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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0장

“그 당시에 해가 지고 약간 시간이 지날 때쯤이었는데… 그래 지금처럼요! 태양은 이미 저버렸고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강을 우연히 발견하고 제 아버지께서 제게 여기에다 텐트를 치자고 말을 하셨죠. 모든 준비가 끝나고 우리는 다음날 쓸 물을 뜨러 강으로 갔습니다… 같이 강으로 걸어가는데, 그때 그 여자를 봤어요!”

모두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명부를 쳐다보자 그는 말을 이어갔다. “카프라 나니는 강변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고 달빛 아래에서 그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제가 또렷이 기억하는 건 엄청나게 긴 혀와 길고 헝클어진 머리였습니다”

“가는 길을 멈추자, 그 여자는 고개를 들었고 우린 눈이 마주쳤죠.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여자의 두 눈은 녹색이었어요! 다행히, 저희 아버지께서 소리치시면서 제때 저를 구해주셨죠. ‘병호야, 절대 그 여자를 보지 마! 뒤 돌아서 당장 이리로 와!”

“그 말을 하고 아버지는 바로 등을 돌려 모래 바닥에 무릎을 꿇었죠. 저도 똑같이 했고요.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는데, 카프라 나니를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면, 등을 돌리고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그 뒤로 어떻게 됐어요?” 관광객 중 한 명이 물었다.

“그게, 그 여자가 천천히 저와 아버지 쪽으로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발걸음이 어찌나 가벼운지 모래가 부드럽게 바스락거리는 소리 말고는 거의 들리지도 않더라고요. 그때 저희 뒤에서 어린 아이 같은 목소리가 속삭였습니다. “병호야, 절대 그 여자를 보지 마~! 뒤 돌아서 당장 이리로 와~!” 물론 전 그 사악하게 들리는 목소리를 듣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시길 카프라 나니가 아버지를 흉내내서 인간 말을 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됐는데요?” 다른 누군가 물었다.

“그리고… 조용히 있었죠. 아버지와 저는 아무 말없이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습니다.” 사막의 명인이 대답했다.

그러자, 대피소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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