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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심유진은 허태준의 반응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왜 그가 화가 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차가운 공기를 감지하지 못한 정재하는 싱글벙글 웃으며 허태준의 앞으로 갔다.

“허 대표님, 우리 또 만났네요.”

“아, 그러네요.”

허태준은 정재하가 청한 악수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정재하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심유진은 정재하가 상처를 받을까봐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허 대표님께서는 결벽증이 좀 있으세요……”

정재하는 심유진의 말을 듣고 얼른 손을 거두어들였다.

“허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했습니다.”

그는 얼굴을 붉히며 사과했다.

“아뇨, 괜찮아요.”

“……”

“아, 정재하 씨? 오늘 고마워요.”

허태준의 말에 정재하의 얼굴에는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고맙다는 말은 마세요. 당연한 일인걸요. 게다가……”

“심유진 씨, 그 옷 정재하 씨에게 돌려주지?”

허태준은 정재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 맞다. 이거 돌려드릴게요.”

그녀가 외투를 돌려주자마자 허태준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가자.”

그의 손은 예전과 다름없이 차디찼다. 하지만 정재하의 외투가 따듯했던 탓에 차가운 손이 몸에 닫았지만 소름이 돋지는 않았다.

그 두 사람이 차에 오를 때까지 정재하는 심유진이 돌려준 외투를 든채 멍하니 서 있었다.

“설마…… 두 사람……?”

정재하는 방금 허태준의 행동을 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이다.

“분명 허 대표가 결벽증이 있다고 했는데, 방금 심유진 씨 손목을 잡았잖아?”

정재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

검은 마세라티가 새카만 도로를 질주했다.

심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안전벨트를 꽉 졸라매며 조용히 물었다.

“비비안이 있는 곳으로 가는 건가요?”

“아니.”

심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돌아가서 치마를 깔끔하게 세탁해 볼 생각이었다.

“근데 파티 도중에 나오셔도 괜찮습니까?”

“안 괜찮지.”

“네?”

허태준은 턱을 세운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심유진은 미안한 얼굴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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