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걸 몰라서 그냥 나온 것 같아? 그렇다고 내가 무슨 말로 그 얘를 몰아 붙이겠니? 내 아들을 유혹했다고? 그런 건 이미 많은 여자가 해왔어. 그걸로 핑계를 댄다면, 끝도 없을 거야.” 장인숙은 코트를 여미며 말했다. 비록 소남과 ‘염초설’ 때문에 기분이 상했지만, 적어도 돈이 입금되었기에 장인속의 급한 불은 껐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정희는 잠시 멈칫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늙은이가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야 뭐야?' “맞아요, 사모님 말씀대로예요.” 정희는 어쩔 수 없이 장인숙의 말에 맞장구쳤다.
정희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만약 내가 진짜 문씨 가문의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장인숙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고, 차에 올라탄 후 장인숙의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을 도왔다. “사모님, 우리 내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니 오늘 하루만 본가에서 지내도록 하시죠? 그렇게 하려면 우선 사모님의 별장에 돌아가서 모든 짐을 정리하고 그다음에 그걸 본가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 정희는 계획을 세우며 물었다. “응, 그래.” 장인숙은 동의했다. ‘그래, 본가로 가야 운전기사
“이 도면의 요소 중에 어떤 게 더 나은지 한번 봐줄래요?” 소남은 왼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오른손으로는 마우스를 움직이며 물었다. “이게 사당의 설계도인가요?” 원아는 도면을 보며 물었지만, 그 목소리에는 확신이 묻어났다. “네, 꽃을 요소로 할지, 아니면 자연경치를 요소로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소남은 말하며 원아에게 자신이 오늘 하루 종일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꽃이든 자연경치이든, 모두 X시의 대표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선택하기 어려웠다. 원아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침실을 나서자마자 원아는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외출 준비를 했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늦을 게 뻔했다. 헨리는 원아가 나가려는 걸 보고 서둘러 따라오며 말했다. “누나, 나가려는 거예요?” “응, 약속이 있어서 비비안 이모랑 쇼핑하기로 했거든.” 원아는 대답하며 옆에 있던 목도리를 집어 들어 거울 앞에서 단정하게 매었다. “비비안 이모!” 헨리의 눈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원아에게 매달리며 말했다. “누나, 누나 나도 비비안 이모 보고 싶어요. 나도 데려가 줘요, 제발이요.” “우리 착한 헨리, 오늘은
헨리는 불만스럽게 항의했다. “형, 너무 잘난 척하는 거 아니야? 누나, 우리 아빠한테 도와달라고 하자.” “아빠는 지금 도면을 그리느라 바쁘셔. 널 상대할 시간이 없어.” 훈아는 냉정하게 말했다. 헨리는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고개를 돌렸다....한편, 원아는 최대한 서둘러 비비안과의 약속 장소로 향했지만, 결국 늦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구석에 앉아 있는 비비안을 발견하고, 빠르게 다가가며 사과했다. “미안해요. 비비안 씨, 제가 늦었죠.” “괜찮아요.” 비비안은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지었고,
“그리고 나서는요?” 남궁산이 왔다는 소식에, 원아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남궁산 같은 대단한 남자라면, 어느 나라 든 그가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었다.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원아는 남궁산이 얼굴을 바꿔 문소남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는...” 비비안은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남궁산의 끈질긴 집착이 비비안을 놓지 못하는 사랑 때문이었다면, 그녀는 아마 감동했을 것이고, 용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궁산의 집착은 비비안이 일부러 자신을 모욕했다는 생
만약 그때 마주치게 된다면, 비비안에게는 너무나도 괴롭고 민망할 것이 분명했다. “요즘 대학교 캠퍼스는 웬만해서는 다 들어갈 수 있어요. 설령 비비안 씨가 기숙사 신청을 하더라도 남궁산이 진짜 마음먹고 기다리면, 거기도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원아가 말했다.남궁산은 일급 실력자였다. 학교에 출입 제한이 있다 해도 남궁산을 막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전 지금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이에요. 더 이상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 비비안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커피의 씁쓸함이 마음속
비비안은 미소를 지으며 이마를 가볍게 문질렀다.“그러네요, 염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 갑자기 생각났어요. 여긴 인터넷 쇼핑이 워낙 잘 돼 있어서 온라인으로 물건 사는 게 정말 편리하잖아요.”비비안은 계속해서 이곳의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동안 주변에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 많은 편리함을 놓치고 있었다. 그녀는 원아가 골라준 몇 벌의 옷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가 하나씩 입어 보기로 했다. 원아는 비비안이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매장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중, 원아는 문쪽을 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