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쉽게 조사할 수 있겠어? 가장 중요한 실마리는 송재훈이야.”소남이 말했다. 재훈과 자신은 대립 관계였고, 재훈이 공포의 섬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해줄 리 없었다.“재훈이가 제 동생이긴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진짜 형님을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현욱은 무력감을 드러냈다.최근 재훈의 행적은 불규칙했고, 그가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현욱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송재훈의 속셈이 드러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네 동생이 그러는 걸 형인 네가 모르면, 내가 조사하는 건 더 어
매니저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서둘러 변명했다.“송 대표님, 죄송합니다. 사실은 저희가 실수를...”현욱은 여전히 매니저를 쳐다보며 기다렸다.매니저는 압박감을 느끼며 계속해서 말했다.“원래는 송 대표님께서 VVIP 룸을 예약하셨는데, 마침 또 다른 송 사장님께서 오셔서 VVIP 룸을 지정하셨습니다. 저희 직원이 두 분이 함께 오신 줄 알고 그 방을 드렸습니다.”“또 다른 송 사장?”현욱은 눈살을 찌푸렸다.“네, 송 대표님의 동생, 송재훈 사장님입니다.”매니저가 말했다. 이 술집의 직원들은 두 사람이 형제라는 것을 알고 있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술을 가져온 직원은 다시 나가 A세트와 안주를 준비하러 갔다.매니저는 여전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이 상황을 만회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하지만 음식과 술을 제공해도, 현욱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했으니, 다른 방법이 있을까? 지금 이 상황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재훈을 불러내서 방을 내어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직원들은 빠르게 움직여 현욱이 주문한 음식을 모두 가져왔다.“됐어, 다들 나가.”현욱은 손을 휘저으며 더 이상의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송 대표님.”매니저가
“됐어, 너도 밥 먹을래? 세트 메뉴 하나 더 주문할까?”현욱은 익준에게 물었다.“아니, 난 집밥 먹고 왔어.”익준은 일부러 자랑하듯 말했다.“역시 집밥이 최고야.”“마치 누군 집밥 못 먹는 것처럼 말하네.”현욱은 투덜거렸다. 그는 소남과 함께 출발하기 위해 집에서 식사를 하지 못한 것뿐이었다.“이연 씨가 요리할 줄 알아?”익준은 반문하며 물었다. 그는 이연의 요리에 대해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었다.예전에 그는 아내 진보라와 아들 안성택을 데리고 현욱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마침 그때 가사도우미가 휴가를 내서
“안 대표님, 관찰력이 참 예리하시네요.”두 사람이 대답하기도 전에, 동준이 농담을 던졌다.“나는 그저 송 대표를 위해 정보 수집 중일 뿐이야.”익준이 웃으며 말했다.“몇백만 원짜리 시계도 알아보네? 결혼하더니 안목이 더 높아진 거 아니야?”현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익준을 깎아내렸다. 아까 익준이 이연이 요리를 못 한다고 비웃은 걸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었다.비록 이연이 요리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현욱의 마음속에서는 자기 여자가 최고였다. 요리는 가사도우미에게 맡기면 되는 일이고, 이연은 그저 자신의 곁에 있어주기만 하
“보아하니 네 할아버지가 아직 건재한 모양이네. 여전히 영리하셔.” 익준은 평했다. 송상철이 그렇게 영리하지 않았다면, 바로 SJ그룹을 재훈에게 넘겼을 테고, 이렇게 복잡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우리 할아버지가 SJ그룹의 창립자이기 때문에, 자연히 큰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겠지.” 현욱은 말했다.SJ그룹은 송상철이 직접 창립한 회사로, 그 과정의 고난과 어려움을 본인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절대 쉽게 망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비록 송상철은 이미 퇴임한 상태지만, 여전히 SJ그룹의 상황을 언제나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내정된 게 아니라면, 입찰 방식으로 우리 세 회사가 힘을 합치면 승산이 크겠네요.”익준이 분석했다.“이번 입찰은 반드시 따내야 해.”“구체적인 공고가 나오면 회의를 열어 논의할 필요가 있어. 문제가 없으면 회사에서 곧바로 입찰 작업을 시작할 거야.”소남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소남, 현욱, 익준의 회사가 힘을 합치면, 각자의 기업 관련 견적을 토대로 T그룹이 전체 계획을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가격 면에서나 결과물의 품질 면에서나 다른 경쟁 회사들보다 훨씬 유리할 것이다.더군다나 세 회사가 이미 손을 잡고
“가자.”현욱은 시선을 돌리며 대리운전 기사에게 차를 출발하라고 했다.“네, 알겠습니다.”대리운전 기사는 차를 출발시켰다....소남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당과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하얗게 쌓인 눈 속에 은은한 불빛이 따스한 색감을 더해주고 있었다.그 불빛은 그의 마음에도 조금 따뜻함을 불어넣었다.소남은 실내로 들어와 외투를 벗은 후 2층으로 올라갔다.원아가 술 냄새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방에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한 뒤,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었다.그는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보고, 술 냄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