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왜?” 문현만은 하늘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며 틀림없이 좋은 일이 아닐 거라는 걸 눈치챘다.“어머니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그 주얼리 세트는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이미 그 주얼리 세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다시 팔기 싫어해서, 예성 씨가 그냥 그 주얼리 세트와 비슷한 걸 구했어요...”하늘이 말했다.채은서가 원하는 그 주얼리 세트는 예성 부부가 최선을 다해도 구할 수 없었다.“비슷한 거? 네 시어머니가 그것과 비슷한 걸 과연 받아줄까?” 문현만은 며느리를 잘 알
“문예성, 이게 엄마가 원했던 주얼리 세트야? 지금 엄마가 늙어서 눈이 침침해졌다고 날 속이는 거냐?”하늘은 송희의 손을 잡고 계단 입구에 서 있었다. 채은서가 기분이 매우 나빠 보이는 데다가 아래층에서 문현만에게 한바탕 혼났기도 해서 하늘은 일을 더 크게 만들지 않으려고 송희의 손을 잡고 먼저 침실로 돌아가기로 했다.“송희야, 숙제는 다 했어?”송희는 입을 삐죽 내밀며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엄마, 숙제하고 싶지 않아요.”“안 돼. 가자, 네 방으로 가서 숙제를 해.”하늘은 채은서의 분노를 자극하지 않으려 두말없이 송희
예성은 소남을 진짜 가족으로 여겼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었다.“더는 핑계 대지 마. 솔직히 말해봐, 네가 날 위해 그 돈을 쓰고 싶지 않았잖아! 네가 이미 팔 사람을 찾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어! 됐어. 지금 너도 결혼하고 가정도 꾸렸으니 더 이상 늙은이 엄마는 필요 없지? 나중에 반드시 효도하겠다는 말들은 다 거짓말이지? 문예성, 내가 그렇게 힘들게 널 키웠는데, 지금 이런 가짜를 가지고 날 속이려고 한 거야?”채은서는 화가 나서 주얼리 세트를 침대에 던졌다.다행히 매트리스가 부드러워 주얼리 세트는 케이스 안에 있으
예성은 하늘이 금고에 주얼리 세트를 넣는 모습을 보며 막지 않았다. 오랫동안 아내에게 주얼리 세트를 선물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하늘은 금고 문을 닫고 예성을 바라보았다.“어차피 우리 집은 T그룹 주식이 필요해. 만약 당신이 다 팔아버리면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 내 친정에 기대 수도 없고, 그때 가서 친구들한테 돈을 빌릴 거야? 말이나 돼?”“엄마가 그 주얼리 세트가 없으면 생신 파티를 열어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셨어.”예성은 초조하게 머리를 감쌌다.“어머니도 참... 왜 이렇게 제멋대로 하신 거야?”
하늘은 예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예성은 매번 담배를 피울 때마다 베란다에 와서 피웠고, 걱정거리가 있을 때면 담배를 피우고 싶어 했다.“형, 왜 여기에 있어요?”예성은 다가가 쓴웃음을 지었다.“나도 한 대 줘.”소남은 예성의 손에 있는 담배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염초설’이 원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소남은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다만 원아가 화나게 할 때 피우는 것 외에, 소남은 다른 때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예성은 소남에게 하나를 건네주며 동시에 라이터를 들어 불
예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남의 말뜻을 이해했다.즉, 아내와 아이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현금을 모두 쏟아부어 소남에게 빚을 덜 지려는 생각은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형, 안심해요. 저도 제 분수는 알아요.”예성이 말했다.그도 채은서를 만족시키기 위해 아내와 아이에게 고생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금 송희에게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시간이 늦었으니 일찍 쉬어.”소남은 예성의 어깨를 두드리며 베란다를 나섰다.예성은 소남의 뒷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많은 일을 소
그녀는 소남이 할 말이 더 있지만, 결국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런 말들을 일단 말해버리면 어떤 것들은 바뀔 것이다.그래서 소남이 말하고 싶어해도 원아는 그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한밤중.원아는 몸이 뜨거워져 편안히 잠들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이마에 얹었다. 손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마의 온도는 정상이었다.그녀는 불안하게 발을 디디며 신음 소리를 냈지만 완전히 깨어나진 않았다. 그녀는 이상함을 느꼈다.‘이런 느낌은...’몸이 통제되지 않고, 모든 세포가 감염된 것처럼 열이
원아의 머릿속이 텅 비어, 지난번처럼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멍해졌다.“대표님...”그녀는 소남을 밀치려다 실수로 그의 뜨거운 피부에 손이 닿자 얼른 손을 뺐다.소남의 몸은 너무나 뜨거웠다.“초설 씨, 나 아픈 거 아니에요?”소남은 무슨 일인지 알면서도 여전히 그녀를 안고 있었다.‘원아도 그 영양탕을 먹었으니 지금은 나랑 같을 거야.’“그럼 일단 저부터 놓아주세요. 제가 검사해 드릴게요.”원아는 소남의 숨결을 가득 맡을 수 있었다.예전에는 이 남자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수면 보조제 같았지만, 지금은 같은 냄새가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