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소남은 오늘 특별한 일이 없었기에, 회사에서 퇴근한 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이 아빠를 둘러싸고 숙제장을 내밀며 말했다.“아빠, 우리 숙제 다 했어요.”소남은 아이들의 숙제장을 받아들고, 거실에 원아가 보이지 않자 아이들에게 물었다.“염 교수님 어디 계시니?”원원은 얌전히 대답했다.“언니는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어요. 현자 할머니는 조금 전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셨어요. 지금 주방에 언니 혼자 있어요. 아빠, 우리 숙제 검사 끝나면 언니 좀 도와주세요.”소남은 아이들의 숙제장을 내려놓
헨리는 뜨거운 그릇을 들고도 전혀 열기를 느끼지 못한 듯, 젓가락을 집어 들며 말했다.“선생님이 음식 낭비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전 꼭 다 먹을 수 있어요.”훈아가 방에서 나오며 동생의 말을 듣고는 웃으며 말했다.“넌 제일 먹보니까, 당연히 다 먹겠지.”“형, 난 형의 친동생 아니야?”헨리는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왜 자꾸 나한테 그러는 건데?”“넌 먹보잖아, 귀여운 미니 돼지 같아.”훈아는 헨리의 통통한 손을 살짝 꼬집으며 의자에 앉았다.“흥, 형 나빠!”헨리는 원아를 바라보며 자신을 위해 공
옆에서 TV 화면에 집중하던 헨리는 원아의 말을 듣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난 영은 이모가 싫어요. 영은 이모는 우리를 잡아먹을 것처럼 무서워요.”원아는 자신 때문에 영은이 세 아이를 싫어하게 된 것을 알고 있었다.아이들은 비록 어리지만, 사람의 표정을 읽을 줄 안다. 그래서 세 아이는 영은을 두려워하고 동시에 싫어하게 되었다.영은이 저지른 비열한 일들을 어른들이 말해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원원은 옆에서 물었다.“언니, 영은 이모가 아픈 거예요?”“응.”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창민은 억누를 수 없는 흥분을 드러내며 대답했다. 그도 임문정을 알아보았다. 한 명은 상업계의 거물, 다른 한 명은 정계의 거물이라 이들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건 돈을 벌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했다.노숙자 쉼터 책임자는 두 사람을 휴게실로 안내했고, 그곳에 모여 있던 노숙자들이 떠난 후 책임자도 자리를 떠났다.소창민은 잘 차려입은 소남과 임문정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콧방귀를 뀌며 거만하게 물었다.“날 찾은 이유가 뭐야? 내 도움이 필요하신 건가?”임문정이 입을 열었다.“영은이가 병에 걸렸어요.”“임영은?”소
소창민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목숨에 지장이 없다면 생각해 볼 만하다고 여겼지만, 여전히 신중했다.“그럼 너랑 네 아내는 왜 간을 주지 않는 거야? 너희는 그 애를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소창민이 물었다.“우리 간은 맞지 않았어요. 직계 친족의 이식 성공률이 가장 높기 때문에 소창민 씨를 일부러 찾아온 겁니다.”임문정이 설명했다.“생각해볼게.”소창민은 여전히 두려워하며 상대방이 자신을 속이진 않을까 걱정했다.만약 자신의 간을 주고 나서 죽게 된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받아도 소용이 없을 것이니까.소남은 그의
소남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그는 임문정과 눈을 마주쳤다.협상이 끝난 후, 두 사람은 소창민과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30분 후, 임문정은 집으로 돌아왔다.주희진은 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그녀도 노숙자 쉼터에 함께 가고 싶어 했지만, 소남과 임문정이 동시에 말렸다.그곳은 그녀가 가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으니 주희진은 집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임문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주희진은 서둘러 일어나 남편을 맞이하며 물었다.“여보, 어떻게 됐어요? 소창민을
임문정도 소남의 부탁을 이해했다. 아무리 오랫동안 함께한 양녀라 해도, 친딸과는 비교할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소남이 임영은을 혼내주겠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하지만 주희진은 마음이 여려, 이 부분은 아내에게 비밀로 하기로 했다.“나도 소남이를 믿지만, 너무 과하게는 하지 말라고 전해줘. 그래도 영은이는 여자아이잖아.”주희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소남이는 알아서 적당히 할 거야. 너무 걱정 말고, 내일은 집에만 있어. 병원에 가지 마.”임문정은 아내가 소창민 같은 사람과 마주쳐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아, 그리고 대표님의 파일은 정리해서 책상 위에 놓아뒀어요.”원아는 중간에 그에게 말했다.“그래요, 고마워요.”두 사람은 아이들을 깨울까 봐 말을 아끼며 위층으로 올라갔다.소남은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샤워를 했고, 원아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지만, 문을 닫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남이 곧 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남자를 기다렸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자신은 이미 이 모든 것에 익숙해졌다.소남이 들어와서 자는 것, 심지어 자신을 안고 자는 것까지, 원아는 벌써 다 익숙해졌다.마치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