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서를 보내고 나서도 설홍강은 아직도 그 놀라움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옆에 방북양도 멍한 얼굴이다. 심지어 눈까지 휘둥그레졌다. 방금 그레이서의 그런 자세는 마치 설홍강에게 회사로 돌아가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았다.‘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머리를 잡아 뜯어도 방북양은 왜 그레이서 태도가 이렇게 바뀌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나 설홍강은 오늘 밤 그레이서가 장이경과 요조군을 초대한 일을 떠올렸다.설홍강은 즉시 전화를 걸어 아랫사람들에게 소식을 알아보게 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설홍강은 오늘 밤 운정산장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방북양은 옆에서 우두커니 입을 다물고 있었다.방북양의 표정은 유달리 복잡했다. 이 순간, 그는 정말 더 이상 어떤 불평도 할 수 없었다.설홍강이 진시우를 도움을 청한 것은 확실히 현명한 선택이다.오늘 밤 운정산장에서 있었던 일을 알고 난 후 설홍강은 왜 그레이서가 급하게 찾아와 사과하는지를 알았다.‘이 자식 대타가 필요한 거였어?’설홍강은 차갑게 웃었다.“난 그저 널 대하에게 쫓아내려고 했는데 넌 나를 네 죄까지 뒤집어써서 죽이려는 생각이었구나.”“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봐줄 수 없지!”...또 밤새 이시연과 사랑 싸움을 한 진시우는 설홍강이 그레이서와 만난 일을 전혀 몰랐다.설홍강이 그레이서를 완전히 적대하는 것도 말이다.이 두 사람이 틀어질수록 진시우에게는 기회이다.이날 정씨 가문은 자금을 XP그룹에 넣을 것을 약속하고 공손씨 가문도 뒤를 이어 XP그룹에 거액의 자금을 넣었다.두 집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정씨 가문에서 얼마를 넣으면 공손씨 가문도 따라 금액을 늘렸다.공손씨 가문과 정씨 가문의 가입에 따라 운강의 상업구조도 달라졌다.소문을 들은 투기꾼과 투자자들은 냄새를 맡고 미친 듯이 XS그룹 주식을 팔았다.이로 인해 XS그룹 주식은 이날 하한가로 떨어졌다.XS그룹 주주들은 놀라서 서둘러 발표회를 이사회와 동시에 열었다.진시우는 교이설 사무실에 와서 오늘 XS그룹의 변동에 대
“아니면 대부분 투자자들은 이 회사 말고 더 유망한 기업으로 등을 돌릴 겁니다.”XP그룹의 성장은 눈에 띄게 빠르다. 오늘날 XP그룹은 묘씨 가문의 금전, 강씨 가문의 실력, 공손씨 가문과 정씨 가문의 귀순을 모았다.역대급 발전이다.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운강의 탑 급 세력이 이렇게 한 곳에 모일 줄을.XP그룹은 복제 불가능한 신화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이런 신화에 동강 전역이 바짝 긴장을 하였다.그들은 한편은 XP그룹의 봉변을 당할까 봐 두려웠고, XS그룹이 남긴 한 수가 있을까 봐 두려웠다.한창 구조조정이 진행될 이때 만약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 앞으로 이 바닥에서의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다.XS그룹이 추락하리라고는 오늘전까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근데 왜 아직 움직이지 않아요?”진시우가 물었다.교이설이 웃으며 주먹을 쥐었다.“좀만 더 기다려요! 곧 XS그룹도 엉망진창이 될 거예요! 지금은 그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됩니다.”진시우가 어깨를 으쓱하였다.“오케이, 옆 사무실에 있을 테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와요.”교이설은 흥분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갔다. XS그룹 소식을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이때 XS그룹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다.회의실 안은 조용했고, 모두 그레이서를 보고 있었다.대표 자리에 앉은 그레이서도 얼굴이 흐려졌다.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사실 그레이서는 지금 이 순간 어젯밤 설홍강을 찾아 간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면 오늘 이 주주들을 그가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비록 언제든지 대하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여기에 있으니 조만간 상대는 해야 했다.누구든지 자신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람에 대한 태도에는 파벌과 국가를 가리지 않습니다.비록 그는 한바탕 한여름에 떠나서 고향으로 돌아가 즐겼지만, 아직 가지 않았습니까?누구든지 자신의 이익을 건드리면 그 태도는 파벌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모두 똑같다.“허...”그레이서는 이 주주
