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묻고 싶은 건, 방금 네가 제안한 방법, 그거 우리 원아의 생각이야?”임문정이 물었다.“전부 다는 아닙니다. 소창민을 찾자고 한 건 제 생각입니다.”소남은 임문정을 바라보며 대답했다.나라 일과 집안 문제로 고민이 많아 보이는 임문정은, 이전보다 더 늙어 보였다. 여전히 강인한 기운이 느껴지긴 했지만, 이제 임문정도 정말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럼, 소창민을 찾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데?”임문정이 다시 물었다.“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 사건 이후로 소창민이 자취를 감춰버려서요. 지금으로선 사람을
세아는 여전히 페트르에게 몸을 밀착시켰고, 그가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이 여자는...”페트르는 세아를 한 번 쳐다보았고, 사진과 비교할수록 둘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염초설’과 더 닮은 여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세아를 곁에 둔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도 이미 쫓겨났을 것이다.“내가 늘 원해왔던 여자야.”페트르는 술을 한 모금 들이키며, 자신이 ‘염초설’을 원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세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살짝 미소를 지었고, 질투심을 느끼지 않았다.왜냐하면 페트르와 자신은
소세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사윤 이 사람 내 친구 추가 요청을 아직 보지 못한 걸까? 아니면 일부러 수락하지 않은 걸까?’그녀는 고민 끝에 자신의 SNS를 열어보았다. 거기에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분위기를 강조한 사진들과 게시물들이 가득했다. 사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클릭하면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을 터였다.세아는 포기하지 않고 거울을 향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진을 정성껏 보정한 후, SNS에 올렸다.[오늘 일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하지만 그녀가 ‘좋아요’와 댓글을 기다렸다가 감상하기도 전에, 페
소남은 다가와 이불의 한쪽을 들어 올린 후, 옆에 누우며 자연스럽게 그녀를 끌어안고 말했다.“자,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자죠.”시간이 늦었지만, 원아는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었다.“이모가 임영은 씨에 대해 이야기하셨나요?”원아는 눈을 감고, 그의 손이 자신의 배를 잠시 더듬다가 어느 한 위치에 고정되는 것을 느꼈다. 그 따뜻함이 매우 편안하게 느껴졌다.“네, 그리고 소창민에 대해서도 언급했어요.”소남은 원아의 뒤통수 가까이 머리를 대며,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를 맡았다.그 향기는 소남에게 달콤한 잠을 선사했다.
원원의 말에 소남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걸 어떻게 알아? 누가 가르쳐줬니?”소남은 원원의 손을 잡으며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아빠가 엄마한테 달콤한 말을 할 수만 있다면 왜 안 하겠니? 그저 엄마를 놀라게 할까 봐 걱정이라서 그렇지. 너희 엄마가 혹시라도 도망치거나 거리를 두게 되면, 그게 오히려 손해니까. 아빠는 원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걸 더 좋아하지만, 지금은 네 엄마한테 아빠 마음대로 행동할 수가 없단다...’소남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원아가 아직 마음속에 무언가 경계하고 있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원아가
아침을 내려놓고, 오현자는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대표님, 오늘 점심 도시락도 염 교수님과 함께 보내드릴까요?”“네.”소남은 시선을 서류에서 떼지 않고 대답하며 빵을 집었는데, 옆에 있는 계란 프라이를 의도치 않게 건드리고 말았다. 잠시 멍하니 그대로 멈추어 있었다.오현자는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계란후라이는 교수님께서 특별히 대표님을 위해 만드신 거예요. 대표님이 고생이 많으시니까 몸을 챙기셔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점심은 회사로 가져다 드릴게요.”소남은 계란 프라이를 보며, 예전에 원아가 자주 자신을 위해 계란
병원에서.임영은은 간병인이 사온 아침 식사를 먹고 있었다. 하지만 음식 맛이 너무 형편없어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이게 대체 뭐야? 이렇게 맛없는 음식을 사온 건 우리 집에서 돈을 충분히 안 줬다고 생각해서야? 혹시 네가 중간에서 빼돌린 거 아니야?”간병인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고개를 저었다.“억울해요, 아가씨. 제가 어찌 감히 아가씨의 식비를 빼돌리겠어요...”“그런데 왜 음식이 이렇게 맛없어? 어떻게 설명할 건데?”영은은 기분이 나빠 얼굴이 창백한 채로 간병인을 노려보았다.“오늘 아가씨가 좋아하시는 ‘종은식당’
간호사는 영은의 혈압이 160에 도달한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혈압이 너무 높네요. 제가 선생님에게 급히 혈압을 낮추는 약을 처방받아 오겠습니다. 환자분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마세요.”주희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간호사가 나간 후, 주희진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영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영은아, 너무 긴장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영은은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웠지만, 주희진의 말에 주목하며 구토감을 억누르고 물었다.“그런데 대체 왜 문소남에게 말한 거예요?!”“일단 진정해 봐. 소남이가 네 귀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