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할 때는 꼭 문제가 있다.역시 남해 의존은 어물쩍거리며 말했다.“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이 영감탱이가, 뭘 숨기려고 하는 거야? 날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봉래 의존은 갑자기 남해 의존에게 달려들어 그의 몸에서 그 시험지를 찾아냈다.빼곡하게 적힌 글씨를 보자마자 그는 즉시 전율을 느끼고 놀라며 말했다.“이게...용골환의 완전한 성분인가?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 복원도는 85%에 불과한데.”고서와 잔방의 내용이 상당히 불완전하고 모호해서 용국의 전문가들이 수십 년을 걸려도 완전히 해독할 수 없었다.“이 중에는 우리가 몇 년 동안 노력해도 추정할 수 없었던 일여덟 가지 약재가 포함되어 있다니. 어떻게 알았지?”문외한은 구경만 하고 전문가들은 그 의미를 파악한다.이런 것들은 의학협회의 거물들이 보면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지만 남해 의존과 봉래 의존 같은 대가들에게는 한눈에 진위를 볼 수 있었다.시험지의 20%는 현재 알려진 처방을 완전히 복원한 내용이고 이 20%만으로도 그들에게 만점을 받을 수 있을 정도였지만 나머지 80%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성분을 보충한 원리를 설명했다.이는 그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어린아이를 가르쳐주듯 상세하게 적었다.“건방지군! 아주 건방져!”봉래 의존은 즉시 중얼거렸다.남해 의존은 곧바로 말했다.“자네는 이런 건방진 젊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그러니 나한테 줘. 내가 제자로 삼을게...”“잠깐!”봉래 의존은 화를 내며 말했다.“언제 싫어한다고 했어? 건방진 게 뭐가 나쁘다고? 실력이 있는 사람 중에 건방지지 않은 사람이 있어? 내가 젊었을 때 이보다 더 건방졌어. 20년 지기 친구인 걸 봐서 이 사람을 양보해.”그는 남해 의존이 이런 천재를 몰래 숨기려는 의도를 알고 있었다.남해 의존은 화를 내며 말했다.“20년 지기 친구가 무슨 소용이야? 이 젊은이는 반드시 내 제자가 되어야 해. 봉래, 내가 먼저 발견한 거야. 자네가 가로채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소요의 손녀
시추연은 잠시 멍해졌다. 이 사람 바본가? 무슨 이해력이지? 날 욕하는 건가?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광대 같으니라고.”그리고 소매를 휘날리며 떠났다.마침 그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남해 의존관 봉래 의존이 도착했대.”“용국 10대 명의 중 두 명이 왔어.”두 명의 의존이 나타나자마자 순식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며 사람들은 모두 몰려들었다.시추연은 그 모습을 보며 드디어 마음이 안정되었다.그녀가 약신대회에 참가한 것은 바로 이 두 명의 의존이 대회에서 제자를 찾을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시추연의 목표는 그들 중 한 명의 제자가 되는 것이었다.그녀는 자기가 소요 의존의 손녀라는 신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그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증명하고 싶었다.두 의존은 무표정으로 주변에서 구경하던 참가자들을 무시하고 시추연 쪽으로 걸어갔다.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역시 바로 시추연을 향해 가는군.”“시추연은 소요 의존의 손녀이자 남방 제1의 천재니까. 나라도 시추연을 선택할 거야.”“하하! 하지만 이번에는 두 의존이 왔으니 시추연도 곤란하겠어. 한 명을 선택하면 다른 한 명은 서운해할 테니까.””우리는 그런 곤란한 기회가 있길 바랄 뿐이지. 그중 한 명의 제자만 되면 앞길이 탄탄대로야.”시추연은 두 의존이 동시에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평온했던 심장이 갑자기 쿵쾅거렸다.압박감이 엄청났다.그들은 할아버지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남해 의존과 봉래 의존이었다.어릴 때부터 훈련된 기백이 있어도 본능적인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녀는 금세 마음을 가다듬었다.자신 있게 고개를 들고 두 의존을 마주 보았다.남해 의존과 봉래 의존은 가까이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가 소요 의존의 손녀 시추연인가?””네! 후배가 두 의존님께 인사드립니다.”시추연은 흥분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주먹을 쥐고 인사했다.그녀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했다. 남해 의존은 연단에 능하고 봉래 의존은 추
제자로 삼는다고? 하필 저 자식을?시추연의 머릿속은 ‘쿵’ 소리와 함께 완전히 공백 상태가 되었다.“왜... 왜...”“난 소요 의존의 손녀야. 어릴 때부터 동연령대보다 훨씬 앞서 있었고 심지어 몇 대나 위인 사람들도 내 손에 패배했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 단 한 번도!”순간 그녀의 차가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눈이 붉어졌다.천재인 내가, 왜 기회를 이름 없는 촌뜨기, 볼 가치가 없는 하찮은 놈에게 빼앗겼지?바로 그 순간, 시추연이 미쳐가는 동안 두 의존의 뜨거운 초청을 받은 엄진우는 기지개를 켜고 하품하며 말했다.“미안해요... 지금은 스승을 찾을 생각이 없어요. 두 분...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두 의존은 순간 어리둥절했다.마치 귓가에 폭뢰가 터지는 것 같았다.우리가 거절당했어?남해 의존, 강남 의파의 대표 인물.