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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고개를 돌리고 떠나다

무진의 질문 자체는 좋았지만, 강일헌 스스로 이미 대답을 준비해 두었던 부분들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무진이 말했다.

“최근에 네가 맡고 있는 계열사의 회계장부를 다시 살펴보았더니, 40억이 비어.”

무진의 그 말이 떨어진 순간 강일헌이 당황하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러나 강일헌의 곁에 앉은 강명재는 침착하기 그지없었다.

그저 눈살을 찌푸린 채 말했다.

“계산이 틀린 거 아니냐? 만약 진짜 결손 부분이 있다면 내 돈으로 메꿔 넣으면 되지, 무슨 문제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로 강명재가 무진의 말을 받았다.

40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대단히 무성의한 반응에 무진이 눈썹을 치켜 세우며 말했다.

“회사 전체 재무에까지 관련되는 문제입니다.”

크고 작은 계열사들로 이루어진 WS그룹.

계열사에서 처리하는 모든 일이 WS그룹 본사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

만약 무슨 부정이라도 저지른다면 바로 WS그룹에 영향을 주게 될 게 자명하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무진은 아주 엄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 대수롭지 않은 듯한 강명재의 태도는 무진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자신이 직접 방문해서 언급한 문제에 대해 한마디 말로 대충 끝내 버리려 하다니.

‘설마 이 횡령 건에 강명재도 관여했나? 그래서 자기 돈으로 메꿔 넣어서 일을 축소시키려는 의도인 건가?’

강명재는 계속해서 대수롭지 않은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게 뭐 대수라고, 돈 메꿔 넣으면 되잖아? 그렇게 크게 부풀릴 필요가 뭐 있어?”

강명재는 자연히 강일헌보다 머리가 좋았다. 이 일이 커져 봤자 자신들에게 하나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대충 덮으려 하는 것이다.

만일 무진이 이 기회에 또 다시 회사 경영권을 회수해 간다면. 40억 손실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계열사의 경영권은 40억에 그치지 않는다.

무진이 강명재의 생각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강명재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무진이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이 일은 반드시 경찰에 넘겨야겠지요.”

40억 공금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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