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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허태준이 자신을 데리고 파티에 참석하려고 예복을 준비했다고 심유진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쇼핑백을 열었을 때, 안에 들어 있는 것은 검은색 벨벳 재질의 롱스커트였다.

너무도 수수한 드레스라 파티에 입고 가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심유진은 불길한 느낌이 엄습했다. 그녀는 놀라서 급히 쇼핑백을 집어던지고 홍인우한테 달려가 물었다.

“혹시... 누가 돌아가셨나요?”

“네.”

홍인우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 작은 아가씨께서...”

심유진은 한참 생각한 후에야 “작은 아가씨”가 누구인지 감이 잡혔다.

“허아리가?”

“네.”

심유진은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심유진은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걔, 걔가...”

지난번 허아리가 납치되고 납치범이 허태준한테 백만 억 원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끝으로 심유진은 아무런 소식도 접하지 못했다.

그 뒤로 후속 뉴스도 보도 되지 않았지만 괜히 아픈 곳을 건드릴까 봐 심유진은 굳이 허태준한테 묻지 않았다.

하지만 허태준이 워낙 티를 내지 않아 심유진은 마냥 허아리가 구출되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은 그녀의 생각과 달리 흐르고 있었다...

심유진은 허아리가 너무 싫어서 미울지경이 였다. 하지만 허아리도 아직은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그 아이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홍인우는 심유진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있었지만 서둘러 말해주지 않았다.

“이 일에 대해서는 허 대표님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실 겁니다.”

“네.”

심유진은 수많은 의문을 뒤로 하고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홍인우는 심유진을 데리고 교외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갔다.

장례식장 앞의 넓은 공터에는 수많은 고급 승용차가 늘어서 있었다.

“오늘 작은 아가씨를 조문하러 오신 분들이 많아요.”

홍인우는 장례식장에 들어가기 전 심유진한테 귀띔해주었다.

그리고는 홍인우는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장례식장에는 추모행렬이 끝이 없었다. 그중 허씨 가문은 가장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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