하게 대답했다.

“뭐, 그래. 어쨌든, 나 성남시 가려고 버스 타려고 했는데 재수없게 다리가 다쳐서 혼자 못 가게 됐어!”

말을 하면서, 라리는 도윤 쪽으로 절뚝거리며 걸어왔다.

“아, 안타깝다! 다리 얼른 완치되기를 바랄게! 나 얼른 가봐야 돼서!” 도윤은 서둘러 말하며 자동문을 지나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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