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화

작가: 서산풀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진시우는 손에 쥔 혼인 신고서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가짜라고? 이 아가씨, 큰일 날 사람이네. 이런 일까지 해낼 수 있다니.

“오, 그래.”

진시우는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가짜 혼인신고도 나쁘지 않았다. 나중에 번거로운 일들을 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임아름은 귀찮은 표정으로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

“집은 너 혼자 가야겠다. 나는 볼일이 아직 남아서!”

말을 마친 임아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홀로 남겨진 진시우가 중얼거렸다.

“도시에 사는 재벌집 아가씨는 참으로 모시기 어렵네요...”

“그래, 3-4개월 뒤면 산으로 갈수 있어. 빨리 은혜나 갚자!”

뒤이어 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캔 진시우는 약초를 다져 까만 알약을 만들었다.

독특한 약초의 향이 풍기자 진시우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 약만 먹으면 할아버지의 병도 모조리 낫게 될 거야.”

오랜 시간 동안 임 노인의 몸에 갇긴 나쁜 기가 그의 오장 육부를 망쳐놓았다. 시중에서 파는 약으로는 임 노인의 상한 기를 빼낼 수 없었다.

임 노인이 먹을 약을 완성한 진시우는 이 도시를 좀 익혀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돌아다녔다.

점심때가 되어서야 저택에 도착했다.

기력을 많이 회복한 임 노인이 소파에 앉아 그를 맞이했다. 임 노인은 그와 함께 바둑이나 두려고 불렀다.

“할아버지, 제가 산에 가서 약을 준비해 봤어요. 이 약을 드시면 손상된 장기를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

진시우가 준비한 약을 가만히 보고만 있던 임 노인은 기뿐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좋아! 밖에 나가서도 이 늙은이 걱정을 해주다니!”

진시우가 말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

임호군이 그런 진시우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시우야, 어떤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니? 이 할아버지가 당장 사람들을 불러 준비시키도록 하마. 일주일 안에 아름이와 결혼식...”

“할아버지!”

임호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당황한 목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 임아름이 집에 돌아왔다.

임아름은 임호군의 곁에 앉아 칭얼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진시우와 만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어떻게 결혼식을 올려요. 결혼식을 조금만 미루어주시면 안 될까요?”

아침 댓바람부터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가짜 혼인 신고서를 만든 그녀는 간신히 진시우와의 진짜 결혼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빨리 식을 올리다면 가짜 혼인 신고서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요즘 회사일도 엄청 많아요. 천용 그룹과의 계약도 아직 미정이군요. 저 그렇게 여유롭지 못해요.”

임호군은 미간을 찌푸린채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결혼식은 하루면 되는데...”

진시우가 말했다.

“할아버지, 저도 아름이와 같은 생각이에요. 아무런 감정없이 하는 결혼식은 하지 않는것 보다 못한 것 같아요.”

임아름은 진시우를 노려보았다.

아름이? 이 미친놈 자신의 이름을 이토록 친근하게 부르다니!

그래도... 뭐, 눈치는 있는 것 같으니 아량이 넓은 내가 한 번은 용서해 주지.

진시우의 말을 들은 임호군의 표정이 너그럽게 변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시우가 하고 싶을 때 결혼식을 올리자꾸나.”

임아름은 불만 섞인 말투로 투정을 부렸다.

“할아버지, 제가 할아버지 친손녀에요!”

임호군이 크게 소리를 내어 웃었다.

“맞아 맞아, 이제부터 시우도 내 친손주인 셈이야. 너랑 같아.”

임아름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나랑 같다고? 이 촌뜨기가?

주방에서 진수성찬을 차리는 백설아를 본 임아름이 물었다.

“엄마,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

백설아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 아버지께서 조 의원님 모시러 갔어. 조 의원님과 시우가 할아버지 목숨을 살렸으니 밥 한 끼는 대접해 드려야지.”

임아름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시우랑 무슨 상관이야? 운이 좋아 그런 침술도 익힌 거지. 조 의원님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시지!”

“아름아,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백설아는 그런 임아름을 혼내 주었다.

찡그린 얼굴로 책상 위에 있는 종이 뭉치를 힐끗 본 임아름은 종이뭉치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보고 헛구역질을 했다.

“웩~”

역한 냄새가 임아름의 코를 뚫고 들어왔다.

“이게 뭐야! 누가 양 똥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어! 더럽게!”

임아름은 약초가 담긴 종이 뭉치를 휴지통에 버렸다.

진시우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할아버지를 위해 만든 약초야, 효과가 아주 좋아.”

