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제 제안을 거절하신 걸 반드시 후회하실 겁니다.”이 말을 들은 원아는 말문이 막혔다.‘후회할 게 뭐가 있어?’‘이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옷은 내가 평소에 입을 일도 없는 옷인데...’ “조심해서 가세요.”원아가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억지로 엘사의 손을 잡아끌고 나갔다.세 사람이 객실 입구를 나가자마자 원아는 바로 문을 닫고 아직도 전화를 들고 있는 소남을 바라보았다.그는 R국어로 수화기 너머의 직원을 향해 말했다.“이제 필요 없어요.”말이 끝나자 그는 전화를 끊고 원아에게 말했다.“에
마르코스 가문 저택의 한 곳.집사는 페트르가 사설탐정에게 ‘염초설’을 조사하라고 한 일을 마르코스에게 보고했다.마르코스의 눈빛이 심각해졌다.‘페트르 내 충고를 새겨듣지 않다니!’집사는 마르코스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대표님, 도련님을 막으시겠습니까?”“그 사람을 누가 막을 수 있겠어?”마르코스는 혐오감이 느껴지는 말투로 대답했다.지금 자기 할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페트르의 행동을 막을 수 없었다.그러나 가문에서 아무도 페트르의 이런 황당한 행동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가문의 다른
지금 사진 속에서 나이를 많이 먹은 듯한 여자를 보면서 마르코스는 자기 어머니가 자살했다는 사실이 거짓이라고 확신했다.문소남은 가짜 정보를 가지고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저녁이 되어서야 마르코스는 비서의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문 대표님 일행은 이미 공항에서 탑승하여 귀국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그래, 알았어.”마르코스는 전화를 끊었다.‘보아하니 문 대표도 아주 똑똑한 사람이야... 페트르가 염초설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 최대한 빨리 우리나라를 떠나기로
“별일 아니에요.”페트르는 자신이 ‘염초설’에게 반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결국, 그 여자는 마르코스와 공동사업을 할 회사의 직원이라 이 일은 아직은 일단 비밀로 해야 했고, 이익을 가장 중시하는 아버지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테오도르는 아들의 속마음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번엔 또 어떤 여자가 마음에 든 거야?”페트르는 테오도르를 한 번 쳐다보고는 신경 쓰지 않았다.“아버지, 제가 알아서 할게요.”“너도 나이가 어린 편도 아니니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빨리 결혼해서 내 손자도 낳아주어야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테오도르가 되물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런 일은 삼촌이 직접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마르코스는 냅킨을 들고 입을 닦고 일어섰다. 그의 얼굴의 웃음은 여전했다.“저는 다 먹었습니다. 회사 일도 처리해야 하니 먼저 일어나겠습니다.”테오도르는 흐릿한 눈빛으로 마르코스가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시선은 다시 페트르의 얼굴로 옮겨졌다.“말해봐, 어떻게 된 일이야?”“아버지, 저도 제 방식이 있으니 그 녀석이 하는 말을 믿지 마세요.”페트르는 여전히 자기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쉬고 있는 원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소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몇 번 함께 여행한 경험이 있는 그는 원아가 오늘도 조용할 것이라고 짐작했고, 장거리 이동 수단을 타자마자 휴식을 취할 기회를 잡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소남은 원아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비행이 지연된 탓에 승무원들은 비행기가 이륙한 후 기내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승무원이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보던 소남은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승무원은 옆자리에서 담요를 덮고 잠든 여성을 발견하고, 조용히 메뉴판을 소남에게 건네기 전에
게다가, 설사 같은 길로 갈 수 있다고 해도 그는 감히 자기 보스와 원아를 방해할 마음이 없었다.소남은 원아를 바라보며 속삭였다.“가시죠, 이제 집에 가야죠.”그 말을 듣던 원아의 귀는 설명할 수 없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소남 씨가 집에 가자고 했어...’소남의 발걸음을 따라 원아도 공항을 빠져나왔다.밖은 영하 날씨로 매우 춥고 바람도 매섭게 몰아쳤지만, ‘집에 가자’는 소남의 말 때문에 원아의 마음은 유난히 따뜻해졌다.애정 어린 말 한마디에 얼굴이 붉어지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소남의 말은 언제든지 원아를
장 기사의 말을 들으며 원아는 마음속으로 한숨만 내쉬었다. 자신이 진짜 좋은 엄마가 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엄마를 향한 아이들의 애정,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내가 결국 저버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장 기사는 소남과 원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도련님들과 원원 아가씨는 그동안 정말 말을 잘 들었습니다. 어르신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대표님의 다친 다리가 ‘언제 좋아질 수 있는가’, 그리고 ‘대표님과 교수님은 언제 돌아올 수 있는가’ 같은 것이었습니다.”장 기사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