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서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리고 얼굴빛이 흐려지더니 한참 후 길게 숨을 내쉬었다.“이 땅 진시우한테는 절대 넘기지 않을 거야!”그레이서는 재빨리 회사로 돌아와 부동산 사장님들에게 연락했다.그레이서는 4000억에 양도하려고 하지만 전화 열 몇 통에 사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이때 브라이언이 당황한 기색으로 사무실로 들이닥쳤다.“도련님, 큰일 났습니다.”브라이언은 안색이 창백해지며 급히 말했다.“당주님이 찾으십니다. 근데 분위기가...”그레이서는 몸을 섬뜩하며 이마에서 식은땀도 배어 나왔다.“알, 알겠어요.”두려웠지만 감히 청당 당주의 전화를 거역하지 못했다.잠시 후, 전화가 연결되었고, 청당 당주의 분노가 전화를 통해 들렸다.“자당 세력을 무너뜨리는 거 너 정말 멋지네 해냈더라”“정말 생각지 못했어. 다음번 조직에서 돈을 날리고 싶으면 널 찾으면 되겠네.”그레이서가 부들부들 떨었다.“당, 당주님, 저, 저, 이 일에 대해 해명할 수 있습니다...”“됐어. 해명해 봤자 무슨 소용이야. 성장이 화가 많이 났어, 원래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나까지도 욕을 먹었어.”“새로운 지시사항이야, 지마성장이 다쳐서 대하의 계획을 앞당겨 끝내야 해.”그레이서 안색이 변했다.“왜 갑자기 그런 지시를...”판을 뒤집으려 했는데 앞당겨 끝내면 기회를 잃게 된다.청당 당주의 차가운 말투이다.“원래 그럴 계획이었어. 널 대하에 보낸 것도 XS그룹에서 더 많은 돈을 가져오게 한 거야.”“근데 네가 8700억을 날려버릴 줄이야. 조직에서 더 큰 손실이 일어날까 봐 너한테 끝내려고 한 거야.”그레이서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공을 세워야 하는데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패군으로 대하를 떠나게 되면 앞으로 조직에서도 그를 깔볼 것이다.“알겠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그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모든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고 가능한 한 빨리 대하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이런 수법을 그들은 각
“아저씨, 사람을 보냈나요?”“걱정 마, 믿을 만한 친구를 보냈어, 그 땅 사면 너한테 넘길게.”“좋아요, 근데 그 땅 많아서 4000억, 3000억도 가능하다는 건 꼭 얘기해주세요.”“하하하, 그래, 이 자식아, 이런 건 언제 배웠어.”강진웅과 통화를 하고 있는 진시우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진시우는 동강 내에서 XS그룹이 그 땅을 팔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했다.이렇게 되면 그레이서 마음이 급해지고, 그때 누군가 진시우 협박을 외면하고 인수하겠다고 하면 그레이서는 절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조금만 길을 돌아가도 반값에 살 수 있는데 이 좋은 일 누구든 받아드릴 것이다.강진웅이 말했다.“일단 이렇게 진행하고 땅을 사들이면 너한테 연락하라고 할 게.”“네!”두 사람의 통화가 끝난 후 이시연은 따뜻한 우유 한 병을 진시우에게 건넸다.“끝났어?”“응, 이 땅을 손에 넣게 되면 XS그룹의 전면 회수도 시작하게 될 거야.”“설홍강은 어떻게 할 건데?”진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웃으며 말했다.“살려둘 수는 있지만 돈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어.”이시연이 웃으며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 그럼 어떻게 할 작정이야?”진시우가 답했다.“장이경 아저씨한테 얘기해서 XS그룹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동결하게 할 거야.”XS그룹의 계좌를 동결하려면 상당한 이유가 필요하지만 이것은 진시우가 고려한 것이 아니다.장이경 같은 사람이 그 정도 이유조차 못 찾을 리가 없다.특히 XS그룹은 대량의 외국 자본 투자를 받은 기업이니 이유 찾기는 식은 죽 먹기이다.합리적인 의심과 합리적인 추측은 모두 말이 된다.또 이틀이 지나자 새 주소의 소식이 알려졌고, 그 중 가장 큰 소리는 성남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자리를 잡는 곳이었다.그곳은 지금의 운강 도심과 더 가깝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배팅했다.물론 이런 것들이 외부에 알려질 수는 없지만 아무리 봐도 그전 경매에 부쳐진 그 땅 근처는 아닌 것 같았다.오래 전부터 희망을 버린 그레
