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페트르가 R국으로 돌아가려는 거라면, 소세아를 데려가지 않았을 거예요.”소남은 페트르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외국에서 데려온 여자를 R국으로 데려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페트르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소세아는 단지 돈과 매력으로 페트르에게 접근한 여자에 불과했다. 페트르의 냉정한 판단으로는 그런 여자가 자신의 곁에 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원아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생각에 잠겼다. 페트르가 호텔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는 그가 자신에
다만, 운이 따랐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에런이 우연히 예약한 KTX 표가 페트르와 같은 열차라니, 덕분에 손지범이 계속해서 그를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KTX 안에서, 페트르는 불만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말한 새로운 교통수단이 바로 이거야?”“맞아요, 이게 KTX예요. R국에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편화되진 않았을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KTX가 비행기보다 훨씬 편리하답니다.”세아는 방금 산 커피를 들고 대답했다.어제 페트르가 B시로의 휴가에 동행하기로 동의한 후, 세아에게 카드 한 장을 건네며 그 안의 돈으로 마음껏
페트르는 소세아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너희 나라 리조트는 이 정도 수준밖에 없나?”페트르는 앞좌석의 운전기사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아닙니다, 손님. 현재 차량에 만족하지 않으신다면, 더 고급 차량을 선택하셔도 됩니다. 다만,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운전기사는 페트르의 불만을 눈치채고는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내가 돈이 없어 보여?”페트르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운전기사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운전기사는 손님의 요청에 따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차분
에런은 보고를 마친 후,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보스, 왜 이 ‘이원리조트’라는 이름이 이렇게 익숙할까요?”“안익준이 개발한 리조트잖아.”소남이 상기시켜 주었다.“아, 맞네요! 그랬죠. 그러니까 제가 이 이름을 기억하는군요.”에런은 손뼉을 치며 기억해냈다. 당시 안익준이 자신에게 리조트로 초대하겠다고 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결국 가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페트르가 휴가를 보내는 곳이 하필 자기 보스와 친분이 있는 사람의 리조트라니, 에런은 이번에도 운이 따랐다고 느꼈다.“보스, 이 정도면 진짜 신이 우리를 돕는
점심시간.동준은 도시락을 들고 소남의 대표실로 갔다. 문이 열려 있었기에 그는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대표님, 현자 이모님께서 대표님과 염 교수님을 위해 점심을 준비해 주셨습니다.”“들어와.”소남이 말했다. 그는 지금 마르코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10분 전, 마르코스는 페트르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속셈을 파악해 보겠다고 했고, 소남은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동준은 도시락을 조심스럽게 책상 한쪽에 내려놓으며 말했다.“대표님, 다른 지시가 없으시면 저는 먼저 식사하러 가겠습니다.”“그래.”소남의 시선은 여전히
원아는 오현자가 요즘 자신이 너무 피곤해 보였기 때문에 특별히 곰탕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국물 요리는 원기 회복에 정말 좋은 것이다.소남은 한 그릇을 따라 그녀 앞에 놓고, 보온병을 다시 닫아 옆에 두었다.“남은 건 오후에 간식으로 먹어요.”“대표님도 한 그릇 드세요.”원아는 그가 한 그릇만 따른 것을 보고 제안했다.소남은 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었지만, 그것을 자신의 그릇이 아닌 원아의 그릇에 올려주었다.“이건 당신을 위한 보양식이잖아요.”“곰탕은 기운을 북돋아 주니까, 대표님도 많이 드셔야 해요
“임영은이 원래는 소창민의 간을 이식받지 않으려고 했어요.”소남이 말했다.원아는 그를 바라보았다. 주희진은 이 부분에 대해 원아에게 언급하지 않았다.“대표님과 배 선생님이 임영은 씨를 설득하신 건가요?”그녀는 물으며 이미 답을 짐작했다.‘임영은이 끝까지 거부했다면,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았겠지.’“전 아니에요. 사윤이 방법을 생각해냈어요.”소남은 식사를 하면서 사윤이 자신만만하게 영은이 아무리 거부해도 수술대에 얌전히 눕게 만들 방법이 있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처음엔 소남도 사윤이 그저 자신감을 내세우는 줄 알았
만약 문제가 생기면, 공포의 섬이 A시에 세운 아지트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원아의 모든 행동이 안드레이에게 완전히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안드레이의 이번 행동은 명백히 경고를 보내는 신호야...’원아는 불안한 마음에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화장실로 걸어갔다.“여긴 걱정하지 마.”[다시 섬에서 나올 기회를 잡아보겠습니다.]알렉세이는 원아를 A시에 혼자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어, 알렉세이. 안드레이가 공포의 섬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그냥 돌아가. 알리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