봉래 의존, 세계적으로 유명한 용국의 최고 의사.이 두 사람은 모두 명성이 자자한 현대의 명의들로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깨지며 그들의 제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기회가 없었다.“젊은이, 아마도 우리가 용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몰라 그러는데...”두 의존은 급히 설명했다.그들의 겸손한 태도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는지 믿기 어려웠다.심지어 누군가는 이 두 의존이 가짜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너무나도 진실했다.“말했잖아요. 관심 없다고.” 엄진우는 귀찮은 듯 손을 흔들었다. 그는 약신대회에 온 것은 단지 뷔젠트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지 두 늙은이에게는 관심이 없었다.10대 명의? 내 스승이 되겠다고? 전에 귀곡 의존이 나의 제자가 되려고 삼일삼야를 꿇었어도 허락하지 않았는데.“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겠나?”두 의존은 엄진우가 떠나려고 하자 급히 다가가 그를 막았다.“우리의 제자가 된다면 조건은 마음대로 말해도 돼. 심지어 백 년 후, 우리의 자리를 당신에게 넘길 수도 있어.”옆에 있던 시추연은 그 말을 듣고 마치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기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감독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공포의 기운이 그를 덮쳤다.순간 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머리 위가 터지듯이 피가 솟구쳤다.쿵 하고 검은 모자를 쓴 사람 앞에 쓰러졌다.그는 모자를 벗었는데 너무나도 창백한 얼굴이었다.“약신대회, 엄진우... 약간의 문제가 생긴 것 같군. 하지만 괜찮아. 작은 바둑알이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아.”그는 음흉하게 웃었다....홀 안에서.“엄진우, 나 시추연은 거지가 아니야. 내가 원하는 걸 네가 시혜할 필요 없어. 나 절로 얻을 거야.”시추연은 분노하며 엄진우에게 외쳤다.“지금 네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나에게 시혜해? 네가 뭔데? 이름 없는 촌뜨기, 나 시추연 이름 한 글자보다도 가치가 없는 주제에.”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웃었다.“시추연 씨, 당신은 항상 차분하고 침착한 사람이라고 자칭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지금 왜 이렇게... 침착하지 못한 거죠?”시추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엄진우, 잊지 마. 약신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지금은 단지 초시만 끝났을 뿐이야. 앞으로도 일여덟 개의 시험이 남아 있어.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알아.”그녀는 자기의 실력으로 두 의존에게 그들이 잘못 봤고 자기가 더 적합한 제자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때 가서 두 의존이 후회하며 그녀에게 제자가 되어 달라고 할 때 그녀는 돌아서며 거절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이때 두 의존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그럴 필요가 없는 거 같은데. 이번 첫 라운드에서 우리는 이미 각자의 실력을 보았어. 이 약신대회는 종합 점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네.”의학 협회의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두 의존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럼 남은 평가 단계를 모두 취소하고 두 의존님의 점수로 최종 결과를 결정하겠습니다.”시추연은 벼락에 맞은 듯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엄진우는 어쩔 수 없는 듯이 손을 들어 말했다.“음... 내가 그냥 포기할까요? 너무 당황스러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시추연은 얼어붙었다.“아아아!”그녀는 공포에 질려 소리쳤다.사람들은 그제야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했다.“사람이 죽었어!”위대한 남해 의존이 이렇게 쉽게 죽다니 이는 공포 영화보다도 더 끔찍했다.봉래 의존은 이 광경을 보고 분노했다.“개자식, 너를 갈아서 재로 만들어 남해 영감의 복수를 할 것이야.”강력한 진기가 폭발하며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용국 10대 명의들은 의술뿐만 아니라 무도에서도 상당한 수련을 쌓은 자들이었다.봉래 의존의 무도 수련은 남해 의존보다 훨씬 뛰어났다.그러나 모자를 쓴 남자는 오른손을 들어 올리더니 압도적인 에너지가 번개처럼 쏟아져 나왔다.순식간에 봉래 의존의 공격을 막아냈다.“너무 약해.”그는 경멸하듯 웃었다.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키자 봉래 의존의 반쪽 몸이 순식간에 수없이 뚫리며 쓰러졌다.“에잇, 빗나갔네. 원래는 머리를 맞추려 했는데.”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불만스러워했다.“의존님을 보호해라.”현장의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퉁!보안 요원들이 총을 들고 달려와 그 남자를 향해 사격했다.그는 천천히 돌아섰다퍽!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며 달려온 수십 명의 보안 요원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뼛조각도 남지 않았다.