이 사장의 이름은 여정훈이었다.여정훈을 보자 그레이서는 마치 천사를 보는 듯 그를 귀빈으로 모셨다.“여 사장은 어느 회사인가요?”여정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동해 GM 부동산입니다.”그레이서가 문뜩 깨닫는 모양이다.“아... GM 그룹. 말 많이 들었습니다.”사실 그레이서는 이 부동산 회사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브라이언한테 조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고 이 회사를 조사하기 위해 물러났다.그러나 이 회사의 배경이 어떤지는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돈을 낼 수만 있다면, 이 땅을 사갈 수 있다면 그만이다.지금 그레이서한테 땅 파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이다.여정훈은 대학 교수로 보이는 중년 남자로 귀밑머리가 하얗고, 온화하고 학자 티가 풍겼다.말투 또한 평범하지 않아 사람들에게 옥처럼 온화한 군자의 느낌을 주었다.심지어 그레이서도 여정훈과의 대화가 매우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것은 실제로 여정훈의 감성 지수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나 반대로 그레이서의 정서가 여정훈에게 끌려갈 때 그레이서의 위험지수도 높아진 것이다.“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여 사장과는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이걸 망년지우라고 하나요?” 여정훈이 웃으며 말했다.“저도 같은 기분이예요. 그레이서 선생님은 대하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제가 아는 외국분들 중 3위 안에는 들 겁니다.”“사자성어도 잘하시고.”“관심이 많아 일부러 공들여 배운 거 아니에요?”그레이서는 이내 감격스러워하였다.“정말 저를 잘 아시네요. 저도 관심이 있어 배워봤습니다. 단어마다 숨겨진 이야기가 많더라구요.”“아쉽게도 지금 젊은이들이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서 오히려 외국분에 밀렸네요.”상대방의 칭찬을 받고 그레이서 기분이 좋아졌다.“여 사장과 정말 말이 잘 통하네요. 일단 일부터 처리하고 식사하며 얘기 나누는 게 어떤가요?”여정훈이 말했다.“당연히 좋죠.”그레이서가 물었다.“양도건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 혹시 XP그룹 진시우가 두렵지 않은 가요
“오씨 가문.”진시우가 조용히 속삭였다. 뜻밖에도 강진웅의 이 친구가 오씨 가문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근데 뒤에 오씨 가문이 있는데 땅을 가지고 돌려줄 건가?’내막을 잘 알고 있는 진시우는 이 땅을 내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 땅은 그들에게 있어서 매우 값진 땅이다.오씨 가문의 자본으로 이런 비밀을 모를 리가 없다.하지만 강진웅의 보증으로 진시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땅 하나를 위해 낯을 붉힐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세 시간쯤 지났을 때 진시우한테 낯선 번호로 연락이 왔다.최종 가격 3500억으로 이 땅을 손에 넣었다는 여정훈의 메세지이다.진시우는 고맙다는 말만 하고 상대방이 지금 전화 받기에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걸 알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여정훈에게 또 다른 메시지가 왔다.“회사에 설명을 해야 하니까500억의 커미션이 필요합니다.”진시우는 여정훈의 배후가 동해 오씨 가문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이 요구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여 바로 승낙했다.이시연은 이 땅이 정말 손에 들어온 것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오빠도 참... 그레이서가 사실을 알면 죽이겠다고 달려들겠는데.”“그게 뭐? 이게 우리 목적이었잖아.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날 더 미워해도 괜찮아.”진시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레이서, 패자일 뿐 설홍강마저 대하에서 쫓아내려고 하는데 하물며 그레이서는 원래 외부인이었다.한편, 여정훈은 그레이서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레이서는 정신이 말짱한 상태에서 계약서를 작성한 후에 술을 마셨다.여정훈의 신의 연기로 그레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거의 수십 년 동안 알고 지낸 오랜 친구로 여겼다.칠색천당은 아무나 알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그레이서가 아무리 친구로 여겨도 절대 외부인에게 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만취한 뒤에야 그레이서는 브라이언의 부축을 받으며 호텔방으로 돌아갔다.여정훈도 많이 마셨지만 전반적으로 의식이 또렷한 편이다.“아직 젊네.”여정훈이 세수를 하자 그
