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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1화

“아가씨, 저한테 무슨 볼일이시죠?”

길가에서, 임유환은 서인아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임유환의 낯선 말투에 서인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입가에 쓴웃음이 걸렸다. “유환아, 나한테 이렇게까지 거리를 둬야겠어?”

“할 말 있으면 해, 나 바빠.”

임유환은 가볍게 숨을 골랐다.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서인아를 마주할 때마다 어쩐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냉담하게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서인아는 가슴이 찌르르 아파졌다.

그녀는 똑같이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정하게 말했다. “유환아, 일단 타. 너랑 가고 싶은데 있어.”

“됐어.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

임유환이 거절했다.

그는 더 이상 서인아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유환아, 진짜 할 말 있어서 그래. 일단 타.”

아랫입술을 살짝 물면서 말하는 서인아는 너무 간절해 보였다.

정말 임유환이 꼭 같이 가줬으면 하는 곳이 있었다. 하고 싶은 얘기도 너무 많았고.

그녀는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수미도 데려오지 않았다.

“하.”

임유환은 서인아의 눈빛에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여자들의 이런 눈빛에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그게 서인아라면 더.

하지만 그래도 눈을 딱 감고 한 번 더 거절했다. “나 진짜 시간 없어.”

서인아는 말없이 입술을 더 질끈 깨물 뿐이었다.

가여운 눈동자가 더 짙게 물들었다.

젠장!

임유환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그래, 내가 졌다. 탈게.”

임유환이 결국 손을 들었다.

“응!”

서인아의 눈에 순식간에 생기가 돌았다.

임유환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차에 타려고 했다.

부릉.

이때, 길 위에서 센 엔진 소리가 들렸다.

작전 지역의 번호판을 단 군용트럭이 임유환이 있는 쪽으로 질주해왔다.

임유환과 서인아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조 중령 차잖아?”

임유환의 눈빛이 흔들렸다.

미친 듯이 달려오는 트럭을 보면서 혹시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건지 생각했다.

한창 궁금해할 때 트럭이 검은색 리무진 뒤에 급정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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