“역시 전에 조사한 대로군. 여기엔 대부분 일반인이 지키고 있어 무도종사가 거의 없네.”그는 손을 뒤로하고 서 있었다. 이미 그 앞은 시체와 피의 바다였다.의학 협회의 거물들은 모두 도망쳤고 현장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시추연은 두려움에 심근경색이 올 정도로 온몸이 차가워졌다.“얘야, 빨리 도망쳐.”옆에 피투성이가 된 봉래 의존이 마지막 기운을 다해 시추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자의 목표는 나와 남해 영감이야. 너희들은 억울하게 휘말린 불쌍한 희생양일 뿐이지.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살 수 있어.”시추연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눈에는 절망과 고통이 가득했다.천재로 자라난 그녀는 항상 천하의 흥망성
상대는 웃으며 말했다.시추연은 겁에 질려 물었다.“당... 당신 벨트를 풀어달라는 이유가 뭐예요?”“당연히 네 몸을 이용해 하루의 피로를 풀려고.”그 남자는 크게 웃으며 시추연의 옷을 벗겨냈다.곧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눈에 띄는 큰 사이즌의 브래지어가 드러났다.시추연은 반항할 힘조차 없었고 그 남자의 강력한 압박 아래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그녀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할 줄 몰라요.”그러나 그 남자는 그녀의 턱을 강하게 쥐며 말했다.“그럼 내가 가르쳐주지. 입 벌려!”그는 벨트를 능숙하게 풀더니 팬티에서 더러운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시추연은 구역질을 하며 공포에 질려 소리쳤다.“싫어. 난 싫어!”“네가 싫어도 소용없어. 입을 크게 벌려.”그 남자는 비열하게 웃으며 그녀의 입을 억지로 벌렸다.어릴 적부터 자만심에 빠져 있던 천재를 무릎 아래로 끌어내리니 정말 쾌감이 죽이네!그는 자기가 남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는 건방진 여자들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고 특히 순종적인 애완견처럼 훈련시켜 그녀들의 가장 싫어하는 역겨운 일을 하도록 몰아붙이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널 다 즐기고 나면 네 할아버지인 쇼요 의존도 직접 죽일 거야. 용구의 10대 명의들 하나도 도망가지 못할 거야... 그리고...”그는 시추연의 입을 자기의 두 다리 사이에 가져가려고 할 때 갑자기 등 뒤에서 한 줄기의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그는 즉시 뒤를 돌아보니 엄진우가 한 치도 움직이지 않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그 남자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무섭지 않아?”엄진우는 고개를 저었다.“하하! 너 같은 놈은 처음 봐. 참 마음에 들어. 지금 당장 꺼져. 오늘 있었던 일을 잊어 버리면 없었던 거로 하지.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추적해 죽여버릴 테니까.”그는 시추연을 가지고 놀려던 참이어서 엄진우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게다가 엄진우의 성격이 마음에 들어 그를 보내주기로 했다.그러나 엄진우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시추연은 이
“네가 시천민을 죽였어?”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정말 뷔젠트의 일원이었다.이 남자의 뒤에 또 누군가가 있을까 봐 원래는 좀 더 지켜보려고 했지만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여기 있는 의학계의 거물들이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었다. 특히 봉래 의존은 세계적인 명의이기에 그의 죽음은 용국에 있어서 핵폭발에 버금가는 충격이다.“네가 나타난 이상 여자를 놀아보지 못해도 상관없어.”그 남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너 혼자서는 여기 있는 모든 명의를 다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거야.”그는 엄진우가 행동하기 전에 나머지 사람들을 모두 죽일 수 있었다.“그건 모르지.”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에서 신호탄을 꺼내 하늘로 쏘았다.팡!순식간에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하늘은 군용기들로 뒤덮였다. 유니버스 IV 폭격기, 용작 4호 스텔스 전투기 등 강남성에서 가장 최신의 전투기들이었다.“다 들어와!”엄진우가 명령하자 훈련된 병사들이 전원 무장을 갖추고 달려 나와 모든 사람을 엄밀히 보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시추연도 포함되어 있었다.시추연은 멀리서 엄진우를 바라보며 이 순간 그의 모습에서 군주의 그림자를 보았다.“이것이 나와 그사이의 진정한 격차인가!”그녀의 눈은 크게 떠졌다. 이때야 그녀는 자기와 엄진우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깨달았다.웃기는 것은 아까만 해도 그녀는 엄진우 앞에서 우월감을 느꼈다는 것이다.사람들은 병사들을 보고 기뻐하며 외쳤다.“난 알고 있었어. 두 의존님이 선택한 사람이 정말 특별한 인물이라는 걸.”“엄진우 씨, 우리를 구해주세요. 당신은 유일한 구세주예요.”“강남성 의학계를 구해주세요. 용국 의학계를 구해주세요. 용국은 또 한 명의 의존을 잃어선 안 돼요...”“이젠 비교할 필요가 없어졌네...”그녀는 입가에 쓴 미소를 띠고 말했다. 너무 자만했어.엄진우 앞의 창백한 남자의 미소가 점점 사라졌다.“좋은 전략이야. 우리의 계획이 새어 나간 모양이군.” 그의 표정이 서서히 차갑게 변했다.“넌 뷔젠트에
