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도 유본의 반응에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도윤이 보기에 유본의 수련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기에 손쉽게 끝낼 수 있었다.그럼에도 유본의 넘치는 자신감은 도윤의 기분을 불편하게 했다. 정말로 이 사람이 일곱 몬스터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되었다.생각을 떨쳐버리고 도윤은 차갑게 대답했다. “일단 내가 상대해 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네. 나중에 너가 무슨 일에 생기든 내 알 바 아니야.”그리고 도윤은 내부의 힘을 실제로 쓰지도 않은 채 유본을 향해 손가락을 살짝 튕겼다.유본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 살짝 간을 본 것이었지만 유본도 손가락을 튕기자 도윤은 깜짝 놀랐다.놀란 도윤의 모습을 보고 유본이 말을 했다. “말했지. 형들이랑은 다르다고!”말을 하고 바로, 유본의 몸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윤의 눈앞에는 자신과 똑 닮은 모습을 한 유본이 있었다.자신을 쏙 빼 닮은 모습을 한 유본이 전보다 훨씬 더 경멸스러운 미소를 짓자,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재밌네… 그래, 네 변장술은 꽤 인상 깊었어.”그러자 유본은 도윤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했다. 진짜 도윤의 목소리와 구별이 불가능했지만, 유본의 경멸스러운 눈초리는 진짜 도윤과 다르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그래서, 이게 네 능력이야?” 유본이 바로 그가 한 말을 따라하자 도윤이 물었다.“진짜 신경 거슬리게 하네…” 유본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따라 하자 도윤은 약간 짜증이 났다.“나를 따라 하는 거야? 내가 너한테 주먹 한 방 날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네… 자 내 힘도 따라 할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 도윤이 차갑게 말했다.유본이 다시 도윤의 말을 따라 하자, 도윤은 관심조차 주지 않고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도윤은 그저 힘의 일부만을 사용했을 뿐이지만 폭발적인 소리와 함께 여러 그림자 같은 주먹이 나타나며 유본에게로 향했다.이런 말도 안 되는 힘에 먼지는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었고 그림자 같은 주먹
그들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사람이 아니었다..! 어마무시한 힘이다..!서 씨 가문 부자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들이 유본을 처음 봤을 때 누구든 죽일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 유본은 그저 살덩어리에 불과했다! 그것도 도윤이 단 한 방의 펀치로 그의 생을 끝냈다.삶의 경험이 많고 능글맞은 사람인 영태는 본인과 아들이 서둘러 행동하지 않으면 곧 끝장이 난다는 것을 알았다.그랬기에, 그는 바로 무릎을 꿇고서 빌었다. “선…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신웅아 어서 무릎 꿇지 않고 뭐해! 선생님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해달라고 빌어야지!”그리고 영태는 아들의 팔을 잡아끌어 그의 옆에서 무릎을 꿇게 했다. 신웅도 아버지의 행동에 반항하지 않았다. 그 둘 다 이 사람들을 건드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아주 좋아.” 도윤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이미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영태가 바로 대답했다. “살…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응? 난 살려준다고 말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이미 기회를 여러 번 줬던 것 같은데, 그걸 걷어찬 건 너네였어! 한 가지 말해두자면, 애초에 나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 그 누가 됐든 죽여버리겠다고 하늘에 맹세했거든… 당연히, 가문도 박살 내야겠지… 너희 둘을 위해서 내가 내 맹세를 어길 수는 없잖아?” 도윤이 차갑게 말을 했다.“…네…네…?!” 힘없이 땅에 털썩 주저앉으며 식은땀에 흠뻑 젖은 영태가 말을 더듬었다. ‘이 사악한 악마가 이렇게 강했다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애초에 건드리지 않는 건데!’그리고, 다음 일은 꽤 간단했다. 어쨌거나 이런 피라미들을 처리하는 것은 도윤에게 일도 아니었다. 도윤의 일행은 고대 무덤으로 다시 향하고 있을 때, 도윤은 노아가 숨겨져 있던 장소를 찾아낸 후에 봉쇄 기법으로 어떻게 무대를 봉인했는지에 대해 떠올렸다. 