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때 현욱 씨는 나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 역시도 먼저 묻지 않았기에 마지막에 우리 두 사람은 헤어지고 말았던 거야.’이연은 생각할수록 더욱 현욱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현욱 씨는 나와 함께하기 위해 그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있었는데, 난 오히려 끊임없이 현욱 씨를 의심하고 떠나라고 현욱 씨를 밀어냈고 이 남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어, 심지어는 현욱 씨는 나 때문에 매일 술에 취해 몸을 많이 상했을 거야.’“현욱 씨, 이젠 당신이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는 한, 절대 내가 먼저 당신 곁을 떠나는 일은 절
박인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이연보다 먼저 공식적으로 공개를 한 건 나야, 둘이 4년 전부터 사귀었어도 뭐 어때? 계속 공개하지 않았잖아. 공식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이연이 나와 비교나 될 수 있겠어?’한동안 생방송을 지켜보던 박인서는 송현욱이 병원 진료 문서를 대형 스크린에 공개하는 것을 보고 순간 악몽이라도 꾼 것럼 날카롭게 외쳤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박인우도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벼댔다.“병원 진료는 외부로 유출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송현욱이 가지고 있는 거지?”그는 누구보다도 박인서의 사생
“지금은 나갈 수 없어!” 박인우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박씨 가문은 원래 가부장적이었다. 하지만 박인서에게 수단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 희망을 가지고 기회를 주었지만 모든 것이 무산되었다. 그녀는 박인우가 병원장을 만나러 간사이에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았는데 현재 여론은 이미 그녀를 뒤돌아섰고, 박인서는 아연실색하며 안색 또한 창백하게 변했다. 고작 송현욱이 생방송을 끝 마친지 30분 만에 천지개벽이 일어난 것이다. 이연과 송현욱에 대한 욕설의 바다에서 박인서에 대한 귓속말 토론으로 바뀌었고, 박인서도 이렇게 급속도로 변
그는 더 이상 박씨 가문이 더 많은 보복을 당하게 할 수도 없었고, 이미 많은 상처를 입은 가문에 상처를 더하게 할 수는 없었다. 박인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로 땅에 주저앉았다.“아니야, 나 아직 가치 있어! 나 우리 집안을 위해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 줄 수 있어.”박인우는 박인서의 이기적인 하소연을 들으며 분노했다. 밖에 기자들이 아니었다면 진작 이 병원을 떠났을 것이다. “가치? 박인서, 지금 나가서 다른 사람에게 널 어떻게 생각할지 한 번 물어봐. 진짜 명문가 집안이면 널 받아들일 수 있겠어? 그
소남의 눈빛이 깊어지며 원아를 바라보았고, 이연의 행복을 생각하며 원아가 이렇게 웃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그 뜻을 알고는 약간의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을 나갔다.송현욱이 차가워 보였지만 이연에게는 여전히 로맨틱하고 다정한 면이 있었다.뜻밖에도 원아에게 이런 웃음을 짓게 하다니, 소남이 이 일의 원인과 결과를 알았더라면 현욱 때문에 질투했을 것이다.원아는 소남이 떠나는 것을 보고 턱을 만졌는데, 그가 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소남 씨 방금 나한테 업무를 맡기려던 게 아니었나? 그런 건 그냥 전화로 알려줘
“죄송합니다, 문 대표님.” 원아는 고개를 숙이고 소남이 다른 사람의 터무니없는 터치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단지 그 다른 사람 중에는, 마치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거리를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소남은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는 것을 보며 바로 들어가고, 고개를 돌려 원아가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답답함을 금치 못했다.‘원아가 언제부터 이렇게 조심스러워졌을까? 내 곁에서 전혀 이럴 필요가 없는데...’원아는 그가 엘리베이터를 누르지 않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
자신의 작은 행동에 원아가 이렇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는 생각에 소남은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고, 안전벨트를 매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핸들에 손을 얹었다.원아를 바라보며 소남은 마치 몇 년 전 학창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그 시절부터 자신의 눈길은 언제나 원아에게 향해 있었고 원아에게 매달려 있었다.하지만 그 때는 어떻게 원아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랐고 자신의 존재를 알려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리는 모습을 원아에게 노출시켜서 원아에게 매력 어필을 하였고 드디어 그녀에게 관심을
원아는 자연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인 소남의 손을 바라보며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고, 이 룸에서 비즈니스 식사보다는 데이트를 하는 분위가 더 강했다.호텔 지배인이 두 사람에게 생수 두 잔을 가져다주며 예의 바르게 물었다.“문 대표님, 지금 주문하시겠습니까?”“네 그렇게 할게요.”문소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호텔 지배인은 즉시 메뉴판을 건네주었다.소남은 받아서 원아를 바라보았다.“주문 좀 해줄 수 있어요?”원아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메뉴판을 넘기며 주문하려는 소남을 지켜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낮은 소리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