믿기 어려운 일부 주주들이 질문을 하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회의실 문이 천천히 열리며 정장 차림의 설홍강이 들어왔다.설홍강이 돌아온 것을 보고 사람들은 미친 듯이 기뻐했다. 설홍강에 대한 그들의 신뢰는 이 그레이서보다 훨씬 높았다.그레이서의 금발머리와 푸른 눈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생리적인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설홍강은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떠들썩하던 회의실이 조용해졌다.설홍강은 바로 그레이서 왼손 옆 첫 번째 자리로 가서 앉았다.그레이서는 설홍강이 온 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 책임을 질 자가 나타났으니 스트레스도 사라졌다.“여러분, 저도 초행길이라 회사 운영이나 인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회사 일은 설 대표가 맡을 것입니다.”“저는 설 대표와 함께 천천히 이 과정을 거칠 거고요.”많은 주주들이 미간이 찌푸리며 얼굴에 약간의 불만을 보였다. 그러나 너무 티가 나게는 아니다.‘이 자식이 아직도 회사를 노리고 있는 거야?’설홍강이 말했다.“자, 얼굴 찌푸리지 말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모두 조용해졌다. 회사에 대한 설홍강의 영향력은 여전히 세다.“일은 이미 일어났고, 결과로부터 봤을 때 XP 그룹의 이번 확장은 아주 완벽합니다.”“우리 XS그룹에게도 큰 타격을 주었고요.”비록 설홍강의 말은 의미 있는 말은 아니나 모두를 빠지게 하였다. 주주들까지 말려들어갔으니 그레이서처럼 상황 파악이 안 되는 자는 더 말할 것도 없다.설홍강의 말을 듣고 그레이서는 설홍강의 능력을 인정하고, 앞으로 회사를 그에게 맡기면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때가 되면 그 성과를 가로채면 된다.설홍강은 일련의 해결조치를 취하여 주주들의 인정과 찬사를 받았다.회의가 끝난 후, 설홍강은 그레이서에게 말했다.“회사 돈을 좀 많이 써야 할 것 같아요. 문제없죠?”돈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레이서는 좀 불쾌하였다.그러나 잠시 생각하다가 동의하였다. 무기가 있어야 전쟁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법이다.그리고 돈은 상인의 무
그러자 외부 투자자들이 어리둥절해하였다.[XS그룹 실력이 여전한데.][탑 급 거물들이 모인 XP그룹을 이겼잖아.][XS그룹의 설홍강이야말로 동강 갑부 아니야?] [그에 비해 유회성 좀 웃기는데!][지금 유회성 어디 있지? 보이지 않아!]요 며칠 동안 그레이서의 생활도 아주 좋았다. XS그룹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설홍강의 실적 모두 그의 몫이다.그래서 청당 당주는 그레이서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포상을 했다.하여 그레이서의 마음은 아주 들떠 있었다. 마치 인생의 꽃 길이 자신을 향해 열리는 것만 같았다.설홍강은 다투지도 않고 아주 조용했다.하여 그레이서도 설홍강에게 관대하기 시작했다.일 잘하고, 조직에 공을 요청하지도 않고,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설홍강은 그레이서의 좋은 기분을 타서 그레이서 사무실로 와 더 높은 권한을 요구했다.이번에는 10000억이다.천 억의 금액에 그레이서는 액수가 너무 커서 바로 승낙하지는 않았다.결국 논쟁 끝에 8000억으로 액수를 줄였다. 그레이서는 아주 불쾌한 얼굴이다.“8000억이면 충분합니다. 더 많으면 예의가 아니죠.”그리고 계속 말했다.“남쪽에 괜찮은 땅이 곧 나올 거라고 하는데, 그걸 낙찰하려면 10000 억은 있어야 해서요.”설홍강이 물었다.“부동산 투자하려고요? 안됩니다. 지금 하기에 이미 늦었습니다.”그레이서가 코웃음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소식이 많이 늦네요. 그곳이 새로운 도심지로 건설될 예정이라 정부도 그곳에 옮길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 부대시설도 차례로 마련돼 있어 이 기회를 놓치면 정말 기회가 없습니다.”설홍강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렇다고요? 저는 왜 소식을 듣지 못했죠?”그레이서가 말했다.“운강 친구가 알려줬어요. 새 집터는 이미 정했고, 발표만 남았어요.”설홍강은 그 말을 듣고 침묵을 지켰다.“얼마를 벌 수 있나요?”그레이서가 말했다.“언젠간 대하에서 물러나야 하니까 이미 제 친구랑 다 계획해 놓았어요.”“그 땅 우리한