아직 알아내지 못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당시에 그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는 위치에 있는 조안이었지만, 도윤은 그녀의 눈이 충혈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 누가 이해를 하지 못할까? 어쨌거나, 조안은 수천 년 동안 기다려 왔다… 드디어 다시 노아를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도 조안은 여전히 그의 시체조차 볼 수 없었다! 이런 잔인한 일은 누구 책임인 걸까..?‘조안이 나한테 말한 것처럼, 노아의 정신적 영혼은 20년 전쯤에 사라졌어… 내 출생도 불가피한 무언가였겠지… 그나저나 시체가 여기에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져 버렸으니..’주먹을 꽉 쥐며 도윤이 말했다. “이곳은 고립된 곳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제가 용혈 옥 펜던트로 봉쇄 기법으로 봉인했었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걸까요?”“…밖에 있을 때 내가 보니까, 네 봉쇄기법은 전혀 파괴되지 않았어… 보니까 오히려 더 쉬운 방법으로 해체가 된 거야! 침입한 사람이 여기 지형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 이 거대한 아나콘다를 손쉽게 살해했기 때문에 힘이 부족하다고도 볼 수도 없어.” 창헌이 시무룩해 잇는 도윤의 옆으로 걸어오며 중얼거렸다.이전에 노아가 간접적으로 그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었기에, 도윤과 조안만큼이나 창헌도 당연히 마음이 안 좋았다… 게다가, 그들의 여정동안 조안이 정말 많이 도와주었다. 결국, 조안과 노아의 시체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데에도 실패했을 뿐 아니라 시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았다! 이 사실만으로 창헌은 더 미안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자책을 하며 옆에서 조용히 도윤이 서 있자 죽은 아나콘다에 바짝 붙어 서 있던 조안은 눈물을 흘렸고 눈물은 뺨을 타고 흐르며 거대한 아나콘다의 시체로 떨어졌다. ‘펑’ 소리와 함께 조안의 눈물로 인해 순식간에 아나콘다는 초록 빛을 내뿜었다. 초록 빛의 구 모양을 향성하면서, 그 구는 다소 ‘지직’ 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조안과 도윤 둘 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앞으로 걸어 나갔다.이상
“…그 전에, 왜 그 노인이 도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거야…?” 조안이 눈물을 닦아내며 초록빛 구를 보며 물었다. “왜냐하면 이 장소를 너무 잘 알고 있었거든. 봐, 이 동굴을 봉인하기 위해서 도윤이가 쓴 봉쇄 기법은 옥 펜던트에서 온 형성 기법이야. 그 형성 기법은 전투의 신이 도윤이에게 전해준 거고….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하게도 절대 풀 수 없겠지만, 그 노인은 아주 쉽게 풀어냈어… 게다가, 나를 죽이고 나서 노인이 전투의 신의 시체를 살펴보는데 여러 방법을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도윤이의 이름이 여러 번 언급됐어… 그것 말고도, ‘비밀’이라는 단어를 계속 썼기 때문에 도윤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심이 들어!” 거대한 아나콘다가 설명했다. “그런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처럼 보였어. 그래서 영원의 관을 갖고 나간 것 같아… 다행히, 그때 내가 꽤 강한 원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나 봐. 수천 년 이상 살면 갖게 되거든. 어쨌거나 내 몸은 죽었지만, 영혼은 남아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지.” 아나콘다가 이어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깊은 생각에 빠지며 인상만 쓰고 있을 뿐이었다. 아나콘다가 말한 것처럼, 봉쇄기법은 옥 펜던트에 의해 그의 기억속에 이식되었다… 그것만으로 아무 일도 해결하지 못하게 되자, 도윤은 이 장소를 누가 알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모수벽, 할아버지 그리고 처음부터 그를 이 곳으로 안내한 정체불명의 남자 말고는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정체불명 사람은 바로 오늘까지 도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수벽이 끔찍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도윤은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함께 성수의 서약 행사로 떠난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솔직히 생각하기조차 싫었다. 하지만, 육체적인 힘으로 보았을 때 할아버지나 모수벽은 이 사건의 용의자가 될 수 없었다. 이 점을 생각하자, 정체불명의 남자가 이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다…‘..정체불
