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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독기로 가득해

북성남고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후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성연이 썼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두 사람의 사랑은 그야말로 낭만의 끝판왕이라는 반응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은 사랑에 부러워했다.

그 발표문이 사실은 성연이 교장실에서 쓴 것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

교장은 자신이 제대로 정도를 못 지켜 가까스로 반전된 형세를 또 다시 망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교장실에서 한참을 주저했다. 교장이 오랜 시간 고민만 하면서 붓을 대지 못하고 있자 옆에 있던 성연이

더 이상 지켜보지 못하고 교장이 쓴 글을 수정해 주었다.

성연이 수정한 글을 본 교장은 퍽 만족스럽게 생각하더니 바로 발표해 버렸다.

발표의 효과도 의외로 좋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무진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성연은 정말 못하는 게 없었다. 못하는 걸 못하는 것 같았다.

때때로 무진은 진짜 성연에게 감탄했다. 어떻게 그런 많은 재주를 가졌는지.

이 일을 마무리한 후 무진과 성연은 손을 맞잡은 채 학교를 걸어 나갔다.

지금 학생들은 모두 수업 중이라 보는 사람이 없었다. 성연과 무진이 손을 잡아도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터였다.

성연도 거부하지 않고 무진이 잡아 끄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성연이 승낙했다는 것은 무진의 애정을 받아들였다는 걸 의미한다.

성연 역시 무진과 함께 할 마음의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

오늘의 고백은 성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예전에 무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이제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 통한 이상, 구태여 내외할 필요가 있겠는가?

“오늘 좋았어?”

무진은 성연의 대처 능력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고백하던 순간 성연은 무척 태연자약한 모습이었다.

도리어 자신은 성연만도 못하게 덜 떨어진 애송이처럼 굴었다.

“아주 행복했어요. 설마 무진 씨는 안 행복해요?”

성연은 무척이나 편안한 기분이다.

일도 잘 처리되었을 뿐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도 받았다.

그러니 행복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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