임아름은 진시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약초라고? 양 똥 냄새가 나는 저 물건이 약초라고? 너 일부러 우리 할아버지에게 몹쓸 약초 먹이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고!”

“네가 어디서 가져온 건지도 모르는 약초를 우리 할아버지가 먹고 아프기라도 한다면 너 같은 촌뜨기가 챔임질거야?”

임아름이 진시우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을 들은 임호군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크게 화를 냈다.

“임아름! 시우에게 사과해!”

임아름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다.

“할아버지, 저 사과 못해요. 못 믿으시겠으면 할아버지가 직접 와서 보세요. 이게 어디 약초에요 양 똥이지!”

할아버지가 진시우 편만 들자 임아름은 마음속에 불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왜 이 거짓말쟁이 편만 드시는 거야!

휴지통에 버려진 약초를 가만히 바라보던 진시우는 내일 몇 알 더 만들어 할아버지께 따로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시우가 말했다.

“할아버지 괜찮아요. 아름이...”

“넌 좀 빠져!”

임아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낄 자리가 있다고 생각해? 여기 우리 집이야!”

진시우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팍!

어두워진 얼굴의 임호군은 두 손으로 바둑판을 세게 내리쳤다.

주방에서 황급히 나온 백설아가 딸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아버님, 아름이가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봐요. 제가 따로 말할게요. 아버님 몸도 아직 편찮으신데 화내지 마세요.”

눈시울이 붉어진 임아름은 입술을 꼭 깨문 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아름이를 너무 금이야 옥이야 했어!”

화가 난 임호군이 말했다.

백설아가 임호군의 마음을 달래며 말했다.

“누가 아니래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아름이를 얼마나 예뻐하셨는데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임아름에게 눈짓을 주고 심드렁한 얼굴의 임아름을 주방에서 끌고 나왔다.

임호군이 임아름을 대신해 진시우에게 사과했다.

“휴, 면목이 없다 시우야. 말은 저렇게 해도 심성은 착한 아이야.”

관련 챕터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5화

    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알아요. 심성이 착한 사람이에요. 저에게 30만 원이라는 거금도 빌려줬어요.”“하하하 네가 이해하면 되지.”십여 분 후, 조 의원을 모시러 나간 임하운이 조 의원과 함께 저택에 도착했다.조중헌이 큰 소리로 진시우를 불렀다.“시우 동생!”진시우도 소파에서 일어나 조 의원을 반갑게 맞이했다.“조 의원님.”임하운이 그런 진시우를 여전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때. 임아름과 백설아가 함께 주방에서 나왔다. 백설아가 조 의원을 살갑게 맞이했다.“조 의원님, 어서 오세요. 안으로 드시지요!”조중헌이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풍성한 음식도 마련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백설아가 말했다.“저희 아버님을 구해주신 은인한테 이까짓 음식이 뭐라고요. 조 의원님한테 신세 진 것의 천분의 일도 안됩니다.”조중헌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과찬이십니다. 시우 동생만 아니었다면...”임아름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조 의원님, 저 자식 좋은 말만 하지 마세요. 저 나쁜 자식이 양 똥을 할아버지한테 먹이려고 했다니까요!”“양 똥 몇 알을 갖고 오더니 약초라 하면서 할아버지한테 거짓말까지 했어요!”임아름의 말을 들은 임하운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라고?”조중헌이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럴 리가요?”안색이 좋지 않은 임호군이 차가워진 분위기를 급히 수습했다.“아무 일도 아닐세. 내 손녀가 오해했어. 시우가 나를 해칠 일이 뭐가 있겠는가.”임하운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아버지, 우리 아름이가 어디 거짓말을 할 아이입니까? 이런 일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집에서 맘 편하게 있을 수 없을 겁니다.”임호군의 낯색이 더욱 일그러졌다. 부녀가 진시우에 대한 오해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외부인이 있는 자리에서 진시우의 체면을 챙겨야 된다고 생각했다.진시우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진시우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 조중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6화