거대한 아나콘다가 하는 말을 듣자, 도윤은 더 힘을 강화했고 더 많은 본질적 기를 보내며 소리쳤다. “이렇게 널 죽게 놔둘 수 없어!”“..하하…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친구를 사귀게 될 수 있을지 몰랐는데… 이렇게 날 신경 써줘서… 고마워…” 초록빛의 구는 중얼거리며 이제 서서히 하늘 높이로 떠올랐다..마치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날아가는 것처럼 아나콘다의 정신적 영혼은 하늘 높이로 떠올랐고 결국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로 흩어지고 말았다…마지막 반짝거림마저 사라지자 도윤은 주먹을 꽉 쥐었다. 한번 밖에 만나지 않은 아나콘다였지만, 그때 아나콘다가 그를 많이 도와주었었다. 게다가, 자신에게 복면을 쓴 노인에 대해 경고를 해 주려 정신적 영혼까지 희생했다… 이때 도윤은 이미 아나콘다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절대로 주변 사람들이 다치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하지만, 결국 도윤은 이 상황에 있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영혼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고 이 일을 막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노아의 시체까지 잃게 되었다는 사실에 도윤은 스스로를 때려버리고 싶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엄청난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느껴지며 그 순간 아무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 도윤아, 너 탓이 아니야… 그냥 내 운명일 거야. 그러니 이 일로 죄책감을 느끼지 마! 어쨌든 얼른 이씨 가문 저택으로 가보자. 마건이 예측한 방식으로 무덤이 결국 이 상태가 되었으니, 네 가문 사람들도 공격받았을까 너무 걱정돼.” 조안이 말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과 창헌의 바로 불안한 눈빛을 내비쳤다.“명심해, 마건은 그때 섬뜩할 정도로 조용한 고대 무덤을 감싸고 있는 검은 빛을 보여주었어… 그리고 우리한테 보여주었던 이씨 가문 저택도 같은 분위기였어! 그러니까 우리 서둘러서 너희 집으로 가야 해, 도윤아..!” 조안이 덧붙여 말했다. 창헌의 눈꺼풀은 떨리고 있었고 도윤도 조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아나콘다가 말했던 것에
도윤이 안으로 발을 내딛자 오직 어두움과 고요함만이 그를 맞이할 뿐이었다… 두려움과 근심으로 가득 찬 채, 도윤은 한 발짝 더 내딛기가 무서웠다. 고대 무덤에 있었을 때 보았던 장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 상황의 진실을 두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천천히 저택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원래 활기를 띠었던 이씨 가문 저택이었지만 도윤은 이제 저택 안에는 이렇게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했다. 어떠한 흔적이라도 찾으려는 의도로 신성한 감각을 작동했고 도윤은 자신이 있는 이곳이 실제로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렇게 쉽게 단정 짓고 싶지 않았기에, 도윤은 재빨리 저택 안 다른 곳으로 향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저택 안 곳곳을 다 확인했다.일을 끝내자, 도윤은 안심이 되면서도 침울한 기분이 동시에 들었다. 저택 전체에 아무런 흔적도 없다는 사실에 암울했지만 적어도 마건이 보여주었던 전덕산의 상황과는 달랐기에 안심이 되었다. 다시 말해, 시체를 마주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 말은 실종되었지만, 아직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아 있을 가능성이 컸다.‘그런데… 다들 어디로 간 거지..?’ 저택 안에서 아무도 볼 수 없게 되자 실망한 도윤은 속으로 생각했다. ‘다들 무사히 살아 있겠지..?’ 도윤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창헌과 조안이 뛰어 들어왔다.의기소침한 채 서있는 도윤을 보자, 그들은 어떻게 됐냐고 묻지 않고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창헌도 도윤을 다시 보기 전에 뜰 주변을 살펴보았고 안 좋은 예감이 들었었다.“찾아보려고 벌써 제 신성한 감각까지 사용했는데 아무도 안 보여요..! 마치 공기 중에 사라진 것만 같아요..!” 도윤이 주먹을 꽉 쥐며 잘 안 들리게 중얼거렸다.“적어도 시체가 없다는 게 어디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커!” 조안이 도윤에게 걸어오며 그의 손을 잡았다. ‘정말 그랬으