“누구한테 팔았어요?”“동해 GM 부동산.”기분이 좀 나아진 그레이서는 설홍강과 몇 마디 더 했다.설홍강은 약간 놀란 기색이다.‘GM 부동산... 동해?’이 회사는 그레이서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레이서 운도 좋아, 진시우 말고도 인수하러 오는 사람이 있다니.’‘근데 이렇게 되면 진시우가 손해를 볼 텐데, 8700억 가치 있는 땅은 아닌데.’‘4000억에 사면 모를까.’주주들은 손실이 이미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보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레이서도 콧방귀를 뀌며 말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설홍강에게 물었다.“자산 현금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설홍강이 답했다.“다른 계열사를 통해 현금화 중이고, 돈은 다 본사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걸리기 쉽거든요.”그레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당신한테 맡기고 난 해외계좌 쪽을 살펴볼게요.”설홍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명확한 분업으로 각자의 준비를 시작했다.이제 설홍강은 목적도 달성했고, 진시우의 공격을 기다린 후 위급한 상황에서 1000억을 가지고 대하를 떠나는 일만 남았다.진시우와 여정훈이 드디어 만났다.진시우는 감정 탐사를 통해 여정훈이 속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악의는 없었고, 오히려 숨김 없이 다 털어놓았다.이것은 여정훈이라는 사람이 사실 믿음직스럽다는 것을 보여준다.“정훈 아저씨.”진시우는 다정하게 상대를 불렀다.여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진웅이 말했던 그 후배야? 내가 동해서도 네 이름을 들은 적이 있어.”“참 대단하더군, 신익상회와 만강자본을 내보내게 하고, 앞으로 나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잘 부탁해.”진시우가 급히 답했다.“이번에도 아저씨 도움 많이 받았어요. 나중에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그래, 나도 사양하지 않을게.”그러더니 서류가방 안의 계약서를 꺼냈다.“양도 계약서인데 지금 서명하고 도장 찍으면 돼.”곧 토지 양도가 완료되었다. 싼값에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이렇게 복잡한
진시우의 이 소식은 여정훈을 몇 분간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여정훈의 눈마저 빨갛게 타오른 것 같았다. 같은 장사군으로서 여정훈은 진시우가 그린 큰 그림을 바로 알아챘다.이 판으로 XP그룹은 적어도 6000억을 벌어드릴 수 있다.8700억의 땅을 진시우는 3500억에 입수하였다.그 이윤이 얼마나 끔찍한 수자인지는 아마 모두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8700억으로 사들여도 이윤이 남아도는데 하물며 반값에 사들였으니 말이다.이렇게 되면 진시우는 집을 짓기 전에 벌써 4000억이 넘는 돈을 번 셈이다.이건 누구라도 질투할만한 금액이다.심지어 여정훈도 이 자리에서 약속을 깨고 싶었지만 이성적으로 충동을 억제하였다. 아니면 정말 미친 짓을 할 수도 있다.여정훈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진시우도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그가 정신을 차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여정훈은 쓸쓸한 웃음을 보였다.“너... 너 이 자식도 참, 사람을 속이는데 정말 재주가 있어! 이 소문 터지면 나도 같이 욕먹을 거야.”‘어쩐지 500억 커미션에 바로 승낙하던 다니.’500억이 아닌 1000억이라도 바도 승낙했을 것이다.이번 건으로 XP그룹이 벌어들인 돈은 이런 푼돈이 아니기 때문이다.XP그룹 다시 되팔아도 그냥 누워서 4000억을 더 벌어드릴 수 있다.쉿!여정훈은 거의 이성을 잃을 뻔했다. 여정훈은 더 이상 생각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바로 생각을 접었다.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아저씨, 돌아가서 그냥 상황을 설명하시면 됩니다. XP그룹이 운강을 손에 넣었다고.”“이 땅은 아무도 손댈 수 없는 땅이라고, 외지 회사가 운강에서 공사를 시작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요.”여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수밖에 없어. 아니면 회사 주주들한테 혼날 것 같아.”오씨 가문에서도 이 건을 문제로 삼을 수도 있다.여정훈의 마음은 온갖 씁쓸함으로 가득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강진웅과 결별했어도 이 땅을 넘기지 말았어야 했어, 4000억 수입이라니...’‘우정이 뭐라고, 나
