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사막 명인이 말한 것처럼, 괴물은 극도로 질긴 피부로 인해 모든 총알을 튕기는 방탄에 가까웠다.“뭐야?!” 당황한 강준이 소리쳤다. 총알로 다치진 않았지만, 짐승은 강준의 공격에 격분했다! 그를 향해 돌진해 오면서 짐승은 두 발로 서서 강준의 멱살을 잡고 그를 허공으로 던져버렸다.몇 초 후, 강준은 모래 위에 추락하고야 말았다. 잠시 뒤 그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너, 너무 강해!” 수행원 무리들을 뒤로 데리고 가면서 공포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최교수가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이제 강준을 처리한 짐승은 원래 처음 표적이었던 도윤을 다시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이 도윤이 얼마나 강하고 잔인한 사람인지 감지할 수 있었다.그녀가 그에게 달려들자, 도윤은 강력한 발차기로 그녀를 뒤로 날려버렸다! 짐승의 피부는 두꺼웠지만 도윤도 반 명도사였다. 다시 말해, 도윤의 내부의 힘을 감당할 도리가 없었다. 바닥으로 떨어지자 카프라 나니는 소름 끼치는 비명을 질렀다. 훨씬 더 불안감을 느낀 짐승은 네 개의 팔다리로 모래를 기어가기 시작했다.그때, 다른 사람과 도망가지 않고 민진과 함께 그저 뒤로 물러 나 있었던 지나가 걱정하며 소리쳤다. “오, 오빠! 조심해요!”지나의 목소리를 듣자, 짐승은 갑자기 지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몇 초 후, 짐승은 결심을 한 듯 모래를 한 웅큼 잡고 도윤 쪽으로 바로 던져버렸다.도윤이 이 공격을 피하는 동안, 짐승은 지나에게로 돌격했다! 지나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카프라 나니가 자신 눈 앞에 서 있었다!도윤은 이 짐승이 이렇게 영리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실제로는 도윤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지나를 노리고 있었다니!도윤이 상황 파악을 하고 있을 때, 지나와 민진은 둘 다 짐승에게 이미 붙잡힌 상태였다!그 모습을 보고, 도윤은 카프라 나니에게 달려 들었고, 가슴을 향해 아주 빠르게 검은 물체를 바로 던졌다! 하지만 짐승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듯했고 서둘러 도망을 쳤고 그 과정에서
한참을 뛴 후에, 도윤은 마침내 천개의 모래 언덕에 도착하고 말았다. 도착하자 마자, 그는 바로 왜 이 지역의 이름이 그렇게 불려지는지 알 수 있었다. 이름은 아마도 천 개 이상의 모래 언덕이 서로 겹쳐지면서 얻은 영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한참을 주변을 둘러보아도 명인이 말했던 고대의 우물은 보이지 않았다.조금 이따 잠시 주변을 거닌 후에 그는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밑을 내려다보니, 그의 발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니, 혈액에 짙은 녹색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승의 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도윤이 새벽녘으로 그녀의 가슴을 강타한 후에 카프라 나니가 처음에 별 반응이 없었지만 도윤은 분명히 공격이 제대로 먹혀 들어간 것을 확신했고 이로써 몸에 불편함을 주었을 것이다.어쨌거나, 상대편 방어가 얼마나 강하던지 간에, 새벽녘에 맞게 되면 그들은 심하게 부상을 입게 되어 있었다.혈흔을 따라 가니, 머지않아 도윤은 사건이 어디서 일어났었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혈흔이 아니었더라면 위치를 찾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북쪽에 위치한 천개의 모래 언덕은 아주 은밀한 곳에 있었고 마치 동굴의 입구 같았다.도윤이 우물에 다가가니, 굉장히 불쾌한 악취가 콧구멍을 찔렀다!“짐승이 여기 있다!” 도윤은 소리치며 우물을 내려다보았다.악취가 정말로 끔찍했지만, 지나를 구하기 위해서 별다른 수가 없었다. 숨을 참으며 도윤은 우물로 뛰어들어갔다.바닥에 물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도윤은 바로 뛰어들기 전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우물 속 물은 깊은 곳에서 흐르고 있었고 다른 한 쪽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도윤은 강물에서 흘러나온 물이라는 것을 알았다.강변 쪽이라는 것을 알자, 도윤은 자신이 현재 강가 지하 비슷한 곳에 있다고 추측했다.수영해서 강변 쪽으로 헤엄쳐 올라온 순간, 그는 짐승이 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때, 카프라 나니는 가시 돋친 긴 혀를 내밀며 의식 없
