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한약재를 잘 알고 있으니, 문현만은 원아가 먹기를 거부하면 자신의 계획이 헛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원아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다고 믿게 하려 했다.“이것은 어르신께서 두 분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신 영양탕입니다. 약재는 모두 유명한 한의사가 직접 조제한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밤을 새운 후에 이 영양탕을 복용하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김 집사도 말을 거들었다.그는 이미 문현만의 계획을 잘 알고 있었다. 김 집사는 평생을 이 집에서 일하며 소남의 성장을 지켜봤기 때문에 김 집사의 목표도 문현만과 같았다.
‘설마 아버님이 이번에 구한 그 비싼 약초들이 전부 다 이 영양탕에 들어간 것은 아니겠지?’“기왕 영양탕이 그렇게 귀한 국물이라면, 요즘 나도 송희 돌보느라 힘드니까 김 집사님, 나한테도 한 그릇 주세요. 아참, 예성이랑 하늘도 요즘 좀 바빴으니까, 세 그릇 갖다 주세요.”채은서는 문씨 가문에서 진귀한 약초를 많이 봤지만,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김 집사의 얼굴에 난처한 표정이 스쳤다.‘세 그릇?’‘예성 부부가 먹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둘이 부부니까. 하지만 사모님이 드시면 오늘 밤새 힘들 수도 있을 거예요.’김
원아는 자신이 남겠다고 대답한다면 오늘 밤 틀림없이 귀찮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소남은 내일 출장을 가야 하니 원아는 오늘 저녁은 평온하게 보내고, 소남도 좋은 기분으로 내일 회사 일을 처리하기를 바랐다.소남은 기쁨이나 슬픔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고, 고택의 여러 가지 귀찮은 일들에 대해서도 무심한 사람처럼 보였으나,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냈으니 원아는 소남이 누구보다도 고택의 일들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건 안 돼. 너희가 방금 마신 보양탕에는 독한 술도 들어가 있어. 너희는 지금 모두
하늘은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왜?” 문현만은 하늘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며 틀림없이 좋은 일이 아닐 거라는 걸 눈치챘다.“어머니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그 주얼리 세트는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이미 그 주얼리 세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다시 팔기 싫어해서, 예성 씨가 그냥 그 주얼리 세트와 비슷한 걸 구했어요...”하늘이 말했다.채은서가 원하는 그 주얼리 세트는 예성 부부가 최선을 다해도 구할 수 없었다.“비슷한 거? 네 시어머니가 그것과 비슷한 걸 과연 받아줄까?” 문현만은 며느리를 잘 알
“문예성, 이게 엄마가 원했던 주얼리 세트야? 지금 엄마가 늙어서 눈이 침침해졌다고 날 속이는 거냐?”하늘은 송희의 손을 잡고 계단 입구에 서 있었다. 채은서가 기분이 매우 나빠 보이는 데다가 아래층에서 문현만에게 한바탕 혼났기도 해서 하늘은 일을 더 크게 만들지 않으려고 송희의 손을 잡고 먼저 침실로 돌아가기로 했다.“송희야, 숙제는 다 했어?”송희는 입을 삐죽 내밀며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엄마, 숙제하고 싶지 않아요.”“안 돼. 가자, 네 방으로 가서 숙제를 해.”하늘은 채은서의 분노를 자극하지 않으려 두말없이 송희
예성은 소남을 진짜 가족으로 여겼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었다.“더는 핑계 대지 마. 솔직히 말해봐, 네가 날 위해 그 돈을 쓰고 싶지 않았잖아! 네가 이미 팔 사람을 찾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어! 됐어. 지금 너도 결혼하고 가정도 꾸렸으니 더 이상 늙은이 엄마는 필요 없지? 나중에 반드시 효도하겠다는 말들은 다 거짓말이지? 문예성, 내가 그렇게 힘들게 널 키웠는데, 지금 이런 가짜를 가지고 날 속이려고 한 거야?”채은서는 화가 나서 주얼리 세트를 침대에 던졌다.다행히 매트리스가 부드러워 주얼리 세트는 케이스 안에 있으
예성은 하늘이 금고에 주얼리 세트를 넣는 모습을 보며 막지 않았다. 오랫동안 아내에게 주얼리 세트를 선물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하늘은 금고 문을 닫고 예성을 바라보았다.“어차피 우리 집은 T그룹 주식이 필요해. 만약 당신이 다 팔아버리면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 내 친정에 기대 수도 없고, 그때 가서 친구들한테 돈을 빌릴 거야? 말이나 돼?”“엄마가 그 주얼리 세트가 없으면 생신 파티를 열어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셨어.”예성은 초조하게 머리를 감쌌다.“어머니도 참... 왜 이렇게 제멋대로 하신 거야?”
하늘은 예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예성은 매번 담배를 피울 때마다 베란다에 와서 피웠고, 걱정거리가 있을 때면 담배를 피우고 싶어 했다.“형, 왜 여기에 있어요?”예성은 다가가 쓴웃음을 지었다.“나도 한 대 줘.”소남은 예성의 손에 있는 담배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염초설’이 원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소남은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다만 원아가 화나게 할 때 피우는 것 외에, 소남은 다른 때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예성은 소남에게 하나를 건네주며 동시에 라이터를 들어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