“내 신분을 알고 있었어?”엄진우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이 말이 나오자마자 현장은 일순간 소란스러워졌다.“명왕, 그 유명한 명왕님이야.”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특히 시추연은 더욱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 그가 진짜 그 명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북강 최강자이자 제1의 천재, 명왕.어릴 때부터 동경해 왔던 인물,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추구해 온 목표가 바로 엄진우였다.비록 자신이 남방 제1의 천재라고 불렸지만 그녀는 자기가 명왕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기와 북강의 명왕과 비교하는 것은 달과 개미를 비교하는 것과 같았다. 감히 바라볼 자격조차 없었다.“하나님!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내가 전에 명왕님에게...”시추연은 부끄러움과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당장이라도 숨고 싶었다.“우리 조직의 정보 부서도 무능하지는 않거든. 명왕이 강남성에 있다는 소식은 이미 우리에게 전해졌어. 단지 네가 성안에 있을 줄은 몰랐지.”육선생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하하! 힘들지 않게 널 찾았어. 이번에 용국의 가장 강한 남자를 죽이면 임무를 초과 완료할 수 있어. 그때는 강남성뿐만 아니라 북강도 분열할 거야.”그는 높이 뛰어올라 수백 미터 상공에 도달했다.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오며 한 손으로 차갑게 내려쳤다.마치 세상의 종말처럼 주변의 중력장도 극심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엄진우는 고개를 들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너무 강해... 이 육선생은 뷔젠트에서 강남성 총책임자일 뿐이고 앞에는 다섯 사람이나 더 있어. 그럼 그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강한 거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흥! 나를 죽인다고? 전에 이 말을 했던 사람은 무덤에 풀이 이미 3미터나 자랐지.”엄진우의 눈에는 살기가 번뜩이며 그는 뛰어올라 맞서 싸웠다.웅! 웅! 웅!두 사람의 싸움은 육안으로는 전혀 볼 수 없었고 사람들의 어지러운 시선 속에서 승패가 나왔다.두 사람은 광풍 속에
남자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때, 서관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자는 순간 멍해지더니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엄진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일 리가 없겠지? 전화를 받자마자 쏟아지는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한편 제경에는 피를 동반한 권력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보수파는 이용진을 잡은 후 야망이 커져 이 기회에 급진파의 장로들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급진파의 장로들은 이용진 사건에서 이미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파의 끝없는 욕심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 양측은 격렬한 충돌을 벌이다 큰 전쟁으로 번졌다. 결국 제경 전역을 봉쇄하고 계엄령을 내렸지만 양측의 교전으로 제경 내부는 화약 냄새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 충돌은 전 국토로 확산되어 전국적인 전란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대장로가 깨어났다. 몇 년 전, 대장로는 북강 명왕을 해임한 후 깊은 잠에 빠졌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제경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두 파벌을 본 그는 상황이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반쪽짜리 명왕령을 당장 엄진우에게 가져가고 제경으로 불러들여라! 그때의 일은 내가 친히 설명할 것이다.” 대장로는 수십 년을 함께한 심복을 불러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반쪽짜리 명왕령을 손에 쥐게 되었다. 수년 전 그날, 엄진우는 명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 반쪽 명왕령을 회수당했다. 이 순간, 명왕령은 드디어 온전한 하나가 되었고 이는 명왕이 다시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것이다. 제경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알게 된 엄진우는 아무 말 없이 갑옷을 입고 무장했다. 전투의 기운은 살벌하게 하늘을 찔러댔다. 그는 급히 북강으로 향했다. 북강 잠룡곡. 그곳에는 50만 북강 군대가 수년간 매복해 있었다. “북강군이여, 명령을 받들라!” 긴 외침과 함께 전쟁의 신, 북강 명왕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50만 북강군은 흥분에 휩싸여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암은 용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용국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암의 많은 재벌은 지난 100~200년 동안 용국에서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현재 시암의 갑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버지 성이 서씨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뭐 좀 아는구나? 