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때 마주치게 된다면, 비비안에게는 너무나도 괴롭고 민망할 것이 분명했다. “요즘 대학교 캠퍼스는 웬만해서는 다 들어갈 수 있어요. 설령 비비안 씨가 기숙사 신청을 하더라도 남궁산이 진짜 마음먹고 기다리면, 거기도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원아가 말했다.남궁산은 일급 실력자였다. 학교에 출입 제한이 있다 해도 남궁산을 막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전 지금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이에요. 더 이상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 비비안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커피의 씁쓸함이 마음속
비비안은 미소를 지으며 이마를 가볍게 문질렀다.“그러네요, 염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 갑자기 생각났어요. 여긴 인터넷 쇼핑이 워낙 잘 돼 있어서 온라인으로 물건 사는 게 정말 편리하잖아요.”비비안은 계속해서 이곳의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동안 주변에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 많은 편리함을 놓치고 있었다. 그녀는 원아가 골라준 몇 벌의 옷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가 하나씩 입어 보기로 했다. 원아는 비비안이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매장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중, 원아는 문쪽을 힐
“이 두 개면 괜찮을까요?” “충분해요, 이 정도면 책도 넉넉히 들어갈 거예요.” 원아는 가방 크기를 확인하며 다시 한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비비안은 의아한 듯 물었다. “교수님,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봤어요? 왜 계속 문 쪽을 보는 거예요?”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구경하고 있어요.” 원아는 대충 핑계를 댔지만, 만약 누군가 자신들을 미행하고 있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는 비비안을 쫓는 사람, 즉 남궁산일 것이다. 그건 그나마 괜찮지만, 만약 자신을 미행하는 거
“제가 아까 연락했어요. 그리고 문 대표님이 이미 현자 이모님한테도 말해서 비비안 씨가 사용할 방도 정리했으니까, 집에 도착하면 바로 가서 쉴 수 있을 거예요.”원아는 비비안에게 굳이 소남에게 연락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염 교수님...” 비비안은 다시 한번 원아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하며 살짝 고개를 돌려 원아의 어깨에 기대었다. “Z국말 가르쳐 주세요.” “저랑 지금 Z국말로 대화하는 건 가능하지만, 가르치는 건 저도 체계적인 교육 방식이 없어서 안 될 것 같아요. 그건 대학 언어교육원 선생님에게 배우는 게 좋을
헨리는 어려운 게임을 잘 알고 있었고, 그 게임들은 대부분 난이도가 높아서 학교 남자아이들이 이 아이를 매우 존경했다. 헨리는 학교에서 진정한 인기쟁이였다.이 부분은 원아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여전히 원아였을 때부터, 세 아이가 다 학교에서 많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세 아이는 모두 문소남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소남은 역시 학창 시절 최고의 인기인이었다. 소남의 행동은 늘 조용하고 겸손했지만, 그의 외모와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아는 자신이 이렇게
훈아는 눈앞의 문구 세트를 보며 여전히 쿨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원아가 납치되기 전까지, 개학할 때마다 항상 훈아와 원원을 위해 문구류를 세심하게 준비해주었다. 문구의 색깔과 디자인도 두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주었다. 그 당시 헨리는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았지만, 형과 누나가 새로운 문구 세트를 받는 모습을 보면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며 부러워했다. 헨리도 빨리 자라서 학교에 가고 싶다고 늘 소리쳤었다. 그러나 원아가 사고를 당한 이후, 가짜 원아가 오고 나서는 아이들이 더 이상
원아가 헨리에게 물었다. 아까 헨리가 비비안을 방으로 안내한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비비안 이모는 방에 있어요. 세수하고 싶다고 해서 저는 먼저 나왔어요.” 헨리는 대답하며 자신이 미션을 완수했음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렇구나. 너희 숙제는 다 했니? 개학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잖아.” 원아는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들의 학업 상황을 물었다. “누나, 숙제는 다 했어요. 다만 글씨 연습하는 숙제가 남았는데, 선생님이 매일 연습하라고 하셔서 그건 아직 다 못했어요.” 헨리는 얌전히 대답했다. 세 아이는 주로
방 안의 공기는 점점 뜨거워졌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빠져들기 직전이었다. 이때 ‘똑똑’하는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원아는 마치 정신이 번쩍 든 듯 소남의 품에서 벗어났다. “대표님, 누가 문을 두드렸어요.” 원아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소남을 바라봤는데, 그의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했다.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얼굴이었다. “들었어요.” 소남은 문밖에서 둘의 순간을 방해한 사람을 쫓아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네!?” “대표님, 송 대표님이 오셨는데, 어떻게 할까요?” 문밖에서 들려오는 건 오현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