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그의 반응을 보고 말했다. “대표님, 가보세요. 제가 정리할게요.” “그래요.” 소남은 핸드폰을 들고 사무실을 빠르게 나갔다. 원아는 소남이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문을 닫았다. 그가 핸드폰 화면을 보고 인상을 쓴 것이 신경 쓰였다. 평소 차분한 소남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걸까?’ 원아는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탁자 위의 도시락과 일회용 식기를 정리한 후,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 데이터를 확인했다. 오전 시간에 이연과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비록 소남이 통역사를 붙여주긴 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 있으면 장인숙이 말썽을 덜 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병원도 그녀를 몇 개월 정도만 진정시킬 수 있을 뿐이었다. 이제 장인숙도 결국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나라로 가라고? 내가 듣기로는 H국 성형 기술이 세계 최고라던데, 네가 나를 다른 나라로 보내려는 건, 나를 멀리 떼어놓으려는 속셈 아니야? 마치 네가 원아를 대하던 것처럼 말이야. 지금 원아를 해외로 내쫓아 놓고, 새 애인을 만들었잖아. 지금 나한테도 똑같이 하려는 거지? 그리고 채은서 그 여자
“H국이어야 해. 그 외는 상관없어.”소남은 덧붙였다. H국을 선택한 건 그가 아니라 장인숙이었다. 기왕 장인숙이 더 멀리 떨어진 나라로 가지 않으려 하니, 그저 그 뜻대로 해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원아’가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돌아오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장인숙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런 여러 가지 추측들은 모두 근거가 없었다. 소남은 지금까지 오직 임영은만을 강제로 해외에 머무르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설령 그 가짜 ‘원아’가 정말 아직 살아 있
“응, 가자.” 소남은 원아의 손을 잡고 아래로 내려가려 했다. 하지만 원아는 그 자리에 멈춰서 살짝 손을 빼며 고개를 저었다. “먼저 내려가세요.” 그녀는 아이들이 자신과 소남이 지나치게 친밀한 모습을 보면 불편해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아직 ‘엄마’라는 존재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만약 아빠가 ‘다른 여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알 수 없었다.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섬세하기 때문에 원아는 아이들이 혼란스러워지지 않게 조심하고 싶었다. 비록 매일 밤 소남과 같은
“푸흐흐...” “누나랑 형은 나한테 너무 심해! 진짜 우리 누나랑 형 맞아?” 헨리는 입을 삐쭉거리며 서운해했다. “어쨌든 네가 방해꾼이 되면 안돼.” 원원은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경고하듯 말했다. 하지만 헨리는 여전히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난 그냥 누나가 좋은데, 누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안 돼, 오늘은 우리 말 들어.” 원원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들은 아빠를 도와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쯤 자신들이 엄마와 재회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알겠어...”
미아는 웃으며 말했다. “복고풍의 공작부인 스타일이군요? 염 교수님의 외모와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원아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 미아는 이미 메이크업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소남이 자신에게 좋아하는 스타일을 고르라고 했을 때, 그게 실제로 자신이 사진을 찍는 것일 줄은 몰랐다. 만약 미리 알았다면, 좀 더 단순한 스타일을 선택했을 것이다. 공작부인 스타일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데, 그런 드레스는 상반신을 드러내는 디자인이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었을
드레스에 수놓아진 섬세한 자수는 수공으로 만들어진 유럽 왕실 느낌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자수였다. 원아는 손을 뻗어 옷을 가볍게 만져보며, 자수가 정말로 수공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이 드레스는 아름답고 정교했다. 아직 입어보지도 않았지만, 원아는 이미 그 드레스를 입으면 자신이 얼마나 매혹적일지 상상할 수 있었다. “교수님, 정말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이 드레스가 딱 어울리실 것 같아요. 한번 입어보실래요?” 미아가 말했다. 그녀는 ‘염 교수’에게 메이크업을 해 주면서 이미 이 드레스가 잘 어울릴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미아가 방으로 들어와 원아의 우아한 몸매를 보고 감탄하며 말했다. “교수님, 정말 이 드레스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다 미아 선생님 덕분이에요.” 원아는 칭찬에 부끄러워졌다. “이 드레스는 사실 어제 막 도착한 건데요, 우리나라의 유명한 의상디자이너 선생님께서 직접 디자인하고 재단한 옷이에요. 이렇게 보니, 교수님과 이 드레스는 정말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 다만, 허리 부분이 조금 넉넉해서 살짝 줄여야 할 것 같네요.” 미아는 그녀의 몸을 살펴보며 문제를 바로 알아챘다. 원아의 허리는 너무 가늘어서, 드레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