얼마면 되겠어? 가격부터 말해.” 남자는 손을 휘저으며 수표를 꺼냈고 엄진우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네 아버지 그까짓 재산으론 내 엉덩이를 닦기도 부족해. 그런데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당장 꺼져!” 엄진우는 이 재벌 2세가 그저 방탕한 자식일 뿐, 실지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이란 걸 바로 알아챘다. 단지 남을 괴롭히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렴한 사람이니 더는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엄진우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 미쳤어? 우리 아버지 시암 갑부라고! 그런데 그까짓 재산이라고?”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아! 네 아버지 말이야! 서씨 가문 자산을 합쳐도 200조를 넘지 못해!” 엄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 이 새끼 허세 장난 아니네? 너 200조가 어떤 개념인 줄 알기나 해? 현금으로 바꾸면 너 같은 건 몇천 번도 깔아 죽일 수 있어.”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됐고... 애송이, 당장 여기서 꺼지지 않는다면 시암에 있는 네 아버지가 당장 날아와 널 혼내줄 거야.”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쫓아냈다. “이 새끼 봐라? 감히 누구 앞에서 잘난 척이야? 너 돈에 깔려 죽고 싶어?” “말귀 못 알아듣는 놈이군, 당장 네 아버지를 불러줄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관림 알죠?” 엄진우가 물었다. “선생님, 서관림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당장 연락드리라 알리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서관림의 아들이
그녀는 아들이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원수를 사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고 아들이 정말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수단들을 어디서 배웠는지, 긴 세월 동안 이렇게 숨 막히는 날들을 보냈는지 너무 걱정되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엄진우는 하수희를 번쩍 안아 들고 회사를 떠났다. 가는 길에 엄진우는 가볍게 하수희의 머리를 쳤고, 곧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진우는 그녀의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자 하수희도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진우야, 어쩐 일로 갑자기 돌아왔어?” 엄진우를 본 하수희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나 일 때문에 먼 길 떠나기 전에 집에 좀 들러보려고. 근데 엄마는 왜 소파에서 자? 방에서 편히 자지.” 하수희는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뻐근하지? “네 동생이랑 전화하다가 잠들었나 봐. 참 이상하네.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잠들었지?” 하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손강호에게 납치된 기억은 전부 엄진우에 의해 지워졌다. 하수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예전 같지가 않아. 좀 쉬고 있어. 엄마가 곧 밥 해줄게.” 말을 마친 하수희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엄진우는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소지안은 아주 신속하고 깔끔하게 회사를 정리했다. 엄진우가 부순 벽은 이미 수리되었고 회사 로비도 완벽하게 청소가 끝나 있었다. “손강호는 창고에 가뒀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진우 씨가 결정해.” 엄진우가 오자 소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강호가 창고에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요양원으로 보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손강호가 제대로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엄진우는 돈을 들여서라도 그를 요양원에 보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 바로 연락해
