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오현자가 요즘 자신이 너무 피곤해 보였기 때문에 특별히 곰탕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국물 요리는 원기 회복에 정말 좋은 것이다.소남은 한 그릇을 따라 그녀 앞에 놓고, 보온병을 다시 닫아 옆에 두었다.“남은 건 오후에 간식으로 먹어요.”“대표님도 한 그릇 드세요.”원아는 그가 한 그릇만 따른 것을 보고 제안했다.소남은 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었지만, 그것을 자신의 그릇이 아닌 원아의 그릇에 올려주었다.“이건 당신을 위한 보양식이잖아요.”“곰탕은 기운을 북돋아 주니까, 대표님도 많이 드셔야 해요
“임영은이 원래는 소창민의 간을 이식받지 않으려고 했어요.”소남이 말했다.원아는 그를 바라보았다. 주희진은 이 부분에 대해 원아에게 언급하지 않았다.“대표님과 배 선생님이 임영은 씨를 설득하신 건가요?”그녀는 물으며 이미 답을 짐작했다.‘임영은이 끝까지 거부했다면,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았겠지.’“전 아니에요. 사윤이 방법을 생각해냈어요.”소남은 식사를 하면서 사윤이 자신만만하게 영은이 아무리 거부해도 수술대에 얌전히 눕게 만들 방법이 있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처음엔 소남도 사윤이 그저 자신감을 내세우는 줄 알았
만약 문제가 생기면, 공포의 섬이 A시에 세운 아지트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원아의 모든 행동이 안드레이에게 완전히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안드레이의 이번 행동은 명백히 경고를 보내는 신호야...’원아는 불안한 마음에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화장실로 걸어갔다.“여긴 걱정하지 마.”[다시 섬에서 나올 기회를 잡아보겠습니다.]알렉세이는 원아를 A시에 혼자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어, 알렉세이. 안드레이가 공포의 섬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그냥 돌아가. 알리사도
원아는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에서 나와 걸음을 옮겼다. 마침 장성은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염 교수님, 안녕하세요.”성은이 환한 미소로 그녀에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원아는 인사를 하다가, 사무실에 있는 서류가 생각났고 성은의 도움이 필요했다.“참, 성은 씨, 제 책상에 위에 서류문서가 몇 부가 있는데, 아마 열 부정도 될 거예요. 시간이 되시면 각 문서당 8부씩 인쇄 부탁드릴게요.”“네, 알겠습니다. 이따 바로 하겠습니다.”성은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원아는 실험실 가운을 입고 실험실로 들어가
헨리가 어제 에그타르트를 먹고 싶다고 했던 게 떠오른 원아는 주방으로 들어갔다.냉장고에서 어제 미리 해동해 둔 에그타르트 반죽을 꺼내 계란과 우유를 섞어 타르트 속을 만들고, 아들을 위해 맛있는 에그타르트를 굽기 시작했다.에그타르트가 다 구워질 즈음, 아이들도 깨어났다.원아는 에그타르트를 꺼내 두 개를 작은 접시에 담았다. 소남을 위한 것이었다.소남은 단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원아가 만든 음식이라면 항상 먹곤 했기에 그녀는 작은 접시를 오현자에게 건네며 말했다.“이모님, 이것도 위층으로 가져다주세요. 저는 여기 있는 걸
수술실의 환경은 외부보다 더 춥기 마련이다. 원아는 주희진이 이렇게 몇 시간 동안 앉아 있다가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했다.그러나 주희진은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옮기지 않으려 했고, 여전히 수술실을 주시하며 말했다.“난 여기 앉아 있을게.”“이모, 임영은 씨 수술이 끝나면 또 돌봐주셔야 하잖아요. 건강을 챙기셔야 해요. 이렇게 바람을 쐬시면 감기에 걸리세요...”원아는 주희진이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영은의 수술 중에 의사가 가족을 부를 때 가장 먼저 나서기 위해서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영은을 핑계로 삼아 설
처음에 소창민은 돈 때문에 영은에게 간을 제공하겠다고 동의했었다. 하지만 영은은 똑똑하게도, 소창민을 대할 때 거부감을 드러냈고, 친아버지의 이른바 ‘기증’에 대해 전혀 감사의 마음을 보이지 않았다.임문정은 그 모습을 마치 관계없는 사람처럼 지켜보다가,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수술실로 옮겨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야말로 한바탕 소동이었군요.”소남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지만, 영은이 소창민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마주쳤다면, 영은의 반응은 분명 혐오였을 것이다.그래서 소남도 미리 사윤에
“원선미 씨, 다치셨네요.”원아는 한 걸음 물러서며 원선미의 얼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상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눈은 장식품으로 달고 다녀! 알면서 왜 물어? 지나가게 길 좀 비켜.”원선미는 불쾌한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에게 분노를 쏟아내고 싶었다.그녀는 정말로 다쳤다. 이강에게 맞아서였다.하지만 생계를 위해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 약국에서 상처를 치료하려 했지만, 약국 사람들은 겁이 나서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병원에 올 수밖에 없었다.의사가 가정폭력을 당했느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었다. 만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