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쨔예요.”원아가 말했다. 다닐은 매우 의외였다. 원아가 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나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먼저 연락했다.[내가 원하는 걸 찾았어?]“아니요. 나 지금 공포의 섬 사람한테 협박당하고 있어요. 문신이 없어서요.”원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여자를 한 번 보았다. 다닐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리자 여자의 표정이 달라졌다.[나도 문신을 하지 않았잖아.]다닐은 원아에게 증명했다.[약이 진짜라면 바로 섬으로 돌려보내라고 해.]“예, 다닐 선생님.”여자가 얼른 말했다. 동시에 원아의 목에 갖다 댔던 칼도
원아는 남자의 말을 들으며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내가 일부러 당신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해?”“아까 일은 사실 그쪽도 우리를 탓할 수 없잖아. 우리도 섬에 문신 없는 멤버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 그리고 처음부터 그쪽도 본인의 진짜 신원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잖아?”여자는 원아가 자신들의 사정을 이해해서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를 바랐다.원아는 팔짱을 낀 채 냉담하게 말했다.“나 그런 소심한 사람 아니야. 당신들이 이렇게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다 살기 위해서인데 내가 왜 이런 일로 남을 괴롭히겠어? 만약 정말 내 말을 못 믿
서두인 교수가 말했다.그도 지금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진짜로 연구 자료를 팔았는지 알아내야만 자신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없습니다. 서 교수님 연구팀의 그 일은 문 대표님께서 이미 부하들을 시켜서 확실히 조사하셨습니다. 서 교수님, 죄송합니다.”원아는 계속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소남이 자신을 적발하지 못했으니 그녀는 마음이 편안한 동시에 불안했다.하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계속 소남 곁에 있고 싶었다.이기적으로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고, 그 이외에도 안드레이도 그 이
수화기 너머의 소남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 원아가 단지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100% 공포의 섬과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소남은 자기 부하들을 보내 원아를 미행하지 않았다.데릭과 에런은 둘 다 바빴고, 다른 사람들은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보내지 않았다.원아가 공포의 섬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때 사람을 보내지 않은 것에 소남은 다소 괴로운 마음으로 물었다.[알렉세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요?]“아니요, 요즘 알렉세이가 몸조리를 하고 있어서. 지금 약재 하나가
소남은 그 남자가 공포의 섬의 의사라고 생각했지만, 애초에 자신을 치료해주고 최면을 걸었던 의사도 그 남자가 아니었다.소남은 남자의 사진을 캡처하여 이전에 공포의 섬에 더 오래 머물렀던 에런과 데릭에게 문자를 보내 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 모두 이전에 공포의 섬에서 이 남자를 본 적이 없다고 답장이 왔다.“원아...”소남은 남자의 사진을 보고 중얼거렸다.‘원아의 의술은 이 남자에게 배웠을까?’소남은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남자가 의대에 다녔을 때의 자료도 아주 상세히 있었고 심지어 졸업 사진 같은 것들도 다
원아는 지금 헨리의 숙제 검사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녀는 이따가 소남이 돌아와서 직접 숙제장 끝에 이름만 서명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소남의 일을 좀 분담할 수 있을 것 같았다.헨리는 원아가 숙제 검사를 돕는 모습을 보고 주머니에서 사탕 하나를 꺼냈다.“누나, 드세요.”원아는 초콜릿 사탕을 보고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나중에 밥 먹고 나서 먹자.”“이 초콜릿 사탕은 제 친구 빈이가 저한테 준 거예요. 빈이가 맛있는 사탕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줘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 사탕을 누나에게 주고 싶어요.”
훈아가 쿨하게 말하며 자신은 이 작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훈아의 말을 들으며 소남의 입가에 웃음이 깊어졌다.‘그래, 원아가 바보가 아닌 이상 헨리가 엄살이라는 걸 모를 리가 없지. 헨리도 엄마를 너무 붙잡아 두고 싶어서 이런 엉뚱한 방법을 쓴 거겠지.’“참, 아빠, 이따가 꼭 협조해 주세요.”훈아가 말했다. 어제 아이들은 고택에서 밤을 보냈는데, 문현만이 아이들에게 미션을 주었다.“무슨 협조?”소남은 무슨 장난을 치려는지 궁금하다는 듯 큰아들을 바라보았다.훈아는 자신의 계획을 말하려고 했지만, 원아가 헨리의
‘더 좋은 의사? 원아를 말하는 건가?’소남은 단번에 알아들었고, 갑자기 문현만이 예전에 한 말을 생각하며 원아를 바라보았다.훈아가 ‘더 좋은 의사’라고 말하자 원아는 네 사람의 시선이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들을 보았다.헨리가 말을 이었다.“아빠, 누나 의술이 아주 좋잖아요! 지난번에 누나가 증조할아버지의 국에 약재가 좀 이상하다는 걸 발견했잖아요. 누나가 증조할아버지 진찰해주는 게 어때요?”“진찰이 아니라 진맥이야.”훈아가 바로잡은 후 원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누나, 우리 증조할아버지는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