    흐뭇한 표정으로 밥을 먹는 조중헌과 반대로 임호군은 밥을 먹는 내내 표정이 울적했다. 조중헌이 떠나기 전 임호군에게 두 알을 나눠주고 나서야 그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까 있은 일 때문에 어색한 부녀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곤 했다.진시우가 임 노인의 뒤를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한 후에야 임 노인은 화만루를 입에 넣었다.임호군이 말했다.“시우야, 화만루 약효가 아주 좋은 것 같아. 아까보다 많이 편해졌어.”진시우가 물었다.“할아버지 솜씨도 좋으신 것 같은데, 젊었을 때 누구에게 맞아서 이렇게 되신 거죠?”임호군은 손을 저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젊고 혈기왕성할때 있은 일이지. 기분나쁜 말을 하지 말자구나. 살아있다보면 언젠간 갚을날이 오겠지.”임호군이 말을 아끼자 진시우도 더 묻지 않았다.정신이 맑아진 임호군은 진시우를 끌고 바둑을 몇 판 두었다.오후 두시쯤. 예쁘게 꾸민 임아름이 핸드백을 들고 내려왔다.“아가야, 어디로 가는게냐?”임호군의 물음에 임아름이 대답했다.“이안이랑 커피 마시러 가요.”“그래? 마침 잘 되었구나. 시우도 데리고 나가거라. 친구들에게 남편을 소개시켜주는 자리가 되겠구나.”임호군이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임아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진시우와 함께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싶지 않았다. 이안이 자신을 놀릴게 뻔했다!진시우를 바라본 그녀는 위협적인 눈빛을 보냈다.그녀의 위협적인 눈빛을 무시한채 손에쥔 바둑을 놓은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어차피 저는 한가하니까요.”이 뻔뻔한 놈이 지금 나랑 같이 나가겠다는 거야? 임아름의 두눈이 경악으로 바뀌었다.할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임아름은 마지못해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 그러자. 같이 가면 되지.”임아름과 함께 저택을 나선 진시우는 그녀의 붉은 애마에 올라탔다.엑셀을 있는 힘껏 밟은 임아름은 조수석에 앉은 진시우를 보며 물었다.“너, ‘낄끼빠빠’ 라고 들어 밨어?”진시우가 창밖을 보며 말했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7화

    이현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마음이 조급해 죽겠는데 어디서 근본도 없는 젊은이가 나타나 조중헌의 침술을 방해하는 모습에 화를 참을 수 없었다.“거기 젊은이. 우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만약 여기서 큰일이라도 생기면 약만당은 당장 문을 닫아야 될지도 몰라!”진시우는 그의 오만한 자태를 보는 것도 귀찮았다.조중헌을 보며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있었다.“첫 번째 혈자리, 백회혈.”조 의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백회혈에 침을 꽂았다. 진시우는 계속하여 혈자리를 가리켰다.“두 번째 혈자리, 신정혈.”침이 다시 한번 정확하게 혈자리를 찾아갔다.“세 번째 혈자리, 신궐혈.”“네 번째...”열여섯 개의 침들이 열여섯 개의 혈자리에 꽂혀 있었다. 담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던 노인의 호흡이 평온해지더니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이병천 노인은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고비는 넘긴 셈이다.조중헌은 몸을 천천히 일으키며 진시우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시우 동생, 고마워. 오늘도 너의 도움을 받았구나!”깜짝 놀란 이현문은 황급히 이병천의 곁으로 다가가 부축했다.“아버지, 괜찮으세요?”이병천은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괜찮아...”이현문의 부축을 받은 그는 진시우를 보며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내 목숨을 구해준 젊은이. 고마워.”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말다툼 소리를 들었다.진시우가 담담한 어투로 대답했다.“별말씀을요. 다 나으셨다면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 다시는 약만당에 발걸음을 하지않기를 바랍니다. 조 의원은 당신들의 귀한 목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이현문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너 이 새끼 너...”“조용!”이병천의 호통소리에 이현문은 급히 하던 말을 멈췄다.긴 숨을 내쉰 이병천은 조중헌을 향해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조 의원님, 제 아들이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조중헌도 겸손하게 말을 이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8화

    “네...”백설아를 가만히 지켜본 진시우는 백설아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할아버지를 구해줘서?혼자 사색에 잠긴 그는 자신이 임아름과 각방을 쓰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주머니, 안녕히 주무세요.”임아름의 방문 앞에 도착한 진시우는 문을 두드렸다. 방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자신을 지켜보는 백설아의 시선을 느낀 그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솨--욕실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진시우는 임아름이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진시우는 땅바닥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임아름의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지도 않았다.10여 분 후. 샤워를 마친 임아름은 가운만 걸친 채 욕실을 나왔다.샤워가운 아래 곧게 뻗은 두 다리는 섬세하고 아름다웠다.풍만한 가슴을 꼭 감싼 샤워가운 사이고 가슴골이 보였다.하얀 목덜미를 지나 예쁜 얼굴 위로 맑은 눈동자가 진시우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음...”진시우는 다급하게 변명하듯이 말을 꺼냈다.“아주머니가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왔어.”“너... 너... 너...”머리가 하얘져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너’ 만 외친 임아름은 간신히 이성을 되찾았다.“뒤돌아서, 이 변태 자식아!”임아름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진시우가 황급히 뒤로 돌았다. 임아름은 잠옷을 꺼내 욕실로 들어가 입고 나왔다. 욕실에서 나온 임아름은 진시우를 당장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고 말했다.“넌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말도 꺼내지마! 눈을 확 파버릴 거니까!”“웅, 그래.”진시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화가 아직 풀리지 않은 임아름은 몸을 덜덜 떨었다.그녀는 장롱에서 꺼낸 이불을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넌 바닥에서 자! 3가지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내가 없을 때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 동의를 맡고 방에 들어온다! 밖에서 아는척하지 않는다!”“그래.”진시우는 흔쾌히 승낙했다.침대에 누워 진시우에게 등을 올린 임아름은 이안에게 문자를 했다.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9화

