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소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 변호사는 소남의 허락을 받은 후, 양성명과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장 변호사가 떠난 후, 소남은 차가운 눈빛으로 장인숙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별장으로 돌아가세요. 다시는 본가로 오지 마세요.” “걱정 마. 돈이 들어왔으니, 네가 나를 붙잡아도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아. 본가에도 다시는 가지 않을 거야.” 장인숙은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돈이 입금됐으니, 내일 당장 H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해야겠어.’이제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장인숙이
정희는 계단 쪽에서 소리가 나자 즉시 그쪽을 바라보았다. ‘문소남일까?’ 그러나 그녀는 곧 실망하고 말았다. 계단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였고, 문소남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나, 누나, 나 과자 먹고 싶어요. 우리한테 만들어 줄래요?” 헨리의 귀여운 목소리가 계단에서 울려 퍼졌다. 몇 초 후, 정희는 헨리가 원아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문소남이 정말 이 여자랑 같이 살고 있잖아? 게다가 아이들도 잘 따르는 것 같은데!’ 정희에 시점에서 문소남의 아이와 염 초설이라는 여자가 굉
원아는 처음에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지만, 장인숙이 자신을 그렇게 헐뜯는 말을 하자 얼굴빛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장인숙의 말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해로운 약을 먹일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비록 아이들이 그 깊은 뜻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장인숙은 아이들이 대체로 약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장인숙의 의도는 분명했다. 즉, 아이들이 ‘염초설’을 싫어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원아는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입장을 고려해 그럴 수 없었다. ‘난 지금 장인숙을 비난할 자격도 없는데...’헨리는
“내가 그걸 몰라서 그냥 나온 것 같아? 그렇다고 내가 무슨 말로 그 얘를 몰아 붙이겠니? 내 아들을 유혹했다고? 그런 건 이미 많은 여자가 해왔어. 그걸로 핑계를 댄다면, 끝도 없을 거야.” 장인숙은 코트를 여미며 말했다. 비록 소남과 ‘염초설’ 때문에 기분이 상했지만, 적어도 돈이 입금되었기에 장인속의 급한 불은 껐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정희는 잠시 멈칫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늙은이가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야 뭐야?' “맞아요, 사모님 말씀대로예요.” 정희는 어쩔 수 없이 장인숙의 말에 맞장구쳤다.
정희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만약 내가 진짜 문씨 가문의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장인숙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고, 차에 올라탄 후 장인숙의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을 도왔다. “사모님, 우리 내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니 오늘 하루만 본가에서 지내도록 하시죠? 그렇게 하려면 우선 사모님의 별장에 돌아가서 모든 짐을 정리하고 그다음에 그걸 본가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 정희는 계획을 세우며 물었다. “응, 그래.” 장인숙은 동의했다. ‘그래, 본가로 가야 운전기사
“이 도면의 요소 중에 어떤 게 더 나은지 한번 봐줄래요?” 소남은 왼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오른손으로는 마우스를 움직이며 물었다. “이게 사당의 설계도인가요?” 원아는 도면을 보며 물었지만, 그 목소리에는 확신이 묻어났다. “네, 꽃을 요소로 할지, 아니면 자연경치를 요소로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소남은 말하며 원아에게 자신이 오늘 하루 종일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꽃이든 자연경치이든, 모두 X시의 대표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선택하기 어려웠다. 원아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침실을 나서자마자 원아는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외출 준비를 했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늦을 게 뻔했다. 헨리는 원아가 나가려는 걸 보고 서둘러 따라오며 말했다. “누나, 나가려는 거예요?” “응, 약속이 있어서 비비안 이모랑 쇼핑하기로 했거든.” 원아는 대답하며 옆에 있던 목도리를 집어 들어 거울 앞에서 단정하게 매었다. “비비안 이모!” 헨리의 눈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원아에게 매달리며 말했다. “누나, 누나 나도 비비안 이모 보고 싶어요. 나도 데려가 줘요, 제발이요.” “우리 착한 헨리, 오늘은
헨리는 불만스럽게 항의했다. “형, 너무 잘난 척하는 거 아니야? 누나, 우리 아빠한테 도와달라고 하자.” “아빠는 지금 도면을 그리느라 바쁘셔. 널 상대할 시간이 없어.” 훈아는 냉정하게 말했다. 헨리는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고개를 돌렸다....한편, 원아는 최대한 서둘러 비비안과의 약속 장소로 향했지만, 결국 늦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구석에 앉아 있는 비비안을 발견하고, 빠르게 다가가며 사과했다. “미안해요. 비비안 씨, 제가 늦었죠.” “괜찮아요.” 비비안은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지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