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이 일을 문소남에게 알리기가 꺼려졌다. 그가 알게 되면 분명 분노할 것이다. 그렇다고 말하지 않으려니, 그녀의 마음에 또 응어리가 진 듯 답답했다.그녀는 쉽지 않은 자신의 사랑을 생각하자 서글퍼졌다. 지금의 이 행복이 바로 다음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건 아닌지 겁이 났다.그녀는 너무 평범했다.이 남자를 노리는 여자들의 집안 배경이 너무 막강하다.“소남 씨, 난 앞으로 꼭 이름난 설계 디자이너가 될 거예요. 그땐 나도 당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우리를 둘러싼 유언비어도 줄어들 거예요.”원아는 가
“난 당신을 믿어요. 업고 있은 지 너무 오래 됐잖아요. 힘들 텐데, 내려 줘요…….”원아가 눈을 돌려 바라보았다.새하얗게 눈이 쌓인 길이 온통 그가 남긴 발자국이다. 한 사람의 체중을 더하다 보니, 발자국은 유달리 깊숙이 파여 있었다. 설원의 흔적은 평소의 발자국 보다 좀 더 컸다.그 발자국들이 그들의 행복인 것만 같다. 바라봐도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보면 또 그들의 시야에 또렷하게 존재하고 있었다.그래서 원아는 확신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 간다면, 아무리 황량한 벌판이라도 가장 멋진 풍경
깊은 밤 집으로 돌아 가는 길, 문소남은 직접 운전을 해서 원아와 함께 문씨 저택으로 돌아왔다.원아는 처음엔 동의하지 않았었다. 최근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문 노인과 장인숙은 지금도 강하게 거부하고 있었다. 분명 그녀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문소남은 기어코 그녀를 데려왔다.그는 문씨 집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원아가 자신의 여자이며, 장래 문씨 집안의 명실상부한 안주인이 될 것을 선포할 작정이었다.원아는 그의 고집을 꺽지 못하고 결국 그를 따라 저택에 올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조마조마
원아는 별안간 그 일이 생각났다.최근 여러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났고, 또 정신없을 정도로 일이 바빴었다. 그러다 하마터면 악독한 모녀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한 일을 잊을 뻔한 것이다. 일련의 사건 발생으로, 그녀는 또 일 때문에 어두컴컴하여, 하마터면 그 악독한 모녀가 자신의 아버지를 핍박하여 죽게 한 일을 잊을 뻔했다. 아버지께 정말 죄송한 일이다!“내가 직접 법정에 나가 그 모녀가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것을 지켜볼 거예요…….”숨이 넘어갈 정도로 그들 모녀에게 내몰린 아버지가 온 몸에 경련을 일으키다 돌아가시던 장면이 그녀
문씨 가문은 이건 저것 중시하는 게 많은 가족이다. 문씨 노인은 특히 가정의 아침 식사를 중시한다.그에게는 엄격한 규칙이 하나 있다. 아무리 바빠도, 서로 어떤 갈등을 겪고 있더라도, 매달 15일에는 아침 칙사를 함께 해야 한다.그리고 오늘은 15일, 자연히 문씨 가문의 모든 구성원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날이다.这一天又与以往不同。이날은 또 이전과는 달랐다.문소남이 자신의 아내 될 사람을 집으로 데려온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이번 아침식사는 그와 원아의 관계를 가문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간접적으로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주식은 곧바로 회수될 거다. 또 아들 예성은 어떤가? 평소 뭔가를 두고 다투는 것도 싫어하고, 사업적 두뇌도 뛰어나지 않다. 결국 T집단의 모든 지배권은 전부 장인숙의 아들의 손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걸 그녀가 그냥 두고 보겠는가 말이다.차라리 한평생 문씨 집안에서 늙어 죽고 말지. 장인숙 같이 천박한 여자와는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을 맹세했다.그러나 장인숙의 속셈은 이보다 더 단순하다. 그녀는 소남이 친 엄마인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비록 지금 아들이 T그룹의 대표이긴 하나, 그녀가 일단 개가하고 나
또 다른 장소.임영은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눈을 뜨니, 호화롭지만 텅 빈 호텔 방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온몸이 끊어질 듯이 아팠다. 허리가 거의 펴지지 않을 정도로 쑤셨다.그곳이, 불이 난 듯 화끈거렸다.아픈 관자놀이를 문지르던 그녀는 어젯밤 남자와 얽혔던 기억이 뇌리에 떠올랐다.어지러운 침대, 갈기갈기 찢어진 그녀의 드레스, 그리고 몸 곳곳에 남겨진 그런 흔적들……. 영은은 뜨거웠던 남자의 몸을 기억했다. 남자의 모습이 점차 문소남의 잘생긴 얼굴과 겹쳐졌다.영은의 뺨에 수줍은 빛의 홍조가 올라왔다.그녀가 반한 남자
그런데 누가 알았겠는가. 프론트 데스크에서는 고객의 신상 정보를 함부로 누설할 수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객실 키를 받아 간 고객의 신분은 베일에 쌓여 있으며, 그 배경이 대단한 것 같다는 말을 흘렸다.이 말을 들은 영은은 가슴 속에 들어 앉아 있던 돌덩이가 다소 가벼워졌다.비록 프론트 데스크에서는 그 남자가 누구인지 말해 주지 않았지만, 영은은 더욱 확신했다. 바로 조금도 의심할 바 없는 문소남임을.그녀가 묵었던 이 호텔은 A시에서 가장 호화로운 호텔이다. 그녀가 어젯밤에 묵었던 객실 역시 하루 객실 이용료가 하늘을 뚫을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