“거짓말! 내가 다른 사람이랑 착각할 리 없어!” 지나는 바로 손으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도윤을 더 꽉 움켜 쥐었다.“아가씨, 제 이름은 박시혁이에요… 전 도윤이라는 사람이 누군지조차 몰라요! 그 사람이 혹시 전에 말했던 그 남자 분인가요..? 제가 그 분이랑 닮았나요?” 도윤은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도운은 지나를 처음 마주친 그 날부터 이렇게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연습을 많이 했다.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자, 지나는 이 낯선 남자에게서 거리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그녀가 알던 도윤의 목소리와는 달랐다.지나가 사랑했던 도윤은 훨씬 더 마르고, 차분하고 고운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눈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도윤과 정말 많이 닮았지만, 근육질 몸에, 힘이 강하고 도윤보다는 살짝 그을린 피부색이었다.그런데도 이렇게 닮은 사람이 지구 상에 존재한다고…?“..아, 네… 둘이 너무 많이 닮아서요… 저한테 거짓말 안하시는 거 확실하죠..?” 지나가 물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이름은 박시혁입니다. 그리고 저를 닮았다는 그 도윤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해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 놀라신 걸로 보아하니, 제가 정말 많이 닮긴 했나 보네요…하하..”“네, 정말 많이요!” 지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지금 좀 더 보니, 도윤이와 시혁 씨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네요… 도윤이는 연약하고 당신처럼 건장한 체격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것 말고도, 당신처럼 싸움에 능숙하지도 않고요… 그나저나, 오빠가 저희 구해주신 거예요?” 얼굴에 눈물을 닦아내며 지나가 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실망감이 엿보였다. 그녀는 마침내 도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둘이 많이 닮긴 했지만 도윤이 일 년 만에 이렇게 건장해지고 싸움 기술이 늘었을 리는 만무했다.어쨌거나 도윤이는 정말 아니야…“네. 저 짐승이 지나 씨랑 민진 씨를 데려가서, 제가 쫓아 갔어요! 다행히, 제 시간에 맞춰 두 분을
“그러니까, 저게 뭔지 알아내려면 열어보는 수밖에 없어, 그치?” 민진이 덧붙여 말했다.“그런 것 같아. 내가 열어볼 테니까, 너네들은 뒤로 좀 물러서 있어!”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할아버지가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말해준 적이 있는데 보물, 유물들이 있는 장소는 대개 괴상한 짐승이나 괴물들이 지키고 있다.태양 사진으로만 봐도 울창한 숲에 위치한 동굴 안에서 이씨 가문 조상이 발견한 것이었다. 그 당시, 사람을 잡아먹는 커다란 흰색 유인원이 지키고 있었고 조상들은 이 그림을 얻기까지 많은 목숨을 잃었다.어쨌거나 도윤은 이곳에 온 이상 들어가서 한번 들여다보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돌문이 엄청 단단해 보였기 때문에 내면 힘을 사용해서 문을 열려 여자애들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말한 것이었다. 자신과 너무 붙어 있으면, 지나와 민진이 다칠까 염려가 되었다.그들이 안전한 장소에 서자, 도윤은 돌문 주변을 더듬으며 약한 지대를 찾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찾은 후,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그 지점에 온 힘을 쏟았다… 한번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 것이었다!굉음 소리를 내며 해당 지점이 흔들리자 주변의 바위들이 제자리에서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몇 초가 지나자, 문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돌이 흙에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말 그대로 돌문이었다!이를 확인하고 도윤은 계속해서 돌문을 밀며 열었고 충분히 벌어지자, 세 명 앞에는 터널 하나가 모습을 보였다.“…이…이거 고대 무덤 아닐까..?” 민진이 도윤의 옆으로 달려가서 흥분하며 물었다.지나는 눈 앞에서 이 모든 광경을 보고 마음이 뒤숭숭했다.“..정말 그렇게 생겼어!” 지나가 말했다. “자, 들어가서 일단 보자! 너희들은 내 뒤를 따라와!” 도윤이 대답했다.솔직한 심정으로 도윤은 이게 고대 무덤이고 아니고는 관심 없었다. 어쨌거나, 그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셋이 터널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자, 서서히 긴 통로가 드러났고 일종의 로비 구역 같은 곳으로
