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채은서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를 제대로 교육할 줄 몰랐다.결국 이하늘도 자기 시어머니 채은서와 같은 사람이 되었다.그래서 문현만은 그런 이하늘을 보면 항상 불쾌했다.그러나 다행히도 이하늘의 성격은 아무리 채은서를 닮아가도 문현만 앞에서는 얌전한 척했다.그래서 채은서 같은 어머니와 이하늘 같은 아내가 옆에 있어 가장 고생이 많은 사람은 문예성이었다.하지만 자기 손자 예성이 고생하는 걸 보고도 문현만은 도와줄 생각이 없었다.어쨌든 예성은 젊었을 때 매우 경망스러웠고, 이하늘 같은 아내를 들였으니 더 이상 예전처럼 살
채은서는 ‘초설’의 얼굴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득의양양해져서 계속 말했다.“헨리야, 왜 그런지 알아?”헨리는 입안의 음식을 삼키며 순진하게 물었다.“큰할머니, 왜요?”“왜냐면...”채은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예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끊었다.“엄마, 무슨 헛소리예요. 식사할 때 그런 말 하지 마세요.”“왜? 헨리가 이렇게 궁금해하는데. 내가 왜 그런지 설명하면 안 돼?”채은서는 문현만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말했다.소남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차가운 얼굴로
“예성 엄마, 예성이랑 하늘이는 다들 일이 바쁜데, 네가 따라나가지 않으면 누가 송희를 돌볼 거야?”문현만은 채은서가 고택에 남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송희를 예성이랑 하늘이가 돌볼 수 없다면 시터를 구해서 돌볼 수도 있고, 정 안 되면 송희를 고택으로 보내주면 제가 직접 돌볼 수도 있잖아요.”채은서는 고택에서 생활하겠다고 고집했다. 이전에 장인숙과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장인숙은 결국 고택에서 나가 혼자 살았다. 그때부터 그녀는 장인숙과의 ‘전쟁’에서 높은 자리를 쟁탈했다.그래서 채은서는 고택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이
“뭐라고요? 아버님이 예성이랑 함께 이사를 가신다고요?”채은서는 문현만이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그녀가 고택에 머무르려는 이유는 수십 년의 습관 외에도 문현만에게서 이득을 얻기 위해서였다.문현만이 이사를 나가면, 그녀 혼자 고택을 지키게 되어 상쾌하겠지만, 고택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그녀의 통제 범위 밖이 될 것이다.문현만은 침착하게 요리를 한 입 먹으며 말했다.“예성의 별장은 소남의 별장 옆에 있어. 내가 이사를 가면 두 집안의 아이들을 모두 볼 수 있고 가족의 정을 누릴 수도 있으니, 좋지 않겠니?”채은서는 소남
원아는 한약재를 잘 알고 있으니, 문현만은 원아가 먹기를 거부하면 자신의 계획이 헛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원아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다고 믿게 하려 했다.“이것은 어르신께서 두 분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신 영양탕입니다. 약재는 모두 유명한 한의사가 직접 조제한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밤을 새운 후에 이 영양탕을 복용하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김 집사도 말을 거들었다.그는 이미 문현만의 계획을 잘 알고 있었다. 김 집사는 평생을 이 집에서 일하며 소남의 성장을 지켜봤기 때문에 김 집사의 목표도 문현만과 같았다.
‘설마 아버님이 이번에 구한 그 비싼 약초들이 전부 다 이 영양탕에 들어간 것은 아니겠지?’“기왕 영양탕이 그렇게 귀한 국물이라면, 요즘 나도 송희 돌보느라 힘드니까 김 집사님, 나한테도 한 그릇 주세요. 아참, 예성이랑 하늘도 요즘 좀 바빴으니까, 세 그릇 갖다 주세요.”채은서는 문씨 가문에서 진귀한 약초를 많이 봤지만,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김 집사의 얼굴에 난처한 표정이 스쳤다.‘세 그릇?’‘예성 부부가 먹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둘이 부부니까. 하지만 사모님이 드시면 오늘 밤새 힘들 수도 있을 거예요.’김
원아는 자신이 남겠다고 대답한다면 오늘 밤 틀림없이 귀찮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소남은 내일 출장을 가야 하니 원아는 오늘 저녁은 평온하게 보내고, 소남도 좋은 기분으로 내일 회사 일을 처리하기를 바랐다.소남은 기쁨이나 슬픔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고, 고택의 여러 가지 귀찮은 일들에 대해서도 무심한 사람처럼 보였으나,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냈으니 원아는 소남이 누구보다도 고택의 일들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건 안 돼. 너희가 방금 마신 보양탕에는 독한 술도 들어가 있어. 너희는 지금 모두
하늘은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왜?” 문현만은 하늘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며 틀림없이 좋은 일이 아닐 거라는 걸 눈치챘다.“어머니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그 주얼리 세트는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이미 그 주얼리 세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다시 팔기 싫어해서, 예성 씨가 그냥 그 주얼리 세트와 비슷한 걸 구했어요...”하늘이 말했다.채은서가 원하는 그 주얼리 세트는 예성 부부가 최선을 다해도 구할 수 없었다.“비슷한 거? 네 시어머니가 그것과 비슷한 걸 과연 받아줄까?” 문현만은 며느리를 잘 알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