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소남이 대답했다. 아이들은 영리했으니, 본가에 갔을 때 증조할아버지가 자신들을 서재로 보낸 이유가 장인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빠, 할머니가 무슨 사고를 친 거예요?” 헨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소남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헨리는 이내 자조적인 듯 말했다. “알았어요. 어른들 일은 아이들이 몰라도 되죠.” 이때 소남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옆에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전화를 받았다. “누구시죠?” [여보세요, 문소남 대표님.
세 아이도 원아가 이미 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누구도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소남이 방 문을 열었지만, 원아는 방 안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가 어딨을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구 상자를 맞은편 방에 놓아두고, 그는 서재로 향해 문 앞에서 가볍게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안에서 원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남은 문을 열고 들어가 그녀를 보았다. 원아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책상 위에는 어떤 장비가 놓여 있었는데, 그녀는 손에 약물을 조제하고 있었다. 소남은 그녀가 정
장인숙은 경찰의 말 속 의미를 깨달았다. 즉, 자신의 돈은 아마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혹시 운 좋게 돌려받는다고 해도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었고,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돈을 찾을 가능성은 더욱 작아질 터였다. “그럼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죠?” 장인숙은 초조하게 물었고, 당장이라도 눈앞의 경찰을 재촉해 사건을 빨리 해결해 달라고 하고 싶었다. “장 여사님,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일단 돌아가셔서 기다리시고 계세요.” 경찰은 말했다. 그녀가 진술서에 서명하고 지장을 찍자, 이제 할 일은
“네. 당신이 다 아는 사람들이니 신경 쓸 필요없어요.” 소남은 이미 장 변호사와 공증사무소 직원을 불러놓은 상태였다. 잠시 후 장인숙이 올 예정이었다. ‘아는 사람들...’ 원아는 마음속으로 되새겼다.‘그럼 내가 자리를 피할 필요는 없겠네.’ 소남을 바라보며, 원아는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혹시 장인숙인가?' 어제 장인숙과 관련된 일에 대해 소남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30분 후, 장 변호사가 공증사무소 직원을 데리고 집에 도착했다. 거실에서 장 변호사를 본
공증사무소 직원인 양성명은 장 변호사의 경고를 듣고 상황을 이해했다. 더 이상 문소남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 양성명은 문소남 같은 대단한 인물을 많이 만나봤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대부분 사생활이 깨끗하지 못할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양성명은 여기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자신은 일을 위해서 왔고, 그 이상의 것에는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두 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소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변호사는
비록 실제로 장 변호사에게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문소남이었지만, 문소남은 한 번도 장 변호사에게 이렇게 권위적으로 굴지 않았다.하지만 장인숙은 문소남의 어머니였고, 장 변호사는 그녀의 거친 말투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문소남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A시에서 상당한 자원을 손에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앉으세요.” 소남은 냉랭한 표정으로 장인숙에게 한마디 건넸다. 그녀 뒤에 서 있는 우정희는 아예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장인숙은 콧방귀를 뀌며 단독 소파에 앉았다. 정희는 서 있는 게 불편한 듯
“네.”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 변호사는 소남의 허락을 받은 후, 양성명과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장 변호사가 떠난 후, 소남은 차가운 눈빛으로 장인숙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별장으로 돌아가세요. 다시는 본가로 오지 마세요.” “걱정 마. 돈이 들어왔으니, 네가 나를 붙잡아도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아. 본가에도 다시는 가지 않을 거야.” 장인숙은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돈이 입금됐으니, 내일 당장 H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해야겠어.’이제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장인숙이
정희는 계단 쪽에서 소리가 나자 즉시 그쪽을 바라보았다. ‘문소남일까?’ 그러나 그녀는 곧 실망하고 말았다. 계단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였고, 문소남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나, 누나, 나 과자 먹고 싶어요. 우리한테 만들어 줄래요?” 헨리의 귀여운 목소리가 계단에서 울려 퍼졌다. 몇 초 후, 정희는 헨리가 원아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문소남이 정말 이 여자랑 같이 살고 있잖아? 게다가 아이들도 잘 따르는 것 같은데!’ 정희에 시점에서 문소남의 아이와 염 초설이라는 여자가 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