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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하지만 여형민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친구분 아직 내려오지 않았죠?”

그는 씩 웃더니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본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심유진은 그의 질문에 흠칫 놀랐다가 본능적으로 되물었다.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지금 시간이면 아마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꽉 찼을 거예요. 45층이면... 아마 내려오는 층마다 다 걸릴 거예요.”

그리고 조금 전 그녀가 문자메시지를 확인했을 때의 반응 곧바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커피를 사러 간다는 건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친구분 그냥 내려오지 말라고 해요. 우리한테 커피 사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가 심유진 씨 데려다줄게요. 우리 회사 커피는 다른 카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좋아요!”

여형민이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했다.

심유진은 마지못해 동의하며 말했다.

“스타벅스에 잠깐 앉아서 기다리면 돼요. 여 변호사님과 허 대표님은 볼일 보세요!”

“우린 그냥 산책하러 나온 것뿐이에요, 하나도 안 바빠요.”

여형민은 사뭇 진지한 말투로 대답했다. 하지만 심유진은 그의 말의 진실성이 의심됐다.

아무리 봐도 이곳은 산책과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에 잠기기도 전에 여형민은 몸을 돌려 다짜고짜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회전문 너머로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빨리 들어와요!”

심유진과 기타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입구의 게이트는 반드시 카드를 긁어야 문이 열렸다.

허태준과 여형민은 단 한 번도 워크카드를 몸에 지니지 않았다. 그들은 줄곧 경호원이 관리하는 특수 통로로 드나들곤 했다.

여형민은 심유진을 가리키며 경호원에게 말했다.

“심유진 씨 기억해 두세요. 앞으로 우리 회사에 오면 곧바로 문 열어줘요.”

경호원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심유진은 신세 지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하고 싶었으나 여형민의 마음을 저버리는 것 같아 경호원을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곧바로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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