“그래, 빠져나간 쥐새끼가 없다면 지금쯤 손씨 가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애와 70세 이상의 노인을 빼고 다 시체가 되었을걸.”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무자비한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인가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그를 해치려고 할 것이다. 손강호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궁민희였다. 엄진우는 전화를 연결하고 스피커폰을 켰다. “상황은 어때? 여기 손씨 가문의 장손이 들을 수 있게 상세하게 말해줘.” “손씨 가문 혈통 총 173명, 노인과 아이 5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0여 명은 이미 처단한 상탭니다.” 남궁민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풉! 손강호는 분노와 공포가 치솟아 피를 토해냈다. “말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제경 손씨 가문이 어떻게!” 손강호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허겁지겁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옥에서 확인해.”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미친놈! 미친 새끼야!” 손강호는 넋을 잃고 절규했다. “난 단지 네 엄마를 납치했을 뿐 해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우리 가문 전부를 죽여버렸어. 넌 악마야! 이 개새끼야!!” “너 같은 쓰레기를 낳은 손씨 가문도 도긴개긴이야. 손씨 가문 사람이 천 명이든 만 명이든 우리 엄마의 땀 한 방울보다 하찮다는 걸 기억해. 그리고 이건 너한테 대한 내 보복일 뿐이야.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렸으면 이만한 각오는 했었어야지.” 엄진우는 손강호의 욕설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미리 후과를 생각하지 못한 손강호의 어리석음 때문에 손씨 가문은 이대로 전멸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죽어!” 손강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폭 장치를 눌렀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하나같이 두려움에 빠져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불타는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엄진우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용진 말이야... 끌려가기 직전까지 왜 나랑 정면으로 맞
“그 손 놔!” 이때,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강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두 눈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심지어 소지안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하다니! “나경 씨, 여긴 왜 내려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숨어있어요.” 공나경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비록 마음속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절대 소지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좋아, 아주 좋아. 엄진우 아주 복이 많은 놈이군. 하지만 이젠 다 내 여자들이야. 용국을 떠나기 전에 이런 행운이 생기다니.” 손강호는 저도 몰래 침을 흘렸다. 그는 소지안을 놓고 다급히 공나경에게로 다가갔다. 공나경은 뒷걸음질 쳤지만 곧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하하, 아주 곱군!” 손강호는 두 팔을 벌리고 공나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공나경을 품에 안으려는데...쿵!회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더니 무너진 틈 사이로 엄진우가 빠르게 다가와 손강호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손강호는 저만치 날아가며 빨간 피를 뿜어댔다. “네가 어떻게?” 엄진우를 본 손강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긴, 엄진우가 이용진을 무너뜨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무려 용국 궁정의 장로인 이용진으로 엄진우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금방 승리를 거뒀으니 제경에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어야 하는데... “널 빨리 죽이고 싶어서 말이야.” 엄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여태 손강호를 살려둔 이유는 손강호가 창해시에 있는 한 이용진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속 고민하느라 손을 대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에 엄진우는 이용진을 무너뜨릴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진이 무너졌으니 더는 손강호를 남겨둘 이유가 없기에 그는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왔다. “아쉽지만 늦었어
