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연은 사윤의 표정을 보고 임대관의 상태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재차 부탁했다.“배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꼭 살려주세요!” 사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임기운과 일행들을 흘겨보고는 이연에게 말했다.“빨리 송 대표한테 전화해서 오라고 해요. 이연 씨 혼자서는 힘들어요.”이연은 그의 말뜻을 이해했다.임대관의 가족들이 갑자기 진상을 부리기 시작하면 여자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그럴게요.”사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응급실 앞에 있는 사람들 바라보며
임대성은 사촌 동생 임기운을 보면서 ‘이 못난 놈’ 하는 표정을 지었다.임기운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이연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이연은 눈을 들지 않고 곧장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임기운은 그런 이연을 보고 더이상 따라붙지 않고 계속 말을 걸었다.“우리 형님이 이렇게 심하게 다쳤으니 그쪽 오빠는 감옥에 가게 될 거예요.”“저희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연은 고개를 숙이고 입으로는 굳게 다물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임대관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그건 당연하죠. 병원비, 간병비, 몸 회복기간의 생활비 등은 그쪽
“이 사람한테 명함 한 장 줘.” 현욱의 말은 간단명료하고 쓸데없는 말이 없었다.비서는 품에서 명함 케이스를 꺼내 자신의 명함 한 장을 꺼내 임기운의 손에 건네주었다.“앞으로 임대관 씨에 관한 일은 저에게 직접 연락해주시면 됩니다.”임기운은 명함을 한번 보고는 바로 현욱의 정체를 알아차렸다.그는 바로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제대로 봉 잡았네. 대관이 형이 사람을 잘 골라 맞았군.”“그래. 앞으로 우리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너희들이 보상하고 법적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지.” 임기운은 명함을 조심스럽게 챙긴 후에 임대성
세 시간 후에 사윤이 다른 의사와 함께 수술실 앞으로 걸어나왔다.옆에 있던 간호사가 소리쳤다. “임대관님 보호자분 계십니까?” 임기운과 임태성은 즉시 장미화를 부축하여 수술실 앞으로 걸어갔다. 이연은 그 말을 듣고 뒤따라 일어나 걸어갔다.사윤은 현욱과 이연을 보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이연은 사윤의 표정을 보아서는 수술에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알 수 없어 긴장하여 현욱의 손을 잡았다.“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뇌에서 유리 파편을 제거하고 타박상을 치료했지만 환자분의 부상이 복잡해서, 중환자실로 보내 24시간 동안
“현욱 씨, 나중에 임대관 일에 총 얼마를 썼는지 나한테 확실하게 알려줄 수 있어요?” 현욱은 눈썹을 찌푸리며 반문했다.“꼭 그렇게 해야 해요?”“응, 꼭 그렇게 해야 해요. 안 그럴 거면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이연은 자신이 현욱과 함께이고 대외적으로도 공인된 관계지만, 두 사람의 지위 차이가 큰 것은 어쩔 수 없고, 자기 집안일 때문에 현욱에게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현욱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얼른 결혼을 하는 게 낫겠어.”“예?” 이연은 그의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다.“우리가 빨리
의기양양하게 날뛰던 이강은 경찰이라는 두 글자에 놀라 들고 있던 만두를 식판에 떨구었다.그는 덜덜 떨며 이연에게 물었다.“임대관이 죽었어?”“오빠가 그렇게 세게 때려서 사람 머리에 유리 조각이 박혔는데, 그 사람이 어떻게 됐을 거 같아?”이연은 이강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서 증오가 끓어올랐다. 자신은 이강에게 부자가 되라고 한 적도, 유명해지라고 한 적도 없다. 그저 성실하게 살기만 하면, 스스로 먹고 사는 데에도 문제가 없을 텐데, 이강이 저렇게 못나게 굴 줄은 몰랐다. “왜? 이제 좀 무서워? 사람을 그렇
이연은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는 황신옥을 바라보았다.‘얼마 전에 내가 계좌에서 병원비를 인출한 일 때문에 아직도 화가 난 거지. 그래서 오늘은 날 쳐다보지도 않고.’ 하지만 그 일에 있어서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연은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이연은 의자에 앉아 황신옥이 아침 식사를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황신옥은 이연이 기다리는 것을 보고 일부러 먹는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먹었다.그러나 아무리 천천히 먹어도 다 먹게 되기 마련이다.황신옥이 식사를 마치고 간병인이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자 이연이 입
이연의 눈은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맞네. 오빠는 엄마 아들이지만 나는 엄마 딸이 아니지...’“간병해 주시는 이모가 오후에 엄마를 병원 특별 병동으로 데려가면 내가 거짓말을 했는지 아닌지 곧 알게 될 거예요.”이연은 말을 마치고 뒤돌아 자리를 떴다.뒤에서 황신옥의 욕설이 들려왔지만, 이연은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았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어린 시절 이강이 아직 잘 나가고 멀쩡했을 때, 황신옥의 마음속에는 조금이나마 딸 이연을 위한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 후로 이강은 점점 더 변변치 못하고 성품도 나빠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