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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국빈대호텔은 창해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 중 하나이다.

이곳에는 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이 두 개 있는데 천급 홀과 지급 홀이라 불린다.

천급 홀은 일정제약이 예약해 오늘 한의학 포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사실 일정제약은 아예 국빈대호텔 전체를 빌릴 계획이었다.

돈이 넘쳐나는 그들에게는 그 정도 비용쯤 아무렇지도 않았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직전 갑자기 상부에서 중단 지시가 내려왔다.

국빈대호텔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기업이었는데 엄진우가 인맥을 동원해 중간에 끼어들어 지급 홀을 예약한 것이다.

두 연회장은 바로 위아래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번 한의학 포럼 정상회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카와시마 요시코는 직접 사인회장에 나와 참가하는 한의사들을 맞이했다.

사인회장은 국빈대호텔 앞 광장에 마련되었고 참가자들을 위해 커다란 사인판이 세워져 있었다. 참가자들은 거기에 사인을 남길 수 있었다.

또한 일정제약이 고용한 미녀 도우미들이 두 줄로 서서 레드카펫 양쪽을 장식하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엄진우가 주최한 용국 한의학 포럼은 호텔에서 빌려온 작은 탁자 하나를 구석에 놓고 엄진우가 홀로 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대나무 장대를 이용해 걸어놓은 천 조각이 있었고 거기에 먹으로 휘갈겨 쓴 ‘용국 한의학 포럼’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창피하지 않아?”

카와시마 요시코는 엄진우 앞에 다가와 그 뒤의 천을 힐끗 보며 얼굴에 이상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가 창피하다는 거지?”

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참 강심장을 가졌어. 하지만 네가 부끄럽지 않더라도 용국 한의학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

카와시마 요시코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카와시마 씨가 정말 자비심이 많으시네. 용국 한의의 체면까지 걱정해 주시다니.”

엄진우는 피식 웃으며 비꼬았다.

“영화국의 새로운 의학은 용국 한의에서 비롯된 것이니 용국 한의가 너무 망신을 당하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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