도윤은 직접 보기 위해 걸어갔고 이상하게 생겼다는 말에 동의했다.도윤이 보기에는 그려져 있는 벽화는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묘사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 중 몇 명은 좀 이상하게 그려져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 벽화는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들은 돌 방에 숨겨져 있는 물건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지나가 열심히 벽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자, 도윤은 물었다. “지나야, 이 벽화가 뭘 의미하고 있는지 알겠어?”“..음..? 방금 나 뭐라고 불렀어?” 지나는 정신을 차리고서 도윤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 지나라고 했어! 너 이름 지나 아니야? 내가 잘못 불렀나? 아까 사람들이 다 너 그렇게 부르길래!”“맞, 맞아… 내 이름 지나 맞아…” 지나는 가슴이 약간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설레는 기분을 떨쳐내고 대답했다. “…일부만 이해할 수 있겠는데… 그런데 말하고자 하는 바가 좀 이상해… 여기 첫번째 벽화는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을 말하는 것 같고… 사실 내가 보기에는 하늘에서 이상한 시체가 떨어진 것 같아.”“시체들 다 모두 이상하게 옷을 입고 있고 각각 이상한 외형을 하고 있어. 하늘에서 떨어지기 전에 비참한 죽음을 당한 것처럼 보여… 그런데도, 이 당시 원주민들은 모두 미신을 믿었기 때문에 이 일은 꽤 큰 파장을 일으킨 거야. 이 사람들은 이 시체들이 천군이라고 믿었고 지역사회에 제물로 바치기 위해 그 시체들을 위한 무덤을 만든 거야.” 지나가 설명을 했다. “좀 터무니없지…? 마치 시체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그 사람들이 이야기를 지어낸 것 같아!”“그리고… 두 번째 벽화도 천군에 대해 말하고 있어. 시체 중에서 하나가 다른 시체들에 비해 특히 더 미스터리하게 보이거든. 이 천군은 원주민들에게 특별 대우를 받은 것 같아. 벽화를 보면, 사람들은 이 시체를 나르면서 심지어 그 앞에서 절을 하는 것처럼 보여. 사실, 더 자세히 보면, 마치
먼지가 도윤의 얼굴로 날아 들고 있을 때 민진과 지나는 도윤 쪽으로 걸어왔고 먼지가 다 가라앉자 그 상자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안에는, 먼지로 덮인 긴 검이 있었다. 먼지로 뒤덮여 있었지만 검의 눈부신 자태를 감출 수 없었다. 사실 너무 빛이 나서 그 셋은 멀리서 이 검을 보더라도 검의 광택을 보면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라고 느꼈다. “…수 천년은 된 것 같지만, 검이 여전히 날카로워!” 민진이 웃으면서 검을 집어 들려고 하면서 말했다.검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던 지나는 뒤를 돌아 벽화를 볼 뿐이었다.“무, 무거워..!” 민진은 계속 검을 들으려고 애쓰며 낑낑 댔다. 돌은 마치 돌 상자 바닥에 붙어 있는 듯 느껴졌다.“내가 해볼게!” 도윤은 칼자루를 잡으려 손을 뻗으며 말했다. 약간의 힘을 주자, 도윤은 쉽게 검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무겁지는 않네!” 도윤은 손목을 살짝 흔들어 검에 묻은 먼지를 털며 깔깔 웃었다. 막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조금 전 민진이 말한 것과 같이, 정말로 날카로웠다.자세히 들여다보니, 검에는 ‘라이트베인’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도윤은 이 검이 평범하게 생겼지만 다소 특별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라이트베인도 마법 유물일까..?” 도윤은 놀라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도윤의 견해로는, 그는 무기에서 어떠한 영적인 흔적도 찾아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뛸 듯이 기뻤다. 새벽녘으로부터 세 가지 장검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는 사실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우연이건 아니건 그는 이제 기술을 실전할 수 있는 완벽한 새 무기를 갖게 되었다.“..얘들아.. 일로 와서 좀 봐봐!” 이 벽화에 뭔가 이상한 게 있어!” 갑자기 지나가 소리쳤다. “오, 지나야, 그 판타지 벽화는 그만 들여다봐! 여기로 와서 이 검이 돈적으로 가치가 있을지 봐줘!” 민진이 대답했다.“아니야, 그게 아니라! 벽화의 마지막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보니까, 여기에 모든 그림들이 그냥 판타지에