    진시우가 영업부장 김석우를 찾았다.김석우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뒤에 있는 저 사무실로 가면 돼. 영업 4팀 부팀장 환영해.”“고맙습니다. 김석우 부장님.”김석우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발견하지 못한 진시우는 그가 알려준 사무실로 향했다.진시우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 김석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꼰대 4팀에 안배되다니. 회장님 눈 밖에 낫나? 어린 친구가 너무 불쌍하잖아!”...영업 4팀 문이 열렸다. 사무실을 가득 채운 담배연기, 이상한 옷차림의 일곱 남녀. 그들은 게임을 하며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셨다. 여기가 영업 4팀이라고? 이 사람들 회사 직원 맞아?입에 담배를 문 남자 빡빡이가 그를 향해 다가와 물었다.“네가 진시우야?”진시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빡빡이 남자가 담배를 땅에 힘껏 던지며 소리쳤다.“야! 때려!”빡빡이 남자의 말에 게임을 놀던 사람들이 휴대폰을 놓고 서랍에서, 책상 밑에서 몽둥이를 꺼내고 진시우를 향해 내리쳤다.이게 뭐야? 처음 보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진시우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마음이 답답했지만 이 사람들부터 해결해야지.팡툭팡팍!3분도 안 돼 사무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코피를 흘리고 있는 빡빡이 머리가 머리를 감싸 안고 땅바다게 쭈그리고 앉았다.“형. 형... 때리지 말아 주세요...”“이름이 뭐야?”“형, 제 이름은 천동이에요!”“왜... 나를 죽이려고 한 거야?”영업 4팀에, 팀원들은 모두 LS그룹 임원들 자식이었다. 천용 그룹에 발목을 잡히기 싫었던 LS 그룹 임원들이 망나니 자식들을 한곳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재벌집 도련님들이었네!영업 4팀의 우두머리, 천동은 임아름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험난할 뻔했어...”샤워가운을 두르고 있어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이런 일로 뒤통수나 치고. 그때, 천동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천동은 진시우를 보며 물었다.“형님... 아름 아가씨 전화...”“어떻게 말해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10화

    강한 충격에도 진시우는 쓰러지지 않았다. 진시우가 차에서 내렸다. 네 대의 차에서 각각 한 사람씩 내렸다. 착하게 생긴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죽을 각오로 덤비는 것 같았다. 네 사람은 진시우를 포위망에 가두었다.진시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며 물었다.“천용 그룹이 보낸 사람이야?”칼을 손에 쥔 남자가 진시우를 응시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친 곳이 없어...”자신도 정신을 차리기 힘든 충격이었다. 눈앞의 이 사람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았다.“형님, 이 새끼 죽일까요!”다른 한 사람이 고함을 지르며 진시우에게 달려들었다.콧방귀를 뀌며 한발작 앞으로 다가간 진시우의 주먹에 맞은 남자 미처 반격도 하지 못하고 날아갔다.“음? 무예가 뛰어나는 사람이야!”형님이라고 불린 남자의 얼굴빛이 묘하게 변했다. 진시우와 눈빛을 마주한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진시우를 노려본 우두머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해진 어르신이 하려는 일을 망치다니. 넌 죽었어.”“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내일은 이렇게 좋은 운이 없을 거야.”말을 끝낸 그는 철수하자는 명령을 내렸다. 다른 두 사람이 진시우에게 맞은 남자를 부축하고 재빨리 철수했다.교통경찰이 도착한 후 임아름에게 다가가 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바로 그들의 뒤를 쫓아갔다.오늘 반드시 그들을 없애버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임아름에게 이런 위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그녀에게 일이 생긴다면 할아버지께서 너무 힘들어하실 것 같았다.진시우가 그 남자들을 금방 쫓아갔다. 우두머리 남자가 서슬 푸른 눈빛으로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감히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죽음을 자초하고 있구나!”펑펑!총알이 진시우를 향해 발사되었다. 다가오는 총알을 피한 진시우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진시우는 손에 집히는 대로 몇 개의 작은 돌멩이를 주워서 도망치는 사람들을 향해 집어던졌다.퓽퓽--작은 돌멩이가 뜻밖의 위력을 과시하며 몇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11화