기준이 다시 한번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보며 창헌이 물었다. “…끔찍한 울음소리라고? 그러면 네가 말하는 시체가 여기에 얼마나 있었다는 거야?”“..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한 8명 정도… 제 기억에 그때 끔찍한 울음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기준이 그때 그 기억에 트라우마가 남은 듯 대답했다.“…그러니까… 그리고 나서, 우물로 떨어졌고 지금까지 여기에 있었다는 거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도윤과 창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물었다.좀 전에 신성한 능력을 사용해서 기준의 말이 거짓말인지를 확인했다. 기준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이 대표님! 사실은 제가 우물로 떨어지고 나서 조금 있다가 사람들이 제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는 소리를 들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우물 속 깊이로 잠수했어요! 그래서 아마 지금까지 제가 살아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준이 설명했다.“…이 일을 누가 꾸민 거지..?” 도윤이 중얼거리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피와 기가 지금 들끓고 있었고 모두가 그에게서 내뿜어지는 살기를 느꼈다. “그런데,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이제 안전한지 확인하려 했는데…. 어떤 묵직한 물체가 끌려가는 소리를 듣게 되었어요… 시체들을 처리하는 소리 같았는데 너무 무서워서 귀에 익은 대표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감히 나오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 대표님!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난 거죠..? 이 씨 가문이 이렇게 강력한데 도대체 그 누가 감히 건들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기준이 원통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방금 이 저택에 오기 전에 사람들이 이 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고 했지... 정확히 그 소문을 너한테 말한 사람이 누구야?” 창헌이 차갑게 물었다.“웨스톤에서 지역 담당자들 몇 명한테 들은 거예요! 제가 알기론, 그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처음으로 안 사람들이에요!”“…그렇군. 그나저나, 이 씨 가문에 전할 말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뭐야?”“아! 그게,
“…네? 지금까지 저를 감시했던 사람이 있었다고요..?!” 도윤이 소름 끼쳐 하며 대답했다. 그의 대학 시절은 그가 생각했던 것만큼 평화롭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를 내내 감시하고 있었다니! 그 뿐만 아니라, 창헌 같은 사람이 또 그 스토커를 감시했었다니!정말 솔직히 말해서 도윤은 창헌이 그를 구해주고 의식을 되찾은 순간부터 그가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어쨌거나, 창헌은 그를 잘 알고 있었고 그날 밤 자신을 구해준 것은 우연이 절대 아니었다.창헌과 가까워지자, 도윤은 이 남성은 자신의 성격과 기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윤은 이따금씩 창헌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런 쪽으로 대화를 이끌 때마다, 창헌은 말하고 싶지 않은 기색을 비치었다. 그 후에, 모든 일은 바쁘게 흘러갔고 도윤은 이 순간까지 다시 이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다. 창헌의 말실수를 듣자, 도윤은 이를 기회로 창헌에게 어떻게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이런 충격적인 대답을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나저나, 너가 신입생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서 막 용인시를 떠날 때쯤, 그 사람이 너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한동안 잠잠했다가 네 정체가 탄로나자 더 자주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진정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너한테 나쁜 짓을 할까 걱정이 되었어. 그래서 그 자를 감시하기 시작했지. 그거 아니? 일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나는 이렇게 변장까지 하고 가끔 대학교 식당 직원으로 가장해서 몰래 들어가기도 했단다! 하하!” 창헌은 쓴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제 대학 식당까지 몰래 들어가셨다고요? 그런데 전 한 번도 뵌 적이 없는걸요!” 그전에 한 번도 창헌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을 떠올리며 도윤이 대답했다. 정말 솔직히 말해서, 도윤은 대학교 식당에서부터 여태까지 이런 뛰어난 사람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