이시연과 교이설 모두 어안이 벙벙하다.역시 진시우 답게 소식이 빠르다.‘장이경이 이런 극비 정보도 쉽게 밝히다니, 진시우를 너무 좋게 보는 거 아니야?’진시우는 두 사람의 충격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말했다.“대안이 세 곳이니 속이기도 쉬워요.” “그 말은 필요하면 세 곳 모두 투기할 수 있는데 내가 알기로 그 중 한 곳만 우연히 소식이 풀려나온 것 같아요.”이 곳은 관련자가 의도적으로 술에 취한 기회를 보고 알린 것인데 나머지 두 곳은 알리지 않았다.이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다.그런데 하필이면 이 소식을 퍼뜨린 사람이 꽤 무게가 있어 그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 모두 그 말을 믿고 좋은 값을 매겨 팔았다.이시연은 생각하다가 눈이 점점 밝아졌다.“이건... 그레이서가 만약 실패하면 미쳐버릴 거야!”일단 선정된 부지가 그 땅 근처에 떨어지지 않으면 그 땅 가치는 곤두박질칠 것이다.지금 풀린 이 소식으로 현지의 대기업은 물론, 다른 성의 기업들도 미친 듯이 와서 빼앗을 것이 분명하다.이런 곳은 거의 눈에 보이는 대로 돈을 벌 수 있으니까.교이설이 혀를 내둘렀다.‘진시우 이거 XS그룹을 말살하려는 거야?’만약 이 돈을 넘긴다면 그들에게 돌아오기는커녕 XS그룹을 인수할 때 가치가 떨어진 땅까지 짊어져야 했다.진시우는 길게 설명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걱정 말아요. 손해보는 일은 절대 없을 거니까.”“참, XS그룹과 경쟁하는 건 어떻게 되고 있나요? 승부 균형은 잘 유지되고 있는 거죠?”그레이서한테 XS그룹이 지금의 XP그룹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교이설이 약한 모습을 보이도록 해야 했다.교이설이 웃었다.“당연하죠. 그들의 매장 인수에서 여러 번 실패했어요.”“물론 성공도 있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예요.”이것도 투자자들을 희롱하는 것이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XS그룹이 하룻밤에 무너지고 XP그룹의 고위층이 모두 욕을 먹을 것이다.교이설이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는 상상 그
눈살을 찌푸린 설홍강은 주주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래도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그레이서 표정이 갑자기 흐려졌다.“대표님, 이 일은 제가 말한 대로 합시다.”그레이서는 매서운 눈으로 주주와 회사 고위층을 훑어보았다.“반대하는 사람 있으면 손을 들어 보세요.”협박으로 가득 찬 그레이서의 말 속에는 가슴 떨리게 하는 살기가 배어 있었다.설홍강을 지지하려 했던 주주들도 시동을 끄고 고개를 숙이었다.설홍강은 한숨을 쉬었다.“아직 대하에 대해 잘 모르시는데, 대하는...”그레이서의 난폭한 말투이다.“그쪽 권한도 제가 준 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XS그룹 회장은 접니다.”“오늘 일 만약 실패하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요 며칠 동안 설홍강은 XP그룹 사람들과 계속 싸우고 있었다. 비록 승패는 반반이지만 설홍강의 위신은 다시 세워졌고, 그레이서를 멍청이라고 비난하는 소리도 커졌다.회사를 전혀 운영할 줄 모른다며 XS그룹이 그레이서 손에 넘어가면 순식간에 파산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말을 그레이서도 당연히 계속 듣고 만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그의 존엄성을 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하여 반드시 성과를 내서 모든 사람들을 입 다물게 해야 했다.설홍강은 말릴 수 없는 것을 보고 아예 잠자코 있었다.회의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설홍강을 위로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설홍강은 그다지 불안해하지 않았다.설홍강은 사무실로 돌아와 진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레이서가 XS그룹을 대표로 그 땅을 낙찰받겠다네요.”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눈 깜짝하지 않고 자기 사람에게 물 먹이다니, 대단하네요.”설홍강은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자기 사람이라니, 우린 적대 사이예요.”진시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럼 입찰대회에서 뵙겠습니다.”설홍강의 표정이 무거워졌다.“설마 나까지 엿 먹이는 건 아니겠죠?”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저를 믿지 못하시는 건가요? 그럼 입찰 해보시던지, 여기가 맞을 수도 있어요.”설홍강은 말했다