    저택으로 돌아온 백설아는 진시우에게 라면을 끓여줬다.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백설아는 진시우를 위로하며 다독여주었다.진시우는 설아 아주머니가 참으로 온화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감탄했다.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임아름은 10시가 좀 넘어서 저택으로 돌아왔다.진시우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에는 진시우에 대한 미움이 더욱 커졌다.침대에 누운 그녀는 이안에게 문자를 보냈다.임아름이 오늘 겪은 일을 들은 이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진시우를 더 크게 혼내야겠다고 생각했다.진시우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진 임아름은 이안이 하는 말에 함께 맞장구를 칠 흥미도 없어졌다.진시우를 상대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만 랑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튿날 아침, 임아름은 다른 날보다 출근을 조금 늦게 했다. 진시우는 기사님 차를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회사 건물에 들어서려는 그때, 안경 낀 남자가 그를 향해 걸어왔다.“야, 해진 어르신 호출. 나랑 같이 가자.”안경 낀 남자의 가늘게 뜬 눈은 무척 사나워 보였다.해진 어르신?어제저녁 임아름을 습격한 무리가 말한 사람?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가자.”안경 낀 남자의 이름은 관동현. 해진 어르신의 수양아들이다.진시우를 차에 태운 남자는 해진 어르신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해진 어르신은 어떤 분이야?”관동현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해진 어르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함부로 끼어들었어? 어쩐지 죽자고 덤벼들더라!”진시우가 물었다.“그렇게 대단해?”“그럼!”관동현이 진시우를 비웃으며 말했다.“내 의부 방해진은 온양시 제 일 두목이셔!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신데!”“오천용이 우리 임대표 죽이라고 시켰어?”진시우가 물었다.“다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했어?”관동현의 조롱 섞인 말에 진시우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후, 관동현은 진시우를 데리고 호텔 스위트룸으로 왔다.로비에 들어서자 마흔이 되어 보이는 뚱뚱한 중년 남자가 소파의 정중앙에 앉아 있었다.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12화

    똑똑하네… 눈치가 빠른 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지.진시우가 씩 웃더니 거들먹거리며 자리를 떴다.같은 시각 LS그룹.천용 그룹의 오천용 회장이 임아름을 만나려고 이사 사무실로 쳐들어왔다.“임 대표, 저승 문 앞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느낌이 어때?”오천용이 야유하며 온양시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미녀 대표를 쳐다보았다.임아름의 얼굴이 구겨졌다.“회장님께서는 꼭 그렇게 양아치 같은 짓을 하셔야 했습니까?”오천용은 그렇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이 오천용이 젊었을 때 어떤 일을 했었는지 임 대표 자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지 않나?”“그저 오랜만에 본업 때 쓰던 수법을 써봤을 뿐이지, 그게 어떻게 양아치 짓이겠나?”임아름은 어제 있었던 사고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오천용의 눈이 음흉하게 번뜩였다.“임아름, 전성 인터내셔널은 이만 포기하도록 하게. 아니면 이렇게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도 없을 수 있어!”“방해진이 어떤 사람인지는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 만약 나를 진짜로 화나게 한다면 자네 정도는 방해진 혼자 힘으로 충분히 짓밟아 버릴 수 있어!”임아름은 속마음으로는 떨고 있었지만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물러서지 않았다.오천용은 슬슬 짜증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짜증을 내면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느지 모르지만 갑자기 그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경악하며 소리쳤다.“방해진이 죽었다고?”말을 뱉자마자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는 전화를 끊고 굳은 표정으로 임아름을 쏘아보았다.“임아름, 자네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 하지만 방해진 하나 없다고 해서 끝일 거라 생각하지 말게. 나는 언제든지 ‘해진’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으니까! 절대 전성 인터내셔널에서 발을 빼지 않을 테니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오천용은 말을 마치고 급하게 임아름의 사무실을 나왔다.임아름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믿기

최신 챕터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8화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7화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6화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5화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4화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3화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2화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1화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 아찔한 부인은 대표님   제2310화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