엄진우가 탄 비행기는 곧 착륙했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엄혜우에게서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순간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큰일이 아니면 엄혜우가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할 리 없었다. 엄혜우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엄혜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엄진우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엄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엄마가 납치당했어!” 순간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고 주변의 공기마저 살기로 가득 찼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엄마는 무사할 거야.”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고 남궁민희에게 연락했다. 남궁민희는 아직 제경에 있었는데 아직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 “제경 손씨 가문 정보 가진 거 있어?” 엄진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그는 하수희를 납치한 사람이 손강호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창해시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용의자는 단 한 사람, 바로 손강호였다. 더군다나 이용진이 방금 체포된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면 손강호 이외에는 범인이 따로 없다. “있어요!” 화가 난 엄진우의 목소리에 남궁민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손씨 가문은 이씨 가문 라인이죠. 우리가 날려 보낸 몇천 명의 사람 중에는 손씨 가문 사람도 있었어요.” “16세 이하의 애들과 70세 이상의 노인을 제외하고 전부 처형해.” 엄진우의 얼굴은 사나운 기색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북강의 지배자였고 천 리를 피로 물들인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은 항상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손강호 같은 패륜아를 길러낸 가문에 무고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노인과 어린아이를 살려둔 것만 해도 큰 자비였다. 만약 그가 여전히 북강을 통치하던 때였다면 손씨 가문의 개조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네, 주인님.” 남궁민희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손씨 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소지안이 걸어 나왔다. 손강호는 소지안의 미모에 놀라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전에 사진으로 본 적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워 감탄한 것이다. “소 대표, 참 오래 걸리네.” 손강호는 소총을 들고 소지안에게 다가갔다. “날 찾은 이유가 뭐죠?” 소지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 그녀는 이런 무법자들에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이 더욱 날뛸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소 대표가 한 번 맞춰보지, 그래?” 손강호는 소지안의 턱에 총구를 대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지안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돈이 필요해요? 회사에 현금 20억이 있으니 당장 가져가도 좋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고 신고도 안 할 테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회사 계좌의 돈은 내가 당신에게 이체하려고 해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어요.” 소지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소 대표 아주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아쉽지만 내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 손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뭘 원하죠?” 소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말을 끝낸 손강호는 바로 손을 뻗어 소지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지안은 그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내 몸에 손댄다면 당신은 이 창해시를 살아 나갈 수 없어요.” “소 대표 아주 강단 있네. 근데 그 우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설마 엄진우?” 손강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진우 씨를 노리고 왔네요.” 소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역시 소 대표 정말 똑똑해. 어쩔 수 없어. 그 자식이 날 궁지로 몰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손강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진우가 그를 궁지로 몬 건 사실이다. 창해시에서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엄진우는 그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쾅!굉음과 함께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손강호가 부하들을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신들... 당신들 누구야?” 