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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아버지는 급히 상자를 내려놓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오윤은 아버지의 비서이지만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윤정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아버지가 윤정 때문에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부러웠다. 윤정은 아버지의 사랑을 너무나도 쉽게 얻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버지의 마음을 독차지하니까.

윤정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친딸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윤은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에게 말했다.

“윤정 씨가 납치당했습니다. 범인이 대표님과 직접 대화하려고 합니다.”

이 말을 듣자 아버지는 당황하며 문으로 나가려 했지만 문을 나서기 직전에 돌아서서 묻었다.

“오윤, 너 태희를 정말로 풀어줬어?”

오윤의 눈에 잠시 놀람이 스쳤지만 곧바로 감추어졌다.

“네, 대표님!”

아버지는 그를 한 번 더 바라보고 밖으로 나갔다.

사실 아버지가 감시 카메라를 확인하면 내가 지하실에서 단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은 내 시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이 바로 나라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하지만 그의 무의식 속에서 나는 거짓말쟁이일 뿐이었다.

나를 싫어하는 이유로 직접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범인이 요구한 장소에 거의 도착할 때 갑자기 영상 통화 요청을 받았다.

한밤중의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몇 개의 가로등만이 희미한 빛을 보이고 있었다.

아버지는 차 안에서 영상 통화를 연결했다.

화면에 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는 건장한 체격에 얼굴이 반쯤 어둠에 가려져 있었다.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고, 그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초조함과 걱정이 묻어 있었다.

“윤정이는 어떻게 됐어?”

범인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는 마치 상황을 조종하는 재미를 느끼는 듯 보였다.

“걱정 마, 네가 말한 대로만 하면 걔는 다치지 않아.”

이 말은 아버지의 의구심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불안을 더했다.

“원하는 게 뭐야? 돈? 내가 돈을 더 줄게. 윤정이 안전만 보장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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