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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푹.

비수를 꽂았다.

칼날이 가슴을 뚫고 뼈에 긁히는 소리가 소름이 끼치게 싫었다.

임유환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상처에서 새빨간 피가 줄줄 새어 나왔다.

“안돼!”

서인아의 눈시울이 빨개졌다.

임유환이 자신을 위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수를 가슴에 꽂을 줄 몰랐다.

자신을 싫어한다면서!

“왜! 왜 그랬어!”

서인아는 큰 소리로 따져 물었다.

눈물이 차올라 앞이 보이질 않았다.

칼에 찔려본 적 없는 그녀는 아픔의 크기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었다.

그저 살이 찢기는 고통을 머릿속으로 짐작할 뿐이었다.

“시키는 대로 했으니까 이제 이 여자는 풀어주지?”

임유환은 서인아를 보지 않았다. 두 눈을 제이크한테 고정한 채로 낮게 읊조릴 뿐이었다.

“풀어? 웃기고 앉아있네.”

제이크에 입꼬리에 비웃음이 걸렸다.

그는 임유환이 이제 독안에 든 쥐라고 생각했다.

“풀어줘. 안 그럼 후회할 거야.”

임유환이 또박또박 내뱉었다.

비수는 여전히 그의 가슴팍에 꽂혀있었다.

피가 끊임없이 흘러 가슴 전체가 핏빛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제이크를 쳐다보는 눈빛은 차분하고 또 날카로웠다.

전과 다름없었다.

제이크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자신의 몸속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이 소름이 돋았다.

그는 이런 기분이 너무 싫었다.

제이크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바로 임유환에게 겨누면서 경고했다. “꼼짝 마, 한 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이 여자 죽여버릴 거야.”

서인아의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었다.

제이크가 총을 머리에 대고 있었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임유환에게 소리칠 뿐이었다. “임유환, 난 됐으니까 빨리 가!”

하지만 임유환은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빨리 가라고! 내가 언제 살려달랬어! 빨리 꺼져!”

서인아는 반쯤 미쳐있었다. 눈물이 후둑둑 떨어졌다.

제이크는 광기에 차 더 웃어댔다.

그는 임유환에게로 총구를 향하고 곧 방아쇠를 당겼다.

탕.

공기 속에서 불꽃을 튀기며 발사된 총알이 임유환의 왼쪽 무릎을 명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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