하수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누구냐고? 아줌마 납치하려고.” 손강호는 앞으로 세 걸음 다가와 하수희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단숨에 부숴버렸다. “잘 묶어서 끌고 가!” 손강호는 바람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졌다. 엄혜우는 깜짝 놀랐다. 방금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구지? 다행히 엄혜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바로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진우는 비행기에 탑승 중이라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그쪽은 잘 진행되고 있어?” 손강호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비담 컴퍼니 외벽에 이미 폭약을 설치했습니다. 터트리는 동시 건물 전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될 겁니다.” 손강호의 부하가 보고했다. “좋아, 곧 갈게.” 손강호는 그제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빠르게 비담 컴퍼니에 도착해 손에 배낭을 든 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소 대표 만나러 왔어.” 예우림은 지금 제경에 있지만 손강호는 비담 컴퍼니의 부대표인 소지안도 엄진우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은 하셨을까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강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예약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예약부터 하셔야 합니다. 일단 부대표님에게 보고드린 후 전화로 시간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끝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예약 표를 손강호에게 내밀었다. 손강호는 직원의 손을 내치며 들고 있던 배낭을 프런트 데스크에 던지며 지퍼를 확 열었다. “이걸로 예약할 수 있을까?” 배낭 안의 물건을 확인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배낭 안에는 뇌관이 가득했다. 손강호는 배낭에서 소총을 꺼내 들더니 천장에 무차별로 사격을 퍼부었다. “다들 쪼그리고 앉아! 소리 지르는 것들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
이용진은 공허하고 멍한 눈빛으로 뒤로 한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데려가!” 검찰청 고위 책임자가 명령을 내렸다. 곧 용국 궁정의 원로였던 이용진은 증인과 증거물과 함께 경찰정으로 연행되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씨 가문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당신도 이젠 자유야.”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며 오동방에게 말했다. 오동방은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자유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왜? 인생의 목표를 못 찾겠어?” 엄진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오동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3년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포부와 열정이 사라져서 앞길이 막막하네요.” “그럼 내가 일자리 구해줘?”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오동방은 눈빛을 반짝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손에 제약회사가 하나 있는데, 원한다면 수석 연구원의 자리를 주지.” 엄진우는 단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오동방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하길 바랐다. 비록 오동방의 의술은 엄진우의 지도하에 발전한 것이지만 그가 이를 완벽히 소화하고 응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의학적 재능과 능력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이런 인재가 합류한다면 회사는 반드시 더욱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좋아요! 전 무조건 선생님을 따를게요!” 오동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진우의 말을 수락했다. “예우림이 지금 안강제약 인수 절차 때문에 제경으로 갔으니 오늘 바로 가서 합류하면 돼. 절차가 끝나면 함께 창해시로 돌아와 바로 취임해도 좋아.”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오동방이 합류한 건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선생님은 같이 하지 않는 건가요?” 오동방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먼저 가 있어야겠어.” 엄진우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창해시. 손강호의 부하들은 완전히 당황한 기색이다. “도련님, 이용진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듣자니 엄진우라는 그놈이 한 짓이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