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당신이 다 아는 사람들이니 신경 쓸 필요없어요.” 소남은 이미 장 변호사와 공증사무소 직원을 불러놓은 상태였다. 잠시 후 장인숙이 올 예정이었다. ‘아는 사람들...’ 원아는 마음속으로 되새겼다.‘그럼 내가 자리를 피할 필요는 없겠네.’ 소남을 바라보며, 원아는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혹시 장인숙인가?' 어제 장인숙과 관련된 일에 대해 소남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30분 후, 장 변호사가 공증사무소 직원을 데리고 집에 도착했다. 거실에서 장 변호사를 본
공증사무소 직원인 양성명은 장 변호사의 경고를 듣고 상황을 이해했다. 더 이상 문소남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 양성명은 문소남 같은 대단한 인물을 많이 만나봤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대부분 사생활이 깨끗하지 못할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양성명은 여기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자신은 일을 위해서 왔고, 그 이상의 것에는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두 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소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변호사는
비록 실제로 장 변호사에게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문소남이었지만, 문소남은 한 번도 장 변호사에게 이렇게 권위적으로 굴지 않았다.하지만 장인숙은 문소남의 어머니였고, 장 변호사는 그녀의 거친 말투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문소남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A시에서 상당한 자원을 손에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앉으세요.” 소남은 냉랭한 표정으로 장인숙에게 한마디 건넸다. 그녀 뒤에 서 있는 우정희는 아예 눈길도 주지 않았다. 장인숙은 콧방귀를 뀌며 단독 소파에 앉았다. 정희는 서 있는 게 불편한 듯
“네.”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 변호사는 소남의 허락을 받은 후, 양성명과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장 변호사가 떠난 후, 소남은 차가운 눈빛으로 장인숙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별장으로 돌아가세요. 다시는 본가로 오지 마세요.” “걱정 마. 돈이 들어왔으니, 네가 나를 붙잡아도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아. 본가에도 다시는 가지 않을 거야.” 장인숙은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돈이 입금됐으니, 내일 당장 H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해야겠어.’이제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장인숙이
정희는 계단 쪽에서 소리가 나자 즉시 그쪽을 바라보았다. ‘문소남일까?’ 그러나 그녀는 곧 실망하고 말았다. 계단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였고, 문소남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나, 누나, 나 과자 먹고 싶어요. 우리한테 만들어 줄래요?” 헨리의 귀여운 목소리가 계단에서 울려 퍼졌다. 몇 초 후, 정희는 헨리가 원아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문소남이 정말 이 여자랑 같이 살고 있잖아? 게다가 아이들도 잘 따르는 것 같은데!’ 정희에 시점에서 문소남의 아이와 염 초설이라는 여자가 굉
원아는 처음에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지만, 장인숙이 자신을 그렇게 헐뜯는 말을 하자 얼굴빛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장인숙의 말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해로운 약을 먹일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비록 아이들이 그 깊은 뜻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장인숙은 아이들이 대체로 약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장인숙의 의도는 분명했다. 즉, 아이들이 ‘염초설’을 싫어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원아는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입장을 고려해 그럴 수 없었다. ‘난 지금 장인숙을 비난할 자격도 없는데...’헨리는
“내가 그걸 몰라서 그냥 나온 것 같아? 그렇다고 내가 무슨 말로 그 얘를 몰아 붙이겠니? 내 아들을 유혹했다고? 그런 건 이미 많은 여자가 해왔어. 그걸로 핑계를 댄다면, 끝도 없을 거야.” 장인숙은 코트를 여미며 말했다. 비록 소남과 ‘염초설’ 때문에 기분이 상했지만, 적어도 돈이 입금되었기에 장인속의 급한 불은 껐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정희는 잠시 멈칫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늙은이가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야 뭐야?' “맞아요, 사모님 말씀대로예요.” 정희는 어쩔 수 없이 장인숙의 말에 맞장구쳤다.
정희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만약 내가 진짜 문씨 가문의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장인숙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고, 차에 올라탄 후 장인숙의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을 도왔다. “사모님, 우리 내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니 오늘 하루만 본가에서 지내도록 하시죠? 그렇게 하려면 우선 사모님의 별장에 돌아가서 모든 짐을 정리하고 그다음에 그걸 본가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 정희는 계획을 세우며 물었다. “응, 그래.” 장인숙은 동의했다. ‘그래, 본가로 가야 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