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재훈이 그 녀석 일 때문에 온 거야?” 송상철은 입찰사업계획서를 내려놓았다. 이번에도 문현만은 확실히 또 재훈이 문제로 찾아왔고, 심지어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직접 찾아왔다.“잘 모르겠습니다. 문 어르신께서 차 안에 앉아 계셔서 저도 어르신의 표정을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유 집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빨리 들여보내. 그리고 좋은 차도 좀 더 가지고 와.”송상철이 말했다. 비록 분명히 뭔가를 따지러 왔지만, 송상철은 자기 쪽은 예의는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재훈이 ‘염초설’을 납치한 일로 인해
거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문현만은 반대편에 있는 송상철을 냉정하게 쳐다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상철아, 예전에 네가 나랑 같이 사업할 때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었는데, 은퇴하고 나서 왜 이렇게 변한 거야?”송상철은 상대방이 지금 감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냉정하게 콧방귀를 뀌었다.“야, 문현만, 네가 이 입찰사업계획서가 소남이가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지. 그럼 어디 증거 있으면 보여줘 봐.”‘그래, 송상철 내가 지금까지 계속 이 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문현만은
“문 어르신,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저희 집에서 차 한잔할 시간이 되셨나 봐요.”“오늘은 차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재훈한테 확인해야 할 것이 있어서 찾아왔다.”문현만은 윤수정인 것을 알고는 좋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어르신, 우리 재훈이가 요 며칠 동안 여행을 다녀와서 지금 잠이 들었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윤수정은 탁자에 놓인 입찰사업계획서를 보았고, 문현만이 입찰사업계획서의 일을 위해 재훈한테 따지러 온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입찰사업계획서에 T그룹의 로고가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몰랐다.문현만은 송상철을 보고
재훈은 윤수정의 설명을 듣고 마침내 왜 현욱이 송상철 앞에서 여전히 문소남 편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입찰사업계획서에 문소남은 일찌감치 자신만의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문소남 R국에서 입찰사업계획서를 공개했을 때 내용을 보고 진작 알고 있었던 거야! 전부 계획적이었던 건가? 내 직원들이 T그룹의 로고를 발견 못 할 걸 미리 알고!’ ‘나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거지! 분명히 날 겨냥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왜 그게 하필 내가 된 거야! 내가 멍청하게 그놈한테 놀아난 꼴이라니!’‘빌어먹을 안드레이, 이놈이 일만 제대로 처
“하지만 이 일은 제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건 부하직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T그룹에 폐를 끼치게 되어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이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조사하겠습니다. 너무 염려 마세요.”“그랬구나...”송상철은 송재훈의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지 안색이 좀 가라앉혔고 문현만을 바라보며 말했다.“친구야. 너무 걱정하지 마. 재훈이 저 녀석이 철저히 조사해서 진범을 찾아서 너희한테 보낼 거야.” 문현만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바로 경찰서로 보내.”‘허!
이 말을 듣고도 오히려 윤수정은 송재훈처럼 긴장하지 않았다.“돈으로 안 되는 게 어디에 있니? 돈을 생각보다 많이 준다면 나서는 사람이 있을 거야.”“근데 엄마, 지금 나한테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요.”재훈은 솔직히 윤수정에게 고백했다. 전에 일로 많은 사업을 중단했고 함께 해온 파트너들에게 위약금을 물어줬고, 또 안드레이에게 입찰사업계획서를 사는 데 돈을 썼고, 마지막에는 문소남을 암살하기 위해 안드레이에게 또 큰돈을 썼다. 그래서 지금 송재훈의 수중에는 돈이 별로 없었다.만약 이번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그는 어쩔 수
훈아도 끼어들었다. “네, 너무 재미있게 놀 아서 추운지도 모르겠어요.”원아는 아이들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누나, 증조할아버지가 새 장난감을 또 많이 사 주셨는데. 같이 놀아줄 수 있어요?” 헨리는 원아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리며 엄마가 시간을 내서 자기들과 놀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원아가 없는 동안은 세 아이에게는 엄마의 사랑이 너무나 부족했다.원아는 시간을 한번 보았다.비록 소남이 오늘 회사를 쉬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원래 아이들과 좀 놀다가 회사로 돌아가 계속 연구를 할 생각이었
“아빠, 저랑 한팀이 되어 같이 하는 게 어때요?” 원원이 초대했다.이 어린 소녀는 자기 아빠가 게임을 할 줄 모르니까 오빠와 동생이 틀림없이 이 기회를 틈타 아빠를 괴롭힐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원원은 아빠를 도와주고 싶었다. 적어도 엄마 앞에서 아빠의 멋진 이미지를 유지해주고 싶었다.“그래.” 딸의 초대를 받은 소남은 흔쾌히 동의하고 원원 옆에 앉았다.헨리는 이렇게 가족들이 다 모여 있는 시간을 좋아해 하며 주사위를 만지며 말했다.“아빠, 누나, 그럼 시작할게요.”원아는 소남을 한번 보았는데 그가 아이를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