세 사람이 고대 우물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이미 밤이 깊어 달이 하늘 높이 떠 있었다. 도윤은 두 소녀를 데리고 폐건물에 들어갔다.그 안으로 들어서자, 셋은 다시 사람들 무리가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최교수와 다른 수행원들도 그 곳에 있었다. 그들은 도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건물 안으로 좀 전에 들어왔다.두 명의 사망자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부상을 입은 사람은 강준이었고 그는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았지만 모두 다 겁에 질려 불안해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제 도윤이 왔으니 모두들 드디어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도윤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모닥불을 피고 그는 다른 사람들을 보호해주며 한번씩 따뜻한 불길에 장작을 던지고 있었다. 한편, 민진과 지나도 깨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반짝이며 입구에 앉아서 한참 동안 도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빛 아래에 비친 그의 큰 키와 근육질 몸은 그들에게 왠지 모를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민진은 쪼그린 채로 지나 옆으로 가 지나를 보며 속삭였다. “너도 안 잘 거야, 지나야?”“괜찮아..” 지나도 귓속말로 대답했다. “흠, 우리가 괴물 소굴에서 눈을 떴을 때부터, 나 너가 시혁이 계속 뚫어져라 보는 거 눈치 챘어… 너 쟤 좋아해?” 민진이 약간 질투심이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아니… 전혀 아니야..” 지나가 대답했다. 어쨌거나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도윤이었고 지나는 평생을 도윤을 잊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 시혁과 도윤이 정말 많이 닮은 건 사실이나, 시혁은 지나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지나는 스스로 계속 그렇게 되뇌었다. 하지만, 시혁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시혁과 도윤은 정말 많이 닮아 있었다!“그게, 도윤이랑 너무 많이 닮아서 그냥 보게 되는 거야!” 지나가 상냥하게 말을 이어했다.“아무리 둘이 닮았더라도 시
“침묵은 내가 시혁이랑 잘되게 도와주는 데에 동의한 걸로 받아들일게! 내일부터 내 마음을 표현할 거야!” 민진이 말했다. “…그래 좋아” 지나는 다정하게 대답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지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도윤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했다. 아무리 시혁이 도윤을 닮았다고 하더라도 그는 도윤이 아니었다.만약 민진이가 정말로 시혁을 좋아한다면, 민진이의 행복을 지나가 막을 권리는 없었다.“최지나, 이기적이게 살지 말자!’ 지나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속으로 생각했다. 그날 밤 두 소녀는 각자의 걱정에 정신이 팔린 채 한 숨도 못 잤다.다음날 이른 아침, 모두가 짐을 꾸리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민진이 도윤에게로 걸어와 말을 걸었다. “시혁아, 목 마르지? 물 좀 줄까?”그 말을 듣자, 도윤은 바로 곁눈질로 지나를 쓱 훔쳐보았다. 지나가 몰래 그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도윤은 민진을 바라보며 상냥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좋지! 나 조금 목말라!”“헤헤… 어젯밤에 우리 지켜주고 보호해주느라 너무 힘을 빼서 전혀 못 쉬었을 것 같아! 탈진 되지 않게 얼른 물 마셔!” 민진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물을 한 모금 마시고 도윤이 말했다. “..음? 왜 물이 달달하지..?”“…어? 달다고? 어떻게 그러지?” 민진은 놀라 대답했다. 하지만, 도윤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눈치를 챘다.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이, 시혁도 참! 나 놀리는 거구나!”둘이서 계속 장난스럽게 말을 주고받자, 계속 옆에 서 있었던 지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표정도 부자연스러워 졌다.속으로 지나는 자신이 오바해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했다. 민진이와 시혁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일지도 모른다. 그 둘은 바라만 봐도 정말 잘 어울렸다.건물을 나온 후에도 지나는 가는 길 내내 시혁은 민진과 잡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물론, 도윤이는 일부러 지나 앞에서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거였다. 어쨌거나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