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는 고개를 끄덕였고, 도청 내용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마르코스가 조사를 지시하지 않은 걸 보면 상대가 만만한 인물은 아닐 거라 짐작했다.“문 대표하고 야식을 같이 먹자고 해야겠어. 그러니까 내일 문 대표한데 초대장을 보내.”마르코스가 지시했다.“야식이요? 어디서 먹죠?”앤디는 메모를 하면서 물었다.“근처에 괜찮은 포장마차가 있는지 알아봐. 그리고 염초설 씨와 티나 씨도 같이 초대장을 보내.”마르코스가 말했다.이번 여행에서 그가 얻은 성과는 크지 않았고,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제자리에 놔둬요. 아니면 같이 내 방에서 자게 될 거예요.”소남이 말하며 세면도구를 들고 원아의 침실에 있는 욕실로 들어가 그녀의 세면도구와 함께 놓았다.원아는 그의 행동을 보고, 이 남자가 이제 자기 방에서 자기 시작하려는 의도라는 걸 알아차렸다.‘만약 연이가 알면...’소남이 욕실에서 나와 말했다.“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요? 내려가서 아침 먹어야죠.”“아, 네...”원아는 침실에서 나와 본능적으로 이연의 방 쪽을 한 번 쳐다봤지만, 다행히도 이연은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서둘러 아래로 내려갔다.이연과 아이들은 이
“네, 잘 부탁드립니다.”원아는 성준에게 미소를 지었다.성준은 뒷좌석 문을 열며 말했다.“염 교수님, 차에 타시죠.”“감사합니다.”원아는 차에 타기 전에 소남을 한 번 더 쳐다보며 물었다.“대표님, 함께 가실 건가요?”“다른 일이 있어서 지금은 회사에 가지 않을 거예요.”소남이 대답했다.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탔다.소남은 앞으로 다가와 직접 차 문을 닫아주며 성준에게 당부했다.“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에런에게 연락해.”“네, 대표님.”성준은 에런의 사람이지만, 동시에 소남의 부하였다.성준이 차를 몰고
“양인표의 조직이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고?”소남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물었고, 데릭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겉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조직의 멤버들은 학벌도 좋고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쉽게 모든 걸 밝혀내기는 어렵겠죠. 보스, 시간을 좀 더 주세요. 반드시 이 조직이 숨기고 있는 더러운 일들을 찾아내서 밝혀내겠습니다.”데릭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특히 사람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을 즐겼다.에런은 이쑤시개를 집어 들고 과일 한 조각을 먹으려 했지만, 데릭이 그의 손을 쳐서 막았다.“이건 내 거야.
데릭과 부하들은 송재훈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동안, 그의 비열한 행태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었다. 송재훈은 여자를 장난감처럼 여기며, 페트르와 똑같은 행실을 하고 있었다.“한동안 너희들이 좀 고생할 것 같아. 미안하네.”소남이 말했다.에런과 데릭은 이런 일에서 항상 소남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보스,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이런 일이야말로 우리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요.”에런이 말했다.에런과 데릭은 공포의 섬에 있을 때부터 이런 일을 해왔던 사람들이다. 소남이 두 사람을 데리고 나온 후, 만약 그들이 다른 일을 했더라면
혐오감이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며, 소남은 이 여자가 페트르의 객실에서 나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이 여자가 지금의 ‘염초설’을 조금이나마 닮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이라면 페트르 같은 변태가 충분히 저지를 수 있을 만한 일이었다.소남은 시선을 돌려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점점 내려가는 것을 보며, 얼굴에 음산한 기색을 띠었다. 이 여자에게서 나는 향수 냄새가 너무 진해서, 그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아 멀어지고 싶었다.소세아는 소남이 들어온 순간부터 그의 모습에 눈길을 주었다. 잘생기고 기품이 넘치는 소
[네가 내 돈을 받고 나랑 밤을 보낸 사람인데,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페트르의 말투는 거칠었다.세아는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 ‘고객’을 완전히 적으로 돌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죄송해요, 미리 말씀해 주신 게 없어서요. 그리고 제 친구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 고해서, 말없이 나온 거예요. 사장님 휴식을 방해할 순 없잖아요.”하지만 페트르는 여전히 불만이 가득했다.[병원은 무슨, 당장 다시 돌아와. 돈 벌 생각이 없는 거야?]돈 이야기가 나오자 세아는 살짝 마음이
동준이 비서실을 나간 후, 비서실은 곧바로 시끌벅적해졌다.소윤은 참지 못하고 비꼬며 말했다.“마르코스 대표님, 정말 좋은 타이밍이시네요. 티나 씨가 그저 문 대표님의 명령으로 며칠 동안 마르코스 대표님을 접대했을 뿐인데, 바로 야식에 초대하시다니? 어디서 식사하게 될지 궁금하네요.”비서 A가 바로 말을 받았다.“상대가 마르코스 대표님이잖아요, 당연히 고급 레스토랑에 가겠죠. 게다가 티나 언니가 이렇게 아름다우니, 혹시 야식을 빙자해서 아름다운 꽃과 와인을 준비해 고백하려는 건 아닐까요? 세상에, 그럼 진짜 행운이겠네요.”소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