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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몸이 따라가질 않는구나

엄마 안금여가 무사한 것을 살짝 확인한 강운경과 조승호가 돌아갔다.

두 사람은 아직 일이 많이 남은 상태여서 할머니를 잘 돌봐 달라고 성연에게 당부한 후에 떠났다.

서재에 들어가며 문을 꼭 닫은 안금여가 성연에게 말했다.

“성연아, 조금 전에 강명재 무릎이 꺽어지게 했던 물건을 보여다오.”

성연은 할머니 안금여가 자신을 몰래 불러서 뭘 하시려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은침을 보시려고 한 거였다.

이 일을 숨길 수 없음을 이미 직감한 성연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할머니의 요구는 전혀 놀랍지가 않았다.

은침 일부를 손목에 붙여 놓고 있어서 그 순간 재빨리 꺼낼 수 있었다.

성연은 손목에 둘러싸고 있던 은침을 꺼내어 할머니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

“할머니, 제가 침구술에 관해 좀 배웠어요.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요. 여기 보세요.”

너무 많이 노출시키지는 않은 채 적당히 숨기면 되리라 싶었다.

안금여도 이 방면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성연이 속이려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속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성연의 손목에 싸인 은침을 본 안금여는 아주 신기하게 여겼다.

그러다 갑자기 다시 고개를 들어 성연에게 물었다.

“그날 밤 네가 침술로 날 구한 거지?”

그때 성연에게 물었지만, 이 아이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금여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찌 되었던 이 아이는 자신에게 나쁜 마음을 가지지 않았고, 매사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가.

‘말하고 싶지 않다면 무슨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게지.’

그래서 안금여는 강요하지 않았다. 만약 끝까지 추궁한다면, 성연이 이 침으로 자신을 두 번이나 구했다는 사실 외에 또 무슨 추궁할 것이 있겠는가?

이번에는 성연도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할머니, 그때는 저도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할머니에게 무슨 잘못된 일이라도 생길까 싶어 눈 딱 감고 한 번 해봤어요. 그런데 할머니, 이 일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성연의 꼬인 말투에 불안한 기색이 다소 묻어났다.

무진은 안금여 만큼 속이기가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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