3일 후, 남쪽 6호 부지 입찰이 시작되었다.진시우는 교이설과 함께 입찰 현장에 왔다. 이번에는 동강 현지의 부동산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왔다.심지어 동해시도 참석했으니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이곳에는 지라시 소식을 듣고 충분한 자금을 조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소식을 늦게 받아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 단순히 보려고 온 것도 있다.이 프로젝트가 마지막에 누구의 손에 떨어질지 궁금했다.진시우는 교이설을 따라 들어갔다. TV에서만 보던 여러 사장님을 보면서 교이설의 마음은 약간 긴장되었다.나이 순열을 따지자면 이곳에서 교이설이 제일 어리다. 심지어 진시우보다 더 어리다.그리고 오늘 여기 온 사람들은 기업 회장, 총지배인, 회사의 자금을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권력자들이 대부분이다.“많이 긴장되나요? 이런 곳은 익숙할 텐데.”진시우가 웃으며 물었다.교이설이 어이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무슨 소리예요, 저 아직 학생이거든요, 이제 막 대학 2학년생!”“겨우 스무 살 밖에 안되는데 이런 거물급 사장님들의 입찰대회에 어떻게 참석해요?”“우리 교씨 가문에서도 나한테 이런 기회는 없어요. 능력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진시우도 생각해보니 그러하다. 어린 나이라 이번에도 진시우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면 교씨 가문에서도 교이설을 나서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이렇게 큰 XP그룹도 책임지고 있으니 말이다.두 사람은 번호판 13번을 받은 후 앞자리를 찾아 앉았다. 첫 번째 줄은 프로젝트 관계자들에게 남긴 자리이기 때문에 입찰자들이 앉을 수 없었다.잠시 후, 진시우는 그레이서와 브라이언을 보았다.진시우에게 한 번 당한 기억이 남아있어 두 사람은 들어오자마자 진시우를 보고 안색이 좀 어색해졌다.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대단한데, 오늘 입찰을 알고 있었어?”그레이서는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켰다.“저를 너무 과소평가하네요, 명색에 XS그룹 회장인데.”진시우는 고개를
그레이서는 더 이상 진시우와 말다툼을 하지 않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교이설이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제발 좀 적당히 해요. 남한테 우리 졸부 인상 남기지 맙시다.”교이설 얼굴이 빨개졌다. 방금 사장님의 눈빛에서 교이설은 부끄러움을 느꼈다.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뭘 걱정해요? 아까는 약간의 자극을 준 거예요.”진시우가 신념을 퍼뜨리고 말했다.“오늘 이 땅 경쟁자는 한 네 명 정도일 거예요.”“아마도 XS그룹이 낙찰될 건데, 그레이서 기분 좋게 우리 가격 좀 올리죠.”교이설이 멍하니 물었다.“4명? 그걸 어떻게 알아요?”진시우는 해명하지 않고 웃음만 보였다. 당연히 음신감지를 이용해 알아본 것이다.오늘 온 대기업이 아마 20개 정도이고 나중에 시작해도 계속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이 사람들 중 일부는 해보자는 마음이고 일부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견딜 수 없을까 봐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어떤 사람은 약간의 자금이 부족해서 내키지 않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소식을 듣지 못해 후회도 할 것이다.정말 준비가 잘 된 곳은 네댓 곳뿐이다.문득 진시우의 표정이 바뀌더니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온화한 얼굴의 중년 남자가 기품이 뛰어난 부인을 데리고 들어왔다.“예쁜 아줌마인데...”교이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진시우는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나 저 아줌마 남편이랑 오백 년 전까지만 해도 한집안 식구였는데.”“네?”교이설이 어리둥절하였다. 이때 그 예쁜 아줌마가 그들 쪽을 쳐다보고 놀라는 기색을 보이며 서둘러 남편의 팔을 잡아당겨 그들을 향해 가리켰다.그리고 기품 있는 중년 부부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아 아는 사이예요?”교이설이 놀라며 물었다.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방이 가까이 오자 비로소 입을 열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유소하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너도 왔구나.”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오늘 입찰해보고 싶어요.”유소하가 약간 나무라듯 말했다.“왜 구미에 돌아가보지 않았어? 이게 얼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