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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듯한 목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지며 흑제의 심장까지 철렁이게 했다.

임유환이 이토록 화난 모습은 난생처음 보는 흑제였기에 다급히 그의 말에 대답했다.

“예, 임 선생님.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임유환의 말 한마디에 흑제가 서둘러 사람을 풀며 달려나가는 모습을 본 서인아와 조명주는 그들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지만 수술실의 등이 계속해서 켜져 있는 지금 그런 거에 정신을 팔 여유가 없었다.

세 시간, 네 시간, 다섯 시간...

시간은 지체없이 흘러 어느새 다섯 시간이나 훌쩍 지나 있었다.

“왜 아직도 안 끝난 거야.”

임유환은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수술실 주변을 맴돌았다.

그의 눈은 더욱더 빨갛게 충혈됐고 눈 속에는 불안과 공포가 가득 차 있었다.

임유환의 이성은 수술이 길어질수록 최서우가 살아날 확률이 희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필 총이 뇌에 박혀버린 탓에 수술이 까다롭고 또 과다출혈의 위험도 있어 수술시간은 최대 6시간이 한계인데 이미 다섯 시간이나 지나버린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앞으로 한 시간 안에 수술이 끝나지 못한다면 최서우의 목숨이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공포라는 감정이 임유환의 심장을 옥죄어왔고 임유환의 손발은 빠르게 식어가며 그의 몸까지 파르르 떨려왔다.

“유환아, 괜찮아. 서우 씨 괜찮을 거야.”

그걸 본 서인아는 임유환을 다정히 토닥이며 자신의 외투를 벗어 임유환 어깨에 걸쳐주었다.

은은한 나무 향이 코끝으로 전해지자 그제야 조금 안정을 되찾은 임유환이 서인아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고마워...”

서인아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임유환의 시린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서 시간은 또 30분이나 흘러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닫혀있는 수술실 문에 임유환은 저도 모르게 서인아의 손을 꽉 잡았다.

십분, 이십 분...

최서우의 생사를 가를 시간이 고작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임유환은 수술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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