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왼쪽 눈은 조금도 물에 닿지 않았다.목욕 수건으로 어린 공주의 젖은 머리를 감싸고 나가면서, 원아가 고개를 숙여 물었다."눈은 아프지 않니?"원원이는 의사 아저씨가 좀 아플 거라고 말한 것을 알지만, 손으로 문지르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다. 내일 약을 바꾸면 며칠 지나서 곧 좋아질 것이다."원아 아줌마가 있어서 안 아파." 원원이가 통통한 입을 벌려 말했다.원아는 욕실에서 나왔다. 원원이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 그녀는 원원이의 머리카락을 닦아주었다. ……밤의 어느 술집.장정안은 술집 후문을 향해
얼마가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원선미는 자신이 곧 죽을 것 같았다.장정안은 분명히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 무슨 흥을 돋우는 약을 먹은 것처럼 사나웠다."아니…… 아파…… 아파요……."원선미는 여기서 죽을 것 같았다. 그를 쫓아 온 것이 몹시 후회가 되었다."왜, 이걸 원한 거 아니었어?" 장정안은 일단 시작하면 절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이 여자가 겉과 속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런 여자는 손을 좀 봐줘야 한다.원선미는 나약하게 발버둥 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나는 싫어요. 원하지 않아요…….”술집 직원이
"어떻게 하라고? 목매고 자살할 수도 없잖아!" 원선미는 엄마의 욕설에 화를 내며 냉소했다."엄마도 남자 없으면 살 수 없잖아? 아저씨 고향 마을에서 유부남 꼬시다가 길거리에서 그 부인한테 맞은 거 내가 모를 줄 알아?"이혜진은 딸이 그 일을 알고 있을 줄 몰랐다."내가 이런 건 다 엄마한테 배운 거야. 그래도 나는 엄마보다는 나아. 내가 쫓아다닌 남자들은 모두 엄마가 쫓아다닌 남자들보다 돈도 많고 잘생겼어. 엄마하고 다르다고! 엄마는 시골 찌질이한테도 만족하잖아.” 원선미는 최근 참았던 화를 모두 엄마에게 쏟아부었다.……
원원이는 거의 잠이 든 상태에서, 포동포동한 손으로 원아 아줌마의 목을 껴안은 채 만족스럽게 아줌마의 품에 얼굴을 문지르면서 중얼거렸다. "원아 아줌마 몸에서 향기가 나……." 큰 침대 반대편에 누워 있는 문소남은 아무 말이 없었다. "……."침실은 화려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침대 머리 위의 벽등 두 개만 켜져 있는 상태라, 침대 주변을 제외한 다른 곳은 모두 어둠에 싸여 있었다.원아는 손으로 원원이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만지며, 아이를 빨리 잠들게 하려고 애썼다.원원이는 엄마의 상상보다 훨씬 강해서, 울지
남자가 손으로 그녀의 뺨을 받치더니, 쉴 새 없이 말하는 작은 입에 힘껏 키스했다!원아는 본능적으로 발돋움하여 그의 높이를 맞춰주고 있었다.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깨달은 후, 원아는 완전히 깨어나 그의 단단하고 튼튼한 가슴을 밀었다."아…… 음……."그러나, 문소남은 조금도 밀리지 않고, 그녀의 볼을 받치던 두 손을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왔다 갔다 하며 쓰다듬었다.여자의 향기는 남자의 거친 호흡을 통해 심폐로 빨려 들어가 그의 뼈에 녹아들었다.뼛속의 저릿하고 간지러운 느낌이 남자의 손가락에 있
문소남이 자신의 침실로 돌아 왔을 때, 마침 원아가 침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이불과 베개를 안고 있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원아는 즉시 몸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고, 손가락으로 이불을 꽉 잡았다.문소남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동안 침묵이 이어진 후, 마침내 원아가 말했다. "나는 소파에서 잘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남자를 지나 거실 쪽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손에 안고 있던 이불과 베개를 남자가 덥석 가져갔다.원아가 그를 쳐다보았지만, 남자의 뒷모습만 보였다
"누구세요?" 원아가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말할 수 없는 화면을 상상하다가 누군가에게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화장실 문을 열고 보니, 밖에 서 있는 사람은 문소남이었다."당신 먼저 씻어요, 내가 나갈게요." 원아가 비켜서면서 말했다. 문소남은 화장실로 들어서더니 그녀가 밖으로 나갈 때 머리도 돌리지 않고 그녀에게 말했다."셔츠 한 벌 다려주고 바지 한 벌 더 찾아줘, 고마워.""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 곧 화장실 문을 닫았다.그가 갑자기 예의 바르게 굴자 그녀는 좀 익숙하
"저, 저는 잘 할 줄 몰라요……."원아는 벨트의 금속 버클을 쥐고 허둥지둥했다.그녀는 이 금속 버클을 어떻게 하면 잘 잠글 수 있는지 진지하게 연구하고 싶었다.하지만 남성의 큰 체구를 마주하자, 원아는 또 통제하지 못하고 남자 가운 아래의 험상궂은 ‘큰 쥐’를 떠올랐다. 열기가 그녀의 뺨을 뜨겁게 달궜고, 얼굴이 거의 익을 것 같았다.입술이 바싹 말라서 ‘할 줄 몰라요’라고 말한 후 그녀는 포기하고, 주방으로 피했다.주방에 서서, 그녀는 등을 주방의 서늘한 벽에 바짝 기대 세웠는데, 그렇게 하면 얼굴의 열기를 완화시킬 수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