진시우가 웃었다.“마음 놓아요. 서류는 이미 내려왔고 아마 내일쯤 발표할 거예요.”교이설은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되물었다.“근데, 근데... 왜요? 이 곳이 아니라면서요?”진시우가 말했다.“원래 정한 그 곳에서 시체가 발굴되었어요.”“...”교이설은 그제서야 깨달았다.‘그렇구나! 어쩐지 그곳을 포기하더라니!’“사실 선생님을 찾아 여쭤봤는데, 선생님도 이 땅 근처라고 했어요.”“물론 그 연유를 우리가 알 필요는 없지만, 어차피 장씨 아저씨도 별 이견이 없으시니 이곳을 정하게 되었어요.”교이설은 뒤늦은 두려움을 보였다.“다행이 이렇게라도 우리 손에 들어왔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부러워 죽었을걸요!”진시우가 말없이 웃었다.“그 다음엔 그레이서가 미칠 때까지 기다리죠.”진시우는 휴대전화를 꺼내 장이경 번호를 눌렀다.“아저씨, XS그룹 관련 회사 계좌의 자금 동향을 확인해 보세요.”“이미 알고 있어, 보고가 들어왔거든.”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저도 입 다물게요.”나머지는 장이경이 처리해야 할 일이다.또 하루가 지나갔다.신정부 주소가 발표되었다.그리고 이 발표로 인해 이 바닥 모두가 조용해졌다.짧은 침묵 이후 모든 언론이 열광했다.그들은 미친 듯이 뉴스를 발표하고 글을 올렸다.그레이서가 사무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와 기분이 나빠졌고 순간 감정이 격해졌다.“중요한 일이 없으면 당신 머리통을 꼭 쥐어짜서 축구공으로 차버릴 거야!”그레이서는 전화 너머에 있는 사람에게 차갑게 말했다.저쪽 부하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도련님, 큰 일입니다. 얼른 뉴스를 확인하세요.”“뭐?”그레이서가 의혹을 느끼던 중, 갑자기 브라이언이 뛰어들어와서 당황하며 말했다.“큰일 났어요, 도련님!”그레이서가 바로 끊었다.“저도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슨 일입니까?”브라이언이 부들부들 떨며 답했다.“공식 주소가 발표되었습니다...”그레이서가 눈을 번쩍 떴다. 그러나 브라이언의 안색을 보고 순
브라이언은 주주들이 필사적으로 자신과 그레이서를 공격할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누구라도 미칠 수 있는 금액이니까.그러나 하필이면 설명할 방법이 없고, 이 손실을 그들이 보상할 수도 없다.설홍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번 손실은 누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해결책을 제시하시죠.”그레이서는 겁에 질린 듯 앞의 주주들을 쳐다보더니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제가 무슨 해결책이 있겠어요?”“땅을 파는 건 우리 모두가 동의한 것인데, 이럴 때 저 혼자 책임지라고 하니, 이건 아니지 않나요?”주주 중 한 명이 그 자리에서 비난을 퍼부었다.“네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또 할 말이 있어?”“이 땅은 네가 산 땅이고, 또 네가 판 땅이야!”이럴 때일수록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게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에 말도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하였다.그레이서가 얼굴을 붉혔다.“저도 이럴 줄 몰랐습니다! 내가 원하는 줄 알아요? 설 이사님, 당시 이 제안을 내놓은 건 당신이잖아요!”“뭐라고 말 좀 하세요, 친구로서 이러시면 저도 섭섭합니다.”설홍강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그때 말씀드렸듯이, 저는 건의한 것일 뿐 책임은 당신이 져야 합니다.”“이 땅 남겨두고 지켜보자고도 말했잖아요. 근데 누가 받아들였나요?”그레이서 안색이 나빠졌다. 확실히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 상황은 달라졌고, 이 손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지금 그레이서는 정말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심정이다.‘빌어먹을 대하 사람들, 이렇게 교활할 수가...’설홍강이 말했다.“빨리 이 땅을 되찾을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아니면 그 손실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겁니다.”설홍강은 진시우와 손잡은 것을 뼈 속 깊게 후회하고 있었다.오늘 일 터지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설홍강은 지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주주들도 그레이서가 도망갈까 봐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그레이서를 막고 있었다.그레이서는 어쩔 수 없이 여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